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랄루 칭다오, 일상과 일상 사이 48시간의 꿈

2017-09-28     김정흠
얼마나 왔을까.
아무것도 없을 것만 같았던 곳에 
네모반듯한 건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틀간 묵어 갈 호텔이다.
 
더 랄루 칭다오의 전경
더 랄루 칭다오의 해상장원(海上庄園)은 프라이빗 빌라로 운영된다
 

●The Lalu Qingdao
칭다오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텔
 
창밖의 풍경이 도심 속을 스치던 것도 잠시, 터널을 한참 지나는가 싶더니 이제는 해변을 따라 달린다. 얼마나 왔을까. 아무것도 없을 것만 같았던 곳에 네모반듯한 건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틀간 묵어 갈 호텔이다. 벨보이가 짐을 받아 들고는 앞서 걷는다. 마치 이곳을 찾은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듯, 청아한 종소리가 한쪽에서 들려온다. 궁중 음악용 타악기 ‘편종’이다.  
 
더 랄루 칭다오
주소: No.277 Jiu Long Shan Road, Huangdao Qu, Qingdao Shi, Shandong Sheng, China 
홈페이지: qd.thelalu.com/kr
객실정보 | 전 객실 스위트룸(Sea View Queen Suite, Executive Sea View Suite, Presidential Suite 등)
부대시설 | 뷔페(1인 198위안), 중식·프렌치·일식 레스토랑, 로비 바, 티하우스, 온천 & 마사지(입욕료 368위안, 시그니처 마사지 75분 1,100위안 등), 프라이빗 해변, 인피니티풀
 
 
중국의 자연을 형상화한 정원
시원하게 이어지는 객실층 복도
더 랄루 칭다오의 편안하고 수준 높은 객실 모습
 

●“랄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프런트 직원이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체크인 절차를 기다리는 동안 바로 옆 통유리 너머를 잠시 응시한다. 일렁이는 바다가 마음을 간질인다. 그 바다 건너편에 희미하게 보이는 고층빌딩의 대열은 이곳에서는 그저 비현실적인 풍경일 뿐이다. 도심 속 찌든 때를 벗어던지고, 속세에서 한 걸음 벗어난 이곳은 칭다오에 새롭게 문을 연 두 번째 랄루 호텔이다. 

‘더 랄루’의 시작은 타이완이다. 타이중시 780m 중산간에 드넓게 펼쳐진 호수 르웨이탄(일월담, 日月潭)에 지은 호텔이 첫 번째 랄루 호텔이다. ‘랄루’라는 이름은 르웨이탄 호수 한가운데 떠 있는 작은 섬을 일컫는 것으로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르웨이탄의 랄루 호텔은 타이완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호텔로 손꼽힌다. 

양안관계가 꽤 좋았던 시기, 중국과 타이완의 고위급 관료가 만남을 가졌던 적이 있었단다. 그들은 교과서에서나 보았다는 르웨이탄 호수에 일종의 환상을 갖고 있었다고. 호수와 랄루 호텔을 찾은 중국측 관료들은 어디에서나 그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음에 감동했다. 그들은 자신의 관할지에도 랄루 호텔을 만들고 싶다는 의사를 표했다. 

칭다오는 그중에서도 가장 유치에 적극적이었던 지역이었다. 호텔 관계자들이 칭다오를 방문해 후보지로 선정한 곳이 지금 호텔이 서 있는 황다오 지역이다. 투숙객의 편안한 휴식을 위해 일부러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을 택했다. 그렇게 해서 당시 작은 어촌이었던 이 일대에 칭다오에서 가장 화려한 호텔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직원이 객실로 안내한다. 곧게 뻗은 복도, 수직과 직각으로 귀결되는 극적 아름다움, 그 사이로 스며드는 햇볕의 온화함, 고풍스러운 가구와 칠기 도예 작품이 조화를 이룬다. 직선의 미와 간결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이 건물을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 ‘케리 힐(Kerry Hill)’의 의도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그의 거대한 작품 세계를 안에서부터 들여다보는 듯하다. 

복도 옆에 숨어 있는 객실을 찾아 문을 열어젖힌다. 작은 드레스룸과 미니바를 지나 몇 걸음 더 들어서면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는 데스크가 깔끔하게 정돈된 채 손님을 맞이한다. 키 큰 사람도 여유롭게 들어갈 수 있을 만한 욕조, 그리고 양팔을 좌우로 쭉 뻗어도 닿지 않을 정도로 넓은 침대까지, 더 랄루 칭다오의 모든 객실에서 만나 볼 수 있는 것들이다. 

