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현의 트렌드 리포트] 여행과 찰떡궁합, 인스타그램

2018-02-26     이상현
 
“인스타에서 보고 알게 되었어. 풍경이 너무 예뻐서 한번 가보려고.” 
에어비앤비 미국 본사에서 서울로 출장 온 직장 동료 제나(Jenna)는 일본으로 여행 갈 생각에 들떠 있었다. 그녀는 미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일본 홋카이도에 들러 일주일 동안 휴가를 즐길 계획이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나는 “한국에 왔으면, 한국의 시골 풍경을 돌아봐야지 왜 일본에 가냐”고 그녀를 설득했지만, 제나는 아랑곳 않고 끝내 일본 홋카이도로 떠났다.  

한국에 머물면서 시골 생활을 가까이 접해보라는 나의 설득에 제나가 넘어가지 않은 이유는 바로 인스타그램(Instagram)의 사진에 있었다. 눈 덮인 철길, 바다가 바라보이는 노천온천, 하얀 들판에 홀로 서 있는 한 그루의 작은 나무 등 아름답고 경이로운 풍경을 담은 사진은 그녀의 여행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제나가 내미는 사진을 보고 있자니 오히려 내가 설득당할 지경이었다.

40년 가까이 미국에서 살아온 제나에게 아시아는 무척 생소한 지역일 것이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은 그녀를 아시아 도시의 구석구석으로 안내했다. 제나는 그동안 인스타그램을 검색하면서 아시아를 소개한 멋진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고, 댓글을 달았으며, 여러 장의 사진을 휴대폰에 저장해두었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를 활용해 이번 아시아 출장길에서 일본 홋카이도 여행을 계획한 것이다.  

그렇다. 언제부턴가 인스타그램은 우리 시대 가장 인기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여행과 관련해서는 책이나 신문, 잡지,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의 글보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을 보고 여행지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인스타그램 이용자가 전 세계 8억 명을 넘어섰고, 이들은 하루 9,500만개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는 기업이 2,500만 개가 넘는다고 하니 그 인기가 실감이 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스타그램은 사진과 이미지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여행업계에서 매우 유용한 SNS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아름다움을 주제로 하는 여행상품을 선보이는 여행 업계의 경우 인스타그램은 사진으로 승부하기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많은 기업이 마케팅 채널로 점차 중요시하고 있다. 물론 정사각형 사진 한 장으로 콘셉트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한 컷의 이미지로 스크롤을 멈추게 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여행업계 종사자라면 이제 인스타그램을 더 주목하고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에어비앤비는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높은 호응을 얻은 에어비앤비 숙소 리스트를 발표했는데, 에어비앤비의 게스트가 실제로 자신이 머문 숙소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유한 게시물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은 결과 자료였다. 

가장 큰 호응을 얻은 곳은 역시나 자연에 둘러싸인 이색적인 숙소로, 아름다운 가든이나 분위기 좋은 경관을 바라볼 수 있는 멋지고 편안한 곳이었다. 상위 리스트에는 ‘좋아요’를 5만 개 가까이 기록한 미국 워싱턴 주에 자리한 스키장 부근의 아늑한 산장과 오두막도 포함되어 있었다. 드넓은 호수가 바라보이는 별장 사진은 감탄을 자아낼 만큼 아름다웠고, 깊은 숲 속, 나무에 둘러싸인 트리하우스에서 요가를 즐기는 모습은 ‘좋아요’를 왜 수만 개나 받았는지 충분히 이해가 됐다. 

인스타그램의 특징은 자체적으로 다양한 사진 필터를 제공하며, 이로 인해 기존의 다른 SNS 에 비해 사용자가 직접 독창적인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콘텐츠는 수많은 팔로워가 쉽게 공유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한 화면에 하나의 사진 게시물만 보이도록 제작된 플랫폼이어서 사용자들이 해당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최신 게시물부터 차례로 볼 수 있게 디자인되어 있다. 인스타그램의 이러한 특징은 스마트폰을 통해 일상을 그리고 여행지를 촬영하는 요즘 트랜드에 안성맞춤이다. 여행을 하려는 사람과 여행업계 종사자 모두에게 최적화되어 있는 인스타그램. 여행 수요자와 공급자로서 지금 적극 활용하고 있는지 고민해볼 일이다. 
 
이상현
에어비앤비 정책 총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