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위로의 방식, 크루즈에서 보낸 며칠

2018-06-11     최갑수
크루즈에서

 

7만5,000톤급 크루즈를 타고 태평양을 여행했다. 
필리핀 마닐라를 출발해 일본 이시가키와 타이완 기륭을 거쳐 다시 마닐라로 돌아오는 5박 6일 동안의 여정이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신나는 파티를 즐기고, 낯선 여행자들과 친구가 됐다. 크루즈를 탔던 그 시간 동안 나는 내 생의 가장 행복한 시간을 감각할 수 있었다. 

일본식

 

Super Star Virgo

 

여행을 떠날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곤 했다. 왜 떠나는가. 우리는 왜 여행을 떠나는가. 오랜 여행을 한 후 내린 결론은 이랬다. 여행은 단순히 다른 장소로 몸을 이동시키는 행위가 아니라 ‘뭔가로부터’ 달아나는 일이라는 것. 우리는 서울에서 발리 누사두아 해변으로 몸을 이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서울에서의 바쁜 일상과 권태와 지긋지긋함으로부터 ‘달아나는’ 것이라는 사실. 이 도피의 행각을 부추기는 감정은 위로일 것인데, 그렇게 보면 여행은 아주 비싼 위로의 방식인 것이다.

움직이는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

문제는 이 위로의 방식이 처음에는 아주 조촐하게 시작했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가 불어나듯 커진다는 데 있다. 당일치기 국내여행으로 시작한 위로의 방식은 곧 2박 3일 정도의 일본 또는 타이완 여행으로 이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태국, 베트남 등의 동남아, 유럽과 미국, 호주로 점점 그 규모가 커진다. 왜냐하면 인간은 만족하는 법이 없으니까. 유발 하라리 역시 그의 책 <호모데우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뭔가를 이루었을 때 인간이 보이는 가장 흔한 반응은 만족이 아니라 더 갈구하는 것이다. 인간은 항상 더 낫고 더 크고 더 맛있는 것을 찾는다.’


이번에 선택한 위로의 방식은 크루즈. 여기는 필리핀 마닐라. 나는 지금 슈퍼스타 버고호의 9106호실 발코니에 서서 점점 멀어져 가는 예인선을 바라보며 서 있다. 배는 조금씩 마닐라 15부두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크루즈 여행은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품는 로망이다. 흔히 크루즈 여행은 인생의 마지막 여행으로도 불리는데, 이는 전 세계를 다 다녀 본 여행자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여행이 바로 크루즈이기 때문이다.

슈퍼스타

슈퍼스타 버고호가 내보이는 ‘팩트’는 여행자의 이런 로망을 실현해 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7만6,800톤 규모의 배는 길이 268m, 넓이 32m에 달한다. 13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 1,000개의 객실이 있다. 승객은 1,870명이 탈 수 있다. 승무원은 900명까지 탑승한다. 호텔 하나가 바다 위를 유람한다고 보면 된다. 슈퍼스타 버고호는 ‘TTG Travel Awards’에서 ‘최고의 아시아-태평양 크루즈 상’을 10회나 받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유일한 5성급 크루즈인 이 배는 지금 오키나와 이시가키를 향해 천천히 가는 중. 5일 동안 바다를 항해하며 타이완 기륭을 거쳐 다시 마닐라로 돌아와 여정을 끝낼 것이다.

크루즈

발코니 앞 펼쳐지는 눈부신 바다

5박 6일을 지낼 9106호는 발코니룸이다. 부두에서 체크인을 하는 동안 가방은 객실 앞에 도착해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여느 호텔과 다름없는 객실 풍경이 펼쳐진다. 넓이는 16m². 5평 남짓이다. 싱글 침대 두 개가 놓여 있고 소파와 TV, 책상, 미니바 등이 갖춰져 있다. 욕실 역시 일반 호텔과 다를 바 없다.

