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기차여행기 ① 오스트리아 비엔나 + 독일 쾰른

2006-12-11     트래비



중세와 현대의 멋스러운 조화  케른트너 거리

비엔나 관광은 시내 중심가에서 출발한다. ‘시내’라고는 하지만 중세 시대의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을 뿐 아니라 이 건물들이 카페, 레스토랑 등 상점으로 아직까지 사용되고 있어 옛날의 고즈넉한 멋과 현대의 활기찬 맛이 한데 어우러진다. 

비엔나 시내는 생각보다는 그다지 넓지 않기 때문에, ‘뚜벅이 스타일’로 걷는 것이 가장 추천할 만하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비엔나의 랜드마크, 성 슈테판 성당과 그 앞마당의 슈테판 광장을 기준으로 북쪽 국립오페라극장까지 죽 뻗은 케른트너 거리(Kantner Strasse)는 언제 찾아도 문전성시를 이루는 활기찬 곳. 케른트너 거리 중앙에 위치한 페스트 기념탑은 17세기 유럽을 휩쓴 페스트가 소멸된 것을 기념해 당시의 황제가 세운 것으로, 주변의 고딕 양식 건물과 어우러져 웅장한 기운을 풍긴다. 국립오페라극장 인근의 알베르티나(Albertina)는 호프부르크 왕궁에 속해 우아한 외관을 자랑하며 약 6만여 점의 상설작품과 더불어 피카소, 앤디 워홀 등 거장의 기획전을 수시로 선보이니, 한번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알베르티나 박물관 입장료는 9유로.


 ⓒ트래비

1. 비엔나의 중심 성 슈테판 성당
2. 프라타 공원의 명물, 회전 대관람차
3. 케른트너 거리에서는 길거리 공연을 흔히 접할 수 있다.

영화 속 낭만을 꿈꾸다  프라터 공원+도나우강

 비엔나 시내를 둘러봤으면 조금은 외곽으로 눈을 돌려, 로맨틱한 영화 속 한 장면을 꿈꿔 보자. 슈테판 성당 앞의 지하철역(Stephansplatz)에서 U1 노선을 타고 북쪽 방면으로 3정거장을 가면 빈 노드/ 프라터슈테른(Wien Nord/ Praterstern) 역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여행지에서의 로맨스를 꿈꾸는 전세계 여행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바로 그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주요 무대 중 하나인 프라터 공원(Volks-Prater)을 만날 수 있다. 무려 19세기에 지어졌다는 프라터 공원의 명물, 회전 대관람차와 푸르른 녹음을 자랑하는 잔디광장 등이 배경으로 깔리면서 자연스럽게 영화 속 제시와 셀린느의 다정한 한때가 오버랩된다. 프라터 공원에서 빠져나와 잠깐 산책을 하노라면 요한 스트라우스의 곡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로 잘 알려진 바로 ‘그’ 도나우강을 만나 볼 수도 있다.

칙칙폭폭~ 아름다운 기차여행의 정수  젬머링

비엔나에서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추천할 만한 또 하나의 방문 코스는 바로 젬머링. 무려 150여 년 전부터 건축이 시작된 2층 계곡다리 구조물의 이 철도 라인은 그 방대한 규모와 철도사(史)에 남을 만한 업적으로 1998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가치를 제외하고서라도 젬머링은 기차를 타는 동안의 아름다운 경관만으로도 ‘탈 만한 이유’를 100% 충족시키고도 남는다. 울긋불긋한 지붕의 집들과 어우러진 산 계곡계곡을 조망하며 나아가다 보면, 41km라는 철도 라인이 짧게만 느껴진다.



‘스왈로브스키’라는 브랜드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어도 막상 스왈로브스키의 모국(母國)인 오스트리아가 세계적인 크리스털 원산지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가격은 우리나라 면세점에서의 가격과 그다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원산지의 이점이 있는 만큼 다양한 종류의 제품이 포진해 있다. 목걸이와 같은 장신구에서부터 크고 작은 장식품까지, 골라 사는 재미를 느껴 보자.




