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으로 물든 그레이프바인

2017-12-05     김진
●Grapevine 그레이프바인
 
그레이프바인은 이름에서부터 와인향이 솔솔 난다. 우리나라 직항편이 오가는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이 자리한 곳도 바로 이 그레이프바인이다. 서부영화 세트장 같은 그레이프바인 다운타운에서는 매년 10월이면 와인 테이스팅 축제 ‘그레이프페스트(Grapefest)’가 열려 전 세계 와인애호가들의 발길을 끌어 모은다.
 
그레이프바인 역사지구는 자동차마저 빈티지하다
1844년 텍사스 공화국의 한 도시로 탄생한 지역의 과거가 건물벽에 그림으로 한가득 채워져 있다
 
와인과 함께 시간 여행

그레이프바인 역사 지구(Grapevine Historic District)를 텍사스 빈티지 마을이라고 칭하겠다. 낮은 채도의 건물들을 구경하다 보면 드라마 세트장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레이프바인 역사 지구는 100여 년 전 서부 개척 시대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공연 시간과 제목만 덩그러니 쓰여 있는 서부시대 극장과 19세기풍 호텔, 원주민들이 살았던 오두막까지.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길을 따라 늘어서 있어 과거로 돌아간 기분이다. 

그렇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와이너리다. 얼추 세어 봐도 소규모 와이너리가 10곳이 넘는다. 와인 앞에서 작아지지만 용기를 내 한 곳을 찾아갔다. 와인 리스트가 끝이 없어 와인 뷔페에 온 기분이다. 다섯 종류의 와인을 시음하고 나니 뭐가 뭐였는지 분간은 되지 않지만 훌륭한 맛만큼은 기억한다.
 
미국의 와인 하면 대부분 캘리포니아 와인을 떠올리지만, 텍사스는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와인 생산지다. 와인메이커가 이탈리아와 독일계가 많아 이탈리아, 독일 지역 품종을 사용한 텍사스만의 와인을 끊임없이 만들고 있다. 다양한 품종의 포도로 와인을 만든다는데 직접 재배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언덕을 출렁이는 포도밭을 본 기억이 없으니 말이다. 이런 배경 덕분에 이곳의 와이너리들은 포도 품종보다는 텍사스 와인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알리는 데 치중하고, 와인과 궁합이 좋은 음식을 소개하는 데 열을 올린다.
 
대표 와이너리로는 19세기풍 윌리스 호텔(Willis Hotel)에 자리한 ‘메시나 호프 그레이프바인 와이너리(Messina Hof Grapevine Winery)’가 있다. 그레이프바인에서는 포도밭보다 큰 돔 형태의 지붕이 있는 공장을 찾아가자.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텍사스산 립과 소시지
바비큐 레스토랑은 달콤 짭조름한 바비큐와 소소한 대화로 가득 차 있다
 
스테이크보다 더 맛있었던 바비큐

그레이프바인에서는 항상 우버(Uber)로 이동했다. 우버 기사와 짧은 영어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비지터 인포메이션 센터 같은 공식 기관에서 얻지 못하는 의외의 정보를 얻게 된다. 특히 맛집 정보는 우리나라 택시기사의 살아 있는 정보만큼 알차다.

검은 쫄티를 입은 것처럼 문신이 가득한 마이클은 첫인상 자체가 공포였다. 우버를 잘못 불렀나 싶었다. “일본에서 왔어요?” 서양인의 평범한 질문에 간단히 “아니요, 한국이요” 하니 친척이 부산에 살아서 한 번 가 본 적이 있는데 광안리에서 회를 먹었다는 둥 덩치에 맞지 않은 가벼운 수다를 이어 갔다. 먹는 이야기가 마이클의 주요 화제인 것 같아 맛집을 알려 달라고 했더니 한 곳을 강추했다. 하드 에이트 바비큐(Hard Eight BBQ)! 

