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② 부에노스아이레스 - 금요일 밤 화끈한 열기에 빠지다

2006-11-27     트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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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Travie writer 김원섭 gida1@naver.com
정리 = 오경연 기자 ellie@traveltimes.co.kr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그 무엇보다도 강한 인상을 주는 것은 탱고다. 도시 곳곳에서 느껴지는 ‘춤추는 슬픔의 감정’이라 불리는 탱고. 유서 깊은 상설 극장에서는 매일 밤 탱고 쇼가 펼쳐지고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저녁엔 거리 곳곳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거리 공연이 흥겹다.


ⓒ트래비

1. 부에노스아이레스 플로리다 거리
2. 5월의 광장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시민들
3.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상징 오벨리스크
4. 눈이 마주치자 스스럼 없이 웃어주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람들. 푸근하다.

그 거리에서 <에비타>를 떠올리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자 세계에서 제일 넓다는 7월9일대로(Av.9 de Julio)와 오벨리스크가 한눈에 들어온다. 7월9일대로는 폭 144m로 1911년 알베아르 대통령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길과 꼬리엔떼스 거리가 만나는 지점에 오벨리스크가 있다. 67.5m의 오벨리스크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상징과도 같다. 거리를 둘러보노라면 곳곳에 붉은색 꽃을 활짝 피운 가로수가 눈에 들어온다. 술취한 사람의 얼굴 같다 하여 ‘드렁큰 플라워’로 불리운다고.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한 날이 마침 금요일이었다. 주말이 시작되는 날이다. 고급 쇼핑몰, 극장, 레스트랑, 카페, 서점, 갤러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플로리다 거리로 나선다. 차가 다니지 않아 마음 놓고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주말 저녁이면 거리 곳곳에서 탱고를 비롯한 갖가지 공연이 펼쳐진다. 플로리다 거리에서도 마침 탱고 쇼가 펼쳐지고 있었다. 길거리에 앰프와 스피커를 설치해 놓고 젊은 남녀 무용수가 즉석에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시범을 보인 다음 관객을 불러내어 같이 즐긴다. 축제 같다.

유럽의 어느 도시에 온 듯 도레고 광장으로 가는 길은 바닥에 파란색 돌을 깔았다. 탱고 선율이 흐르는 노천 카페에 앉아 달콤한 아이스크림으로 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매주 일요일이면 광장은 금과 은으로 만든 고풍스러운 액세서리와 식기, 가구, 그림 등을 파는 노천시장으로 탈바꿈한다. 광장 주위에는 은으로 만든 마테차통과 작은 소품을 파는 노점이 있어 눈길을 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광장을 중심으로 도시가 구획되어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5월의 광장. 이 5월의 광장을 중심으로 주변에 분홍색의 카사 로사다(대통령궁)와 대성당 그리고 그 옛날 식민 통치를 위해 지었던 건물들이 둘러서 있다. 영화 <에비타>의 끝 부분에서 에바 페론 역을 맡았던 마돈나가 <Don’t cry for me Argentina>를 열창하던 대통령 궁의 테라스도 보인다. 공원에는 가을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 기념품을 파는 사람들,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며 즐거워하는 아이들, 비키니 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붐빈다.


ⓒ트래비

1. 보카 항구에서 음악에 맞춰 탱고를 추는 남녀
2. 미켈란젤로 극장의 탱고쇼
3. 탱고의 발상지 보카항구의 주변풍경

‘춤추는 슬픈 감정’ 탱고 쇼에 빠지다

옛날 조선소가 있었던 보카항 주변은 온통 탱고의 열기로 넘쳐난다. 과거 조선소의 가난한 노동자들은 선박에 칠하고 남은 페인트로 조금씩 자신의 집을 칠했단다. 그래서인지 이곳의 집들은 여러 가지 짙은 원색으로 칠해져 있다. 마치 거리 전체가 거대한 설치 작품 같다. 거리 곳곳에서 탱고 음악이 울려 퍼지고, 탱고를 소재로 한 기념품점과 카페들이 늘어서 있다. 게다가 잘생긴 탱고 무용수들이 즉석에서 멋진 포즈를 취해 준다. 

저녁에는 미켈란젤로 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탱고 쇼에 빠져 본다. 이 극장은 100년 동안 수도원으로 사용된 건물로 지금은 탱고 전용극장으로 사용되고 있단다. 그래서인지 곳곳에서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묻어난다. 구슬프고 애절한 곡조를 뿜어내는 악기의 음률에 맞춰 정열적인 탱고 쇼가 펼쳐진다. 사랑에 목마른 사람이 열정적으로 상대를 탐하듯 남녀 무용수들은 아주 격렬한 감정 속을 넘나든다. 붉은 조명등 아래 펼쳐지는 탱고 쇼는 ‘열정’ 그 자체다. 탱고는 1860년경 부에노스아이레스와 몬떼비데오 두 군데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개척 초기 허허벌판이나 다름없던 광대한 팜파스를 개척하기 위해 이민자를 대거 받아들였고 이 수백만 명의 이민자들이 향수를 달래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항구 사창가와 술집에서 탱고를 추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글, 사진 = Travie writer 김원섭 gida1@naver.com
정리 = 오경연 기자 elli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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