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일상,그리고 여행이라는 ‘일’ 사이에서울고 웃는 에디터들의 뒷이야기올 굿?시드니 출장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있다. ‘구다이 마이트’. 처음 이 문장을 들었을 땐 다이너마이트를 잘못 말한 줄 알았다. 도대체 영어이긴 한 건지. 알고 보니 ‘G’day, mate?의 호주 발음으로, 전형적인 호주식 인사였다. 메이트(mate)는 뭐랄까, 친구나 동료를 뜻하는 비격식적인 표현인데, 친절하고 유쾌한 호주인들 특유의 국민성이 배어 있는 단어다. 아예 국가 근간 정신도 메이트십(Mateship)으로 삼고 있단다. 좋다, 괜찮다는 뜻의
1년의 반, 시간 참 쏜살입니다. 올해 하반기에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이 있다고 합니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의 해수면이 평년 온도보다 섭씨 기준 0.5도 이상 높게 5개월 이상 지속하는 기후변동 현상을 뜻합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지구의 온도가 평균적으로 0.2도 정도 상승합니다. 그럼 ‘슈퍼 엘니뇨’는 무엇이냐. 해수면의 평년 온도보다 1.5도 이상 상승했을 때를 뜻합니다. 슈퍼 엘니뇨는 통상적인 엘니뇨와 조금 다른 경향을 보입니다. 강수량이 오히려 줄어들고, 기온 상승이 더욱 도드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엘니뇨가
여행과 일상, 그리고 여행이라는 ‘일’ 사이에서 울고 웃는 에디터들의 뒷이야기사랑의 시작사랑이 당황스러운 이유는 언제나 예고 없이 등장해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기 때문이다. 요즘 일상이 흔들리고 있다. 평생 동물이라곤 오로지 펭귄 하나만 좋아하며 살아왔는데, 새로운 ‘최애’가 생겼다. 이번 호 뉴사우스웨일스주 기사를 읽은 독자님이라면 짐작하셨을지도. 바로 코알라다. 코알라 다큐멘터리, 본 적 있으신지? 아직이라면 넷플릭스 를 추천한다. 호주 마그네틱섬에 살며 다친 아기 코알라들을 구조하는 소녀 이지의 얘기인데,
영화 한 편 소개하겠습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작품, 입니다. 이 영화는 주인공 ‘메이슨’의 성장기를 담아낸 작품입니다. 메이슨과 출연 배우들은 1년에 한 번, 일주일씩 만나 하루 15분씩, 무려 12년에 걸쳐 촬영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촬영 시작 당시 6살이었던 메이슨은 18살이 돼서야 이 영화를 완성케 됩니다. 영화 내용은 평범한 사람이 평범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가끔 삶이 그야말로 영화 같은 장면들로 채워질 거란 환상을 갖지만, 글쎄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시간은 오
2020년 5월을 기억하시나요. 봄꽃과 함께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도 피어난 봄이었습니다. 이래저래 참 하얀 봄이었습니다. 지금은…, 벌써 2023년 4월입니다. 하루는 느린데, 1년은 참 빠릅니다. 2023년 3월20일,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었습니다. 저는 출근 때마다 지하철 1호선을 탑승하는데, 오랜만에 맡아 본 1호선의 악취는 여전히 적응이 힘듭니다.그나저나 1호선에서 유독 악취가 심하게 나는 이유를 알고 있으신가요? 정답은 ‘환기’입니다. 서울, 수도권을 운행하는 지하철 1호선이 대략 1,350량 정도
