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트레인 탑승 - 검은 대륙을 달리는 호화 열차 ②

2007-07-23     트래비

 




ⓒ트래비

1. 드레스 코드가 있는 저녁 식사 시간
2. 로비라운지에서 마지막 여정을 즐기고 있다
3. 창밖으로 멀리 보이는 물소떼들
4. 블루 트레인 소개 책자와 탑승 티켓

프레토리아에 도착하다

얼마나 푹 잤는지, 아침 잠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눈이 저절로 떠졌다. 깜깜한 객실 안, 커텐을 쳐 놓은 창문 틈으로 밝은 햇빛이 스며든다. 블라인드를 걷어 내자 눈부신 빛과 함께 아프리카를 내달리는 광활한 초원이 품 안으로 확 안겨든다. 어느덧 1박 2일간에 걸친 긴 여정도 마무리 시간에 접어 든다. 객차 맨 앞 칸 로비 라운지에는 여행이 끝나 감을 아쉬워하는 승객들이 군데군데 모여 마지막 여유로움을 한껏 만끽하고 있다. 따스한 햇살이 로비 라운지 안까지 비쳐들고 평화로운 오전 나절이 느릿느릿 흘러간다.  

아프리카의 영혼을 보는  창, 블루 트레인

프레토리아에 닿기 전, 끝없이 펼쳐진 초원 너머로 열차와 경쟁하듯 달리는 트럭들이 간간이 눈에 띈다. 어제 하루 유리창에 코를 쳐 박고 한눈도 팔지 않고 밖을 주시했건만, 동물들을 본 거라곤 고작해야 임팔라와 물소 떼와 타조 무리들 정도. 그래도 이른 아침 카루 국립공원을 지날 때 수천 마리의 플라밍고 떼들이 호숫가에 내려 앉은 장관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 이다. 누군가는 기린도 봤다고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 장면을 놓친 것이 두고두고 아쉽다. 

블루 트레인 창을 통해서는 아프리카의 또 다른 단면들도 엿볼 수 있다. 평원 위로 간간이 지나쳐가는 드넓게 펼쳐진 빈민촌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어 보이는 험난한 아프리카의 현실을 가감없이 드러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과 희망이 한데 뒤섞여 서로 상반되거나 때로는 극과 극을 달리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아프리카와의 조우는, 그래서 더 강렬하고 진한 감동으로 남는다. 

아프리카에 대한 환상과 현실, 그 경계를 넘나드는 호화 열차 ‘블루 트레인.’ 세계 여행자들이 그토록 블루 트레인을 열망하는 까닭도 단순한 호화 열차로서만이 아닌 ‘남아공의 영혼을 보는 창(a window to the soul of South Africa)’을 통해 또 다른 아프리카와 조우하고픈 욕망 때문일런지도 모른다.        



블루 트레인은 18~20량의 객차에 탑승 승객은 많아야 70~80명 정도이다. 이에 비해 승무원 수는 서른 명에 조금 못 미치는 25~28명 정도. 계산해 보면 승객 2~3명당 한 명의 승무원이 전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이 정도면 개인 비서나 다름 없지 않은가. ‘버틀러’라 불리는 이들 승무원들은 가끔 ‘시도 때도 없는’ 과도한(?) 서비스를 펼치기도 해 이에 익숙치 않은 승객들을 깜짝 놀래키기도 한다. 물론 이는 그만큼 완벽한 블루 트레인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엿보게 하는 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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