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탐험 제7탄 타이베이Ⅰ② 로맨틱 데이? 로맨틱 데이!!

2006-02-24     트래비

 



ⓒ 트래비

타이베이에서 눈을 뜬 첫 번째 아침, 오늘의 테마는 ‘로맨틱’이라고 통보하는 때꾸. 타이베이 외곽에 위치한 단쉐이(淡水)에서 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탄 후, 박물관에 들렀다 양밍산에서 온천욕까지 즐긴다는 야무진 계획을 짜고 단쉐이로 향하는 MRT에 올랐다. 단쉐이선 종점까지 가면서 MRT 안에서 눈이나 붙이자던 계획은 MRT가 어두운 지하를 뚫고 활기찬 바깥 세상으로 나오면서 순간 사라져버렸다. 때꾸와 마뇽은 또 다른 삶의 모습들을 보느라 MRT 차창에 아예 코를 박고 있다.

DAY 2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서다-MRT 타고 단쉐이로 가다-단쉐이 곳곳을 누비다-호텔 근처에서 맥주 한잔-호텔로 돌아와 곤히 잠들다


 ⓒ 트래비

1. 딴쉐이로 가는 MRT를 타고 창밖 풍경에 마음을 빼앗겨버린 때꾸와 마농
2. 노란 비옷을 입은 모습이 귀여운 텔레토비같다.
3. 더운 나라라고만 생각했는데 아곳에서도 내복을 파네, 라며 신기해하는 때꾸


노란색 텔레토비들, 단쉐이 거리를 점령하다

드디어 단쉐이 도착. 단쉐이 역 곳곳에는 삼삼오오 짝을 이룬 학생들이 그득하다. 찌뿌둥하던 하늘에서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자 자전거를 탈 수나 있을까 걱정에 빠진 기자들과는 달리, 때꾸와 마뇽은 이런 날이 오히려 운치가 있다며 마냥 행복한 표정이다. 모두 편의점에서 판초처럼 생긴 노란색 비옷을 하나씩 사 입었다. 영락없이 텔레토비들 같다.
비옷까지 입고 나니 무서울 게 없다. 씩씩하게 강변 쪽으로 향하던 때꾸와 마뇽은 강변 직전에 있는 작은 시장 골목길 앞에서 발길을 멈춘다. 대만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간장조림 메추리알과 계란을 파는 가게 앞에서 맛나게 시식을 마치고 다시 홀린 듯 골목 시장 안으로 들어간다. 시장 안은 온갖 신기한 볼거리와 먹거리들로 낯선 여행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댄다. 때꾸와 마뇽은 강변을 코앞에 두고 ‘잠시’ 시장 탐색에 들어가기로 한다. 일단 계획은 정말 ‘잠시’였었다.


 ⓒ 트래비

1. 상점앞의 커다란 고릴라앞에서 장난스런 포즈를 취하는 때꾸
2. 대만 사람들이 많이 먹는 간장에 조린 달걀과 메추리알을 파는 가게
3. 때꾸는 단쉐이 시장에서 엄마 선물을 고른다며 중국 전통 상의를 직접 입어보고 신발도 이것저것 꼼꼼히 살펴봤다.

마뇽, 길을 잃다

시장 입구에 인도풍 장신구와 옷을 파는 가게가 있었는데, 이런 것에 유난히 관심이 많던 마뇽이 그 앞을 그냥 지나칠 리 없었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마뇽은 그 옷가게로, 때꾸는 조개껍데기로 만든 희한한 장신구와 장식품들을 파는 가게로 들어갔다. 이것이 마뇽과의 장장 3시간에 걸친 긴 이별이 될지 그때는 그 누구도 몰랐다. 

시장 여기저기를 구경하던 때꾸와 기자들은 곧 따라오겠다던 마뇽이 오지 않자 마뇽과 처음 헤어졌던 그 옷가게로 가보았다. 하지만 마뇽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시장 구석구석, MRT 역까지 그 어느 곳에도 마뇽은 없었다. 한국인 넷이 노란 비옷을 입고 다니던 모습이 눈에 띄었는지 시장 입구 상점의 한 아가씨가 그 친구가 MRT 역 쪽으로 가는 걸 봤다고 알려줬다. 하지만 우리가 갔을 땐 마뇽은 이미 또 어디론가 사라진 뒤. 결국, 황망해진 세 사람은 각자 흩어져서 마뇽을 찾아보기로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걱정은 점점 커져만 갔는데…. 마침내 사진기자의 눈에 포착된 마뇽. 노란 비옷에 자전거를 끌고 무언가를 열심히 구경하고 있었다고. 어쨌든 3시간 동안의 ‘이산 소동’을 펼친 우리들은 마치 3년은 헤어졌다 다시 만난 사람들처럼 서로 끌어안으며 감동적인 재회의 기쁨을 만끽했다. 감동적인 재회를 하고 나니, 네 명 모두 배에서 ‘꼬르륵’ 신호가 왔다. 이산가족(?) 찾기에 열중하느라 배고픈 것도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부터 시장 곳곳을 돌며 신기한 음식들을 사 먹고 작은 가게에 들어가 단쉐이의 특식인 ‘아게이(阿)’와 ‘위완탕(魚丸湯)’ 그리고 ‘쩐주나이차(珍珠茶-한국에서 ‘버블티’로 알려진 음료)’를 시켰다. 음식을 기다리며 마뇽은 “사실, 아까 혼자 떨어져 있을 때 눈물 날 뻔했어요~”라며 살짝 속마음을 털어 놓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낯선 공간에서 서로를 의지하게 된 우리. 풍성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음식을 앞에 놓고 마치 멋진 파티라도 하듯 쩐주나이차를 들고 소리 높여 외쳤다. “다시 뭉친 우리 넷을 위하여 건배!”  

로맨틱 데이 ‘임무 완료’

 ⓒ 트래비


단쉐이에서 발마사지 한번 받아볼까?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근 때꾸 왈 "이러다 때 나오는거 아닌가 몰라~"

박물관도 온천도 못 가고 단쉐이에서 하루를 홀랑 보냈지만 아쉬움은 없었다. 박물관 대신 시장 곳곳을 돌며 삶의 현장을 체험했고, 온천 대신 발 마사지로 피로를 풀었으니 말이다. 장국영, 유덕화 등 홍콩 유명배우들도 와서 마사지를 받고 갔다는 단쉐이에서 마사지를 받았다. 돈을 아끼기 위해 처음에는 발 마사지만 주문했다가, 마사지사의 손놀림에 ‘살살’ 녹아 상반신 마사지까지 추가하고 말았다. 하루를 보내면서 정이 푹 든 단쉐이를 떠나면서 모두들 아쉬운 눈치다. 마뇽을 잃고 헤매면서 ‘로맨틱 데이’라는 오늘의 테마가 엉망이 될 뻔도 했지만, 비오는 강변을 자전거를 끌고 거닐고, 따뜻한 찻잔을 기울이며 서로에 대한 끈끈한 정도 확인했으니 이만하면 ‘로맨틱 데이’가 되기에 손색이 없는 하루였다.

How to get here  MRT 단쉐이선(빨간색 노선)을 타고 종점에서 하차. 

What to do 단쉐이는 유명한 주말 휴양지라 할 수 있다. 주말이나 방학이면, 많은 타이베이 시민들과 학생들이 이곳을 찾는다. 그만큼 단쉐이에는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달려보는 것도 좋다(MRT 역 주변에서 쉽게 자전거 대여가 가능하다). 단쉐이에 간 이상 빼먹지 말아야 할 것은 아름다운 일몰 감상과 단쉐이의 명물인 아게이와 위완탕 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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