깔끔하게 놓여 있는 탐스러운 사과 두 알은 더 랄루 칭다오를 찾은 손님을 위해 제공되는 웰컴 푸드. 중국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다기 세트도 준비되어 있고 미니바에는 칭다오의 대표적인 특산물 ‘칭다오맥주’ 두 병이 간택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 것을 선택하든, 발코니 너머로 탁 트인 전경은 그 선택에 더할 나위 없는 확신을 줄 것이다. 
 
 
1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더 랄루 칭다오의 객실 발코니 2 자연과 조화로운 노천 온천 스파 3 전문 테라피스트가 상주하는 마사지 룸
 

●‘논어와 바다’라는 테라피

객실에 비치된 여러 물품 중에서도 단연 시선을 빼앗는 것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논어>다. 2,000년 이상 중국은 물론, 동아시아 전역에서 큰 영향력을 미쳤던 공자의 사상이 담겨 있는 책인 데다 공자가 태어난 곳이 칭다오가 있는 산둥 지역이니 이러한 조처 또한 십분 이해가 된다. 

발코니 티테이블에 앉아 바다를 바라본다. 푸르렀던 하늘이 점점 붉게 물들어 간다. 호텔 앞 투숙객만을 위한 전용 해변에서는 아이들이 뛰놀고, 그 옆으로 길게 뻗은 인피니티 풀에서는 한 커플이 수영을 즐긴다. 칭다오항을 오가는 대형 선박과, 여전히 남아 있는 어부들의 작은 어선이 호텔 앞 바다를 지난다. 운치 있는 풍경이다. 

뷔페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뒤에는 호텔을 산책했다. 미로처럼 복잡하게 이어지는 복도와 계단을 따라 걷는다. 골동품과 예술 작품들, 그리고 자연과의 조화를 표현한 공간 등이 연달아 등장한다. 복도는 바다로, 다시 정원으로 이어진다. 밤바다의 선선한 공기는 마음마저 상쾌하게 한다. 그렇게 칭다오에서의 밤이 깊어만 간다. 

다음날 아침, 커튼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햇볕에 눈을 뜬다. 발코니 문을 열자 파도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온다. 바다 냄새가 섞여 든 바람이 이따금 불어온다. 전기포트로 물을 끓이고 차를 내린다. 발코니에 앉아 바다 위를 흐르는 구름을 바라보며 즐기는 티타임.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는 아침 시간이 그리웠다는 걸 이제야 깨닫는다. 

매일 아침 요가 클래스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햇볕이 따뜻한 해변에서, 그렇지 않을 때는 바다가 품은 공간에 마련된 명상 센터에서 요가를 배울 수 있단다. 해변에서의 요가라니. 한 시간에 걸쳐 진행된 클래스에서 기초적인 내용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잘 따라한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오후에는 고된 일상의 피로와 여독을 한껏 풀어 보기로 한다. 더 랄루 칭다오가 그토록 자랑했던 1,500m 깊이에서 뽑아낸 온천수에서 말이다. 미로처럼 복잡한 호텔 내에서도 가장 비밀스러울 것만 같은 곳에 스파 시설이 자리한다. 바다가 보이는 독립적인 공간에서 일상생활에서 쌓인 피로를 씻어 낸다. 스파 후에는 전문 테라피스트의 능숙한 손길로 굳은 근육을 하나씩 풀어 주는 마사지 프로그램도 이용한다. 

호텔에서 빌려 주는 자전거를 타고 해안도로를 달리고, 해변도 거닐어 본다. 호텔 내에 들어선 쇼핑몰에서 옷 몇 벌과 기념품을 구매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1시간, 칭다오 류팅국제공항에서 다시 1시간을 달려 도착한 더 랄루 칭다오는 그야말로 완벽한 휴식처였다. 일상으로 되돌아갈 시간이 다가오지만, 발이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또 하루가 저물어 간다. 
 
