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스타일 여행] 로바니에미 산타마을 Santa Claus Express to Dream Land 봄에 만난 크리스마스 세상

2012-06-07     트래비

CHRISTMAS  로바니에미 산타마을

Santa Claus Express to Dream Land
봄에 만난 크리스마스 세상

일종의 ‘스토리’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살아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팎으로 스토리 없이 매우 깔끔한 나날들을 직시할작시면 때론 헛웃음이 날 일이다. 종종 가슴을 눌러 주어야 할 정도로 떨리는 날들을 지나올 그 즈음엔 이다지도 담담한 심플함을 목 메이게 갈구하기도 했었건만.
꽃 피는 춘사월, 터키 이스탄불을 거쳐 핀란드 헬싱키로, 그곳에서 다시 밤 기차를 타고 무려 12시간을 달려 북극권의 땅 로바니에미Rovaniemi로 향했다. 산타가 살고 있다는 그곳에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펼친 듯, 북국의 봄볕 아래 하얀 눈이 소복이 쌓여 있었다.

글·사진 한윤경 기자  취재협조 유레일 www.EurailTravel.com/kr, 터키항공 www.turkishairlines.com

산타 클로스 특급
Santa Claus Express 산타 클로스 만나러 가는 길

기차를, 그것도 야간 열차를 타고 산타 클로스를 만나러 가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탁월한 선택이다. 거기에 열차의 이름 또한 산타 클로스 특급Santa Claus Express이다. 산타 클로스를 타고 산타 클로스를 만나러 가면서 기차 여행의 편의와 낭만을 모두 즐길 수 있는 환상의 패키지다.

밤 기차의 객차에 오르니 그동안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나만의 공간이, 나만의 시간을 준비하고 오롯이 기다리고 있다. 어두운 차창 밖 풍경은 기차의 속도감에 묻혀 까맣게 지워진 채로 뒤로 밀려가고 한동안 돌아보지 못했던 ‘그것’들이 살금살금 모습을 드러낸다. 자연스레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게 되는 시간, 산타를 만나러 가는 여정에 걸맞게 그동안 까마득히 잊었던 유년의 풍경들까지 불쑥 고개를 들이민다.

어른들은 훌쩍 자란 아이들에게까지 산타를 믿으라고 교묘하게 주문을 걸었다. 그 주문은 기특하게도 크리스마스를 전후하여 한동안 큰 효험을 발휘하곤 했다. 단지, 주문을 건 어른 스스로도 그 주문에 빠져 버려 함께 들떠 돌아갔던 다소간의 부작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과거나 현재나 기꺼이 산타와 공모하려는 사람들의 바람으로 인해 세계 도처에 산타 마을이 생겨났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자타공인 으뜸은 역시 핀란드 로바니에미의 산타 마을이다. 기차역에 내려, 봄눈 덮인 거리를 지나 산타 마을로 향하는 길, 로바니에미가 산타의 고장이라는 사실에 의심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쾌청한 공기와 쨍하게 파란 하늘과 자작나무숲이 흘러가는 평온하고 고요한 의젓함은 산타 클로스에 딱 어울리는 배경화면이다. 

핀란드 라플란드Lapland주의 주도인 로바니에미는 핀란드 북쪽, 북극권Artic Circle에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깔끔한 계획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2차 세계대전 당시 처참히 파괴되고 현재의 모습은 대부분 재건된 것이다.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핀란드의 국민 건축가 알바 알토Alvar Aalto의 손길이 도시 전반에서부터 곳곳에 자리한 건축물들에까지 고루 영향을 미쳤다. 순록의 뿔 모양을 본따 로바니에미의 도로를 설계하는 등, 지역 특유의 자연 환경을 고려하고 차용한 도시계획과 설계는 로바니에미에 대한 그의 애정을 가늠케 한다. 

인구 6만명 중에 40% 가까이가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는 로바니에미는 라플란드의 대표적인 겨울 휴양지다. 겨울 최저기온이 영하 36도까지 내려가는 혹독한 기후조건에도 불구하고 청정하고 맑은 자연과 겨울 액티비티 그리고 산타 마을이 자리해 있어 국내외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여름의 백야와 더불어, 라플란드 원주민 사미Sami족이 ‘여우 꼬리가 바위를 치면서 만드는 불’이라고 믿는 오로라 또한 이곳에서 즐길 수 있는 볼거리. 오로라는 겨울이 깊어질 무렵부터 3월 말까지 밤 하늘에 출현해 관광객들을 한껏 홀려 놓는다. 오로라를 ‘죽은 영혼들이 공놀이를 하며 일으키는 불’이라고 믿기도 한다니 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는 희귀체험에 참 잘 어울리는 풀이가 아닐 수 없다.
 