세계

 

발코니로 나가면 바다다. 멀리 바다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발밑으로 태평양이 펼쳐진다. 이 발코니에 서서 해가 뜨는 아침을 맞을 수도 있고, 해가 지는 저녁과 별이 뜨는 밤을 만날 수도 있다. 커피 한 잔을 가져와 발코니에서 마신다. 바다 위를 미끄러져 가는 이 비싼 위로의 형식 안에서, 나는 문득 돈이 많은 걸 바라지는 않지만, 부족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돈은 우리에게 물질뿐만 아니라 감정도 제공하니까. 마흔 넘게 살아오면서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라며 고개를 흔들던 것들 가운데 실은 아주 중요한 진리였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 있는데, 돈이 인생을 매끄럽게 해준다는 사실도 그중 하나다. 

매일

커피를 마시고 들어와서 짐 정리를 끝냈다. 크루즈 여행의 수많은 장점 가운데 처음으로 경험하는 것이 지긋지긋한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난생 처음 트렁크에 싸 온 옷을 모두 옷걸이에 걸고 서랍에 차곡차곡 넣어 두는 진귀한 경험을 해 보았다. 오전 열한 시에 체크 아웃한 후 저녁 여덟 시 비행기를 타기까지 억지로 방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짐 정리를 마친 후 말끔한 셔츠로 갈아입고 저녁식사를 위해 7층에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 ‘팔라조’로 향했다. 스테이크와 파스타 등 이탈리아 요리와 와인을 맛볼 수 레스토랑이다. 크루즈 첫날 저녁인 만큼 근사한 곳에서 먹기로 했다. 메뉴는 고베규 스테이크와 몬테스 알파. 서버가 다가와 와인잔에 와인을 따라 준다. 그와 눈을 마주치자 ‘잘 오셨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여행이 시작될 거에요’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을 보낸다. 짙은 와인향이 코끝에 맴돈다. 잘 익은 와인이다. 이 테이블에 만약 화가가 있다면 이 장면을 그려 주었으면 싶다. 크루즈 안의 화려한 레스토랑, 드뷔시를 들으며 와인을 마시는 어떤 인생을 말이다. 

수퍼스타
필리핀의

 

가장 중요한 일은 즐기는 것

과학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경험, 기억이 뇌가 보내는 전기자극과 신호일 뿐이라고 설명해 준다. 뇌과학자들은 전기 신호를 조작함으로써 우리가 실제 세계와 구별이 불가능한 완전한 가상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실재하지 않는 세계를 실제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점점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수퍼스타

 

크루즈에 올라 발코니에 선 순간 이 세계는 ‘실재하지 않는 세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낙관적이면서도 유쾌한 신세계. 크루즈는 우리를 옭아맸던 모든 근심과 스트레스를 땅 위에 남겨 두고 우리를 바다 위로 훌쩍 데리고 떠나왔다. 넘실대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다른 곳에서 온 여행자들과 환담을 나누며 우리는 현실을 잊는다. 크루즈 위에서 우리의 뇌는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전기 신호를 끊임없이 흘려보낸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치고 10m만 걸어가면 화려한 쇼가 펼쳐지는 극장 ‘조디악’이 문을 활짝 열고 기다리고 있다. 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 극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화려한 조명은 이 배 위에는 오직 즐거움만이 있을 뿐이라고 말하는 듯싶다. 사람들은 라스베이거스급의 공연을 보며 환호와 박수를 쏟아 낸다. 물론 이 즐거움에 대한 비용은 물론 무료다(아니, 배에 오르기 전 낸 요금에 이미 포함이 되어 있을 것이다). 댄스쇼, 빈센마술쇼 ‘스피리트’, 서커스 등이 매일매일 바꿔가며 공연한다. 크루즈 여행자들은 프로그램을 확인하고 극장을 찾아와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된다.


한 시간 동안의 공연을 본 후 12층에 있는 바 ‘갤럭시 오브 더 스타’로 향했다. 스테이지에는 4인조 밴드가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테이블마다 맥주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음악이 룸바로 바뀌자 너나 할 것 없이 스테이지로 쏟아져 나온다. 바는 어느새 클럽으로 바뀐다. 슈퍼스타 버고 티셔츠를 입은 크루들이 맨 앞줄에 나와 분위기를 이끈다. 모르는 여행자들이 어울려 온몸으로 신나는 음악을 즐긴다. 


