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어도 좋은 도시 마카오 Macau Step Out

2015-09-15     트래비
10명의 마카오 원정대가 발로 찍은 지표들을 전합니다. 하나의 방향을 정하고 걸으시되, 언제라도 길을 잃으셔도 좋겠습니다. 그곳이 새로운 코스의 시작이니까요. 필요한 것은 당신의 첫걸음, ‘Step Out’입니다. 
 
바쁘게 하루를 살아내는 사람들의 일상도 있다. 낮은 육교 위에 올라 빠르게 오가는 사람들과 자동차들을 보며 홀로 여유를 가져 본다 Ⓟ김성래

▶1코스
마카오 역사의 발자취를 쫓는 여행

Footsteps into the Historic Centre
소요시간 120분 
현지인들이 ‘싼마로’라고 부르는 알메이다 리베이로 대로Avenida Almeida Ribeiro 주변을 따라 걸으며 마카오의 옛 모습과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코스. 
글 신수용 사진 김성래
 
2코스
새로운 마카오를 찾는 탐험

An Experiment of Creativity
소요시간 120분  
단정한 중국식 정원과 독특한 양식의 불교 사원, 청춘과 낭만으로 가득한 성 라자루 성당 일대를 아우른다. 언덕 위 기아요새에 오르면 마카오 반도의 새로운 얼굴과 마주하는 기쁨까지. 
글 안신혜 사진 김민지  
 
3코스
포르투갈과 중국이 교차하는 거리

Crossroads of China and Portugal
소요시간 90분  
세나두 광장을 중심으로 역사의 흔적을 차근차근 밟아 가는 코스. 중국의 문명 속에 포근히 자리한 포르투갈 사람들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글 문유선  사진 문유선, 장요한
 
4코스
마카오 예술과 문화 유산

A Legacy of Arts and Culture
소요시간 180분  
마카오에는 세계문화유산만 있는 것은 아니다. 4코스를 걷다 보면 알게 된다. 마카오는 문화와 예술, 최첨단 과학이 함께하는 상상의 도시라는 것을. 
글 최설희 사진 장요한 
 
5코스
파티마 성모 지구의 매혹적인 이야기

Enchanting Stories of Our Lady of Fatima Parish
소요시간 150분 
고백하자면, 5코스는 누구나 아는 유명 관광지가 아니다. 대신 반도에서도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국경관문부터 진짜 현지인이 산책하는 공원과 사원, 갤러리를 엿볼 수 있다. 
글 이나윤 사진 김송이
 
6코스
성 안토니오와 동서양의 조우

The Marriage of East and West in St. Anthony’s Parish
소요시간 180분  
성 안토니오 성당구 지역에서는 마카오가 지닌 종교와 문화의 다양성을 볼 수 있다. 사원, 성당, 유적지가 포함되어 있으며 한국과 관련된 장소도 찾을 수 있다. 
글 천소현, 김이슬  사진 천소현
 
7코스
지난 날들이여, 안녕! 타이파 빌리지

Bygone Days of Taipa Village
소요시간 90분  
과거 포르투갈 사람들의 주거지였던 타이파 빌리지. 얽히고설킨 낡은 골목길은 그대로지만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글 손고은 사진 김진빈
 
8코스
콜로안 빌리지의 노스탤지어

Nostalgia in Coloane
소요시간 70분  
평온한 바다를 끼고 있는 콜로안 빌리지. 평범한 시골동네 한 바퀴를 걷고 있는 듯하지만 숨겨진 보물이 많은 코스다. 
글 김진빈 사진 손고은
 
 
10인의 마카오 원정대 보고서 
정말이지 쉽지 않았습니다. 이글거리는 태양은 작은 장애에 불과했죠. 영어, 포르투갈어, 광둥어까지, 현지에서 아무리 다양한 언어를 사용해도 막상 정보를 얻기란 쉽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나 취재를 하고 가이드북을 만든다는 책임감은 없던 체력도 솟게 만들었고, 오감을 이용한 정보 취득의 능력까지 심어 주었습니다. 짧은 취재로 훌쩍 가까워진 여행작가의 꿈. <트래비> 9월호에 그 결과의 일부를 공개합니다.
 