소박한 로바니에미 기차역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하얀 눈을 소담스럽게 머리에 이고 산타 마을이 자리해 있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마무리한 산타 할아버지는 눈 덮인 봄날에, 어떻게 하루를 보내고 계시는 걸까?  




1 산타 마을의 시계는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오히려 잠시 멈춰 선다. 전세계 모든 이를 한꺼번에 모두 헤아려야 하는 까닭이다 2 4월의 봄볕 아래 흰 눈에 덮여 있는 산타 마을은 연중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3 로바니에미 기차역의 새벽 풍경 4, 5, 6, 7 산타 클로스 특급의 객차 안


T clip. Santa Claus Express
산타 클로스 익스프레스는 헬싱키에서 로바니에미까지 핀란드 철도(www.vr.fi)에서 운행하는 야간 열차로 유레일 글로벌 패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유레일 글로벌 패스는 연속기간이나 비연속기간 동안 23개 국가를 무제한으로 여행할 수 있는 패스이며, 유레일 글로벌 패스 이외에도 한 나라나, 두 나라, 혹은 3~5개 나라를 조합해서 이용할 수 있는 유레일 패스도 있으니 일정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장거리 여행의 경우 야간 열차를 이용하면 편안하게 자면서 이동할 수 있고 더불어 숙박비를 절약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산타 클로스 익스프레스는 편안한 침대와 객실 내 샤워시설 등 세심하게 마련된 편의시설과 식당칸 등을 갖추고 움직이는 호텔의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www.EurailTravel.com/kr


로바니에미
Rovaniemi  믿는 자에게 동화 같은 스토리가 깃들지니

바쁜 시기를 마무리한 산타 마을은 혹시 문 닫은 놀이공원처럼 적막한 것은 아닐까? 산타 할아버지는 따뜻한 벽난로 옆에서 지난 시즌의 피로를 풀며 곤히 단잠에 든 것은 아닐까? 우려에도 불구하고 산타 마을은, 직무실을 비롯해서 우체국과 기념품숍 등 여전히 많은 방문객들로 분주해 보인다. 크리스마스가 지났지만 산타는 방문객들을 맞이해 친밀하게 인사도 나누고 기념촬영도 해주느라 바쁘시다.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 사이에 앉아 있는 산타 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푸근히 받아 줄 듯한 모습을 하고 두 팔을 벌려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아이는 물론 다 큰 어른들까지 해맑게 미소 지으며 다가가는 신기한 풍경이다. 

산타 마을의 우체국에는 세계 각지에서 날아온 사연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핀란드 산타 마을.’ 세상에서 가장 간단한 주소지로 보내진 우편물들이다. 수많은 편지와 엽서와 선물들이 색색의 바람과 사연을 싣고 들어오는 한편, 우체국 한 쪽에서는 방문객들이 지인들에게 엽서를 써 보낸다. 작은 소망들이 당도하는 소박한 우체국의 나무 테이블 위 한 귀퉁이에서 안부를 묻고 따뜻한 마음을 보내는 것이다. 그 엽서들은 보내는 이의 의중에 따라 바로 부쳐지기도 하고 다가올 크리스마스에 맞춰 보내지기도 한다. 두 종류의 배송에 맞춰 우체통도 두 가지로 분류되어 있다. 로바니에미의 산타 클로스는 연중 60만통 이상의 편지를 받고 4만통 이상의 답장을 써 보낸다. www.santaclaus.fi

로바니에미 산타 마을을 나서며 나 또한 푸근한 선물 하나를 챙겼음을 깨닫게 된다. 기차를 타고 산타 마을로 향하면서 어린 시절을 돌아보고,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소망에 대해 다시금 생각했던 일, 엽서를 쓰면서 누군가에게 골라 보내려 곱고 이쁜 말들을 줄줄이 떠올렸던 일, 그 시간 속에서 언제까지라도 지니고 싶은, 훈훈한 ‘스토리’를 선물 받은 것이다.    



