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현의 트렌드 리포트] 여행에도 공유경제 바람이 분다

2016-11-29     트래비
 
지금 세계는 ‘공유경제’로 뜨겁다. 필자는 얼마 전 참석한 ‘2016 공유서울 페스티벌’에서 이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국제 컨퍼런스에서 만난 전 세계의 공유경제 전문가들과 공유 기업인들, 그리고 공유도시 정책 전문가들이 공유경제가 핫한 트렌드임을 확실히 증명해준 것이다. 공유경제를 주제로 한 국제 컨퍼런스에는 30여 개의 공유기업과 단체들이 대거 참여했는데 이들에게 들은 참신한 아이디어는 매우 흥미로웠다.
 
공유경제는 그 영역이 더욱 확장되고 있다. 에어비앤비처럼 집과 남는 방을 공유하는 서비스뿐만 아니라 이제는 자신의 자동차나 주차장, 입지 않는 정장과 구두, 책, 그리고 아이들 장난감부터 개인의 경험이나 재능까지 공유하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활성화되면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아무런 불안함 없이 자신의 집과 자동차, 옷, 그리고 아이들 장난감을 공유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공유경제의 중심에는 인터넷이 자리 잡고 있고 낯모르는 사람들과 신뢰 관계를 맺어주는 화폐 역할을 하고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각자 가진 것들을 서로 나눠 갖는 일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삶에서 있어왔던 일이다. 필자의 아버지는 대학생 때 여섯 달 동안 히치하이킹으로 동해안을 여행했다. 호텔도 여관도 부족한 시절에 아버지가 머물 수 있는 숙소는 뻔했다. 운이 좋으면 민박이었고, 대부분은 모르지만 정이 넘치는 어느 시골 마을에서 머물렀다. 아버지는 시골 마을 주민에게 민박을 청했고, 그들이 내준 방에서 잠을 잤다.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아침밥을 먹으며 시골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여러 날을 보내며 집주인과 아버지는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당시 아버지와 함께 여행한 친구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며, 당시만 해도 참 따뜻한 세상이었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이렇게 낯모르는 사람끼리 만나 따뜻한 정을 나눴던 오랜 문화가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공유경제라는 이름으로 다시 꽃을 피우고 있다. 공유경제의 기본적인 개념은 내가 권리를 가지고 있는 자산이나 시간을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그러니 사실 공유경제는 새로운 게 아니다. 그리고 공유경제를 비롯한 새로운 경제 현상을 설명하는 다양한 신조어는 모두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는 신경제 트렌드에서 화두로 자리 잡은 신조어를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디지털 경제(Digital Economy), 플랫폼 경제(Platform Economy), O2O 경제(Online to Offline Economy), 서비스 경제(Service Economy), 주문형 경제(On-Demand Economy), 임시직 경제(Gig Economy), 협동의 경제(Collaborative Economy), P2P경제(Peer-to-Peer Economy), 경험의 경제(Experience Economy) 등으로 이러한 신경제 신조어는 세 가지 핵심적인 공통점을 갖고 있다. 첫째는 인터넷, 둘째는 참여자, 그리고 셋째는 자산이다. 인터넷이라는 기술이 사람과 자산을 이어주는 핵심적인 매개체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은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여행하는 방식도 바꿔놓았다. 더 이상 가이드북, 전화카드, 나침반, 심지어 카메라나 지도까지도 여행가방에 넣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휴대폰만 있으면 된다. 우리는 여행 중 카카오톡으로 무료 전화를 사용하고, 가이드북 대신 망고플레이트와 같은 앱을 통해 맛집 검색을 하고, 구글맵과 같은 지도를 이용해서 길을 찾는다. 어디 그뿐인가. 해외에서 가이드가 필요하다면 마이리얼트립을 통해 세계 각지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현지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제주도에 갈 때는 오쉐어(osharejeju.com)를 이용하면, 무거운 짐을 꾸릴 필요 없이 불과 몇 천원으로 멋진 액션캠, 스노클링 장비, 등산용품, 고급 카메라, 캠핑장비 그리고 어린이 장난감까지 빌릴 수 있다. 그리고 여행 길에서 만난 친구와는 페이스북을 통해 의견을 공유하고 관심사를 나누며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며 지낼 수 있다.
 
인터넷은 분명 우리의 삶을 바꿔놓았다. 그리고 공유경제는 이미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그 성공 요인으로는 경제, 사회, 그리고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국엔 ‘재미’와 ‘편리함’이 핵심이라고 본다. 남는 자원이나 시간을 공유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스토리와 즐거움을 편리하게 나눌 수 있는 경험, 그게 바로 공유경제인 것이다. 지금 우리가 나눌 수 있는 재미와 편리함을 무엇일지 고민해 본다. 
 
이상현
에어비앤비 정책 총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