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고토로 간 이유고토열도가 성지순례의 한 코스로만 알려져 있어서인지, 자연을 만끽했다는 여행기를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구성된 6명의 고토열도 원정대의 미션은 알려지지 않은 비경을 속속들이 만나고 오는 것이었다. 순례자가 아닌 여행자로, 특별히 캠퍼로서 말이다. 우리가 여행한 고토(五島), 즉 5개의 섬은 원래 고토의 주요 섬 5개와는 달랐다. 나가사키 사세보에서 배를 타고 고토열도를 북에서 남으로 내려오는 동선을 짰다. 첫 밤은 우쿠지마(宇久島), 둘째 밤은 노자키지마(野崎島), 3일과 4일째 밤은 나카도리지마(中通島),
홍콩에서 딱 하루만의 시간이 주어진다면올드타운센트럴은 가장 보편타당한 행선지다.꼭 소화해야 할 스케줄을 압축했다.*올드타운센트럴은 홍콩 여행의 필수 코스다. 할리우드 로드(Hollywood Road)를 중심으로 남쪽의 소호(Soho), 북쪽의 노호(Noho), 포호(Poho) 지역까지 포함한다. 홍콩의 시간이 그대로 느껴지는 오랜 골목골목에는 트렌디한 가게, 골목 사이사이 힙한 벽화들이 들어차 있다. 실컷 먹부림을 부리다 슬렁슬렁 쇼핑하기 좋은 셩완(Sheung Wan) 지역과 나이트라이프의 성지 란콰이퐁(Lan Kwai Fong)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걸어야 한다. 빌딩 사이, 좁은 골목 틈틈이 발자국을 찍으며. 가을에 홍콩을 만난다면 한여름 동안 숨어 있었던 당신의 걷기 본능이 깨어날지 모른다. ●Old Town Central노란 가스등 아래올드타운센트럴90년대 홍콩영화의 감성에 취해 본 적 있다면, 당신에게 올드타운센트럴은 ‘홍콩의 거리’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홍콩섬 서쪽, 센트럴 일대를 칭하는 올드타운센트럴은 높은 고층건물이 산을 이루고, 어느 곳보다 빠른 신식 문물이 들어오는 장소. 동시에 오랜 역사가 켜켜이 쌓인 노포, 거리와 골목 등이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는 골프여행하면 떠오르는 1순위 목적지가 아니다. 동남아시아만 해도 태국이나 필리핀 등 쟁쟁한 여행지가 많다.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쿠알라룸푸르의 매력은 대중성이 아니고 희소성이다. 참신한 골프여행을 찾는 골퍼에게 상대적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쿠알라룸푸르의 이미지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인프라도 손색이 없다. 겨울을 나기에도 부담없는 착한 가격의 장기 체류형 골프장도 있고 쿠알라룸푸르 인근의 명문 골프장을 섭렵할 수도 있다. 다양한 선택지 중 쿠알라룸푸르의 자타공인 상위 랭킹 골
새삼스레 ‘있던 곳’에 대한 그리움이 솟아난다. 마음을 억누르던 노여움도 누그러진다. 지금, 수수한 팔라완으로 떠나야 할 이유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은 늘 극도의 흥분으로 가득하다. 짓누르고 있던 억압을 땅에 내려놓는 기분이랄까. 몸과 마음이 지쳐 있을 때였다. 팔라완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단잠에 빠졌다. 4시간이 금세 지나고 푸에르토 프린세사에 닿았다. 국제공항답지 않게 소박한 공항은 수속이 빨랐다. 짐을 끌고 나오니 후끈하고 축축한 공기가 폐 속으로 훅 들어왔다. 열대의 향기다. “지금은 우기입니다. 언제 어떻게 폭우가 내릴지
안다만해를 따르자던 여행의 동선은 어느 순간부턴가 의식하지 않아도 됐다.바다는 길잡이가 되어 줄 뿐더러, 곁을 떠나지도 않았다.“자, 이제부터 시~작!” 푸껫섬과 태국 본토를 잇는 사라신 브리지(Sarasin Bridge)를 건너는 차 안에서 현지 가이드 니나(Nina)가 다짜고짜 숨을 참으란다. 흐읍- 휴우. 다리 끝에 다다라 아껴 둔 숨을 몰아 내쉬자 “이 다리 끝에서 끝까지 숨을 참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얘기가 있거든요.” 그제야 니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길이 약 500m에 제한속도는 시속 90km, 계산해 보면 20초 정도
