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탐험 런던 Ⅰ ② 주말 오후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다

2006-05-15     트래비


ⓒ트래비



햄프톤 코트 팰리스 → 버로우 마켓 → 코벤트 가든 마켓 → 차이나타운 → 피카디리서커스 광장 → 빅벤 국회의사당 야경

10:00am   오늘은 어제보다도 날씨가 더 맑다. 숙소앞 작은 정원의 벤치에 한남자가 나와서 책을 읽고 있다. 참, 평화로운 모습이다. 현정과 현주, 자기도 그러고 싶다고 재잘거린다. 오늘의 첫 행선지는 런던 교외에 위치한 햄프톤 코트 팰리스(Hampton Court Palace)다. 1540년까지 유럽에서 가장 큰 궁전이었으며 영화 <천일의 앤>으로도 유명한 왕 헨리 8세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궁전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는 윈저성을 가려고 하다가 여왕 생일 잔치를 위해 폐쇄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햄프톤 코트 팰리스로 행선지를 바꿨다. 

햄프톤 코트 궁전으로 가기 위해선 런던 남부의 워터루(Wateroo)역에서 런던 교외선으로 갈아탄다. 매 30분마다 기차가 있으며 약 40분 정도가 소요된다. 템즈강을 끼고 있는 햄프톤 코트 궁전은 무엇보다도 화려한 궁전 정원이 백미다. 게다가 푸른 하늘과 맑은 햇살이 어울린 런던의 봄날씨가 감동스럽다. 정원의 벤치에 앉아 해바라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시간을 보낸 후 주말에만 열리는 런던의 마켓들을 감상하기 위해 부랴 부랴 런던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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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브리짓존스의 일기 촬영무대였던 버로우 마켓 입구의 펍글로브 
(우) 런던아이와 덕투어버스

주말 시장 재미에 푹 빠진 현정과 현주 

02:40pm   워터루 역에서 곧장 타워브릿지 남쪽의 버로우 마켓(Borough Market)을 찾았다. 금, 토요일에만 문을 여는 마켓으로 현정이 아침부터 가자고 주장한 곳. 바로 영화 <브릿지 존스의 다이어리>의 촬영무대가 된 곳이다. 현정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다소 심드렁한 표정으로 마켓을 향했지만 버로우 마켓에 도착하는 순간 기자가 오히려 시장 돌아보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다. 

시장 입구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브리짓이 친구들과 술을 마신 펍으로 알려진 입구의 글로브 펍(Glove Pub)을 비롯한 펍 앞에는 영국의 브리짓들이 맥주 한잔을 들고 늘어서서 날씨좋은 한가로운 주말 오후를 만끽하고 있다. ‘아~, 나도 저곳에 어울렸으면’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만큼 자유로우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다. 

버로우 마켓은 품질좋은 식료품, 농수산물을 판매하는 시장으로 유명하다. 그런 만큼 먹거리가 풍요로운 곳. 눈으로만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할인마트처럼 시식까지 할 수 있다. 막 구운 수제 소세지를 큼직하게 썰어놓고 먹어보라하고 초코 브라우니와 갓구운 빵도  맛볼 수 있다. 수제 햄버거를 저렴한 가격에 사먹고 말린 과일들을 시식하며 ‘좋아라’ 한다. 와인 시음도 빼놓을 수 없다. 그야말로 배낭여행객들에게는 점심 한끼를 시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시장 입구에 위치한 수제 소세지는 없던 입맛도 돌 만큼 맛있고 초코 브라우니도 한 덩어리 사서 나눠먹었다. 블루베리, 스트로베리, 라즈베리 등 각종 딸기 말린 것도 별미다.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코벤트 가든(Convent Garden)의 코벤트 가든 마켓이다. 이곳은 각종 악세사리, 생활 인테리어 용품을 판매하지만 주말이면 야외공연, 거리의 악사 등으로 더욱 유명한 시장이다. 이미 관광객과 영국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 주말 오후를 만끽하고 있다. 맥주 한잔을 손에 들고 공연에 보거나 일광욕을 하는 모습이 너무 평화로와 보인다. 

야외 공연무대위에선 재즈공연을 시작했는데 여가수의 노래가 귓가를 파고 든다. 이번엔 현주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음악에 집중하며 리듬에 맞춰 몸도 살짝 흔드는 모습이 예쁘다. 이곳에선 흥에 겨우면 구경꾼들이 즉석에서 춤을 추기도 한다. 

만나는 시간을 정해놓고 현정은 마켓 구경에 나섰다. 사라지는 듯 하더니 금새 예쁘게 장식된 비누 등을 들고 나타난다. 그냥 길가에 걸터 앉아 분위기만 즐겨도 좋은 곳이다. 

