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 아닌 상상여행] 해 뜨는 공화국 서산

2014-02-28     천소현
버드랜드의 둥지전망대 너머로 서산의 해가 둥실 떠오르고 있다
 
12개 상상나라로 이루어진 연합국의 해는 서산에서 뜬다. 
 
상상나라의 해야 솟아라

서산은 낙조가 아름다운 곳, 해가 지는 서쪽의 땅으로 널리 인식되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올해 1월1일 서산 시민들은 천수만 위로 찬란히 떠오르는 첫 해돋이에 감격했다. ‘해뜨는공화국’ 선포 이후 처음 맞이하는 새해 해맞이였기 때문이다. 해는 어디서나 뜨고 지는 공평하고 동일한 것이지만 지금 서산에 뜨고 있는 해는 다르다. 11개 지자체와 (주)남이섬으로 구성된 상상나라들, 그 나라들을 찬란하게 비추는 해가 바로 서산에서 뜨기 때문이다. 다소 황당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그것이 바로 상상나라 국가연합이 말하는 상상여행, 창조관광, 역발상의 시작이다. 

자기부정과 재정의를 통해 이제 서산은 ‘해뜨는공화국’으로 통한다. 동화나라공화국을 선포한 서울 광진구, 장난끼공화국을 선포한 경북 청송군에 이어 세 번째로 지난해 7월3일 버드랜즈에서 선포식을 가졌다. 8월에는 다른 연합국들과 함께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던 ‘대한민국 상상엑스포’에 참가했고, 9월에는 버드랜드 내에 해뜨는공화국 공원을 조성하고 상징물도 설치했다. 남이섬 강우현 대표가 박물관 옥상에 대형 그림을 그린 것도 이즈음이었다. 

‘생활 속에 녹아 있는 독특한 관광자원을 찾아내고, 상상과 문화-예술이 융합하는 창조관광을 만들어 나간다’는 연합국 공동의 목표는 조금씩, 소소하게 진척되고 있다. 지난해 추석 기간에는 광진구 동화나라공화국에 가서 추석맞이 직거래 장터를 열기도 했고, 해미읍성 축제를 홍보할 때에도 다른 회원국들과 협조를 이뤘다. 지난해 11월에는 나미나라공화국인 남이섬에서 해뜨는공화국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때 함께 열린 직거래 장터에서 서산한우가 3,000만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며 두어 시간 만에 매진되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는 후일담도 들었다. 여러 공화국 사이를 연결하는 투어라인을 가동하여 관광수요를 창출하는 것도 상상나라국가연합의 중요한 사업내용 중 하나다. 대한민국 상상엑스포 당시 3만7,000여 명의 관람객이 연합국의 여권을 발급받았다. 

서산에는 서산9경으로 대표되는 다양한 관광자원이 있지만 어쩐지 잘 꿰어지지 않은 구슬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 각각의 구슬이 발산하는 작은 광채들을 모으고 모아서, 상상나라의 찬란한 해로 둥실 띄우겠다는 그런 상상을 못할 이유도 없다. 그리고 그 해가 어찌 한반도만을 비출까. 내년에 서산대산항과 중국 롱앤항 사이에 국제여객선이 취항하면 외래 관광객도 늘어나게 될 예정이다. 인구 17만의 작은 시, 서산에 환한 해가 뜨고 있다.
 
 해뜨는공화국의 거점인 버드랜드의 4D영상관
천수만 위를 떼지어 날아오르는 청둥오리들
 
소망의 새야 날아라 

수십만 마리 새들이 군무를 펼치는 가을이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이라는 형용사가 합당한 여행지가 된다. 기러기와 가창오리를 비롯해 청둥오리, 흰빰검둥오리, 흰죽지알락오리, 큰고니, 개리 등 수십만 마리의 철새들이 시베리아에서 출발해 남쪽으로 피한하는 동안 천수만을 거쳐 가기 때문이다. 간척사업으로 조성된 곡창지대에 떨어진 낙곡과 갈대밭, 모래밭 등은 새들의 영양보충과 휴식에 꼭 필요한 조건이다. 이런 천수만의 생태계 보호와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서산시는 버드랜즈를 오픈했다. 2011년 말부터 지금까지 둥지전망대와 피라미드 모양의 4D영상관, 새박물관, 야외공연장이 먼저 오픈했고, 최근에는 미로 정원을 개장했다. 캠핑장, 산책로 등은 아직 진행 중인 사업이다. 둥지전망대에 올라가면 드넓은 농경지와 천수만의 풍경도 펼쳐지지만 박물관 옥상에 그려진 대형 그림도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까지가 사람을 위한 공간이라면 철새를 위한 배려도 있다. 먹이 공급을 위해 친환경 벼를 재배하여 뿌려 주고, 무논을 마련해 물을 좋아하는 새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했다. 
서산버드랜드 | 주소 충남 서산시 부석면 천수만로 655-73  문의 041-664-7455 www.seosanbirdland.kr  입장료 어른 2,000원, 청소년 2,000원  4D영상관 관람료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철새탐조투어 일반탐조 5,000원, 심층탐조 8,000원 
 
해미읍성은 평지에 성벽을 둘러친 평성이다. 깃발의 색은 방위를 표시한다 
해미읍성 안에 복원된 객사
 
조선에서 온 그대, 해미읍성

1421년 완성된 해미읍성은 처음에 충청병마절도사영의 병영성이었다가 후에 읍성이 된 곳이다. 동헌, 객사 등 몇몇 건물이 복원되어 있지만 둘레 1,800m의 성벽으로 둘러싸인 20만 평방미터의 공간 대부분은 여백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해미읍성에 관람객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연중 연날리기, 활쏘기, 뜬쇠공연과 줄타기, 전통무예 시범 등 연중 펼쳐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미읍성은 국내 최대의 천주교 성지이기도 하다. 1866년 병인박해 당시 해미 읍성 곳곳과 인근 여숫골에서 1,000여 명의 신도들이 모진 고초를 당했었는데, 사람들을 매달아 놓고 개종을 강요했었다는 수령 300년의 호야나무가 증인처럼 해미읍성을 지키고 있다. 매년 가을에 열리는 해미읍성 역사체험 축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문화관광부 지정 유망축제로 선정됐다.   
해미읍성 | 주소 충남 서산시 해미면 남문 2로 143  문의 041-660-2540  
입장료 무료  
 
▶상상나라국가연합 전국 11개 지자체와 (주)남이섬이 ‘대한민국 상상관광’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도전하기 위해 창설한 사단법인으로 2013년 4월16일 발족했다. 경북 청송 장난끼공화국, 강원 양구 소한민국, 경기 양평 쉬쉬놀놀공화국, 충남 서산 해뜨는공화국, 경기 여주 고구마공화국, 서울 광진 동화나라공화국, 인천 정서진 역발상공화국, 서울 강남 아름다운공화국, 충북 충주 어머니나라, 전남 진도 진도공화국, 남이섬 나미나라공화국, 경기 가평 자라나는공화국이 있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서산시청 041-660-24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