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자연의 일생에 한 번쯤은 크루즈] 바다 위에서 즐기는 완벽한 끼니

크루즈 다이닝

2018-08-02     홍자연

2009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인턴십을 하던 시절, 크루즈를 처음 타 보았다. 모든 것이 화려하고 신기했지만, 그중 가장 좋았던 건 삼시세끼 만찬이었다. 크루즈 기간 내내 눈앞에 차려지는 온갖 산해진미는 타국에서 매끼를 알아서 해결해야 했던 대학생에게 꽤 호사스러운 것이었다. 1,000명도 넘게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3층짜리 다이닝룸, 반짝이는 와인글라스와 은빛 식기들, 일주일 동안 내 테이블을 담당하는 친절한 웨이터, 저녁식사 내내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 선상 다이닝은 크루즈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WHEN & HOW
취향대로 세팅하는 재미


크루즈 다이닝에는 몇 가지 옵션이 있다. 첫째는 시간. 3,000명이 넘는 승객이 한 번에 식사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통 크루즈에서는 디너 타임을 메인 시팅(Main Seating)과 세컨 시팅(Second Seating)으로 나눈다. 시즌마다 다르긴 하지만 메인 시팅은 보통 저녁 6시, 세컨 시팅은 8시30분부터 시작한다. 두 번째 옵션은 프라이버시..연인이나 가족과의 오붓한 저녁식사를 원한다면 프라이빗 테이블을, 다른 승객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셰어링 테이블을 선택할 수 있다. 식사시간과 테이블 타입은 크루즈를 예약하면서 미리 정할 수도, 승선 후 따로 요청해 변경할 수도 있다. 


마지막 옵션은 메뉴다. 다이닝룸에서 주문할 수 있는 음식은 해산물, 각종 육류, 베지테리안, 디저트만 해도 10가지가 넘으니 선택장애가 올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코스는 애피타이저, 메인, 디저트 순이지만 정해진 룰 없이 먹고 싶은 요리를 ‘마음껏’ 시켜도 좋다. 다이닝룸에 있는 메뉴는 모두 크루즈 티켓 비용에 포함돼 있기 때문. 단 스테이크하우스, 스시 등 스페셜티Specialty 레스토랑은 추가 요금을 내고 예약하는 경우도 있다. 

 

●DINING MANNER
테이블 위, 필요한 건 매너


다이닝룸에는 최소한으로 통용되는 매너가 있다. 먼저 식사시간을 잘 지켜 입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이닝룸에서의 식사시간은 기본 1시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에 늦으면 그 다음 테이블을 예약한 손님이나 그전에 테이블 정리를 해야 하는 스태프들에게 지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셰어 테이블을 예약했다면 다들 메인 요리를 기다리고 있을 때 혼자 애피타이저를 먹는 민망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정해진 시간에 많이 늦을 것 같으면, 그날은 자유로운 뷔페식을 즐기는 것도 대안이다. 


또 하나 지켜야 할 것은 웨이터에 대한 예의다. 다이닝룸 웨이터는 단순히 음식을 주문 받고 갖다 주는 종업원이 아니다. 이들은 크루즈 기간 내내 담당 승객들의 이름은 물론, 식습관이나 특이사항까지 세밀하게 기억하는 크루즈 서비스의 일등공신들이다. 승객의 생일이나 기념일에는 초를 꽂은 디저트를 들고 나타나 노래를 불러 주는 등 깜짝 이벤트를 하기도 한다. 이들에게 적절한 팁을 주는 것은 격려의 의미에 앞서, 적절한 예의를 갖추는 방식이다.


마지막은 드레스 코드다. 크루즈 기간 동안 한두 번은 ‘포멀 나잇(Formal Night)’이라고 해서 정장이나 세미 정장을 입어야 하는 날이 있다. 최근 크루즈 여행이 가족 여행으로 보편화되면서 드레스 코드가 의무 아닌 선택 사항이 되는 추세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다이닝룸에 입장할 때는 스마트 캐주얼룩 정도는 입어 주는 게 관례다. 포멀 나잇이 아닌 날이라도 다이닝룸에서는 반바지나 모자 차림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글을 쓴 홍자연은 크루즈 승무원으로 지금껏 5년 동안 전 세계 바다 위를 누비고 있다. ‘컨시어지’ 포지션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크루즈 승무원입니다>를 펴냈다. 브런치 missconcier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