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③ 식탁 위에 가득한 신의 선물

2007-02-05     트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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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병 예방과 피부에 좋고 노화도 방지한다며 요즘 최고 인기를 얻고 있는 올리브. 에너지의 근원인 고추나 완전식품 콩, 필수 아미노산의 결정체 토마토, 고혈압까지 막아 준다는 레드와인, 발암 억제와 각종 질환을 예방해 준다는 생선.
웰빙 바람을 타고 억지로라도 챙겨 먹으려 하는 자연의 선물이다. 

그런데, 우리가 굳이 찾지 않아도 튀니지 식탁에는 이런 건강식품이 풍성하다.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했으면서도, 유럽의 영향이 깊게 배어 있는 이 이슬람국가 튀니지는 그 길고 복잡한 역사만큼이나 음식문화도 다양하다. 

더욱이 지중해를 1,300km나 끼고 있는 나라다 보니 튀니지인들이 음식을 통해 접하는 풍요와 즐거움은 부러울 정도다.
이슬람 국가 요리 하면 양고기나 케밥만을 떠올리는 단순함에서 벗어나, 튀니지의 새롭고도 건강을 만족시켜 주는 음식 문화로 들어가 보자. 요란한 준비는 필요 없다. 지중해식답게, 여유를 갖고 배가 매우 부를 때까지 풍요로운 식사를 만끽할 채비만 하면 된다.   

= 글 장지혜 (주한 튀니지 대사관 근무, changzhe@naver.com)

올리브와 와인의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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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 전통 식사를 즐기고 싶다면 일단은 고상하게 빵에 담백한 올리브유를 찍어 먹는 것부터 시작하도록 한다. 온 국토에 올리브 나무가 뒤덮여 있는 튀니지는 EU 다음의 최대 올리브 수출국답게 올리브와 올리브유가 모든 음식에 곁들여진다. 지중해의 강렬한 태양을 받고 자란 올리브는 그 품질 또한 뛰어나다. 

튀니지식 식사의 첫 관문으로 빵에 찍어 먹는 것은 올리브유만이 아니다. 올리브유 그릇 옆에 같이 나오는 빨간 장, ‘헤리사(Harisa)’는 우리의 고추장과 매우 비슷한데, 튀니지인들은 헤리사를 다른 음식에 넣어 먹을 뿐 아니라 빵에 발라 먹는 것이 일상적이다. 덕분에 여행 중 빵을 사서 튜브 고추장을 꺼내 발라 먹는 것이 튀니지에서는 전혀 낯설지 않을 것이니 마음 놓고 가져가도 눈치 볼 필요가 없다. 

이제 샐러드가 나올 시간이다.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그린 야채에 참치 혹은 해산물 등이 기호에 맞게 곁들여 나오는 것은 비슷하나, 튀니지인들이 가장 즐겨 먹는 샐러드는 ‘ 메쇼이아(Mechoia)’이다. 이는 고추, 토마토, 양파, 마늘, 올리브 등을 구워서 잘게 썰어 올리브유와 섞은 것으로, 매콤한 맛이 한국 사람의 입맛에 가장 맞는 샐러드가 아닌가 싶다.

전채요리로는 치즈가 들어간 계란찜 비슷한 ‘타진(Tajin)’과 튀긴 만두 ‘브릭(Brik)’이 가장 사랑을 받고 있다. 친숙한 계란찜의 맛에 치즈의 짭짤함이 어우러진 타진은 여성들이 많이 좋아하는 음식이며, 다진 고기와 야채를 넣거나 계란을 통째로 반숙해 튀겨, 레몬을 곁들여 먹는 튀김 브릭은, 스프링롤 이상으로 이색적인 맛을 느끼게 한다. 

메인 요리로는 ‘Couscous(쿠스쿠스)’를 추천한다. 쿠스쿠스(우리나라와 비교하자면 조와 비슷한 곡물)를 쪄서 야채와 고기 스튜에, 토마토 및 올리브 소스를 곁들여 먹는 음식으로, 양고기나 치킨, 소고기나 및 해산물 쿠스쿠스 등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대구 쿠스쿠스를 먹을 때는 다 먹고 난 뒤 볼 살을 발라먹는 재미와 맛이 일품인데, 우리의 뽈찜을 연상시켜 한국인도 군침을 돌게 만들곤 한다.

아 ! 튀니지 식사에서 와인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강렬한 태양이 올리브 나무만을 축복해 주는 것은 아니다. 튀니지의 포도 또한 이 자연의 선물을 받아 품질과 맛 모두를 충족시켜 주는 튀니지 와인을 탄생시켰다. 입증되진 않았지만 과거 프랑스 식민시절, 프랑스인들이 튀니지의 와인을 라벨만 바꿔 프랑스제 와인으로 둔갑시켰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와인에 대한 튀니지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이슬람 국가이긴 하나 개방적인 나라 튀니지에서는 와인을 식사에 곁들이는 것 또한 일반적이다.