 
칭다오맥주를 무제한 제공하는 1층 뷔페
2층 중식당에서는 요리에 사용할 해산물을 직접 고를 수 있다

# Dining
 
1층의 뷔페에서는 다양한 요리와 디저트를 제공한다. 담백한 육수에 원하는 재료를 담아 만들어 먹는 국수 코너도, 쇠고기와 돼지고기, 양고기 등을 숯불에 구워 주는 코너도 있다. 길거리 스타일의 꼬치구이도 인기 메뉴다. 칭다오맥주 제1공장에서 판매하는 맥주와 와인을 무제한으로 맛볼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쏙 든다. 

2층 중식당에서는 중국 전역에서 유명한 요리를 타이완의 특산물로 맛볼 수 있다. 신선한 채소와 생선 등 식재료를 진열해 두고 손님이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한 점도 독특하다. 1층 뷔페보다 한층 여유롭다. 티하우스 너머로 펼쳐지는 바다 풍경도 빼놓을 수 없다. 
 

●Qingdao 소소한 여행
 
칭다오맥주를 비롯해 거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더 랄루 칭다오. 하지만 호텔 밖 세상도 궁금한 법. 잠시 시간을 내서 칭다오 시내를 둘러보자. 칭다오 여행의 핵심 포인트를 소개한다. 
 
칭다오맥주공장의 초기 양조 공정 모습
칭다오맥주박물관
칭다오맥주 로고에도 들어가 있는 칭다오의 랜드마크, 잔교

# 칭다오 여행 1 
칭다오맥주박물관

칭다오 여행에서 빼놓으면 섭섭한 것이 칭다오맥주박물관이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칭다오맥주는 세계무대에서도 손꼽히는 맛과 풍미를 자랑하는 맥주. 이제는 중국 전역에서 제조·판매가 이루어진다지만 그 맛 또한 이곳에서 생산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단다. 

칭다오맥주박물관은 세 곳의 전시관으로 나뉜다. 칭다오맥주의 100년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백년역사문화구역, 생산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는 생산공예라인구역, 그리고 맥주바와 기념품점이 있는 마지막 전시관이다. 기본적인 입장권을 구매하면 두 잔의 맥주를 마실 수 있는데, 원장맥주와 순생맥주가 기본이다. 우리가 흔히 먹던 칭다오맥주와는 수준이 다르니 맛을 음미해 볼 것. 

칭다오맥주의 팬이라면 바닷가에 있는 잔교에도 들러 보자. 청나라 말기에 건설했던, 일종의 항구였던 곳으로 바다를 향해 약 440m의 다리가 놓여 있고, 그 끝자락에 2층 규모의 팔각정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칭다오맥주의 로고가 바로 이 잔교를 그려 넣은 것.
 
주소: 56 Dengzhou Rd, Tai Dong Shang Quan, Shibei Qu, Qingdao Shi, Shandong Sheng, China 
오픈: 08:30~17:00 
요금: 기본 입장 60위안(원장맥주, 순생맥주 1잔씩 제공)/ A티켓 80위안(원장맥주 1잔, 순생맥주 1잔씩 제공, 안주로 소시지 1개 제공)/ E티켓 80위안(원장맥주, 순생맥주, 바이젠, IPA 각각 1잔씩 제공) 등
 
신호산공원 전망대
신호산공원 전망대에서 본 칭다오 시내 풍경

# 칭다오 여행 2 
유럽 분위기 물씬 풍기는 시내 여행

시간은 1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일전쟁에서 청나라의 승리에 도움을 주었던 독일이 산둥반도 일대를 자신들의 관할 아래 두기 시작하면서 칭다오 시내가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유럽식 건축물이 곳곳에 들어섰다. 독일 총독이 거주했던 영빈관은 지금도 그 모습이 으리으리하다. 결혼과 예배를 위해 지은 기독교당, 천주교당도 그대로 남아 있다. 일반 주민이 거주하는 공간 중에도 당시 지은 건물이 상당하다. 

칭다오 시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다. 독일의 관할 아래 무선기지국을 설치했던 신호산 꼭대기 건축물을 전망대로 바꾸어 운영하고 있는 것. 10분이면 정상까지 오를 수 있을 정도로 낮은 산이지만, 칭다오 시내를 대부분 조망할 수 있어 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360도로 돌아가는 바닥이 이곳의 명물. 

주소: 17 Qidong Rd, Shinan Qu, Qingdao Shi, Shandong Sheng, China
오픈: 07:30~18:30 
요금: 공원 입장료 10위안, 전망대 포함 입장료 15위안
 
 
글·사진 김정흠  에디터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및 자료사진제공 더 랄루 www.thelal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