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의 변신은 무죄태국 동부 해안 최고의 휴양지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게 늘 파타야는 여행 목록 뒤로 밀려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알았다. 파타야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게다가 파타야는 몇 년 새 변신을 거듭하고 있었다. 내로라하는 호텔이 하루가 다르게 들어서고 환상적인 쇼핑몰이 문을 열었다. ●에펠탑도 금문교도 있는 터미널21파타야 여행에서 첫 번째 행운은 그랜드 센터 포인트 호텔에 머문 것이었다. 2303호에 짐을 풀고 주변 구경이나 해볼까 싶어 내려왔다.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의 치훌리 작품이 떠오르는 크리스탈
카메라, 모자, 수영복, 슬리퍼, 반바지… 아직 여름인 나라로 늦깎이 휴가를 떠나기 위해 짐을 꾸린다. 말끔하게 정리된 방, 보송보송한 이불, 잘 차려진 아침식사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이미 설레기 시작한다.호젓한 해변에 자리한 아바니플러스 후아힌 리조트(Avani+ Hua Hin Resort)에 짐을 푼 건 저녁 무렵. 객실의 테라스 앞으로 수영장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찰방찰방 손을 담가 보다가 얼른 바다가 보고 싶어 해변으로 나선다. 수평선이 마치 자를 대고 그린 듯 직선을 이룰 정도로, 파도가 어찌나 잔잔한지 호수 못지않다. 여행
모든 존재에는 이유가 있다.인도가, 세상의 일부인 것은세상엔 기적도 존재하기 때문이다.여행자가 인도를 바라는 이유다. ●No problem“노 쁘라블럼, 마이 프렌드” 그가 고개를 좌우로 덜렁거린다. 잠시,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첫째, 그는 카메라를 들고 있다. 둘째, 그가 든 카메라는 내 것이다. 셋째, 나는 그를 모른다(물론 그도 나를 모른다). 그러므로 ‘노 쁘라블럼’이라는 그의 단정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문제가 없다면 결론도 없다는 의미인데 그럴 리가. 내 입장은 그와 달랐다. 그의 행동에는 악의가 없었다(아마도)
봄의 꽃, 단풍의 가을, 시린 겨울의 눈송이 그리고 뜨거운 여름은 바다라서. 그 계절이 제철인 베트남이므로 등줄기를 할퀴는 더위와, 덕분에 더 진득해진 쌀국수의 국물은 이미 예상했던 맛. 이맘때쯤 어느 베트남의 바다에 발을 담그고 있다면 다낭일 텐데, 달뜬 저녁 불꽃은 의외였다. 피어났다 흩어졌다, 민들레처럼.불 튀는 밤, 다낭 국제불꽃축제쩐 흥 다오(Tran Hung Dao)는 고군분투 중이었다. 그는 베트남의 영웅이다. 소수 병력으로 13세기 당시 있었던 몽골의 침략을 막아냈다. 그를 추모하는 의미로 다낭엔 그의 이름을 빌린 길
향긋한 실론티를 마시며 스리랑카의 고산지대를 걷는 동안 비밀의 섬은 기꺼이 자신의 보석을 내보였다.스리랑카는 인도반도의 남동쪽에 위치한 섬나라로, 인도와 포크 해협을 사이에 두고 있다. 실론(Ceylon)이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한데, 이는 스리랑카의 과거 국호이자 섬 이름이기도 하다. 세계 제일의 홍차, ‘실론티’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약 2,000만명의 사람들이 실론섬을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이중 약 74%는 싱할라족, 18%는 타밀족이다. 영국 식민시절 남인도에서 홍차 재배를 위해 타밀족이 대거 이주해 온 결과다. 스리랑
쾌활한 성격의 젊은 부부가 6대째 운영 중인 시엔후 레저 농장(仙湖休閒農場)의 역사는 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타이완 해협을 사이에 두고 타이완과 마주한 중국 장저우에서 건너온 조상들은 이곳 타이난 옌수이에 터를 잡았다고 한다. 생계를 위해 용안 나무가 많고 농작에 적합한 산으로 이주했지만, 당시 이 지역은 산적이 출몰하는 위험한 곳이어서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게 되었다. 용안 나무로 집을 짓고 사는 동안, 나무 아래에 작은 꽃들이 피어나자 벌들이 찾아들어 꿀을 따며 생태계가 순환되었고, 그 덕에 현재는 동물들이 살아가는