작은 배를 타고 바다 위의 사바나, 바다 위의 나미비아와 같은 플로레스해를 항해했다. 낯설기만 한 빠다섬과 길리라와 다랏섬에서 트레킹을 하고, 카나와섬에서 스노클링을 즐겼다. 코모도섬과 린차섬에선 이 시대 마지막 남은 공룡의 후예와 만났다. 인도네시아는 매우 광대하고 깊은 나라였다. ●바다 위의 나미비아 인천에서 출발해 적도를 넘어 발리로 날아왔다. 하지만 목적지는 발리가 아니다. 한 열에 네 자리씩 있는 프로펠러 비행기에 다시 올라 월리스 라인(Wallace Line)을 넘어 오세아니아로 향했다. 월리스 라인은 영국의 동식물 연구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나가사키에는 가톨릭 금지령이 내려졌다.매서운 탄압에도 신자들은 남몰래 성가를 구슬프게 불렀다.그래서 나가사키에는 침묵 속에서 굳건히 신앙을 지켜온 이들의 애잔함이 서려있다.신자들의 정신적 가치로 무장한 나가사키는 지난 2018년 7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영광을 얻었다.●신자들의 정신적 고향 오우라 천주당 나가사키 항구와 접한 언덕길에는 1864년 일본의 개항으로 선교사가 세운 성당, 오우라 천주당이 있다. 몰래 신앙을 지켜온 신자들이 무려 2세기만에 선교사와 만난 장소로 의미가 크다. 선교사와
일본 영화 속에 등장할 법한 작은 시골마을을 동경해 왔다면, 시마네현 이이난쵸를 찾아가자. 자연으로 둘러싸인 이곳에서는 모두가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숲이 주는 온갖 축복이이난쵸 자연이 주는 평화를 만끽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높은 산, 흐르는 물길과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것을. 시마네현의 이이난쵸가 사랑받는 이유다.이이난쵸는 시마네현의 중남부에 위치해 있다. 츄고쿠 산지의 중간 즈음에 자리하고 있는데, 덕분에 고도 1,000m에 이르는 높은 산에 둘러싸여 있다. 근처 도시인 히로 시마, 이즈모, 마츠에에
인도는 빠르게 변해 가고 있지만, 라자스탄의 시간은 더디 흘렀다. 라자스탄엔 우리가 생각하는 인도의 이미지가 오롯이 남아 있다. 여행을 마치고 온 지금도 라자스탄은 ‘색깔’로 각인돼 있다. 황량한 사막의 땅에 원색의 물감이 뚝뚝 떨어져 있었다. 초로의 남자는 알록달록한 터번을 쓰고 풍성한 콧수염을 만지작거리며 코가 뾰족한 알라딘 가죽구두를 신고 다녔다. 라자스탄 여성들은 빨강, 노랑, 주황, 보라, 초록 등 원색의 사리인도 여성들이 입는 전통 의상로 온몸을 휘감고 사뿐사뿐 걸었다. 인도 북부에 위치한 라자스탄(Rajasthan).
치앙라이 여행을 마치고 방콕에서 이틀을 더 묵었다. 방콕이 점점 넓어지는 것인지, 우리가 아는 방콕이 너무 작았던 것인지, 뜨는 명소들이 많았다. 역시 방콕! 모든 것이 좋았다. ●직접 만들어 보는 태국 음식아미타 타이 쿠킹 클래스 Amita Thai Cooking Class철제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소소한 마당이 펼쳐졌다. 어릴 적 여름방학을 맞아 외할머니 댁에 놀러 갔을 때처럼 마음이 편안해졌다. 아니나 다를까, 웃음이 인자한 할머니가 우리 일행을 맞이했다. 자신을 탐(Tam)이라고 소개한 그녀는 오늘 우리에게 태국 음식을 알려
●친구야, 농장으로 놀러가자!뭐든 뿌려 놓으면 쑥쑥 잘 자라는 비옥한 토지는 치앙라이의 자랑이다. 오죽하면 란나 왕국의 이름이 ‘The land of a million rice fields’를 뜻할까. 반세기 전에는 그 땅에 수평선 가득 양귀비꽃이 피었다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던 채플린의 인생에 대한 정의가 문득 떠올랐다. 지금은 시야 가득 몽글몽글한 녹차밭이다. 해발 1,200m 높이의 추이퐁 차 농장(Choui Fong Tea Plantation)은 이상적인 고도에서 키워 낸 명품 녹차 생산지다.소수
●여왕처럼 걷는 정원도이 뚱(Doi Tung)에 도착해 점심을 먹는 중이었다. 하루에 한번은 꼭 쏟아지는 폭우. 야외였지만 천막이 비를 충분히 가려 주어 다행이었다. 쏟아지는 폭우에 모든 것이 멈추어버렸다.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커다란 쉼표가 선물처럼 왔다. 20여 분의 달콤하고 시원한 휴식이었다. 비가 그치자 달팽이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땅이 마르기 전에 한 걸음이라도 더 움직이려는 듯했다. 우리도 서둘러야지. 달팽이를 앞질러 1,630m 높이의 산 중턱에 세워진 도이 뚱 로열 빌라(Doi Tung Royal Villa