당도 높은 디저트만은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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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소개했던 영양 풍부하고 다이어트에도 좋은 음식으로 가득한 튀니지의 식단을 보면, 도대체 이 나라 사람들은 모두 무병장수에 날씬할 것만 같다. 그러나, 실제 그들의 모습은 종종 우리의 상상과 달라 적지 않은 충격을 주는데, 그 원인은 바로 디저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수백 가지를 자랑하는 정통 아랍식 빵과 과자들은, 우리가 한 입만 베어물어도 부담스러울 만큼 당도가 높다. 그런데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튀니지인들은 위를 안정시킨다는 이유로 이 과자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먹는다. 특히 금식기간인 라마단 때는 이 과자 및 땅콩크림 맛이 나는 샤미아를 다량 섭취함으로써 에너지를 얻는다니 놀랄 일이다.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대추야자 열매는 튀니지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인데, 가공하지 않은 자연 열매가 이렇게 풍부한 당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늘 유쾌하고 여유로운 튀니지인들을 보면, 당분이 기분을 밝게 해준다는 얘기가 맞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이는 어쩌면 지중해인들의 전형적인 특성으로 자연의 섭리는 역시 틀리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튀니지 사람들의 여유와 즐거움이 잘 배어 있는 튀니지 음식을 꼭 한번 경험해 보기를 바란다. 

튀니지로 가는 길

터키 이스탄불에서 하루 동안 할 수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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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시작되는 동시에 유럽이 끝나는 곳. 중앙역에서는 세계 최초의 침대열차인 오리엔트 특급이 출발하고 도착했던 곳. 튀니지 여행의 중간 경유지로 선택한 이스탄불은 터키 경제의 중심이자 국제적인 도시다(워낙 유명한 탓에 많은 이들이 터키의 수도를 이스탄불로 알고 있지만 1923년부터 터키의 수도는 앙카라다).

이스탄불은 보스포러스 해협을 기준으로 유럽에 접한 서쪽 이스탄불과 동쪽의 아시아 이스탄불로 나뉘고 주요 관광지는 유럽 아시아에서도 구시가지 안의 술탄 아흐멧 지역에 집중돼 있다.  

이스탄불이 초행길이건만 불행히도 하루밖에 시간이 없는 여행객이라면 우선 술탄 아흐멧 지역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술탄 아흐멧 지역은 블루 모스크와 성 소피아 성당, 그랜드 바자르 등의 주요 관광지가 몰려 있다. 술탄 아흐멧 모스크(Sultan Ahmet Mosque)가 정식 명칭인 블루 모스크는 엽서에도 종종 등장하는 이스탄불의 상징과도 같은 명소다. 내부의 벽과 기둥이 푸른색 타일로 꾸며져 있어 블루 모스크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린다. 밝은 날 모스크 안에 서면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환상적이며 해가 지고 조명이 켜지면 그 모습 또한 신비스러운 느낌을 준다.
블루 모스크를 마주보고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성 소피아 성당이 있다. 로마의 성 베드로 성당이 지어지기 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성당으로 위용을 떨쳤던 성 소피아 성당은 오랜 세월 변치 않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지금도 비잔틴 건축의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성 소피아 성당을 마주보고 이슬람 사원인 블루 모스크가 당당하게 서 있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다.

그랜드 바자르(Grand Bazar)는 말 그대로 거대한 시장이다. 이스탄불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거의 빠지지 않고 방문하는 명소로 4,000개가 넘는 상점과 관광객이 어울려 언제나 활기가 넘쳐난다. 단, 일요일에는 상점들이 문을 열지 않으므로 일정을 잘 조정해야 한다.

클라시스 골프 & 컨트리클럽

골프 마니아라면 이스탄불에서의 라운딩도 색다른 재미다. 클라시스GC는 이스탄불 서쪽에 위치한 전원적인 분위기의 골프장. 산악지형의 골프장이지만 억지로 산을 깎고 만들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 자연스럽다. 페어웨이는 넓은 곳과 좁은 곳이 극과 극의 대조를 이루며 도전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이뤄진다. 그린이 좁은 편이라 정확한 아이언 샷이 진가를 발휘한다. 

전체적으로 잘 생긴 남성을 연상시키고 코스는 기본 골격이 좋고 높낮이 차가 커서 한국 사람에게도 익숙하지만 스코어 관리는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실제로 이스탄불에 근무하는 한국 주재원과 교민들도 즐겨 찾는 곳으로 한국 회원이 50명 정도 있으며 이곳 헤드 프로는 간단한 한국어도 구사한다. 코스와 코스 사이의 거리가 멀어 카트는 필수.

벨리댄스

중동 지역을 여행하는 관광객들에게 저녁 시간에 자주 소개되는 민속 공연 중 하나가 벨리댄스다. 벨리댄스는 모래 때문에 하체보다 상체를 많이 움직이게 된 중동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서 기인한 춤이라고 한다. 많은 중동 지역 국가들이 서로 자신이 원조임을 주장하는데 터키도 예외가 아니어서 도심 곳곳에 육감적인 벨리댄스를 공연하는 극장이 운영되고 있다.

터키의 특산품 

터키의 특산품 하면 흔히 터키석이나 카페트 등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가 잘 아는 헤이즐럿(hazelnut)도 터키가 유명하다. 전세계 헤이즐럿의 70% 가량을 터키와 인근 흑해에서 생산한다고 할 정도. 흔히 헤이즐럿 하면 향긋한 커피를 떠올리지만 헤이즐럿은 사실 개암나무의 열매, 즉 개암이다. 껍질을 벗기면 까놓은 밤과 모양이 비슷한데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무척 고소하고 질리지 않는다. 땅콩과 비교하면 훨씬 고급스러운 맛. 

터키항공을 타면 음료수를 서빙할 때 땅콩 대신 사진과 같은 헤이즐럿을 주는데 이 헤이즐럿의 맛 또한 훌륭하다. 많이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고 고혈압을 비롯해 각종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기내지의 설명을 읽다 보면 더욱 손이 간다. 터키 공항 면세점에서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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