밤이 점점 깊어 가고, 사람들의 몸짓은 점점 격렬해진다. 그들은 크루즈 바깥의 세상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크루즈를 단 하루라도 타 보면 땅 위의 일은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두고 온 일들은 망원경으로 아무리 찾아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는다. 작고 희미해졌고, 하찮아졌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룸바 리듬에 맞춰 이 밤을 즐기는 것이다.

오키나와

 

바다에서 맞는 여유로운 아침

이마에 어룽대는 햇살에 잠이 깼다. 침대에서 일어나 제일 먼저 한 일은 발코니 문을 연 것이다. 그런데 거기, 거짓말처럼 바다가 펼쳐져 있다. 잠시 이 풍경이 현실일까 생각했다. 발코니로 나가니 눈앞에 푸른 바다가 펼쳐지는 비현실적인 현실. 배는 밤을 지나와 느리게 느리게 오키나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오늘이 무슨 요일일까. 금요일? 토요일? 그건 아무런 상관이 없다. 크루즈에 타고 난 후, 요일은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 됐다. 금요일이면 어떻고, 토요일이면 어떠랴. 


문틈으로 들어 온 선상신문을 펼치고 나서야 비로소 오늘이 토요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크루즈에서는 선상신문이 발행된다. 하루 동안 펼쳐질 크루즈의 모든 프로그램이 안내되어 있다. 크루즈에서 펼쳐지는 공연 정보와 각종 클래스,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 파티 일정 등이 실려 있다. 참가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찍은 후 미리 예약하면 된다. 식당 프로모션 정보도 실려 있는 이 신문이 곧 크루즈 가이드북인 셈이다.


푹 잤지만, 전날의 비행과 이동으로 몸의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 선상신문에 소개된 크루즈 안내도를 보니 13층 야외 수영장과 헬스장이 있다. 수영장 주위로 크루즈를 따라 조깅 트랙도 마련되어 있다. 운동화를 신고 조깅팬츠를 입고 13층으로 간다. 수영장은 아침부터 수영과 선탠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조깅을 하며 바다를 바라본다. 해변을 달리는 것과는 또 다른 기분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달리고 있으니 시간은 조용히, 그리고 기분 좋게 지나간다. 걸려 오는 전화도 없다. 눈앞에는 그저 바다가 펼쳐질 뿐이다. 뜨거운 햇살이 팔뚝에 내리꽂힌다. 조깅을 마치고 야외 바에 앉아 탄산수를 마신다. 오전 10시30분. 타월로 땀을 닦은 후 12층 레스토랑으로 아침식사를 하러 간다. 커피 한 잔과 크루아상. 여행을 떠나왔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홍콩에서 왔다는 오십대 부부가 맞은편에 앉는다. “이렇게 인생을 낭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남편이 말한다. 그의 말을 듣고 보니 그런 것 같다. 돌이켜보니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낄 때는 시간을 낭비할 때였던 것 같다. “자주 그러려고 하지만 그것보다 더 자주 그 사실을 잊어버리는 게 문제긴 하지만요.” 나는 그렇게 대답하며 남은 커피를 마저 마셨다.

크루즈

 

이 여행이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우리는 비행기표와 호텔 객실을 사는 것이 아니다. 파리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 돈을 쓰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경험하는 데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고 그 경험을 여행이라고 부른다. 여행에서의 그 경험을 통해 우리는 행복감을 느끼고 지혜로워지고 성숙해진다. 우리가 비싼 비용을 들여가며 여행을 떠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크루즈는 최고의 여행 경험을 선사한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한 후 시가바(Cigar Bar)로 가 낯선 여행자들과 여행 이야기를 나누며 시가를 피운다. 그리고 수영장에서 강렬한 햇살을 즐기며 칵테일을 마신다. 저녁이면 수트를 입고 파티에 참석한다. 이런 날들이 배에서 내리지 않는 한 끝없이 이어진다. 객실로 돌아오는 복도에서 우리는 한숨을 쉬며 걱정하곤 한다. 앞으로 다가올 모든 여행에서 크루즈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여행은 얼마나 시시해질 것인가.


