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자연의 일생에 한 번쯤은 크루즈] 항해에 필요한 것들

2018-05-02     홍자연
 
짐 꾸리기 & 잃어버린 가방 되찾기
 
●크루즈 여행의 준비물
 
당연한 이야기부터 시작하면, 크루즈 여행에서 수영복은 필수다. 하나가 덜 말랐을 경우를 대비해 2개 정도 가져가면 안전하다. 수영을 못하니 굳이 필요 없다고? 그럴 리가. 크루즈 안에서는 밤낮으로 풀 파티가 이어지고 따뜻한 물이 보글보글 뿜어져 나오는 야외 자쿠지도 있으며, 특히 카리브해나 동남아 크루즈의 경우 가는 곳마다 멋진 해변이 기다리고 있다. 비치타올은 챙기지 않아도 된다. 수영장 근처에 늘 쌓여 있고, 기항지에 나갈 때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크루즈가 아무리 ‘여름을 찾아다니는 여행’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두툼한 카디건이나 후드 티셔츠 하나쯤은 챙겨 가면 좋다. 바깥 날씨가 더울수록 크루즈 실내에는 에어컨을 풀가동하니 시원하다 못해 춥게 느껴지기 때문. 드레스 코드에 맞는 옷을 챙겨 가는 것도 잊지 말자. 크루즈 웹사이트에 미리 들어가 보면 어떤 옷을 가져갈까 고민을 덜 수 있다. 선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블랙 앤 화이트, 트로피컬, 포멀, 캐주얼, 7080 로큰롤 스타일 등 다양한 코드가 있다.  

반대로 크루즈 반입 금지 품목도 있다. 간만에 분위기를 내고자 캔들과 같은 인화성 물품을 넣었다가는 제 때 가방을 받지도 못할 뿐더러 첫날부터 번거로운 절차가 생길 수 있다. 주류도 마찬가지. 와인이나 샴페인의 경우 확인 후 반입이 가능하지만 그 외의 주류는 고스란히 압수되었다가 하선하는 마지막 날에나 돌려받을 수 있다. 
 
●마이 백! 로스트!

상상조차 하기 싫지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크루즈 여행을 앞둔 채 공항에서 가방을 잃어버리고 빈손으로 크루즈로 직행해야 할 때. 이럴 경우 절대로 그냥 공항을 떠나서는 안 된다. 해당 항공사 카운터에서 잃어버린 가방에 대한 리포트를 작성하고, 파일 넘버가 적힌 서류를 들고 나와야 한다..그럼 크루즈를 타서는 무슨 수로 항공사와 연락을 할까? 답은 간단하다.
 
승선하자마자 항공사에서 받은 서류를 프론트 데스크(게스트 서비스)에 제출하면 문제의 절반은 해결된다. 게스트 서비스 부서에는 분실 가방을 전담하는 오피서가 항공사와 긴밀하게 연락해 최대한 크루즈 여정 중에 가방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또 갈아입을 옷과 세면도구, 무료 세탁 쿠폰을 제공해 주기까지 하니 일단 SOS를 청하면 된다. 영어로 이야기하는 게 부담돼 데스크에 다가가기가 망설여진다고? 너무 걱정 마시길. 데스크의 스태프들은 이미 온갖 상황에 대비해 트레이닝 되어 있고, 아는 단어 몇 개만 던져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처리해 줄 것이다. “마이 백! 로스트!”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핸드캐리 가방을 잘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중요한 물건, 복용하는 약, 자주 써야 하는 아이템은 직접 들고 타는 편이 현명하다. 꼭 가방 분실 때문이 아니라도 그렇다. 3,000명이 넘는 승객의 가방을 모두 실어 날라야 하는 크루즈의 특성상 탑승할 때 터미널에 맡긴 가방은 짧게는 1~2시간, 길게는 배가 출항할 시간이 다 되어서야 나타나기도 한다. 
       
*글을 쓴 홍자연은 크루즈 승무원으로 지금껏 5년 동안 전 세계 바다 위를 누비고 있다. ‘컨시어지’ 포지션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크루즈 승무원입니다>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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