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을 바라보고 기록한 맛 그 기록의 맛

2014-08-28     트래비
세 PD가 함께 쓴 미식 기행. 목포에 이어 여수 편이 나왔다. PD들은 자신의 프로그램과 닮아 있었다. 손현철 PD는 꼭 <역사스페셜> 같은 사람, 홍경수 교수는 꼭 <낭독의 발견> 같은 사람이었다. 만나 보지 못한 서용하 PD는 <사랑의 리퀘스트> 같은 사람일까? 이들이 함께 쓴 미식 기행이 그렇게 꼼꼼하고 따뜻하고 진솔한 이유였다. 
 

<세 PD의 미식 기행, 여수>의 필자는 세 사람이다. 손현철 PD(오른쪽)는 1994년에 입사해 <역사스페셜>, <다큐스페셜>, <환경스페셜> 등을 연출했으며 등단한 시인이자 사진그룹 ZAKO의 멤버이기도 하다. 홍경수 교수(왼쪽)는 1995년에 입사하여 <이소라의 프러포즈>, <낭독의 발견>, <다큐멘터리 3일> 등을 연출했고 지금은 순천향대학교에서 미디어콘텐츠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책의 또 다른 저자인 서용하 PD는 출간 직후 뉴욕으로 발령을 받아 떠났기에 인터뷰에 함께할 수 없었다. 그는 <사랑의 리퀘스트>, <KBS 스페셜>등을 연출했고 <차마고도>로 각종 방송상을 휩쓸기도 했다. 엑스포 방송팀을 하면서 여수에 6개월이나 머물렀으니 이 책에 그의 지분이 적지 않다.)
 
 
치유가 되어 준 미식 기행
 
음식취재에 트라우마를 가진 적이 있었다. 두어 해 전 가수 성시경씨가 진행했던 라디오 프로그램의 음식 소개 코너에 출연한 후에 생긴 것이다. 매주 한 번씩 한 가지 주제(해장국, 국수 등의)를 놓고 두 명의 여행작가가 맛집을 소개한 뒤 승패를 겨루는 식이었는데 결국 4주 만에 자진 하차하고 말았다. 성시경씨의 재치만발 입담으로 녹화는 내내 웃음꽃이었고, 청취자 반응도 좋다고 했으나 나는 점점 우울해졌다. 이유는 1승 3패의 스코어 때문이 아니었다. 음식은 ‘내 분야’가 아니고, 나는 ‘적임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모든 음식은 감사히 먹으면 그만’이라는 신조로 나는 맛집에 대해 ‘자발적 둔감 상태’를 고집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맛 대 맛’류의 호들갑과 특정 맛집에 대한 칭송은 적성에도, 식성에도 맞지 않았다. 

출연을 그만두고도 한동안 맛집 취재를 할 때마다 소화불량에 걸릴 것만 같았다. 성향이 어떠하든 여행기자라는 프로의 세계에서 ‘미식불감’은 부끄러운 직무 유기임을 알기 때문이다. 음식을 모르면 그 지역을, 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없다는 한계를 나는 알고 있었다. 반년쯤 시간이 흐른 뒤 정면돌파의 방법으로 진짜 ‘미식 기행’이라는 것을 해보자고 마음먹었을 때 우연히 발견한 책이 세 명의 KBS PD가 함께 써 낸 <세 PD의 미식 기행, 목포>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로부터 두어 달 뒤 나는 목포에 갔다. 민어, 홍어, 낙지에서 저자들이 말한 ‘개미(갯맛)’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한입 한입으로 목포를 느꼈다. 그것은 일종의 치유이자 회복이었다. 이 책이 내게 준 자극은 육체적 허기나 맛집에 대한 관심이 아니었다. 지적 허기의 충족, 잘 쓴 미식 기행의 표준이었다. 그 뒤에 간직하게 된 질문은 ‘이 모든 조사를 어떻게 했는가? 그 작업을 모두 해낸 이들은 어떤 사람일까’였다.  

그런 그들이 두 번째 책을 냈다. 이번에는 여수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풍부한 사료 조사와 현장 경험이 공들인 시간만큼 드러나는, 인문학에 가까운 미식 기행서다. 갓김치, 갯장어, 장어탕, 서대회, 갯것 정식 등에 담겨진 여수의 삶과 사람까지 읽힌다. 대중적이지만 전문적이고 재미도 있지만 유익하기까지 하다. 