오늘 저녁식사는 스타 다이닝에서 코스 요리를 먹었다. 레스토랑은 수트와 드레스를 입은 신사숙녀로 가득했다. 사실 나는 수트를 입을 일이 거의 없지만, 그렇다고 수트를 싫어한다는 건 아니다. 수트를 멋지게 차려입은 사람들을 보면 기분이 좋다. 특히 나이 지긋한 멋진 신사가 수트를 잘 차려입은 모습을 보면 연륜과 품위가 느껴진다. 크루즈에는 이런 신사가 적어도 500명은 모여 있는데 상상해 보시라,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지.


밤이다. 수평선 위로 몰려왔던 보랏빛 노을이 사라진 지는 오래다. 밤하늘에는 별이 가득하다. 발코니 의자에 앉아 와인을 따른다. “행복이란 고통 없이 쾌락을 느끼는 상태일 뿐이고, 쾌락과 고통 외의 선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 사람은 존 스튜어트 밀이었나. 물론 크루즈에서 선악 따위에 관심을 둘 일은 없다. 우리는 이 거대한 배를 타고 밤바다를 아주 행복한 상태로 미끄러져 나아가고 있을 뿐이다. 아마도 우리들 중 대부분이 이 여행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크루즈를 따라오는 별을 보며 생각한다. 우리를 구하는 것은 신이 아니라 어쩌면 여행일 수도 있다는 것을. 

 

슈퍼스타 스타크루즈 
버고호 즐기기

★ 편하게 즐기자
크루즈에서는 옷차림에 어느 정도 격식을 차려야 하고 그래서 약간은 여행을 어렵게 느끼고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스타크루즈 슈퍼스타 버고호는 조금 편하게 여행할 수 있다. 아침 조식은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도 이용이 가능하며 웬만한 레스토랑은 평상복으로도 출입할 수 있다. 마지막 날 갈라 디너 역시 세미 정장 정도로 갖춰 입으면 충분하다. 

★ 다양한 객실 타입
슈퍼스타 버고호에는 스위트, 발코니, 오션뷰, 인사이드 등 총 4가지 타입의 객실이 있어 가격과 전망, 크기 등을 고려해 선택하면 된다. 스위트는 최상급 객실로 호텔의 스위트룸에 해당하며 가장 인기 있는 객실 타입은 발코니룸이다.


★ 승선 카드 하나면 오케이
항구에서 체크인 할 때 여권을 맡기고 발급받는 선상카드는 객실 키뿐만 아니라, 신분증과 신용카드 등의 용도로 배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이 카드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 음료, 식사, 기념품 구입 등에 사용한 금액은 하선 마지막 날과 전날 저녁 리셉션에서 결제하면 된다.

★ 세계 각국 음식을 한자리에
여행의 가장 큰 재미는 먹는 재미. 슈퍼스타 버고에는 양식 ‘팔라조’를 비롯해 중식 ‘실크로드’, 일식 ‘사무라이’, 인도식 ‘타지’ 등 다양한 종류의 레스토랑이 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레스토랑은 ‘더 리도’와 ‘스타 다이닝’ ‘파빌리온’. 이곳에서 아침을 비롯해 매일 점심과 저녁, 야식, 애프터눈티 등 6끼가 무료로 제공된다. 24시간 운영하는 ‘블루라군’도 있다. 

★ 지루할 틈이 없다
슈퍼스타 버고호에는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12층에 자리한 야외 수영장 ‘파르테논’. 바다를 바라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다. 화장품, 시계, 주류 등을 살 수 있는 면세점도 있으며 스파, 피트니스 클럽, 미용실, 게임룸, 도서관 등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는 펍 ‘갤럭시 오브 더 스타’, 야외 펍 ‘타베르나’, 카지노 ‘리조트 월드 앳 시’, 노래방 ‘프라이빗 가라오케’ 등도 있어 느린 인터넷이 전혀 아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 한국어도 가능해요
언어소통에도 불편함이 없다. 슈퍼스타 버고호에는 총 7명의 한국인 승무원이 상주하며 한국인 승객을 돕는다. 식당에는 김치까지 준비되어 있다.   