●우정은 무슨 색일까? 은지와 인경은 윤회를 상징하는 곡선형 다리를 함께 건넜다. 여행을 함께 하며 거창하게 말하자면 생사고락을 함께 해 온 친구이니 나란히 이 다리를 건너는 것도 든든한 기분이다. 화이트 템플로 알려진 왓 롱 쿤(Wat Rong Khun)의 다리였다.치앙라이에서 가장 유명한 사원에 드디어 도착했다. 태국을 대표하는 예술가인 찰름차이(Chalermchai Kositpipat) 작가가 1997년에 시작해 2070년을 완공 목표로 진행 중인 대 불사다. 시야를 가득 메운 백색은 부처의 순수를 표현하는 색이라고.처음에는
●치앙라이 시계탑 아래서역사도 마음도 복잡해졌던 국경을 떠나 도심으로 돌아왔다. 치앙라이를 건설한 멩 라이왕의 조각상이 초입에 수호신처럼 서 있었다. 꼭(Kok) 강변에 세워진 리조트에 짐을 풀었다. 빠른 유속으로 흘러가는 강을 바라보며 여유를 누렸던 아침식사 시간이 유난히 좋았던 더 레전드 치앙라이 리조트(The Legend Chiang Rai)였다.면적은 경기도와 비슷하지만 도심은 손에 잡힐 듯 작다. 유명한 레스토랑, 카페, 리조트들은 대부분 강변에 자리 잡고 있고, 시내에는 2개의 시계탑을 축으로 관공서, 시장, 공원, 카페
동굴에서 돌아온 기적의 소년들을 기억하는가? 그들이 살고 있는 태국 치앙라이에 다녀왔다. 원시 그대로의 자연이 보존되어 있고, 국경을 넘어온 많은 난민과 소수 부족들이 공존하고 있는 곳. 전 세계가 주목했던 치앙라이를 독자모델 은지와 인경이 다녀왔다. ●치앙마이 아니고, 치앙라이죠!떠나기 직전까지도 인경은 치앙라이가 치앙마이의 오타인 줄 알았다. 7월 내내 속보로 도착했던 동굴 소년들의 구조 소식 때문에 지금이야 그 이름이 조금 익숙해졌지만 사실 은지와 인경이 떠날 때만 해도 치앙라이는 그저 낯선 곳이었다. ‘치앙마이 위에 있다!’
조호바루(JOHORBAHARU)는 말레이시아에서 2번째로 잘 사는 최남단 도시다.‘조호Johor’는 보석, ‘바루Baharu’는 새 것이라는 뜻으로 얼핏 보면 싱가포르와도 닮았지만,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부족함이 없던 알록달록한 시간레고랜드조호바루에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레고랜드가 있다. 레고랜드는 놀이동산과 워터파크로 구성되어 있어 다 보려면 1박2일은 필요하다. 만약 레고랜드에서 1박2일을 여행한다면 레고랜드 내에 위치한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도 좋다. 해적, 왕궁, 모험, 닌자고로 이루어진 총 4가지 테마가 방마다
●싱가포르의 주머니를 찾아서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한 계기가 있었다. 동식물 애호가, 환경보호 컨설턴트, 자연 투어가이드, 환경 교육가. 타이틀도 여러 개인 수바라즈(Subaraj Rajathurai)를 만났다. 약속 장소는 보타닉 가든(Singapore Botanic Garden). 흰 수염을 길게 기른 수바라즈의 첫인상은 지금 생각해도 인상적이었다. 싱가포르의 자연을 비유하던 ‘Pocket’이라는 그의 표현도 첫인상만큼이나 강렬하게 박혔던 것이다. “싱가포르는 국가가 곧 도시잖아요. 사람들의 숨가쁜 일상을 달래 줄 만한 곳곳의 주머
물 뿜는 사자와 삐죽빼죽 고층건물들은싱가포르를 만남에 있어 그저 밑그림에 불과하다. 일러스트레이터 밥장과 함께 싱가포르를 여행했습니다. 밥장은 그림을, 두 기자는 사진과 글감을 모으면서요. 사진에서 보던 머라이언(Merlion)과 마리나 베이 샌즈(Marina Bay Sand)만이 다가 아니더군요. 이슬람 모스크와 중국식 사원, 사리(Sari)를 두른 인도 여인. 싱가포르의 색깔은 상상했던 것보다 다양했습니다. 또 푸르렀습니다. 곳곳에 나무와 숲이,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바다와 습지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애초에 그리
석회암 절벽을 사력을 다해 오르느라 한소끔 땀을 흘리고 나니경쾌하지만 부드러운 파도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히고,고단함을 풀어 주는 시원한바닷바람이 콧잔등을 스친다.나만 알고 싶은 해벽 클라이밍의 매력이다. 타이완 롱동용의 동굴(Dragon Caves)이라는 이름을 가진 타이완의 조용한 바닷가 마을 롱동(龍洞)은 타이베이 시내에서 차로 1시간 30분 정도 이동하면 된다. 유명 관광지인 지우펀(九份), 진과스(金瓜石)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고 낚시, 스노클링, 스쿠버다이빙, 하이킹, 클라이밍을 모두 즐길 수 있어 현지인들의 사랑을 받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