20년 이상 KBS에 재직하며 교양프로그램을 제작해 온 PD들다운 결과물이었다. 
그들이 서로 경쟁하듯, 아니 기존의 모든 미식 기행서를 경쟁상대로 두고 최선을 다한 과정은 방대한 자료 수집이었다. 툭하면 국회도서관으로 발길을 돌렸고, 해외서적을 주문했으며, 사비를 들여 번역을 맡기기도 했다. 일례로 손PD는 갯장어편을 집필하는 데만 4개월이 걸렸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진 것은 연륜에서 배어 나오는 균형 어린 시선과 가치 판단 그리고 시인, 애독가의 면모가 드러나는 필력이다. 

<세 PD의 미식 기행>은 너무 맛있어서 천천히 먹고 싶은 음식처럼, 오래 간직하며 때마다 꺼내 보고 싶은 책이다. 기자의 입장에서는 따르고 싶은 학구열, 취재에 대한 열의, 모범적인 재능의 사회 환원이다. 밑도 끝도 없는 맛집 소개와 넘쳐나는 먹방 속에서 누군가는 인간과 음식의 관계를 진지하게 다뤄야 하지 않겠냐는 그들. 100년 후에도 읽히는 책을 계속 쓰겠다는 필자들의 다짐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세 PD의 미식 기행, 여수 
여수 하면 떠오르는 갓김치, 신선한 돌게장, 여수만의 별미 갯장어, 해장에 특효인 장어탕, 이순신장군도 반한 군평선이구이 등등 여수의 음식에서는 여수 사람들을 닮은 호쾌함, 상쾌함, 활수함이 느껴진단다. 세 사람의 공저이기에 시선은 다양하고 내용은 더 풍요롭다. 홍PD는 손교수가 쓴 ‘갓김치’편을, 손교수는 홍PD가 쓴 ‘갯장어’편을 필독 페이지로 추천했다. 직접 발굴한 맛집 리스트를 꼼꼼하게 수록한 이유는 소도시의 음식과 문화를 널리 알려서 지역 공동체가 발전하기를 바라는 큰 시선이다. 여수에 동행하기 좋은 기행서고 그냥 읽어도 좋은 인문서다.  
손현철·홍경수·서용하 | 민음사 | 1만6,000원
 
 
●책으로 쓴 다큐멘터리 
“인간과 음식은 진지한 관계다”
 
음식으로 떠난 소도시 탐험, 그것은 소셜디자인이었다
 
첫 번째 미식 기행으로 ‘목포’를 내고 2년 만에 ‘여수’를 출간했다. 시작은 어땠나?
홍교수  소셜디자인을 함께 고민하던 친구 4명이서 목포에 가서 민어를 먹었는데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목포에 대한 미식 기행 책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함께 근무했던(KBS) PD 중에 ‘먹성 좋은 두 분(손현철 PD와 서용하 PD가 낙점됐다)’에게 물었더니 기다렸다는 듯 미끼를 물더라. 하하. 두 분은 원래 다큐 대본도 작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작성하는 분들이다.
 
‘목포’편을 재미있게 읽으니 실제로 목포 미식 기행을 다녀오게 되더라. 책에 대한 반응은?
손PD  1쇄 2,000부 정도만 찍었으니 많이 팔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목포 책을 민음사 장은수 대표에게 드렸더니 좋게 보셨는지 다음 책을 민음사와 내자고 하더라. 그게 작년 봄이었으니 일년 반 정도 여수편을 준비해서 나오게 됐다.  
 
옛 사료부터 외국과의 비교까지, 그 방대한 자료 수집은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인가?
홍교수  목포에서 밑천을 다 드러내서 또 책이 나올까 싶었는데 이제 노하우가 생긴 것 같다. 여수편을 준비하면서 책을 정말 많이 읽었다. 구독하던 일본 잡지 <브루투스Brutus>를 포함해 특히 일본 자료를 많이 찾아서 읽었다. 일종의 지적 모험이었다. 손PD가 쓴 갯장어편을 꼭 읽어 봐라. 동서고금에 나온 장어에 대한 이야기가 다 있다(기원전의 역사서부터 남태평양의 신화에까지 등장할 정도로 장어는 일찍이 인류의 식탁에 올랐다고 한다). 역사 아카이브를 다 뒤진 것이다. 
 
손PD  작고한 동아일보 주필 홍승면 선생이 오랜 동안 음식칼럼을 연재했었다(손PD는 ‘목포’편에서 이 칼럼을 두고 ‘해방 이후 가장 뛰어난 음식 관련 글’이라고 썼었다). (1976년부터 7년간 이어졌던) 그 연재를 묶은 책 <백미백상>을 헌책방에서 발견했는데 입담 좋게 풀어간 글을 보고 따라가기 힘들겠지만 이분처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자료 조사야 <역사 스페셜>을 진행하면서 워낙 이골이 났으니 좀더 발전된 글, 숨은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특히 갯장어편에 심혈을 기울였다. 갯장어는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하고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먹는 음식이 아니었는데 어떻게 여수에서 먹게 되었는지가 궁금했다. 장어에 대한 국내외 모든 자료를 찾아봤는데 국회 도서관에서 학위논문도 보고, 전화 취재는 물론이고 외국 서적도 주문해서 봤다.
 