여행기간  2015년 7월5~8일(3박 4일)
총 인원  12명 
★ 원정대가 함께 제작한 마카오정부관광청의 <스텝 아웃 Step Out >가이드북 한글판은 11월에 발행됩니다. 지면에 다 수록하지 못한 글과 사진도 트래비 홈페이지www.travie.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pilogue 
 
차근차근, 때로는 반대로 -1코스 신수용
내 머릿속 부재한 GPS 덕분에 어디를 여행하든 명소는 꼭 스치듯 작별을 고했다. 하지만 이번 원정대를 통해 처음으로 ‘코스’를 차근차근 밟을 수 있었다. 사실, 크게 다를 것도 없었다. 지도를 열심히 보아도 이정표 반대로 향하는 성실한 본능 탓에 골목 구석구석까지 섭렵(?)할 수 있었다. 그렇게 이글이글 뒤통수를 내리꽂던 무더위가 추억이 되었다. 

군중 속의 고독, 고요한 외침, 조용한 군중 -1코스 김성래
권한다. 마카오의 낮에 한껏 지루해져 보길 바란다. 밤이 찾아오는 순간, 낮에 느꼈던 지루함의 몇 배를 마카오의 밤이 보답해 올 것을 약속할 수 있다. 벽과 벽 하나, 혹은 큰 길과 작은 길을 경계로 만들어 내는 시끌벅적함과 고요함의 차이만큼이나 마카오의 낮과 밤은 다르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 마치 천적의 주변에서 내내 감추고 있던 보호색을 만만한 적을 마주쳤을 때 거칠 것 없이 드러내며 사냥을 시작하는 이구아나만큼이나 극적으로 그 원래의 색을 드러낸다. 태양 아래의 마카오에서 황량함을 느끼는 여행객이라면 달빛 아래의 마카오에서는 극치의 화려함을 느낄 것이고, 밝은 하늘 아래의 마카오에서 투박한 시골 여인을 만난 이들이라면 밤에는 요염한 자태를 뽐내는 여인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 무엇보다 뜨거웠던 열정 -2코스 김민지
‘원정대’라는 단어가 주는 사명감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 시간이 다가올수록 설렘보단 부담감이 크게 다가왔다. 그래도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그저 좋았다. 우리의 열정은 마카오의 날씨만큼 뜨거웠다. 주제가 주어지면 더위에 지칠 만도 한데 밤새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정도의 체력이라니,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날들이었다. 하지만 오직 마음 편한 여행이었던 것만은 아니었다. 전문가다운 정보와 팩트가 필요했고, 여행자의 입장에서 무엇을 원할지 생각해 봐야 하는 등. 처음이라 서툰 마음과 행동이 아쉽지만, 많은 것을 얻어 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조금씩 발전해 나갈 우리를 기대해 본다.

기분 좋은 최선의 순간들 -2코스 안신혜
‘한꿔런(한국인)’이라는 중국말 하나에 엄지 척을 해주고, 떠듬떠듬 영어로 건네는 질문에 귀 기울여 주던 마카오 사람들. 이들의 호의와 다정한 미소 덕분에 기분 좋은 순간들이 많았지만 마카오의 기본적인 인사말조차 모르는 내가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마카오에서의 여정은 정말이지 꿈같이 흘렀다. 무더운 날씨에 땀을 뚝뚝 흘려도, 아픈 다리를 이끌고 밤늦게 숙소에 와서도 왠지 기분이 좋았다. 지금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정말 오랜만에 느껴 보는 뿌듯함 때문이었던 것 같다. 원고를 마칠 때까지, 아니 그 이후로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

‘진짜 여행자’들의 천국  -3,4코스 장요한
더웠다. 정말 해도 너무하다 싶을 만큼 더웠다. 그런데 이상하게 더 걷고 싶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다니면서 더 많은 것들을 보고 싶었다. 골목 하나를 지날 때마다 달라지는 풍경들, 시간대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거리들, 어느 것 하나도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었다. 이토록 작은 나라에 이런 다양한 아름다움이 숨어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마카오는 카지노의 천국? 아니다. 동서양의 문화가 만나 빚어낸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진짜 여행자’들의 천국이다.