지난 2월6일,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서북부에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지진은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인명 피해를 발생시켰습니다. 지금까지 집계된 사망자가 4만명, 부상자는 10만명이 넘습니다. ‘발견’된 사망자가 4만명입니다.실시간으로 튀르키예 현지 구조 상황이 들려옵니다. 방금 ‘안타키야’의 아파트 건물 잔해에서 ‘에미네 악굴’이라는 여성이 구조됐다고 합니다. 잔해 속에서 200시간을 버틴 것입니다. 18세 소년 ‘무함메드 카페르’는 튀르키예 남부 아디야만주의 건물 잔해에서 구조됐다고 합니다. 구조까지 198시간이 걸렸습니다
알파고(AlphaGo)를 기억하시나요.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의 등장이 2016년, 벌써 7년 전입니다. 얼마 전 국내 AI 작곡가, 이봄(EvoM)의 노래를 우연히 들었습니다. 현재 음원 포털에서 제공하는 곡의 수가 대략 4,000만 곡 정도가 되는데, 작곡가 이봄은 컴퓨터 1,000대를 사용하면 단 4일 만에 그 정도 숫자의 곡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참으로 놀랍고 대단한 세상입니다. 가끔 인간이 뭘 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케 되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인간과 AI를 구분하는 최후의 보루가 창조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어떤 내용이든 이 지면을 채워야 마감이 끝나는데 말이죠…. 그 어느 때보다 뭘 적어야 할지 막막합니다. 메모장만 뒤적입니다. 하나하나 들여다보니 지난해 저는 참 뭘 많이 하고 살았네요. 기특합니다. 한 해가 끝났는데 아쉽지가 않습니다. 또 한 해가 시작됐는데 설레지도 않습니다. 일주일이든, 한 달이든, 어쨌든 시간이 가면 해가 바뀌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런 익숙함이 나쁜 징조는 아닐 겁니다. 삶에 규칙이 생겼고, 죽을 때까지 하루를 반복할 수 있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입니다. 이 마감도 그 목표의 일
또 이렇게 마지막이 왔습니다. 하던 걸 하다 보니 시간이 벌써 그리 되었습니다. 준비하고 마감하고, 다시 준비하고 마감했던 한 해였습니다. 하다못해 삼재까지도 익숙해졌는데, 이젠 또 그렇게 지나가려나 봅니다. 작년처럼, 재작년처럼 헌것이 될 새것이 찾아옵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말이죠.저는 이 지면을 채울 때마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실렸던 의 모든 레터를 뒤져 봅니다. 쓸거리가 없어서라기보다는 시선에 대한 고민 때문입니다. 2010년부터 2018년 12월호에는 ‘새로움에 대한 기대’가 주제였고, 2019년 12월호
2022년, 이제 제게 남은 휴가 따윈 없습니다. 평일은 오직 출근과 퇴근만을 위한 하루일 뿐입니다.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남은 휴가를 탈탈 털어 여행을 다녀왔거든요. 무려 3년 만이었습니다. 방콕을 들렀다 몰디브로 향했습니다. 1박당 수백만원하는 리조트에 틀어박혀 딱히 할 것도 없이 있다 왔습니다. 자다가 먹다가 수영도 하고, 뭐 그랬습니다.재수 없는 조언인 줄 알면서도 굳이 해야겠습니다. 몰디브는 부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글로 풀자면 한없이 오그라들 그런 미세한 감정을, 경험이 대신해 주기 때문입니다. 쌓여
2023년까지, 에겐 딱 두 번의 마감이 남았습니다. 갑자기 곧 연말입니다. ‘갑자기’에 공감을 하시나요? 언제부턴가 삶이 점점 빠르게 흐르는 것만 같습니다. 늙어 가는 것이겠죠. 자꾸 과거를 돌아보게 됩니다. 는 이번 한 해를 어떻게 보냈을까, 돌아봅니다. 지지난해와 지난해처럼 변함없이 쉽지 않은 여행을 마쳤습니다. 종이 잡지, 그것도 주제가 여행인…. 아무래도 운명에 역경을 타고났지만, 끈기로 유지 중입니다. 말은 이렇게 해도 여행이 좋아서, 주섬주섬 다시 짐을 쌉니다.8월에는 2020년 이후로 잠시 멈춰 있던