1 산타 마을 어느 곳을 들어가든 1년 사시사철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이 기분을 한껏 고조시킨다 2, 5 산타 마을의 기념품숍에는 루돌프를 비롯해 각종 완구류들이 진열돼 있어 어린 손님의 눈길을 잡아끈다 3 접견실에서 손님들을 반기는 산타 클로스 할아버지 4, 6 산타 마을 우체국에서는 소중한 사람에게 엽서를 써 보낼 수 있다. 바로 보낼지, 다가올 크리스마스에 맞춰 보낼지 우체통을 잘 보고 넣으면 된다

로바니에미 관광명소

악티쿰Arktikum  
로바니에미 도심에서 15분 정도 거리에 자리한 악티쿰은 박물관이자 과학관이며 회의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는 로바니에미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이다. 172m에 이르는 유리 복도를 통해 깨끗한 로바니에미의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악티쿰 건물은 덴마크 건축회사가 설계한 것으로 1992년 12월, 핀란드 독립 75주년을 기념해 개장했다. 북극권의 사람들과 자연, 문화 등을 주로 전시하고 있는 악틱센터와 로바니에미의 역사와 사미족에 관해 전시하고 있는 라플란드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1994년 핀란드 관광 분야 언론인들이 선정한 최고의 핀란드 관광명소로 뽑힌 바 있으며 매년 8만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다. www.arktikum.fi

악틱스노호텔Artic Snow Hotel  
눈과 얼음으로 지은 호텔로 호텔 내부에는 눈 벽을 솜씨 좋게 깎아 장식한 부조 작품들이 백색 결정으로 반짝이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호텔 외에도 레스토랑과 예배당, 사우나 등이 있으며 매년 11~12월에 건축을 시작해 1~4월 동안만 영업한다. 라플란드의 자연과 어우러진 신기하고 아름다운 호텔의 시설과 섬세한 눈 조각이 매력적인 내부 인테리어에도 불구하고 객실은 머물 수 있을까 싶게, 말 그대로 얼음짱이다. 막상 객실이 너무 추워 머물기 어려워하는 손님들을 위해 따로 간이 객실도 마련하고 있다. 1일 투어도 운영하고 있으며 10유로만 내면 관람만 할 수도 있다. 로바니에미 도심에서 약 25km 거리에 위치. www.arcticsnowhotel.fi

순록목장Artic Circle Reindeer Farm  
로바니에미 산타 마을까지 왔는데 순록 썰매 타기는 빼놓을 수는 없는 필수 코스다. 산타 할아버지의 단짝, 빨간 코 루돌프는 아니지만 순록이 직접 끄는 썰매를 타 볼 수 있다. 허브 차와 쿠키를 맛보면서 순서를 기다리다가 자작나무 숲길을 내달리는 썰매 위에서 한껏 기분을 내 본다. 썰매 타기가 끝나면 순록 썰매 면허증도 발급해 준다. 순록 목장 구경과 썰매 타기, 식사로 구성된 순록 패키지는 25유로.


1 로바니에미의 악티쿰은 핀란드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다 2 얼음과 눈으로 만들어 동절기에만 영업이 가능한 악틱스노호텔 3 로바니에미 필수 액티비티, 순록 썰매 타기

interview.  핀코Finnko 김미경씨

로바니에미 일정 내내 로바니에미 곳곳을 차분하고 성의 있게 소개해 주던 김미경씨는 신기하게도 로바니에미의 쾌청하고 해맑은 청정 자연과 닮아 보였다. 그녀는 라플란드대학에 학기마다 교환학생으로 오는 한국 학생들을 제외하고 그곳에 거주하고 있는 두 명의 한국인 중 한 사람이다. 서울에서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던 중 2006년 가을, 핀란드에 공부하러 왔다가 로바니에미의 아름다운 자연과 관광전망을 보고 2010년 여름, 핀란드 최초로 한인 여행사 핀코를 설립하며 로바니에미에 정착했다. 

현재 한국 관련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관련 가이드 및 통역 일을 하고 있는 김미경씨는, 로바니에미는 작년 한 해에만 지역 주민 수의 10배에 달하는 60만 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갈 정도로 전세계의 관광객들이 주목하는 여행지라며 ‘시간이 천천히 가는 듯 여유롭고 깨끗한 자연과 건축, 예술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곳에서 바쁜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기 원한다면 로바니에미가 안성맞춤’이라며 말했다.
홈페이지 www.finnko.com  이메일 mikyoung.kim@finnko.com
전화번호 +358-50-9330-105, 070-7545-1238

T clip.  로바니에미 찾아가기
항공편 터키항공(www.turkishairlines.com 02-3789-7054~6)은 인천에서 이스탄불을 경유해 헬싱키로 들어가는 항공편을 매일 운항하고 있다. 헬싱키에서 로바니에미까지는 핀란드 철도(www.vr.fi)를 이용해 들어간다. 12시간 정도 소요.
시차 한국보다 6시간 늦다.
화폐 유로eur 사용. 2012년 5월 기준, 1유로는 약 1,48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