미식 기행이지만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역사 이야기, 사람 이야기 등의 다양한 스토리가 섞여 있다. 집필과정에서 리서치도 많이 하고 공력을 들였는데 다큐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나? 

홍교수  다큐멘터리 같은 책이다. 다큐는 보통 3~4개월 동안 준비하는데 여수편은 작년 5월부터 준비했으니 오히려 더 많은 공력이 들어갔다고도 할 수 있다. 글을 거의 새로 쓰다시피 할 정도로 교정을 봤다. 10번쯤 오고갔다. 다큐 제작에는 디렉팅, 연출, 출연자 등의 역할이 나눠져 있지만 책에서는 내가 더 많은 차원에서 관여할 수 있었다.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최불암씨가 주인공이지만 책에서는 ‘내가 주인공’이니까. 하하. 아무래도 방송은 공적인 매체라는 한계도 있고. 우리 미식 기행 같은 책을 ‘참여기술지’라고 한다. 도시와 음식을 주제로 그 지역의 음식이 생산되고 가공되고 소비되는 과정을 현장에 가서 직접 관찰하고 개인적인 느낌까지 여과 없이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음식과 도시를 인류학적으로 접근한 ‘에스노그라피ethnography·민족지’이기도 하다. 
 
1 여수 비렁길 2 몸집이 커서 살이 풍부한 삼치 3 돌산대교의 야경 4 삼치 선어회 5 금오도 갯것정식에 나오는 군소 6 서대 회무침 7 여수 봉산동 게장골목의 게장백반 8 향일암의 일출 9 굴 직화 구이 10 백야도 손두부
 
<역사스페셜>처럼, <낭독의 발견>처럼 썼다
 
미식가라고 해도 각자 음식을 대하는 태도는 다를 것 같다. 
손PD  아무래도 <역사스페셜> 스타일이다. 일단은 ‘맛있다’가 처음 반응이겠지만 ‘사람들이 이 음식을 어떻게 먹게 되었을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2005년 여수에 갔을 때 ‘하모’를 먹자고 하더라. 그게 갯장어였다. 당시에는 낯선 음식이라 별로였다가 10년쯤 지나서 다시 먹었더니 맛이 있더라. 그 사이에 여수 갯장어는 갑자기 유명해져서 없어서 못 먹는 음식이 됐다. 사실 갯장어는 일본으로 많이 수출했지 다른 지역에서는 잘 먹지 않았다. 여수에서는 이 음식을 어떻게 먹게 되었는지가 궁금했다. 호기심이 생겼다.  
 
