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BNB] 루체른 호숫가에 마련한 작은 별장

2017-12-05     정승은
“Very very special!”
그녀는 마치 마법의 꿀단지를 품은 듯 설렘 가득한 표정이었다.  
루체른에 생긴 별장은 정말이지 특별했다.
 
다니엘의 집에서 바라다보이는 루체른 호수
분위기 좋은 응접실은 작은 만찬을 즐기기에 충분했다
침실 내 테라스에서 호수와 운해를 구경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호수에 흘려 보낸 시간

그렇다. 그들이 오늘 저녁 내어 준 이 방은 당분간 내 방인 것이다. 독일 뮌헨에서 하루 종일 400km 이상을 운전해 스위스에 도착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알아 보던 중, ‘여기다’ 싶어 주저 없이 예약 버튼을 누른 스위스 전통 샬레다. 직접 마주한 첫인상은 기대와 그리 어긋나지 않았다. 아니, 해가 내려앉을 무렵 눈앞에 나타난 집은 기대 그 이상이었다. 루체른 호수를 바라다보고 있는 하얗고 모던한 건물. 호수 쪽으로 난 전창들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온 가슴을 열고 있는 듯했다. 막연했지만, 내가 원하던 시간들이 있을 거라 확신했다. 

도착하자마자 남편과 나를 반가이 맞아 준 호스트 다니엘은 아내인 수잔을 소개시켜 주었다. 다니엘의 직업은 건축 및 산업 디자이너라는데 감각적인 주택과 범상치 않은 가구들, 곳곳에 비치된 디자인 제품들로 충분히 추측할 수 있었다. 동그란 어항 모양의 후드와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식기 가득한 부엌 등 욕심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응접실을 지나 수잔이 안내한 방은 완벽했다.
 
한가운데 더없이 안락해 보이는 고급 전동 침대와 침대에 누워 시청할 수 있도록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린 TV, 독특한 연둣빛의 원통형 옷장, 새하얀 책상과 의자, 블루투스 라디오 등. 하지만 그 어떤 럭셔리 호텔 부럽지 않은 요소는 따로 있었으니, 창밖의 풍광이었다. 고요한 루체른 호수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잘 왔구나. 한동안 그곳에 선 채로 가만히 시간을 흘려 보내야 했다.
 
커다란 두 창문이 가장 큰 인테리어였던 화이트 톤의 침실
쾌적하고 편안했던 응접실 겸 거실
소소한 인테리어 소품 하나하나에도 세심한 감성이 느껴졌다
 수잔이 직접 만든 빵, 텃밭에서 갓 따온 신선한 채소들과 유기농 육류 등으로 구성된 풍성한 조식
다녀간 이들의 따뜻한 발 도장 구경하기

●더없이 특별했던 그날의 만찬

고요한 적막을 깬 건 수잔이었다. 저녁식사 준비가 끝난 모양이다. 그녀의 요리 솜씨가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예약할 때 미리 디저트를 포함한 5코스의 저녁식사를 부탁한 터였다. ‘뭐하고 있어, 최고의 만찬이 준비되어 있는데! 호수는 언제나 그곳에 있으니 걱정 말고 얼른얼른 나와.’ 조바심이 나는 듯 마주 비비고 있는 그녀의 두 손과 상기된 얼굴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거실 테이블에 앉아 주르륵 따라 주는 와인을 받아 들었다. 국내 소비량이 많아 수출은 유럽 내에서만, 그것도 극소량만 내보낸다는 와인, 한국에서는 도통 맛볼 수 없는 스위스산 화이트 와인이었다. 이곳 지역 베기스(Weggis)에서 생산된다는데, 그 맛과 향이 스위스처럼 깨끗하고도 깔끔했다. 

수잔은 모든 음식의 재료와 요리법을 일일이 설명해 주었다. 비밀 이야기를 몰래 알려 주듯 작은 목소리로, “This is special, very very special.” 모든 문장 앞에 같은 문장을 곁들이는 걸 잊지 않으며. 그녀는 대부분의 재료들이 부모님의 텃밭과 뒷산에서 자라는 신선한 것들이라는 점과 햄과 살라미, 스테이크 등 육류는 모두 스위스산 유기농 제품이며 잼과 빵은 모두 직접 만들었다는 것을 특히나 강조했다. 수잔의 마법에 퐁당 빠진 것처럼 남편과 나는 음식 하나하나에 감탄하며 먹었는데, 특히 수플레가 올라간 특제 생선 수프는 난생 처음 접해 보는 황홀한 맛이었다. 그녀를 졸라 레시피를 배워 오고 싶을 정도였다. 

밤늦도록 와인 잔을 기울이며 저녁 만찬을 즐겼지만, 다음날 유독 일찍이 눈이 떠졌다. 따뜻한 물을 데워 홍차 한 잔을 마시고 있노라니 창밖으로 푸르스름한 어스름이 어둠을 가르며 조금씩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첫날의 그 오후처럼 이날 아침도 한참이나 테라스에 머물렀던 것 같다. 깜깜했던 온 창이 모두 환하게 밝아올 때까지, 시시각각 바뀌어 가는 호수의 물빛과 건넛마을 피츠나우Vitznau의 운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로. 

평온한 자연이 가져다주는 안도감, 실내의 쾌적함, 그 속의 따뜻한 사람들. 루체른에서의 모든 기억들이 편안했다. 떠나기 전 수잔은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오래오래 기억할게. 나중에 아이들과 함께 다시 방문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게.”
그렇게 나에게 스위스 작은 별장 하나가 생겼다.  

▶에어비앤비 스위스 숙소 정보
Lakeview(room of wave)

호스트│다니엘 & 수잔
유형│3층 주택, 1층 리셉션 룸 겸 매점, 2층 레이크 뷰 게스트 룸 3개, 3층 마운틴 뷰 게스트 룸 1개
TIP│마을 길이 꼬불꼬불해 내비게이션이 혼돈을 일으키기도 한다. 31번지를 기준으로 찾아가는 편이 빠르고 정확하다. 
주소: Lutzelaustrasse 31, Weggis, Swiss
홈페이지: www.airbnb.co.kr/users/show/6438493
 
글·사진 정승은  에디터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