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창 사무실에서 일하는 와중에도, 마음은 어느덧 쪽빛 바닷물에 풍덩 빠져 있거나 푸른 야자수가 드리워진 모래사장을 더듬고 있다. 여름이 점점 깊어 간다. 뉴칼레도니아·피지┃오경연 기자
" 한여름 밤의 삿포로는 뜨거운 사케 한잔을 기울여도 될 만큼 충분히 선선하다. 골목마다 작고 허름한 술집들이 일본식 간판과 일본식 메뉴와 일본식 풍경으로 물들 때, 꼭 그 같은 일본식 서정은 정종 한잔과 마주한 어느 연인의 뒷모습에서 극대화된다. 삿포로의 여름밤은 그처럼 술을 부르나니. 시작하거나 이별이거나 또는 재회하는 모든 연인들의 도시,그리고 여름밤의 한 잔 술.일본 삿포로┃박나리 기자
" 한낮의 해가 저물고, 일터를 벗어나 집으로 향하는 저녁, 도심의 길거리를 헤매는 너와 나는 과연‘집’이란 게 없는 걸까? 저기 저 비둘기도 집을 향해 날아가는데… 한강 ┃TP 신성식
" 앨리스 스프링스 토드 거리에는 파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이색 이정표가 하나 서 있다. 호주 앨리스 스프링스에서 브라질 리우,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탈리아 로마, 영국의 런던,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 그리고 대한민국 서울까지. 그 기발한 발상의 방향과 거리감이 유쾌한 농담처럼 방문객을 반긴다. 서울까지는 무려 6,832km. 호주 앨리스 스프링스┃Tp 신성식
" 눈빛은 ‘구체적으로’ 뱉어내는 말보다 더 ‘내밀’ 하고도 ‘복잡다단’ 한 내면을 담아낸다. 세상의 온갖 ‘눈빛 언어’ 중,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온마음을 다 드러내는 연인의 그것만큼 솔직하고 심플한 언어가 또 있을까. 이 연인들은 눈빛으로 어떤 마음들을 나누고 있는 걸까.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베네치아┃신중숙 기자
" 여행에 있어 날씨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현지에서의 아주 사소한 일기변동조차 카메라의 눈으로 바라보면 명도, 채도의 변화로 고스란히 살아난다.‘쨍’하니 햇살 가득한 사진을 위해서야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반갑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새하얀 양떼구름이 촘촘히 수놓인 모습이라든가 비 개인 직후 투명한 잿빛으로 물든 하늘이 더 예쁘다. 멜버른과 태즈매니아, 가까우면서도 전혀 다른 호주의 두 지역에 무채색의 하늘을 가로지르는 무지개가 떴다. 광활한 대륙에 질세라, 둥그러니 뜬 무지개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해묵은 어린시절의 호기심을
" 매번 같은 프레임을 통해 들여다보는 세상이 지겨울 때가 있다. 그렇다고 렌즈를 종류별로 챙겨 여행할 수도 없는 일이다. 부담 없는‘로모(Lomo)’는 지루한 일상을 전복시키는 신비한 만화경이 된다. 멜버른의 피츠로이 가든, 퍼스의 피너클스,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그리고 판에 박힌 셀카 사진조차 볼록한 금붕어의 눈 속에 새로이 담긴다. 그야말로 피시아이가 좋아하는 쨍하고 새파란 하늘, 여름이 왔다. 호주
" 부산 남포동과 광복동에는 영화의 거리, 미술의 거리, 책방골목, 먹자골목 등 다양한 명물 거리들이 들어서 있다. 부산 제1의 재래시장으로 통하는 국제시장도 이어진다. 골목 켜켜이 자리잡은 헌 책방에서 풍기는 오래 묵은 종이 냄새. 그 향기에 저절로 발길이 이끌리던 아련한 기억은 이제 희귀한 체험거리로 남을 터이다. 부산 국제시장 책방 골목-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 저작권자 ⓒ트래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영주에서 봉화로 가는 지방도로 구석에 자리한 무수촌은 앞으로는 내가 흐르고 소나무 고목이 입구를 지키는 전형적인 시골마을로 자타 공인 대표‘된장마을’이다. 동네에서 키운 질 좋은 햇콩에 좋은 물과 정성을 담아 장을 담근다고. 장을 담고 판매하는 곳이지만 시기가 맞으면 메주를 만들거나 장 담는 것도 볼 수 있다. 맷돌을 돌려 즉석에서 두부를 만들기도 한다. 옛 방식 그대로, 시간과 정성을 들이니 맛은 저절로 따라오는 모양이다. 영주 무수촌┃Travie writer 김숙현
