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PAIGN 여행으로 희망을 나눕니다] 보호해야 할 것은 북극곰만이 아니다

2018-08-02     김홍탁

매년 빙하는 녹아 가고, 해수면은 상승한다.
작은 빙산 조각 위 북극곰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롱비치는

 

팔라우는  북위 7° 21′ 38″, 동경 134° 28′ 45″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의 마음속엔 없다. 모르기 때문이다. 여행을 좀 다닌다는 사람도 팔라우와 필리핀의 팔라완을 헷갈려 한다. 신혼여행지로 각광받으면서 팔라우는 한국에도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알고 보면 팔라우는 청정지역의 갖가지 바다생물로 유명한 섬나라다. 그래서 다이버들의 성지로 불린다. 


다이버도 아니고, 신혼여행을 떠나는 것도 아닌데 팔라우를 찾은 것은 하나투어문화재단의 공익 프로젝트로 팔라우의 환경을 지켜 줄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해서였다. 요즘 환경문제를 거론할 때 언급되는 키워드 중 기후난민Weather Refugees이란 게 있다.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해 가라앉는 섬나라들이 있는데, 팔라우도 그중 하나다. 환경파괴로 자기 나라를 버리고 타 국가를 떠돌아야 하는 운명에 처한 난민이 기후난민이다. 우리는 TV에서 작은 빙산 조각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북극곰을 보곤 한다. 그러나 우리가 보호해야 할 것은 북극곰만이 아니다. 나라를 구해야 할 시점이다.

눈부신

 

해수면 상승만이 문제가 아니다. 팔라우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 조류에 밀려오는 플라스틱 때문에 환경오염도 심각하다. 게다가 국가 재정의 60%를 관광에 의존하기에 관광객들 자체가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한 젤리피시Jellyfish 천국으로 알려졌던 팔라우에서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최근 젤리피시가 모습을 감추었다. 그 아름답던 산호도 백화현상으로 하얗게 변질돼 있었다. 산호가 병들면 바다 생태계가 병들게 된다. 한마디로 자연을 벗 삼아, 상품 삼아 살아 왔던 나라에 총체적 재앙이 닥친 것이다.   


팔라우 정부 및 환경단체에서는 몇 가지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입국할 때 여권에 찍어 주는 스탬프였다. 스탬프엔 자연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서약의 내용이 담겨 있다. 주로 관광객인 입국자들은 내용을 읽은 후 서명해야 팔라우에 발을 디딜 수 있다. 팔라우 서약(Palau Pledge)이라 불리는 이 스탬프는 작은 노력으로 제법 큰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는 환경보호 전략이다.


우리는 이보다 더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팔라우에 갔다. 현지 상황을 알아야 그에 맞는 해결책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양학 박사, 수중 촬영 전문기자, 건축가, 아티스트, 영문과 교수, 잡지 편집자, 사진작가, 영상 제작자 등이 어벤저스처럼 모여 집단지성의 힘을 모아 보기로 했다. 우리 일행은 상·하수처리장, 폐기물 집하 및 처리장, 해수를 담수로 만드는 설비, 바닷속 환경 등을 돌아보고 정부 및 환경단체와 인터뷰도 진행하면서 팔라우의 미래 운명에 대한 팁을 얻었다. 


팔라우의 생태환경 위기는 곧 우리 생태계의 위기다. 이들이 썩으면 우리도 썩는다. 결국 대한민국에 기거하는 우리도 이 섬나라 주민들과 운명공동체인 것이다. 지금 한참 현지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정리 중이다. 단발성 캠페인이 아닌 현지에서 뿌리내릴 수 있는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혀 다른 전문성을 지닌 분들과 머리를 맞대는 즐거움이 크다. 즐거움이 큰 만큼 팔라우 현지인들에게도 기쁨을 줄 수 있는 생태보존 아이디어가 나오길 기대한다. 될 것 같다.


석양의 바다 풍경이 아름다웠던 팔라우, 걱정하지 마. 다 잘 될 거야. 
알리 팔라우Alii Palau

팔라우 국민 여러분,
저는 방문객으로서
여러분들의 아름답고 독특한
섬 나라를 지키고 보호할 것을
약속합니다.


저는 자연을 해치지 않고,
친절하게 행동하며,
주의해서 여행하겠습니다.


저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취하지 않겠습니다.


저를 해치지 않는 대상에게
해를 가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오직 남기게 될 것은 
물에 씻겨 나갈 발자국들뿐입니다.


팔라우 서약 

*팔라우 서약은 팔라우에 입국하는 모든 관광객이 서명해야 하는 생태서약이다. 
여권에 팔라우 서약 스탬프를 찍고 서명을 해야만 입국이 가능하다.

‘Goodwill for the World’라는 타이틀 아래 환경, 건축, 인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 이슈로 6월17~22일 ‘남태평양의 정원’으로 불리는 팔라우 탐방을 다녀왔다. 이후 환경에 대한 대중의 인식 확산과 사회적 관심 제고를 위해 전문가들의 시각을 캠페인성 프로젝트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본 프로젝트는 하나투어와 하나투어문화재단이 주최 및 주관한다.


*트래비-하나투어 공동캠페인 ‘여행으로 희망을 나눕니다’는 여행을 통해  발견한 꿈과 희망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글·사진 김홍탁(크리에이티브 솔루셔니스트) 에디터 강화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