도시와 함께 살아온, 역사의 유물 쾰른 대성당

쾰른=쾰른 대성당이라는 수식어가 어색치 않을 정도로, 상징을 넘어서 쾰른 전체를 대변하게 돼 버린 쾰른 대성당(Dom). 사실 관광객들을 대성당만 보고 쾰른을 떠나도록 부추기는 원흉(?)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이 건물의 가치는 거대한 크기만큼이나 막중하다. 고딕 양식의 대표적 건축물이자 규모면에서도 유럽 최대로 손꼽히는 쾰른 대성당은 13세기부터 건축을 시작해 재정적, 정치적 어려움 속에서도 무려 600여 년의 유구한 세월 끝에 완공, 그야말로 쾰른 역사의 산증인이라 할 만한 상징적인 건물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인해 약 95%가 손상된 아픈 역사를 지닌 쾰른 대성당은, 폭격 때의 그을음 등으로 인해 마치 연탄을 연상시킬 만큼 칙칙한 색깔을 띠게 됐다. 하지만 쾰른 대성당을 위시해 예스러운 건물들이 포진한 구시가의 전경은 라인강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선사한다.


ⓒ트래비

1. 쾰른 대성당, 호헨촐레른 다리와 조화를 이루는 라인강 전경
2. 옛 건물이 줄지어 있는 구시가
3. 성당 광장에서 산책을 즐기는 가족

로렐라이의 매혹적인 선율이 맴도는 라인강

쾰른 하면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독일의 젖줄, 라인(Rhein)강. 역사적 가치만 보더라도 ‘라인강의 기적’이라 일컬어질 만큼 독일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됐을 뿐 아니라 라인강 유람선 KD Line의 시발점이라는 실용적인 용도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수많은 전설과 민요의 모태가 된 ‘로렐라이의 언덕’ 역시 조금만 신경 써서 찾아 보면 라인강에서 만날 수 있는 명물 중 하나. 

쾰른 시내는 크게 라인강을 중심으로 돔이 위치한 서쪽 지역을 구시가, 쾰른 아레나를 위시해 현대적 스타일의 건물이 대거 들어서고 있는 동쪽 부분을 신시가로 구분한다. 라인강 위를 가로지르는 호헨촐레른 다리(Hohenzollern Brucke)는 인접한 쾰른 대성당과 어우러져 기막힌 전경을 자아낸다. 

이 라인강에서 출발하는 유람선, KD Line은 주변 경관을 구경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프랑크푸르트, 마인츠 등 인근 도시로 가기 위해서도 손색 없는 이동 수단이다. 유레일 패스 1등석 소지자는 무료로 탑승이 가능하다.

달콤한 향 가득한 초콜릿 공장 초콜릿 박물관

호헨촐레른 다리를 건너 구시가 방면에서 라인강을 타고 내려오다 살짝 튀어나온 짧은 다리를 건너면 마주치게 되는 초콜릿 박물관(Schokoladen Museum). 이름은 박물관이지만 사실 이곳은 ‘공장’이라는 수식어가 더 적합할 법하다.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숨이 막힐 듯 달콤한 코코아 내음이 진하게 밀려든다. 은빛 기계에서는 갖가지 모양의 초콜릿들을 부지런히 찍어내고, 유리로 둘러싸인 체험실에서는 아이들이 호기심 왕성한 눈빛을 반짝이며 초콜릿 만들기에 심취해 있다. 하이라이트는 라인강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한가운데 위치한 초콜릿 샤워. 뜨끈뜨끈하고 걸쭉한 액체 초콜릿에 막대 과자를 푹 찍어 시식용으로 얼마든지 맛볼 수 있다. 물론 다채로운 초콜릿 상품을 사고 싶다면 1층의 숍에서 구매 가능하다. 초콜릿 박물관 입장료는 6유로.



‘맥주의 고향’ 독일에 와서 시원한 생맥주 한잔을 들이키지 않을 수 없다. 약간 과장해 각 동네마다 지방 고유의 맥주를 생산하는 브루어리가 있다는 속설(?)이 전해 내려올 만큼 독일 사람들의 맥주 사랑은 정평이 나 있는 편. 쾰른에서도 ‘쾰슈’라는 이름의 로컬 맥주가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원한 맥주 한모금에 육즙 가득한 소시지 한입 베어물면, 여행의 피로가 싹~ 달아난다.

여기서 독일에서 맥주 마실 때의 ‘에티켓’ 하나. 레스토랑이나 펍에 가서 맥주를 마실 때, 한잔을 다 마시고 빈 잔을 그냥 놔두면 점원이 알아서 새 잔을 가져다 준다. 만일 그만 마시려면 잔 받침을 빈 잔 위에 올려 두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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