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모둠 vs 쇠갈비 모둠

2006-02-17     트래비

글 사진 = 음식 칼럼니스트 박정배whitesudal@naver.com

고기 잘 먹는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돼지고기는 삼겹살, 쇠고기는 등심을 가장 좋아하는 한국인은 세상에서 쇠고기의 명칭을 가장 많이 가진 민족이다. 약 140여 개의 쇠고기 명칭을 가진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그런 민족인 만큼 그 부위들을 먹는 방법도 다양하게 발달해 있다. 머리에서 발까지는 물론이고 뼈까지 푹 고아서 먹는 것을 보면 외국인들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외국인들이 거의 안 먹는 내장과 뼈까지 먹는 바람에 외국에 사는 한국인들은 저렴한 가격에 귀한 부위를 마음껏 먹고 지낸단다. 소 내장을 먹지 않던 일본인들은 40년대 일본으로 끌려온 한국인들이 일본인들이 버린 내장을 땅속에서 꺼내 먹는 모습을 보고 기겁을 했다. 그러나 다른 음식이 부실한 데도 건강한 한국인들을 보며 내장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호르몬'이라는 별칭까지 붙였을 정도다. 일본인들도 요즈음은 내장 요리를 맛있게 먹는다. 

최근 들어서 고기에 대한 섭취가 늘어나면서 소위 특수 부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돼지를 예를 들면 천겹살이라 불리는 항정살에서, 앞다리 어깨뼈 안쪽 살을 지칭하는 부채살, 여성들이 좋아하는 가브릿살, 삼겹살 위쪽 안심 앞쪽에 위치한 갈매기살, 씹는 맛이 일품인 꼬들살, 쇠고기 맛이 나는 꽃살까지 이름도 예쁘고 맛도 좋은 부위들이 즐비하다. 

이렇게 다양한 고기들을 신선하고 싸게 파는 집이 있다. 흑석동에 위치한 '엉터리 생고기집'(02-814-3376)이다. 이름과는 달리 맛이나 가격은 엉터리가 아니다. 정육점처럼 꾸며놓은 실내는 언제나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로 만원이다. 정육점처럼 꾸민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돼지고기, 쇠고기의 다양한 부위들을 값싸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돼지고기나 쇠고기 모두 암놈이 맛있다. 이곳의 돼지고기 역시 암퇘지 생고기만을 사용한다. 항정살, 갈매기살, 오겹살, 삼겹살, 목삼겹살, 등심, 가부리살까지 가히 돼지고기 한 마리를 다 먹어 볼 수 있는 호사를 누려 볼 수 있는 곳이다. 이 모든 부위를 모두 먹어 보고 싶다면 '돼지 한마리'라는 돼지 모둠을 시키면 된다. 다른 곳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주머니에 부담이 되지도 않는다. 쇠고기의 경우도 안창살, 토시살, 차돌박이, 등심, 육회에 갈비살까지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물론 쇠고기 역시 모둠으로 시키면 다양한 부위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아울러 이 집만의 무제한 리필 된장찌개의 담백한 맛도 고기의 맛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한다. 

싼 가격을 떠나 적당한 가격에 질 좋은 쇠고기를 원한다면 은평구 녹번동에 위치한 '소백산 영주 한우'(02-358-1199)를 권하고 싶다. 150그램에 3만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고기의 질(A+1 등급 이상)을 상정한다면 강남권보다는 한참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는 집이다. 취급하는 것은 등심과 갈비살이다. 

단골들에게는 신선한 소간을 내놓기도 한다. 소백산은 축산연구소가 있는 곳이다. 그리고 전국에서 가장 질 좋은 쇠고기가 생산되는 곳이기도 하다. 영주 시내에 가보면 고깃집에서는 거의 갈비살만 판매한다. 갈비에 붙은 등심, 안창, 채끝까지 갈비 모둠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고기집들이다. 이곳에서 오랫동안 축산 유통을 하시던 주인아저씨가 3년 전에 서울에 개설한 집이다. 직접 영주 한우를 유통하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숙성된 일등급 한우와 제대로 칼질을 한 고기는 향과 식감을 제대로 낸다. 최고급 고깃집의 관건, 특히 쇠고기 집의 관건은 좋은 고기의 확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집을 따라갈 집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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