김봉수의 맛있는 대한민국 ③ 순천-가을이 오면 생각나는 순천의 맛

2010-09-20     트래비



“10월엔 어딜 가면 좋을까요?”라고 내게 물을 때 가장 많이 추천하는 곳이 바로 전라남도 순천이다. 그 이유는 황혼이 질 무렵 바람에 일렁이는 황금 빛 갈대의 물결이 눈이 부실 만큼 황홀한 풍경을 만들어 내는 순천만 때문. 순천엔 순천만을 비롯해 송광사, 선암사, 낙안읍성 등 이름난 관광지가 많은 만큼 가는 곳곳마다 음식점도 아주 많은 편이다. 어찌 보면 비슷비슷한 메뉴에 맛도 거기서 거기일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분명 그중에도 나름의 아우라를 가진 집이 있다. 기억에 남는 순천의 맛집 네 곳을 소개해 본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김봉수

떡갈비한정식 전문점 금빈회관

순천시내 중심에 위치한 금빈회관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물어물어 찾아오는 외지인의 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소문난 떡갈비한정식 전문점이다. 비싸지 않은 가격에 석쇠로 갓 구워낸 떡갈비가 올려진 푸짐한 전라도식 상차림을 받을 수 있는데, 한우소 떡갈비와 돼지 떡갈비 중 선택할 수 있다. 이곳 떡갈비는 흔히 아는 주먹만한 크기로 구워져 나오는 모양이 아니라, 인원 수만큼의 양이 석쇠에 통째로 구워져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거기에 대략 20여 가지의 정갈한 찬이 푸짐하게 한 상 가득 차려지는데, 이것을 ‘떡갈비한정식’이라 부른다. 나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비교적 저렴한 돼지 떡갈비 정식을 주문했다. 냄새를 솔솔 풍기면서 맛깔스럽게 잘 구워진 떡갈비 한 점을 뜯어내어 상추쌈에 싸서 한 입 먹어 보니, 착 감기는 맛이 어찌나 입맛에 딱 맞던지. 다음에 가면 꼭 소 떡갈비도 먹어 볼 참이다.

하지만, 단돈 1인 1만2,000원으로 차려지는 근사한 떡갈비한정식에 매력이 있는 것이다. 똑같은 상차림에 돼지 떡갈비가 한우 떡갈비로 바뀌는 것일 뿐인 한우소 떡갈비한정식은 1인 3만원이라는 가격이 부담스럽기도 하거니와 가격 대비 그 평가는 또 어찌 해야 할지 아직 의문이긴 하다.
주소 전남 순천시 장천동 47-8 추천메뉴 돼지 떡갈비한정식 1인분 1만2,000원(2인 이상 주문 가능), 한우소 떡갈비한정식 1인분 3만원(2인 이상 주문 가능) 영업시간 오전 11시~저녁 9시/ 첫째·셋째 화요일 휴무  문의 061-744-5553 

순천의 명물 프라이팬 김치찌개 진일기사식당

이 식당을 처음 알게 된 것이 벌써 8년도 넘었지 싶다. 그땐 알음알음으로 아는 사람들만 찾는 곳이었는데, 그간 방송도 많이 타고 해서 이제는 너무도 잘 알려진 명물 맛집이 되었다. 진일기사식당은 호남고속도로 승주IC 부근에 자리잡고 있어 꼭 순천행이 아니더라도 위치상으로 전라도를 오고갈 때면 쉽게 들를 수 있는 곳이라 1년에 한 번 이상은 꼭 찾게 되는 내 나름의 단골집이기도 하다.

언제나 변함없는 단일 메뉴 ‘김치찌개’밖에 팔지 않는 집이라 식탁에 앉는 순간 사람 숫자만 알려주면 주문은 끝이다. 미리 볶아 놓은 돼지고기를 쓰기 때문에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 상이 차려지는데, 대략 15가지의 찬과 함께 프라이팬에 끓여진 김치찌개가 올려진다. 투박하게 듬성듬성 썰어 넣은 돼지고기에 찌개용으로 딱 알맞게 잘 익은 김치와 담백하고 진한 육수, 이 세 가지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이 집 프라이팬 김치찌개 맛은 은근히 중독성이 있을 정도다. 김치찌개 하나만 봐도 손색이 없지만 파김치며, 더덕무침이며, 양념게장까지 반찬 맛 또한 일품이다.