05:10pm   코벤트 가든 마켓을 뒤로 하고 나와 저녁 식사를 위해 차이나타운으로 향했다. 아뿔사! 반대편으로 가다가 길을 잃어 결국 지하철을 타야 했다. 차이나타운은 피카디리서커스 광장에서 사프트버리 애비뉴 방면의 소호(Soho)에 위치하고 있다. 중국식당 외에도 베트남, 이탈리아 등 다양한 식당과 극장이 밀집해있는 곳이어서 저녁이면 더욱 붐빈다. 현정이 ‘불친절하기로 유명하다’는 왕케이(Wongkei) 식당을 가보자고 해 찾아가봤다. 그러나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글을 읽고 런던을 방문하는 이들은 가지 않기를 바란다. 불친절은 개선됐지만 음식 맛은 형편없다. 4명의 일행 모두 허기만 겨우 해결하고 숟가락을 놓아야 했다. 

현주는 뮤지컬 관람을 위해 일찍 일어서고 남은 이들은 런던 야경 구경에 나섰다. 날씨가 좋아 야경 촬영에 그만이다. 피카디리 서커스 광장의 주변을 둘러보고 빅벤 쪽으로 향했다. 맑은 하늘, 남청색 하늘위로 눈부신 조명이 장식한 빅벤과 국회의사당,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걸린다. 낮과는 또 다른 풍경이다. 다소 삭막해보인 런던 아이도 밤이 되니 낭만적이다. 런던에서의 3일째 밤이 또 이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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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햄프톤 코트 팰리스 
2. 버로우 마켓의 햄버거 파는 가게
3. 코벤트 가든

런던과 친해지려면 주말 마켓을 가보라 

버로우, 코벤트 가든 마켓과 더불어 노팅힐의 골동품 시장 포르토벨로(Portobello), 런던 멋쟁이들의 보세 쇼핑으로 유명한 캠덴 록(Camden Lock) 시장 등의 공통점은? 바로 주말에만 열린다는 것. 시장 별로 토요일에만 문을 여는 곳도 있고 금-토, 토-일 등 2일만 문을 여는 곳도 있다. 주말을 끼고 런던을 방문한다면 런던의 주말 마켓을 꼭 찾아보길. 한가로운 주말 오후 아이 쇼핑과 거리 공연을 즐기는 여유로운 런던인들과 마주하면 런던과 더욱 친해지는 계기가 된다.

■ 효율적인 런던여행 2  런던의 음식 맛보기

런던에서 살인적인 물가만큼 악명높은 것이 또 하나 있다.바로 음식. 모 가이드북에서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것 중 하나로 영국의 요리사를 꼽을 정도다. 물론 잘 갖춰진 레스토랑이야 맛있지만 왠만한 여행자들 주머니 사정이 런던 물가에 맞추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현정, 현주와 함께 터득한 런던에서 음식 즐기는 노하우를 공개한다.

1. 막스 앤 스펜서 등 수퍼마켓을 십분 활용하라. 

속옷 브랜드로 알려진 막스 앤 스펜서(Marks & Spen cer)는 영국에서는 대형 수퍼마켓 체인이다. 기차역, 지하철역 등 가까운 곳에서 어디서든 막스 앤 스펜서를 찾을 수 있다. 의류 등을 팔기도 하지만 청과물 등을 파는 식료품 수퍼마켓으로 더욱 유명하다. 아파트먼트로 숙소를 잡을 경우 이곳에서 각종 야채와 빵 등을 사서 간단한 한끼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 여행 중에는 샌드위치나 1회용 용기에 손질해서 포장한 과일 등을 구입해 한 끼 해결해도 된다. 물값도 아끼려면 큰 통의 물을 구입 작은 통에 덜어 가지고 다니는 방법도 있다.

2. 런던 시민들도 사랑하는 샌드위치 전문점 플렛 망거(Pret a Manger) 

런던 곳곳에서 자주 만나는 샌드위치 겸 커피 전문점 플렛 망거. 다양한 종류의 샌드위치를 1.2파운드부터 판매하고 있다. 일식 도시락 초밥도 판매하는 등 한끼 식사를 부담없이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3. 그래도 놓칠 수 없는 런던의 대표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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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맛없기로 유명하다지만 누구에게나 유명한 영국의 음식 ‘피쉬 앤 칩스(Fish & Chips)’와 애프터눈 티(After noon Tea), 푸짐한 홈메이드 아침식사 등은 놓치지 말고 먹어보길. 피쉬 앤 칩스는 왠만한 펍에서 다 서빙되며 간단히 포장, 길거리 음식으로도 판매한다. 

애프터눈 티는 홍차 전문판매점으로 유명한 포트넘 앤 메이슨(Fortnum & Mason) 등이 유명하다. 차 한잔만 주는 것이 아니라 생크림과 딸기잼을 듬뿍 바른 스콘, 간단한 스넥 등을 겉들이는데 다소 비싸지만 한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홈메이드 아침식사는 소규모 호텔이나 영국식 민박집 B&B(Bed & Breakfast)에서 맛볼 수 있다. 베이컨, 계란후라이, 토마토, 빵 등이 기본으로 차려지는 이 식단은 소박하면서도 풍요로운 아침 식사를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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