" 동대문운동장을 떠나 이전을 앞둔 풍물시장. 손때 묻은 각종 가전제품에서 추억의 생필품까지, 푸근한 추억을 곱씹으려 찾아들었던 사람들의 미소와 찬탄이 아직도 주변을 맴돈다. 켜켜이 쌓인 모니터마다 아직 제몫을 다하고 있음을 뽐내듯 각양각색 사연들을 비추어내고 있다. 동대문 풍물시장┃TP 신성식-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 저작권자 ⓒ트래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 이렇게도 상투적인 에메랄드 빛 물색이여! 물색 좋기로 유명한 구채구, 그 오묘한 물 위에 또 다른 하늘이, 또 다른 나무가, 또 다른 너와 내가 어른거리며 어우러져 하나가 된다. -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 저작권자 ⓒ트래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군위군에서 가장 낭만적인 장소를 꼽으라면 단연 한밤마을이다. 대율리(大栗里)보다는 정겨운 우리 이름으로 불리우는 이 마을은 돌담으로 유명하다. 제멋대로 칭얼대는 담쟁이를 업고 구불구불 이어진 돌담은 어느새 누군가의 집 마당으로 이어진다. 누구와 눈이라도 마주칠까 힐끗 담 너머를 곁눈질하게 되는 이끼 낀 돌담길을 따라 느릿느릿 온종일 걷고 싶은 기분이다. 경북 군위 한밤마을 -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 저작권자 ⓒ트래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선연한 붉은 빛 그대로 뚝뚝 떨어지는 동백꽃은 꿀꺽 삼키고 눌러 놓았던 각각의 상처를 건드린다. 그래서 어느 시에서도, 어느노래에서도 떨어진 동백꽃 앞에서 가슴 저린 눈물들을 떨구어 낸다. 봄 동백이 사정없이 떨어져 지고 난 후에야 진짜 봄이 무르익기 시작한다. 울산 대왕암의 동백꽃-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 저작권자 ⓒ트래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노란색 꽃이 피었습니다. 보라색 꽃이 피었습니다. 주황색, 하얀색 꽃들도 앞다투어 피었습니다. 시치쿠가든의 화사한 정원을 내 마음에도 고스란히모셔 오고 싶습니다. 일본 홋카이도 시치쿠가든┃TP 나명선-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 저작권자 ⓒ트래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 리지양의 고성마을. 세월의 흔적이 무겁게 묻어나는 기와지붕 위로 새파란 하늘의 하얀 뭉게구름이 가볍게도 흘러간다. 중국 리지양┃TP 우경선-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 저작권자 ⓒ트래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학생들에게 3월은 또 다른 시작이다. 새 학기를 맞아 새운 저마다의 포부는 다부지고 희망차다. 도시 전체가 학생들로 가득한 영국 옥스퍼드는 학창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대표적인 도시. 어른들은 말하셨지, 학생 때가 제일 좋은 거라고. 바야흐로 열심히 공부해야 할, 새 학기다. 런던 옥스퍼드┃박나리 기자-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 저작권자 ⓒ트래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입춘 즈음 스며들었던 서울의 어느 골목길. 내동댕이쳐진 묵은 생활의 흔적과 쌀쌀맞은 잊혀짐이 너무도 선명해 피식 웃음이난다. 조금씩 봄내음을 담은 바람이 어디선가 불어오는 듯싶다.서울 북촌┃Tp 신성식-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 저작권자 ⓒ트래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의 정월 거리에는 하늘을 색색으로 수놓은 등이가득하다. 서양에서 12월 내내 크리스마스 트리가 반짝거린다면 중국은춘절과 정월 대보름 분위기를 대표하는 전통등이 거리에 내걸린다. 거리를가득메운 등의 물결은 추운 겨울에도 사람들 마음을 따뜻하고 설레게 한다. 중화요리집에서 흔히 보는 항아리모양의붉은등은물론이고벌레,동물, 만화캐릭터, 꽃, 나무, 놀이기구등 각양각색이다. 올해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베이베이, 징징, 환환, 잉잉, 니니 등 다섯 마스코트도 만나 볼 수있다.-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
" ⓒ트래비야시장의 천국 방콕. 고층 빌딩 사이에서 사람사는 내음을 풍기는 야시장이 있기에 사람들은 방콕의 야시장에 목말라 한다. 하지만 야시장 말고도 방콕의 아름답고 정겨운 밤풍경은 더 가까운 곳에서도 있었다. 문득 호텔 뒷문을 나서는 순간 어둠 속에서 보이는 풍경이 피곤한 몸과 마음을 아늑하게 만들어 준다. 농구·배구·족구 등에 열중하는 이들의 환호성과 조용히 조깅을 즐기는 이들의 한적함이 어우러진 방콕의 밤풍경은 야시장이 아니어도 충분히 아름답다. -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 저작권자 ⓒ트래비. 무단
늘 그리운 청춘의 그림자처럼 ‘뉴욕’은 마르지 않는 젊음이자 동경의 대상이다. 굳이 소호와 브로드웨이, 배터리 파크와 마천루 숲을 언급하지 않아도 그곳은 캐리가 열광하는 지미 추와 먼지 쌓인 폴 오기의 담배상점이 공존하는 모두의 파라다이스다. 우리는 도회적이며 세련된 향기를 맡으며 뉴요커라는 타이틀로 자신의 가장 아름답고 젊은 모습을 소비하고 싶어 한다. ‘자신이 지금 살아있는 것을 느끼고 싶다면 뉴욕으로 떠나라’는 어느 칼럼니스트의 말처럼, 새해가 됐는데도 심장이 뜨거워지지 않는다면, 훌쩍 뉴욕으로 떠나 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