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전부터 고즈넉한 분위기의 사진으로 눈길을 사로잡던 쭈오예 오두막(卓也小屋)은 잠이 드는 순간까지도 설렘 지수에 ‘좋아요’를 눌러댔다. 부엉이, 천산갑, 버들붕어, 청개구리, 잠자리, 장수풍뎅이, 나비, 반딧불이 등 다양한 생명체의 터전인 쭈오예 오두막은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자랑하듯 자연 본연의 색을 담아내는 천연 염색 체험으로 유명하다.기하학적인 문양을 품은 예술적인 완성품에 지레 겁먹었지만, 체험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원하는 문양을 선택한 뒤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대로 천을 접어 쪽물에 담가 주면 어느새 완성이다. 사실,
‘과일길’이라 불리는 130번 현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도로 옆 작은 식당을 만날 수 있다. 마일 하이 카페(Mile High Cafe)라는 이름에 충실하게 해발 700m 고지대에 위치한 윈예쥐이 레저 농장(雲也居一休閒農場)은 연평균 26°C의 온화한 기후로 등산, 꽃구경, 과일 채집에 적합해 여름 휴양지로 특히 사랑 받는다. 게다가 자두의 주요 생산지인 먀오리현에 위치해 있어 봄에는 자두 향이 가득하고 여름에는 농장 주인이 직접 키운 자두로 만든 특별한 자두 요리를 맛볼 수 있다.자두 외에 생강도 유명해서 생강을 재료로 만든
목장이라니, 왠지 냄새로 고역이지 않을까 싶은 선입견은 목장에 들어서는 순간 와장창 깨져버렸다. 솔직히 털어놓자면, 별다른 냄새가 나지 않았다는 사실조차 지금에 와서 알아챌 만큼 후각적인 거부감이 그야말로 전무했다.페이니우 목장(飛牛牧場)의 첫인상은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내가 뮤직비디오 감독이라면 남진의 리메이크 버전은 여기서 찍겠노라고! 미국에서 목장 운영을 배워 온 사장 부부가 운영을 시작할 때만 해도 소 12마리가 전부였지만, 지금은 120헥타르가 넘는 대규모 초원에 30~40마리의 소와 염소,
“양꼬치랑 맥주 실컷 먹겠네”칭다오에 간다고 하니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다. 칭다오 시내에서 벗어나 황다오구에서 미식과 테마체험으로 여행을 가득 채웠다.●눈앞에 펼쳐지는 팔선전설칭쇼가 열리는 동방영도 대극장은 그 외관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황다오를 둘러싸고 있는 바다의 모습을 공연장에 오롯이 담았다고. 총 1,480석의 규모를 자랑하는 칭쇼의 공연장은 밤이면 환히 조명을 밝히며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중국의 오래된 전설인 팔선전설을 주제로 하는 칭쇼에서는 장군, 도사 등 다양한 신분과 출신의 신선이 등장한다. 대형 수조 및 파도 효
신주에서 출발해 남쪽으로, 남쪽으로 타이완을 여행했다. 전형적인 소도시를 지나고, 국제슬로시티 치타슬로도 지났다. 큰 도시도, 비경도 없었지만 여유가 있다면 더 느리게 걷고 싶었다.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도시신주 新竹신주시 관시(關西)에는 옛것과 동시에 지금의 것이 많다. 1937년 일제 강점기에 창업한 타이완 홍차 문화관(台紅茶業文化館, 타이홍차이에원화관)도 그중 하나다. 1930년대 초반, 타이완의 홍차는 일본에 헌상됐고, 1930년대 중반에는 타이완의 으뜸 수출 품목으로 성장했다. 루어 가문(羅氏)이 신주시 관시에 적을 두고
살포시 더위를 품은 푸꾸옥의 바람에게 속삭였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한적함을 품어 다오.” 푸꾸옥(PHU QUOC)푸꾸옥은 베트남 남서부에 위치한 휴양지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베트남의 다른 유명 휴양지인 다낭이나 나트랑에 비해 관광 인프라가 뛰어나지는 않지만, 유네스코 생물보전 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덜 붐비는 휴양’을 즐기고 싶은 여행자에게 안성맞춤 휴양지다. 합리적인 가격의 5성급 리조트와 투명한 비치에서 쉼을 즐기기에 제격이다.●느림으로 버무려진 시간 이른 아침, 푸꾸옥 국제공항에 도
손끝에 느껴지는 온도가 사근사근 간지러울 때눈앞에 보이는 풍경에 알음알음 꼬수운 내가 날 때문득 생각한다. 이곳에 머물고 싶다고. 물기를 가득 머금어 번지는 수채화빛 물결이 자리한 곳. 바로 사파다. 하노이에서 버스로 5시간 달려 도착한 해발 1,650m 높은 하늘과 맞닿아 자리한 도시. 하늘 위에는 또 다른 집이 지어지고, 또 다른 사람들이 산다. 자욱이 낀 안개 속에 사람과 도시의 경계가 희미해진다. 자신의 색이 옅어지면 사람과 도시는 서로의 채도를 맞추고, 자연스레 스며든다. 누군가 사파를 몽환적인 도시라 했던가. 그곳엔 꿈속