홍교수  <낭독의 발견>처럼 개인적인 감상이 강한 편이다. ‘이걸 낭독의 발견처럼 구성한다면 어떻게 될까?’ 싶은 거다. 거문도 편을 보면 소설가 한창훈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가 거문도에 산다는 이야기를 듣고 연락을 해서 만나기로 했다. 소설과 에세이(한창훈 작가는 <홍합>,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자> 등 바다 냄새 물씬 풍기는 책을 썼다)까지 다 읽은 뒤 갔는데 마침 (겨울) 삼치철이었다. 당일 낚은 1m, 4kg짜리 삼치 한 마리를 구했는데, 그러다가 우연히 현지에서 PC방 겸 당구장을 운영하는 낚시꾼의 가게에 가서 식사를 하게 됐다. PC방에 갔더니 거대한 수족관이 있더라. 술을 마실 때 자연산 회를 먹을 수 있게 준비해 둔 것이라고 했다. 전용 안주인 셈. 일본의 가이코 다케시(1930~1989년, 요리평론가이자 다큐멘터리 작가이자 소설가였다)라는 작가는 개인요리사를 동행해 다닐 정도로 음식을 좋아하는 대식가였는데 이 낚시꾼 분이 그 시인을 많이 닮아 있었다. 덩치도 크고. 5명이서 삼치를 먹었는데 소설의 한 대목 같은, 참 꿈같은 시간이었다. 아마도 한 작가의 다음 소설에 그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맛은 주관적인 경험이어서 객관화시키는 것에 한계가 있을 것 같은데. 
홍교수  요즘은 초등학교 수학도 스토리텔링으로 한다는데, 그게 어려운 일이다. 본 것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것, 생생하게 묘사하는 것만 잘해도 음식에 대한 글은 성공한 것이다. <신의 물방울>을 보라. 와인의 맛에 대해 체리, 플럼, 남성적, 여성적 등등 다양한 은유를 사용한다. 은유를 사용하면 차원을 달리해서 표현할 수 있다. 손PD의 갯장어 편에 보면 갯장어를 기름에 넣으면 꽃처럼 피어난다는 대목이 있다. 그걸 ‘맛의 꽃’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여수 편을 집필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것은 무엇인가?
손PD  이규보가 그토록 여수에 가고 싶어 했다는 것을 여수 사람들도 몰랐었다. 국회도서관에서 그의 시를 발견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여수라는 지명에 미적 판단이 들어가 있다는 것도 그랬다(여수는 ‘아름다울 려麗’를 쓴다. 고려의 관리들이 여수의 풍경에 감탄해서 그런 이름을 붙였다는 추측이다. 나라 이름 고려의 바로 그 ‘려’자이기도 하다. 이 추측을 뒷받침할 근거로 손PD는 고려 말 이규보가 쓴 시를 찾아냈다). <세종실록지리지>처럼 널리 알려진 사료 외에 아직 번역이 되지 않은 개인 문집들이 많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데이터베이스화 되면 새로운 지역지를 쓸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통계나 정치적 관점이 아닌 새로운 ‘택리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회도서관의 최우수 회원일 것 같다.
손PD  국회도서관도 그렇지만 사실 구글이 정말 대단하다. 일본의 경우 웹사이트에 정보는 많지 않지만 작은 학교 단위까지 데이터베이스의 색인화가 잘 되어 있고 구글로 접근이 가능하다. 구글번역기도 활용하고 개인적으로 비용을 주고 번역을 맡기기도 했다. 주영하선생 같은 학자처럼은 안 되겠지만 거의 동급으로, <역사스페셜> PD로서 동북아 3국에 대한 음식 이야기라면 ‘이 정도(수준)는 해야지’라는 생각이 있었다. 
 
홍교수  아까 말한 일본 잡지 <브루투스Brutus>에서도 음식특집을 가끔 하는데 고문헌부터 최근 음식인류학자들의 책까지 몇백가지 책을 소개한다. 일본 사람들은 워낙 음식에 대한 집착, 책에 대한 집착이 크다 보니 자료가 방대하다. 그 기사를 참고해서 책을 많이 주문해 읽었다. 
 
 
음식은 문화의 원형질이 가장 화려하게 발현되는 요소
희화하지 않은 기록이 필요하다
 
 
 
그렇게까지 공을 들여 책을 쓰는 이유가 무엇인가?
홍교수  목적이 있는 책이라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다. 음식은 문화의 원형질이 가장 화려하게 발현되는 요소다. 소도시의 유산인 음식이 눈요기나 소비 대상으로 비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소셜디자인의 관점에서 음식은 도시가 새롭게 포지셔닝될 수 있는 중요한 유산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자체의 지원 없이도 책을 열심히 쓰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유구하고 화려하고 멋진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음식과 소도시를) 잘 이해하게 되면 좋겠다. 
 
손PD  우리 책이 100년이 지나도 남을 거라고 생각한다. 맛에 대한 관점뿐 아니라 도시에 대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허균의 <도문대작> 같은 책은 단순히 음식의 조리법이나 재료만 적은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사대부의 감성으로 기록한 것이라서 지금의 우리에게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우리 책은) 식당 소개가 아니라 시대적 평가와 맥락까지 담겨 있어 오래 남을 책이 될 것이다. 100년, 200년 후에도 대대손손 남을 책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래서 한 챕터를 쓰는 데 4개월이나 걸린 것이고. 
 
서용하 PD는 해외 파견 중인데 세 분의 공저는 계속되는 것인가?
손PD  계속해서 하고 싶은 작업이다. 시대에 대한 책무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인간과 음식의 관계는 매우 진지한 관계다. ‘먹방’처럼 희화하지 않고 진지하게 기록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인의 밥상>은 두고두고 남을 훌륭한 자료다. 시청률을 의식한 ‘먹방’도 있지만 10~20% 정도는 진지하게 가 줘야 한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자료사진제공 민음사  장소협찬 브리오슈도레Brioche Doree 여의도점 
 

“여수는 나라의 남쪽 끝
하늘처럼 멀어 
꿈꾸기조차 힘이 드네
이 몸이 꼭 가 보고 싶은 마음뿐인데
어찌 나오는 한숨을 
참을 수 있으려나”
* 고려 후기의 문신 이규보는 <동국이상국후집>에 아름답기로 이름난 여수에 갈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는 시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