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현의 트렌드 리포트] 메기효과

2017-02-28     트래비
 
자신의 집과 남는 방을 공유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200여 개국의 6만5,000개 도시 곳곳에 300만 개가 넘는 에어비앤비 숙소가 있다. 그리고 이들을 이용하는 여행객 수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여행객 수는 1억5,000만 명이었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누적 이용객이 500만 명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성장세임이 분명하다. 이는 국내도 마찬가지다. 작년 한 해 120만명의 여행객이 국내의 2만4,000여 개 에어비앤비 숙소를 이용했다.

에어비앤비가 가져오는 사회적 가치 증가 효과는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우리 문화 경쟁력 강화, 관광산업 활성화 등 널리 알려져 있다. ‘소유경제'에서 소외되었던 지역경제의 다양한 관광자원이 에어비앤라는 ‘공용경제'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지는 거래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개인과 개인 간의 거래라는 특성상, 숙소 제공자는 별도의 큰 홍보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플랫폼에 지역의 특색을 알리고, 여행자는 이를 통해 지역의 차별화된 문화를 경험한다. 

많은 이들은 에어비앤비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와 급격한 성장세가 기존 호텔 산업에 위협이 되지 않을까 하고 궁금해 한다. 과연 에어비앤비가 호텔업계를 위협하고 있을까? 호텔들은 에어비앤비로 인해 타격을 입을까? 호텔 사업자들의 시장점유율을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빼앗아갈까? 여행시장이 호텔에서 에어비앤비로 이동하고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명쾌한 답을 해주는 연구자료가 나왔고 이는 최근 업계에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여행 분야 시장 리서치 전문 기업인 STR에서 2016년 7월까지 약 3년간, 13개 도시의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Airbnb & Hotel Performance'라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에어비앤비가 성장하는 동안 호텔 산업 또한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호텔 객실당 수익은 지난 7년간 연속 상승을 기록했으며, 호텔 투숙률이 95% 이상인 일수(compression night)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바닥을 친 뒤 꾸준히 증가했다. 2015년에는 2005년의 약 5배 수준인 76일을 기록했을 정도다.

또한 에어비앤비는 호텔과 달리 비즈니스보다 휴가에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호텔은 주중 고객이 주를 이루는 반면, 에어비앤비는 주말 고객이 많고, 객실요금 또한 호텔은 주중이, 에어비앤비는 주말 가격이 높았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여행객의 47%는 7일 이상 투숙하는 장기 투숙객이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호텔의 초과수요(excess demand)를 흡수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료 분석 결과는 에어비앤비가 얼마 전에 한 자료 분석 결과와 일맥상통한다.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숙소의 75%는 호텔이 존재하지 않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설문에 의하면 에어비앤비를 이용하여 여행하는 사람들 중 30%는 에어비앤비가 아니었다면 애초에 여행을 시작하지 않았거나 여행지에서 훨씬 짧게 머물렀을 것이라고 한다. 

얼마 전에 글로벌 호텔 체인에서 총지배인을 하고 있는 지인에게 이 연구 자료에 대해 이야기를 했더니, 그는 우리 여행산업이 ‘메기효과’를 통해 모두 경쟁력이 강해지고 서로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메기효과’는 환경 변화로 인한 획기적인 발전과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북유럽 해역에서 많이 잡히는 생선 중 정어리(sardine)가 있다. 전설에 의하면, 북유럽 사람들은 정어리를 매우 좋아했는데 특히 활어를 즐겼다고 한다. 그래서 어부들은 정어리를 산 채로 육지까지 운반해 비싼 값을 받고 싶어 했는데, 정어리를 산 채로 육지까지 운반해오는 어선이 없었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북해에서 잡은 정어리는 운반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죽었기 때문인데, 신기하게도 한 어부는 늘 살아 있는 정어리를 가져왔단다. 

비결은 어부의 배에 있는 정어리 수조의 메기(catfish)였다. 어부는 정어리를 운반할 때 수조에 정어리의 천적인 메기를 몇 마리 넣었던 것이다. 물론 일부는 메기에게 잡아먹혔지만, 대부분의 정어리는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죽기 살기로 도망쳤을 것이다. 이로 인해 정어리는 배가 육지에 도착할 때까지 싱싱하게 살아온 것이었다. 이처럼 생존이 걸린 상황에 직면하면 물고기조차도 최대한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지금 우리는 치열한 메기효과의 시대에 살고 있다. 채워지지 않는 소비자의 욕구는 무엇이며, 그리고 이를 어떻게 채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이상현
에어비앤비 정책 총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