발리를 찾는 관광객은 대개 쿠타나 우붓, 기껏해야 킨타마니산에만 머물다 간다. 북부 발리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다. 발견되지 않았거나 드러나지 않은 낙원 같은 숙소들, 그리고 경외의 대상인 활화산, 아궁을 찾아 북부 발리로 간다.●나는 아궁만 쳐다보았다 늘 꿈꾼다. 작은 배낭 하나 들고 세상을 거닐기를. 편도 티켓만 들고 나선 이번 여정에 짐은 달랑 7kg짜리 배낭뿐이다. 공항에서 무게를 재니 9kg. 반팔티셔츠를 빼고, 카메라 충전기를 빼고, 면도기를 빼고, 손톱깎이를 뺐더니 2kg이 줄었다. Dslr 카메라는 진작 포기했다. 이렇
사구, 만화 박물관, 온천, 공방 체험 그리고 달콤한 디저트까지. 크고 작은 매력으로 가득한 돗토리현, 오감이 즐겁다. ●코난을 찾아라코난로드는 코난역으로 불리는 JR유라역에서 아오야마 고쇼 후루사토관(코난박물관)까지 직선으로 쭉 뻗은 1.4km 구간이다. 코난 그림이 가득한 역을 나오면 대형 코난 동상이 삼거리에 떡 하니 서 있다. 코난대교로 불리는 다리 난간에도 코난이 있고, 공중화장실 표지판도 코난이다. 거리에는 코난 그림이 새겨진 돌 액자가 무려 28개나 있다. 버스정류장에는 코난의 등장인물, 명탐정 ‘유명한’이 벤치에 앉아
복잡한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절실했던 날, 홋카이도로 짧은 여행을 떠났다. 화려한 볼거리는 필요하지 않았으니까. 다만 가만히 바라볼 수 있는 소소한 풍경이 필요했다.●오타루OTARU동화 속의 가게 오타루 오르골당오타루는 삿포로에서 약 40분 정도 떨어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삿포로가 주었던 도시의 느낌과는 전혀 달랐다. 오타루는 탄광과 무역으로 한때 홋카이도 제2의 도시로 번성했던 곳이다. 무역이 줄어들고 광산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레 산업은 축소됐지만, 홋카이도의 옛 감성은 여전히 곳곳에서 묻어났다. ‘여행자의 거리’가 특히
가성비로 똘똘 뭉친 올 여름 홍콩 여행 테마 네 가지. ●호캉스의 정석HONGCANCE루프톱 수영장은 기본, 이색적인 무료 서비스까지 더해진 홍콩에서의 완벽한 휴가 지낼수록 득이 되는VIC 온더하버 체크인 당일엔 미니바가 무료. 네스프레소 커피로 정신을 깨운 뒤 하버뷰가 한눈에 들어오는 23층 루프톱 인피니티풀로 직행하자. 마천루를 바라다보며 즐기는 수영이란! 홍콩에서 지금 막 떠오르는 노스포인트의 추천 식당을 소개하는 ‘VIC 러브’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투숙 내내 무료로 제공되는 슈샤인 서비스도 꼭 이용해 볼 것. 주소: 1 N
세련과 정감이 공존하는 이곳.바쁜 도시, 완차이를 느긋이 걸었다●완차이의 민낯 속으로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의 아침은 어떨까, 완차이 곳곳을 걸었다. 아직 깨어나지 않은 빌딩은 고요하지만, 전통시장은 이미 활기차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외국인들이 유독 눈에 많이 띈다. 완차이는 홍콩에서 가장 먼저 개발된 지역이면서 금융의 중심이며 외국인의 거주 비율이 높은 곳이다. 완차이는 두 가지 얼굴을 가졌다. 번쩍거리는 초고층 빌딩 사이에는 빨래를 밖에 내걸어 놓은 허름한 건물이 빽빽하게 숨어 있고,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비 온 후 그 국수집의 국물이 유독 진해진다는 걸 알게 된 날이었다. 주인이 누군지도 모르는 파스텔 대문이 좋아 몇 번이고 맴돌다 바텐더가 귀여워서 평소보다 알딸딸하게 마셔 버렸다. 하루가 낮과 밤으로 나뉘는 건 싱가포르에서 축복이었다.3월이 거의 동날 무렵, 한창 핫한 이 커플과 싱가포르로 떠났습니다. 소위 ‘금손 남친’이라 불리는 영상 크리에이터 김경식 작가(Kyung6Film)와 그의 여자친구이자 모델 김보라씨와 함께요. 현지인이 득실한 식당에서 국수 한 그릇을 비우고, 싱가포르 전통의상을 입고, 럭셔리 바(bar)에서 칵테일
중국의 자연유산을 배경으로 한 장이머우 감독의 초대형 공연 시리즈는 이미 중국에서 관광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러한 공연이 베트남에도 있다. 하노이의 초대형 야외 수상 공연 ‘통킨쇼‘에 관한 이야기다. 2017년 10월에 시작된 이 공연은 스티비 어워즈(The Stevie Awards)에서 골든상을 받았고 CNN에서 극찬을 받았다니, 기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하노이 시내에서 서쪽으로 달리길 한 시간, 작은 테마파크 안의 한 공연장으로 안내받았다. 저 멀리 보이는 타이산(Thay Mountain)이 수묵화처럼 펼쳐