위치상 관광버스 단체 손님이 많이 찾는 편이라 단체손님이 붐비는 시간에는 친절은 포기하는 것이 좋다. 그것 하나만 포기한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맛집이다. 가급적 식사시간을 피해서 가는 것도 현명한 방법 중에 하나가 될 수도 있겠다.
주소 전라남도 순천시 승주읍 신성리 963  추천메뉴 김치찌개 1인분 6,000원  영업시간 오전 7시~밤 9시  문의 061-754-5320 



1 순천만의 가을 풍경 2 순천 드라마 세트장 3 진일기사식당의 유일한 메뉴‘프라이팬 김치찌개’4 송광사 주차장에 자리한 맛집‘길상식당’5 고향보리밥의 푸짐한 보리밥정식



푸짐한 고향의 맛 고향보리밥

낙안읍성에 가면 초가집이 즐비한 마을 분위기 탓인지 보리밥집이 참 많다. 그중 가정집을 개조해서 운영 중인 ‘고향보리밥’에서는 소박하면서도 푸짐한 보리밥정식을 맛볼 수가 있다. 양념꼬막, 돼지두루치기, 김부각 등등 맛깔스런 반찬을 비롯해 집된장으로 끓여 낸 구수한 된장찌개, 상추쌈, 보리밥 한 그릇은 오랫동안 집을 비웠다 돌아온 자식에게 어머니가 손수 정성스레 차려 주는 밥상 같은 느낌이 든다. 결코 과하지도 소홀하지도 않는 그때 그 어머니의 마음 같은 밥상, 그만큼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음식을 단돈 6,000원에 맛볼 수 있다. 정식에 보리밥이 기본으로 나오지만, 미리 요청을 하면 쌀밥으로 대체도 가능하다고 하니 참고하자.
주소 전남 순천시 낙안면 동내리 482-3  추천메뉴 보리밥정식 1인분 6,000원  영업시간 오전 8시~밤 9시  문의 061-754-3419
 
산채정식이 일품인 송광사 맛집 길상식당

송광사 주차장에 들어서면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많은 식당들이 있다. 모두 비슷비슷한 메뉴를 팔고 있는 터라 이쯤 되면 어느 집을 가야 좋을지 망설여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관광지 식당이 다 거기서 거기겠지’ 하고 생각하는 것이 다반사겠지만 송광사에 간다면 ‘길상식당’을 선택해 봄이 좋을 것이다. 여행 동호회 회원들과 단체로 세 번 정도 찾은 곳인데, 갈 때마다 늘 반응이 좋았고 동호회 회원들이 뽑은 맛집 베스트에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산채정식을 시키면 각종 나물, 부침개, 돼지고기까지 한상 가득 차려진다. 어찌 보면 평범해 보일지도 모르는 찬 하나하나가 모두 손 가지 않는 곳이 없을 만큼 맛있어서 대부분의 찬들은 빈 그릇으로 남게 된다. 고기며 부침개를 리필해 줄 정도로 주인아주머니의 인심 또한 후하다. 관광지 식당엔 대개 일회성 손님들이 많음에도 이만한 정성에 이만한 인심을 베푸는 까닭에 나 같은 단골도 꽤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집이다.
주소 전라남도 순천시 송광면 신평리 132-8  추천메뉴 산채정식 1인분 1만원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8시  문의 061-755-2173 

꼭 추천하고 싶은 순천 여행지

순천만의 네 가지 아름다움(화포선착장의 일출, 와온해변의 노을, 용산전망대에서의 순천만 전경과 일몰, 순천만 갈대 숲), 순천 드라마 세트장, 낙안읍성, 송광사와 우화각, 선암사와 승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