오전 11시, 조금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작고 조용한 마을에 덩그러니 자리 잡은 커다란 식당은 12시가 되자마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고 줄을 서기 시작한다. 일찍 오길 천만 다행이다. 사람들은 입맛에 따라 바비큐를 골라 먹는데, 구내식당처럼 식판 하나 들고 바비큐와 음료, 소스, 사이드 메뉴를 순서대로 집어 간다. 입구에서는 요리사들이 장작나무 숯불 위에 끊임없이 고기를 구워 낸다. 이 마을 모든 사람들이 여기서만 밥을 사 먹나 싶을 정도로 식당은 바글바글하다. 

우버 기사가 추천한 대로 립과 소시지를 골랐는데 뼈 한 개가 돼지 족발만 하다. 텍사스에서는 뭐든 크다더니 소뼈도 크네? 짭조름하고 달콤한 바비큐는 맥주를 부르는데 간신히 참았다. 인생 바비큐를 만난 후 나에게 바비큐는 텍사스 바비큐와 그 나머지로 나뉘게 됐다. 맛있게 뜯어 먹었을 뿐인데 소 한 마리를 구워 먹은 것처럼 온몸에 숯불 향이 가득 배었다. 텍사스에서 제대로 고기 먹은 티를 냈다.  
 

▶AIRLINE
아메리칸항공
 
베이직 이코노미 vs 프리미엄 이코노미 
 
댈러스를 연결하는 항공편은 2013년 5월부터 정식 취항 중인 아메리칸항공의 인천발 댈러스-포트워스 노선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이 노선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는 아메리칸항공은 2015년 4월에 대한항공과 코드셰어 협정을 맺은 데 이어 올해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이 있는 최신 보잉 787-9 드림라이너 기종을 도입했다. 댈러스-포트워스국제공항은 아메리칸항공의 9개 공항 중 미 대륙과 중남미 지역을 연결하는 중요한 허브이기도 하다. 인천에서 댈러스-포트워스까지는 약 13시간이 걸린다.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은 플래그십 퍼스트(Flagship First)나 플래그십 비즈니스(Flagship Business)를 이용하기에는 비용 면에서 부담스럽고 기존의 일반 이코노미석보다는 편안한 좌석을 요구하는 승객들의 요구에 맞춘 전략이다. 비즈니스석 바로 뒤에 마련돼 있으며 안락한 가죽 좌석은 38인치로 넓어졌고 좌석 간 간격도 확대됐다. 다리 받침대의 길이 조절이 가능하며, 머리 받침대도 편하게 설계되어 있다. 각 좌석마다 대형 터치스크린, 소음 감소 헤드폰이 제공된다. 총 재생시간이 1,000시간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영화, 음악, TV프로그램 등 엔터테인먼트는 아메리칸항공이 내세우는 자랑거리다. 유료로 이용 가능한 와이파이가 제공되며 전 좌석에 AC전원 콘센트와 USB포트가 있다. 

9월 말 미국 텍사스주 그레이프바인에서 열린 ‘아메리칸항공 미디어 & 투자자의 날’ 컨퍼런스에서는 승객의 편안한 휴식을 위한 새로운 기내 서비스 출시 소식도 발표됐다. 아메리칸항공은 미국의 매트리스 브랜드, 캐스퍼Casper의 기내 수면용 제품을 도입해 12월부터 제공한다. 일반 베개, 허리 베개, 베갯잇, 이불, 담요, 잠옷 및 슬리퍼가 포함되어 있으며 퍼스트 클래스, 비즈니스 클래스 및 프리미엄 이코노미 승객에게도 제공된다. 

굳이 필요 없는 서비스가 배제된 베이직 이코노미(Basic Economy)도 판매하고 있다. 기내 서비스는 기존 이코노미와 동일하나 좌석 승급이 불가능하며, 수하물은 좌석 하단에 보관이 가능한 크기의 수하물 1개만 허용된다. 상단 선반에 보관해야 하는 크기의 수하물은 1개당 25USD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항공권은 환불 및 교환이 불가능하다. 
www.american-airlines.co.kr 
 
 
글·사진 김진  에디터 이성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