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도심 즐기기

은지와 인경이의 처음 만나는 치앙라이

2018-08-03     천소현
매일

 

●치앙라이 시계탑 아래서


역사도 마음도 복잡해졌던 국경을 떠나 도심으로 돌아왔다. 치앙라이를 건설한 멩 라이왕의 조각상이 초입에 수호신처럼 서 있었다. 꼭(Kok) 강변에 세워진 리조트에 짐을 풀었다. 빠른 유속으로 흘러가는 강을 바라보며 여유를 누렸던 아침식사 시간이 유난히 좋았던 더 레전드 치앙라이 리조트(The Legend Chiang Rai)였다.

면적은 경기도와 비슷하지만 도심은 손에 잡힐 듯 작다. 유명한 레스토랑, 카페, 리조트들은 대부분 강변에 자리 잡고 있고, 시내에는 2개의 시계탑을 축으로 관공서, 시장, 공원, 카페, 야시장 등이 몇 킬로미터 반경 안에 모여 있다. 툭툭을 잡아 타고 30분 정도만 돌아보자 했는데, 얼마 못 가 폭우에 갇혔다. 그러면 또 어떠한가. 쉬어 가면 되지. 이래서 여행이 좋다. 

란나

 

치앙라이 도시의 상징은 2008년에 세워진 시계탑이다. 푸미폰 전 국왕의 즉위 60주년에 맞춰 만들어진 란나 스타일의 금빛 시계탑에는 라이트 쇼 기능까지 탑재되어 옛 시계탑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다. 쇼 타임은 매일 밤 7시, 8시, 9시다. 관람을 위한 최적의 장소는 당연히 사거리 코너에 있는 카페 혹은 레스토랑이다.

은지와 인경이는 이제 막 장사를 시작한 노천 식당에 자리를 잡고 대표메뉴 팟타이와 맥주를 시켰다. 알고 보니 로컬 맛집. 맥주를 홀짝이다 보니 어느새 시침이 숫자 7을 향했다. 순간 울려 퍼지는 음악을 배경으로 내내 위엄만 자랑하던 황금빛 시계탑이 빨강, 파랑, 녹색 등으로 원색적인 변신을 시작했다. 로터리 구석마다 나타난 여행자들이 촬영에 열중하고 있었다. 한적한 도시에선 이만한 볼거리도 귀한 법이니까. 

툭툭
숙소였던

 

●앤티크와 럭셔리 사이 


란나 왕국이나 소수 부족들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웁 캄 박물관(Oub Kham Museum)이 해결책이다. 란나 왕국의 후손이면서 전직 교사 출신인 줄라싹(Julasak Suriyachai)씨가 운영하는 사설 박물관인데, 소장품의 규모가 기대보다 방대했다.

일행이 다 들어온 후 ‘철컥’ 문이 닫히는 소리에 놀라 돌아보니 자유 관람은 불가하고 가이드를 따라 순서대로 돌아봐야 한단다. 그 후 1시간 동안 태국 북부의 문화유산에 대한 벼락치기 공부가 시작됐다. ‘웁’은 란나 시대에 쓰던 밥그릇 통을 부르는 말인데, ‘웁 캄’은 금이 칠해진 왕족의 밥그릇이었다.

이 밖에도 1,000년 이상 보존되어 왔다는 불상이나 오래된 문자, 각 부족들의 화려한 의상과 왕실의 유물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도 했고, 의구심을 키우기도 했다. 생소한 것 투성이라 질문이 많아졌지만, 낯선 수집품이 가득한 방에서 빨리 탈출하고 싶기도 했다.

마지막 전시실에서 줄라싹 관장을 만났다. 그는 파리의 에펠탑 앞에, 스위스의 융프라우요흐 앞에 서 있었다. 수많은 그가 액자 속에 서 있었다. 지금은 또 어디로 여행을 간 것인지, 가이드가 우리에게만 특별히 공개한다며 그의 개인 공간으로 안내했다. 앤티크 가구와 럭셔리한 침구로 꾸며진 그만의 왕궁이 거기 있었다. 과연 왕족의 후손다웠다. 

란나

 

앤티크는 못 사도 수공예품은 구입할 수 있다. 치앙라이 나이트 바자로 향했다. 고산족들이 직접 판매하는 수공예품이 많다는 것이 태국 북부 도시 야시장들의 공통점이다. 이것저것 기웃거리다 결국 노천 푸드코트에서 맥주 한 잔으로 끝나는 것이 야시장 관람의 또 다른 공통점이고. 막상 은지와 민경이 가장 쇼핑에 열을 올렸던 곳은 편의점이었다.

요즘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BB 폰즈 파우더’가 선물용으로 딱이었기 때문. 말린 과일 등 가공품을 구입하기 좋은 장소는 치앙라이 최대의 쇼핑몰인 센트럴 플라자였다. 조금 더 의미 있는 선물을 하고 싶다면 고산부족들이 재배하는 공정무역 커피도 좋다. 시계탑 로터리 부근에도 로컬 원두를 판매하는 카페들이 몇 곳 있었다. 커피도 사고 고산부족도 도울 수 있으니 일거양득. 

라이브

Oub Kham Museum  
오픈: 08:00~17:30  
입장료: 어른 300B, 아동 200B
홈페이지: www.oubkhammuseum.com

 

글 천소현 기자  사진 김정흠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