아름다웠던 나의 동료들 -4코스 최설희 
어디를 가나 연예인 가십거리가 없으면 대화가 단조로워지는 요즘, 서로의 진짜 관심사를 공유하고 때로는 진짜 내 이야기를 가감 없이 털어 놓을 수 있는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같은 곳을 여행하면서도 나와는 다르게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그림을 스케치 하는 동료들의 모습은 그 모습 자체로 너무나 아름다웠고 엄청난 자극이 되었다. 정말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다음 원정대에게 우선 정말 부럽다는 얘기를 건네고 싶고 여행 내내 다른 대원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열린 마음 그리고 하루에 적어도 15km 이상을 걷고도 끄덕없는 체력을 준비하실 것을 당부하고 싶다. 

처음과는 달랐던 발견의 기쁨 -5코스 이나윤
늘 혼자 떠난 여행과 생각을 써 내려 가는 글이 전부였던 내게 사람들과 글에 대해 의논하고, 다녀간 곳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이 아닌 누군가에게 소개하는 글을 쓴다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마카오에 처음 왔을 땐 보지 못했던 숨은 명소들을 발견하며 두 번째지만 처음인 듯했던 느낌 역시 새로웠다. 그래서일까, 무척 덥고 습한 날씨에 빠듯했던 일정에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즐거웠던 기억만이 남아 있다. <트래비>를 만나 원정대의 일원이 되고 얻은 수많은 것들 중 제일 큰 수확은 사진, 그림, 글 그리고 여행에 대한 열정과 그 열정으로 다듬어진 멋진 실력을 가진 우리 대원들을 만난 것이다. 분야가 다르지만 여행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가진 그들과의 만남이 막연했던 나를 되돌아보게 했고,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너무나 즐거웠던 추억과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주신 <트래비>와 우리 대원들, 감사하고 많이 애정합니다♡

꿈을 향한 든든한 동행  -5코스 김송이
막연했던 취재길을 함께 동행해 준 이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함께 꿈을 논할 수 있는 이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언젠가 독립해 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그때가 올 때까지 서로에게 든든한 후원자가 될 수 있는 동료를 만난 것은 큰 행운이다. 마카오의 기억이 우리의 앞날에 밑거름이 되어 먼훗날 서로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여행작가로서의 그날이 오길.

다양한 눈, 마음 길을 찾는 여행 -6코스 김이슬 
2년 전 뜨겁고 습한 날씨에 놀라 좁은 골목 사이를 빠르게 지나며 유명한 장소만을 찾아 다녔었다. 돌아오고 나니 길에 대한 추억은 남지 않았고 마카오가 어떠한 곳인지 분명하게 설명할 수 없었다. 원정대가 되어 다시 곳곳을 찾아가니 동양과 서양의 조화 속에서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는 그들의 삶이 보였다. 스스로 공부하여 찾은 길엔 그 존재의 가치가 빛나 장소에 대한 몰입이 높아졌고 유적들의 어울림과 존재의 이유가 쉽게 다가왔다. ‘아 이곳이 바로!’ 때론 ‘왜 이곳이?’라는 문답들을 스스로 하며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알고 가는 여행은 선입견이 생겨 더 넓게 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며 ‘일단 가서 직접 보고 느끼고 배우자!’였는데, 아는 것이 있다 하여도 현장에서 예상치 못했던 계절의 변화, 마주하게 되는 사람들은 또 다른 상상을 불러일으켜 풍성한 작업을 할 수 있었다. 내가 가진 자세에 따라 익숙한 공간도 내게 또 다른 공간으로 다가오게 된다. 열린 마음으로 온전히 나를 그곳에 맡기고 그곳이 내게 말을 거는 것에 귀 기울인다. 한걸음 다가가 함께 어울리는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준 여행이었다.

여행기자의 쉼표, 그 끝에 마침표 -7,8코스 김진빈
콜로안의 나에게서 받은 MOP10짜리 편지가 도착하고 나서야 마침표를 찍을 용기가 생겼다. 마카오 원정대를 끝으로 여행은 거창하지 않다는 여행론에도 마침표를 찍기로 했다. 무작정 떠난 여행에서 만난 수많은 변수 앞에 무한 쉼표를 찍어야 했고, 원고를 쓰면서도 철저한 취재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실패하라’던 천소현 팀장님의 말처럼 실패했고 그 끝에 배움이 있었다. 이제 여행 짐 싸기에 앞서 취재를 위한 마음가짐을 우선으로 챙기고, 함께하는 사람에게 배운 점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을 비워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