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지 특집 6탄 괌 ② Culture - 괌에서 흥미진진 ‘문화’ 구경하기

2007-10-11     트래비

 


ⓒ트래비

Culture ㅣ 괌에서 흥미진진 ‘문화’ 구경하기

투몬 만(Tumon Bay)과 바로 이웃한 하갓냐(Hagatna) 지역은 투몬과는 사뭇 다른 색깔이다. 하갓냐 지역에서도 파세오 공원은 아가나 만(Agana Bay)을 끼고 있어 바다를 조망하는 경치가 볼 만하며, 차모로 빌리지·자유의 여신상 등 구경거리도 쏠쏠해 편안히 산책하는 기분으로 한바퀴 휙 둘러보기에 좋다.

그중 차모로 빌리지(Chamorro Village)는 이름 그대로 괌 원주민인 차모로족이 모여 사는 곳으로 관광객의 호기심 어린 발길을 모으고 있다. ‘정책적으로’ 조성된 공간이니만큼 대부분이 푸드 코너 혹은 쇼핑가게로 구성되어 있어 순도 100%의 현지 원주민 문화를 기대한다면 다소 실망스러울지도 모르지만, 마을에 실제 거주하고 있는 현지 주민들의 모습을 구경하거나 전통 공예품을 쇼핑하는 등 가볍게 ‘맛보기’로 차모로 문화를 살펴보고 싶다면 들러 볼 만한 곳이다. 

차모로 빌리지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눈에 띄는 지도만을 본다면 자칫 방대한 규모(?)에 놀랄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다지 넓지 않아 산책을 겸해 여유롭게 둘러보기에 안성맞춤. 초입에는 스낵에서부터 음료, 초콜릿 빵·과자 및 식사류를 판매하는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어 간단히 끼니를 때우거나 군것질하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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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내부 깊숙이 들어가 보니 본격적으로 쇼핑센터들이 줄지어 있다. ‘차모로 빌리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괌의 토속적 내음이 물씬 풍기는 기념품들이 풍성하다. 제일 흔하면서도 다양한 기념품 재료는 괌에서 제일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래서 괌 현지민들의 생활에 깊숙이 뿌리내린 코코넛 나무이다. 야자잎을 표지로 만든 종이앨범에서부터 코코넛 열매 껍질을 이용한 가방, 주방용품, 악기, 액세서리, 전통 의상… 생각해 낼 수 있는 갖가지 생활용품들이 모두 코코넛으로 만들어진 것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곳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코코넛 나무 같은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라’라고 가르친다더니, 이처럼 다양한 코코넛 퍼레이드(?)를 감상하고 나니 과연 그 표현이 과언이 아니지 싶다.


쇼핑가게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던 중, ‘마이크로네시안 골드스미스(Micronesian Goldsmiths)’라는 간판을 단 귀금속 가게에 눈길이 닿았다. ‘차모로 빌리지에 웬 장신구?’라는 의문을 안고 가게 안으로 슥 들어가 보니 이내 궁금증이 해소된다. 차모로 전통 문양, 지역에서 유래된 전설, 고대 원주민들의 생활양식을 상징적으로 본뜬 이미지들이 장신구 디자인에 고스란히 배어 있는 것. “우리 가게에서는 100% 괌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만을 고집한답니다. 또 전 제품이 수공예로 만들어진 작품이에요”라는 가게 직원은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처럼 독특한 유래가 얽힌 상품들에는 ‘보증서’와도 같은 ‘레전드 카드(Legend Card)’가 따라온단다.

차모로 빌리지를 구석구석 돌아본 후, 발품을 조금  팔 것을 각오하고 바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도보로 채 5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아가나 해변. 투몬만에 비해 모래색깔이 다소 어두운 빛을 띠기 때문에 바닷물 빛깔도 투몬과는 사뭇 다르지만, 파도가 잔잔하고 주변 경관이 빼어나 낚시, 패러세일링 등 레포츠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물론 ‘굳이’ 레포츠를 이것저것 즐겨 보지 않더라도, 터벅터벅 걷기에 고즈넉한 분위기가 제법 구색을 맞추어 준다.

아가나 앞바다를 따라 조금 북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언뜻 보기에도 야자나무 잎을 초가집 지붕처럼 얹은  ‘현지 가정집스러운’ 건물들이 하나 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바닷가에서는 마침 현지 주민들이 크고 시뻘건 나무를 쓰러뜨려 놓고 전기톱·낫 등으로 다듬기에 한창이다. “캘리포니아산 레드우드죠. 한 5년 묵었나? 이리 가까이 와서 보세요. 나무벌레가 수천마리는 득시글거린다니까!” 잠시 일손을 놓고 맥주로 목을 축이던 한 아저씨가 짓궂게 말을 걸며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통나무를 손수 깎아서 만드는 ‘전통적인’ 방식의 조선법이 기자의 눈에는 신기하게 비쳤다. “먼 바다를 나갈 용도가 아니라 가까운 데만 갈 거고, 이곳 마을 주민들이 사용하는 거니까 이 정도는 우리들이 직접 만들어 쓰는 거죠. 배 하나 만드는 데 6개월 정도나 걸려요. 급한 것도 아니니, 일손이 비는 토요일마다 쉬엄쉬엄 만든답니다.” 그 옆에서는 거의 완성된 배에 마무리로 채색을 하는 청년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전통적 색깔(local color)’인 빨강과 검정을 주로 사용한다고 한다. 

배 건조장을 지나쳐 탁 트인 아가나 만 앞으로 나아가니, 드디어  자유의 여신상이 그 자태(?)를 드러낸다. 미국 뉴욕에 있는 ‘오리지널’ 자유의 여신상에 비해 10분의 1 크기라는 이야기는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막상 그 ‘소박한’ 모습에는 피식 웃음마저 감돈다. 하지만 ‘미니’ 자유의 여신상의 눈길이 가 닿는 아가나 만 너머풍경은, 여기까지 찾아온 수고를 잊을 만큼은 된다.

★ 미모사잎이 피었습니다~

‘공원’답게도 파세오 공원 곳곳에는 땅을 온통 푸릇푸릇하게 뒤덮은 잔디밭을 흔히 만나게 된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 흔한 잔디밭이라도 가볍게 지나치지 말 것! 조금만 발걸음을 늦추고 잔디밭을 유심히 관찰해 보라. 흔히 ‘신경초’라고 불리우는 미모사(Mimosa)가 지천으로 깔려 있다. 손끝을 톡 갖다대면 즉각 오므라드는 신기한 식물과 씨름하면서, 여행의 여독을 잠시나마 풀고 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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