기항지

 

크루즈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
기항지 관광

크루즈 여행에서 기항지 관광을 빼놓을 수 없다. 크루즈는 항로에 있는 여행지에 탑승객을 내려 준다. 배에서 내리면 탑승객을 관광지로 데려다 줄 대형버스와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다. 기항지 관광은 미리 신청해야 하는데, 관광하기가 싫다면 배에 머물러도 된다. 배에서의 다양한 프로그램도 즐기고 여행지도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 크루즈 여행의 또 다른 장점. 이번 슈퍼스타 버고호는 필리핀 마닐라를 출발해 일본 이시가키와 타이완 기륭을 돌아본 후 마닐라로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기항지는 항차마다 바뀌니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필리핀

Philippines 마닐라


크루즈 여행을 바로 시작하는 것도 좋지만 하루 일찍 도착해 출발 도시 여행을 한 후 크루즈에 오르는 것도 여행을 더 알차게 즐기는 한 방법이다. 그래서 선택한 마닐라 여행. 마닐라는 우리가 하나의 도시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17개 도시가 어우러져 만들어진 거대 도시. 정식 이름도 메트로 마닐라다. 


이번에 찾은 마닐라 여행지는 따알. 필리핀 사람들이 주말 여행지로 즐겨 찾는 곳이라고 한다. 세인트 마틴 데 투어 바실리카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가톨릭교회로 따알 바실리카라고도 불린다. 가까운 곳에 자리한 마르셀라 아곤 시요박물관은 필리핀의 국기를 만든 마리아노 데 아곤 시요를 기린 기념관으로 그가 살던 당시의 가구와 생활용품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은 디저트뮤지엄이다. 요즘 마닐라에서 가장 핫 플레이스로 꼽히는 곳. 도넛과 마시멜로 등 여덟 가지 디저트를 주제로 꾸며져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 사용자들의 성지다.


인트라무로스는 오래된 마닐라를 느껴 볼 수 있는 곳이다. 1571년 스페인이 마닐라를 점령한 후 만든 성벽도시로 당시의 건축물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16세기로 돌아간 느낌을 받는다. 스페인풍의 건물로 가득한 이곳은 걷기만 해도 즐겁다. 

초록

 

Japan 이시가키섬


이시가키는 일본 오키나와 본섬 나하에서 남쪽으로 410km를 다시 날아가야 닿는 곳이다. 1999년 클럽메드가 문을 열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풍광은 우리나라 제주도와 비슷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시가키의 명물은 물빛이다. 투명한 바다 물빛은 나지막한 탄성을 불러일으킨다. 짙은 초록색 물감을 뿌려 놓은 듯한 바다, 그 바다 아래로 알록달록한 산호초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사람들이 왜 이곳을 ‘아시아의 하와이’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된다. 


카비라만으로 향했다. 일본 관광 명소 100경 중 하나로 250종 이상의 산호초가 살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바닥이 유리로 된 글라스 보텀 보트를 타고 발밑으로 형형색색의 산호초를 볼 수 있다.  


오키나와에 도착하면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장식물이 있다. 사자모양의 수호신인 ‘시샤’다. 건물의 문이나 지붕, 마을의 언덕 등에 세워 놓는데, 집과 사람, 마을에 재앙을 가져오는 악령을 막아 준다고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입을 벌린 시샤와 입을 다문 시샤 두 종류가 있는데, 입을 벌린 시샤는 암컷으로 복을 불러오고 입을 다문 시샤는 수컷으로 재앙을 막는 역할을 한다. 요네코야키 시샤 수공예관에서 다양한 모양의 시샤를 볼 수도, 살 수도 있다.

타이완

Taiwan 기륭 


타이베이 북쪽,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다. 예부터 일본과 교역하는 무역항으로 발달했다. 기륭에 도착해 찾은 곳은 지우펀.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 됐던 곳이다. 한국인 여행객들도 많이 찾아든다. 지우펀에서 주어진 시간은 두 시간. 중국풍의 가게를 돌아보며 ‘로우위엔(돼지고기 찹쌀떡), 망고 젤리, 누가 크래커, 딤섬 등 타이완의 먹을거리를 먹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난다. 


지우펀을 나와 찾은 곳은 징통역. 석탄을 운송하기 위해 핑시 계곡을 가로지르는 핑시선을 놓았는데, 이 기차선의 종착역이다. 영화 촬영지로 유명해 현지인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태백, 영월 등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글·사진 최갑수  에디터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스타크루즈 한국사무소 02 733 9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