이런 첩첩산중에 농장이 있다고? 구불구불 산간도로를 따라 얼마나 달렸을까. 아리산 국가 삼림 공원 밑자락, 해발고도 약 1,500m에 위치한 롱윈 레저 농장(龍雲農場)이 모습을 드러낸다. 미세먼지 가득한 도심을 떠나온 것만도 흡족한데 그림 같은 차밭과 쭉쭉 뻗은 일본 삼나무가 가득한 숲속을 거니는 것이 마치 보약을 마시는 기분이다.여느 고산 지대가 그러하듯 이른 아침 눈부신 햇살에 푸른 하늘을 자랑하다가도 정오가 지나면 안개에 휩싸인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는데, 이런 환경은 습기가 많고 열대지방에서 잘 자라는 죽순과 다양한 채소들
‘아이들이나 좋아할 이 아기자기한 어장에 뭐가 있겠어?’ 점잔 빼며 들어왔던 샹허 레저 양식장(向禾休閒漁場)에서 동심이라는 것이 폭발해버렸다. 해적선이라니! 어른이라면 응당 유치하다, 외면해야 할 것 같은 꼰대 감성은 끝끝내 동심을 이기지 못했다. 아마도 조개를 잡기 위해 신발을 벗어 던지는 그 순간부터였나 보다.마음속에 굳게 자리 잡은 줄로만 알았던 체면이라는 녀석을 내려 놓자, 사소한 놀이들이 이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어른인 나도 이렇게 유쾌한데 아이들이야 말해 무엇할까. 게다가 체험학습으로도 제격이니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
흡사 꽃박람회라도 온 듯 3,000개 이상의 색상별 수국과 낭만적인 정원의 풍경이 ‘농장’이란 목가적인 느낌의 단어를 무색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래서일까? 화루 레저 농장(花露休閒農場)에선 가족 단위의 방문객보다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커플들이 유독 눈에 띈다. 또한 농장 곳곳에 타이완의 페이스북 인플루언서들이 자주 방문한다는 감성적인 장소들이 있어 구석구석 숨겨진 장소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꽃을 주제로 한 농장답게 아로마 부티크 숍에는 후각이 즐거운 상품들이 가득한데 그중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는 상품이 있다. 탈모 개선에 효과
빠지직! 2년 전 오늘처럼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이었다. 난터우현의 지지선 기차여행을 하던 중 실수로 그만 달팽이를 밟아버리고 말았다. 그동안 나의 전과가 소문이 난 건지 무신췐의 달팽이들은 다행히 가장자리를 따라 산책 중이었다. 서로 다른 이유였지만 또 한 번 사고가 날까 걱정하는 달팽이들과 연신 미모를 뽐내는 꽃 사이를 오가는 통에 시선이 상당히 분주했다. 조금이라도 눈에 띄고 싶은 바이즈롄(百子蓮, 아가판서스)은 큰 키를 이용해 살랑살랑 몸을 흔들고 일본에서 들어온 오월의 눈이라 불리는 오동꽃은 제 한 몸을 희생해 바닥에 곧
방문 전부터 고즈넉한 분위기의 사진으로 눈길을 사로잡던 쭈오예 오두막(卓也小屋)은 잠이 드는 순간까지도 설렘 지수에 ‘좋아요’를 눌러댔다. 부엉이, 천산갑, 버들붕어, 청개구리, 잠자리, 장수풍뎅이, 나비, 반딧불이 등 다양한 생명체의 터전인 쭈오예 오두막은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자랑하듯 자연 본연의 색을 담아내는 천연 염색 체험으로 유명하다.기하학적인 문양을 품은 예술적인 완성품에 지레 겁먹었지만, 체험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원하는 문양을 선택한 뒤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대로 천을 접어 쪽물에 담가 주면 어느새 완성이다. 사실,
‘과일길’이라 불리는 130번 현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도로 옆 작은 식당을 만날 수 있다. 마일 하이 카페(Mile High Cafe)라는 이름에 충실하게 해발 700m 고지대에 위치한 윈예쥐이 레저 농장(雲也居一休閒農場)은 연평균 26°C의 온화한 기후로 등산, 꽃구경, 과일 채집에 적합해 여름 휴양지로 특히 사랑 받는다. 게다가 자두의 주요 생산지인 먀오리현에 위치해 있어 봄에는 자두 향이 가득하고 여름에는 농장 주인이 직접 키운 자두로 만든 특별한 자두 요리를 맛볼 수 있다.자두 외에 생강도 유명해서 생강을 재료로 만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