2만6,572보, 2만7,685보.올레길을 처음 나선 이의걸음 수는 차곡차곡 쌓여 간다.그렇게 올레꾼이 된다.●신구 코스오모테나시와 함께 힘찬 출발을혼자만 긴장했다. 팔자에 없던 걷기 운동을 앞두고 말이다. 전날 밤에는 그 좋아하는 생맥주도 기어코 거절했다. 상상만으로도 발바닥이 저릿저릿한 기분이다. 가지고 있는 양말 중 가장 폭신한 녀석을 골라 신고 런닝화의 끈을 단단히 동여맸다. 규슈올레 신규 코스를 거닐 준비를 마쳤다.신구(新宮) 코스는 고령화로 한적해진 마을을 되살려 보고 싶다는 ‘신구마치 오모테나시 협회’의 ‘이케다데페이’
삼월의 어느 주말, 바람에 실려 다녀왔습니다. 꽃샘추위가 따라붙었지만 우리는 더욱 가까워졌습니다.누구나 갈 수 있는 후쿠오카에서 보낸 3일은세상 어디에도 없었던 여행이었습니다. 잘 다녀왔습니다! 인생 여행 1탄 | 후쿠오카, 봄날의 삼확행 | 2019년 3월23~25일 지난 14년 동안 는 대한민국에서 독자 이벤트를 가장 많이 한 여행잡지였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한 번쯤 경쟁의 틀을 벗겨 보고 싶었죠. 그래서 만들어진 ‘후쿠오카, 봄날의 삼확행’ 여행은 오로지 ‘용기’를 지닌 여행자들의 차지가 되었습니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미얀마 양곤으로 가는 KE471편을 기다리고 있다. 미얀마는 아주 오래 전부터 가 보고 싶은 곳이었다. 바간, 새벽안개가 가득한 들판에 서 있는 수많은 불탑들, 그 뒤로 해가 솟아오르는 풍경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는 말을 누군가에게서 들은 적이 있다. 보랏빛으로 물드는 바간의 아침을 나도 곧 보게 되겠지. ●어느 날 문득 선물 같은 여행미얀마 여행을 앞두고 무언가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흔 다섯. 예전과는 조금 다른 음악을 듣게 됐고 약간은 낯선 단어를 사용하게 됐다. 이제는 모퉁이에
가오슝에는 나풀나풀 낭만이 떠다닌다.눈을 뜨면 짙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가 들어온다.도시가 품은 운하의 이름마저도 사랑이라는 뜻의 ‘아이허(愛河)’다. ●콩당콩당 나풀나풀 가오슝가오슝 주잉(左營)역에 내려 하늘을 한참 올려다봤다. 새파란 하늘에 구름이 두둥실 춤을 추고 있었다. 불과 1시간 30분 전 타이완 타오위안(桃園) 국제공항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온통 먹구름이었는데, 역시 ‘남부의 수도’ 가오슝이다. 화사하고 화창했다. 사람들은 조금 느리게 걷고 있었다. 가만히 있던 심장이 콩당콩당 뛰기 시작했다. 가오슝에는 나풀나풀 낭만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화려하다매년 정월 보름이면 타이완은 형형색색의 등불로 옷을 갈아입는다. 거리에는 가지각색 등불이 만들어 낸 이야기가 넘치고 두 손 꼭 잡은 가족들 사이에는 따뜻함이 흐른다. 타이완에서 등불 축제는 중요한 이벤트다. 정월 보름날 등을 켜지 않으면 운이 좋지 않다는 미신이 있을 정도다.●핑동의 특산물을 표현한 주등, 풍요의 다랑어까만 밤을 밝히는 등불은 희망을 뜻한다. 아름다움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는, 희망과 기원의 마음이 한데 담긴 등. 매년 정월 대보름, 타이완 등불 축제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타이완
가장 가까운 나라, 일본은 여행의 시작이면서 끊임없이 탐닉하기 좋은 나라다. 1,000원 남짓의 환율만 봐도 여권을 슬쩍 꺼내 보게 된다.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를 이미 다녀왔다면 슬슬 호젓한 소도시로 마음이 향한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2박 3일뿐. ●봄, 매화에 취한다는 것이바라키로 떠났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이바라키 공항에 도착하니 오후 4시 반. 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하늘이 서서히 붉은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우리나라보다 해가 빨리 지는 태평양 연안에 가깝다는 뜻이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산과 너른 들판, 낮은 집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