지난여름은 모 아니면 도의 시간이었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가 지구의 7월 기온이 가장 높았던 3개 해 중 하나라고 합니다. 반면 8월, 대한민국은 8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를 경험했습니다. 전국이 침수되었습니다. 물은 높은 곳으로부터 낮은 곳으로 흘렀습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에 거주하던 일가족 3명이 침수 피해로 인해 참변을 당했습니다. 애통한 여름이 지나갑니다.이제 ‘여전한’ 가을입니다.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이 희소한 시대지만, 감염 증가율은 여전히 가파릅니다. 안타깝지만 이번 명절
국내에 BA.2.75가 상륙했습니다. 일명 켄타우로스, 코로나 재유행을 주도할 차세대 리더입니다. 얼마 전 인천에서 BA.2.75 첫 확진자가 나왔는데 상황이 특이합니다. 확진자 A씨는 최근 해외를 방문한 적이 없답니다. 이미 켄타우로스는 국내 어느 곳에서 미친 듯 달리는 중입니다. 여행업계는 다시 조마조마합니다.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찾아오나 싶었던 여름 성수기가 코앞인데 확진자의 상승세는 자비가 없습니다. 금리도, 물가도, 항공권 가격도 모든 것이 천장을 뚫고 하늘로 향합니다. 날씨도 말썽입니다. 어디서는 폭우로 떠내려가고 어
여름 휴가 어디로 가세요? 이 질문,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여러분, 휴가 계획은 세우셨는지요. 한동안 안부 인사를 건네기도 난감했던 여행업 종사자 이모씨는 하와이를 간다고 하고, 오래 알고 지냈던 김작가는 유럽을 돌아보려 한답니다. 낯설면서도 익숙하고, 다행이면서도 부러운 요즘입니다.좋은 일만 일어난다면 그게 여행이고 인생일까요. 역시나 다시 고난이 찾아왔습니다. 원숭이 두창, 이름도 생소한 신상 전염병이 등장했습니다. 발생 41일 만에 38개국에서 2,021명이 확진되었습니다. 이례적으로 빠른 확산세에 세계보건기구(
얼마 전 해외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터키를 거쳐 몰타, 영국을 돌아보고 왔습니다. 출장 하루 전, 베란다에 방치되어 있던 캐리어를 거실로 끌고 나왔습니다. 그리곤 작은 방으로 향해 옷장 가장 윗부분 선반에서 출장을 위해 구입해 놨던 편한 옷 뭉텅이를 꺼냈습니다. 그것들을 거실에 모조리 흩뿌리니 기억났습니다. 이런저런 준비를 필요로 한다는 좁은 관점에서, 여행은 참으로 귀찮고 고단한 것이었습니다. 2년하고도 2개월 만에 떠나는 여행 전날, 사방 천지 정리해야 할 것 투성이가 된 거실에서, 이대로 집에서 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었습니다. 이제 10명이 넘게 모일 수 있습니다. 새벽에도 식당과 카페에 갈 수 있습니다. 어디서든 한 칸 띄어 앉지 않아도 됩니다. 영화관에서는 팝콘에 스프라이트를 마실 수 있습니다. 이제 진짜 그래도 됩니다.여행의 회복은 일상보다 조금 늦지만, 나름 편해지는 중입니다. 6월부터는 해외입국자에 대한 코로나 진단검사가 기존 3회에서 2회로 줄어든다고 합니다. 코로나와 관련된 모든 입국 제한 조치를 해제한 국가와 지역은 24개에 달하며 PCR 검사 대신 신속항원검사를 인정해 주는 나라는 이보다 더 많아지고 있습
매번 이 지면의 첫머리를 어떤 문장으로 채워야 할지 심히 고민합니다. 이건 어떨까요, 살구빛 봄입니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아 탈락입니다. 잡지의 계절은 독자님들이 머무는 시간보다 한 달쯤 이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민할 때 딴짓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후배 기자들이 옆자리에 오갈 때마다 눈치가 보입니다. 뭐라도 적어 봐야겠습니다. 그렇다고 하나의 주제로 내용을 풀어 가기에는 최근 너무나도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치렀고 울진, 삼척 일대에서 산불이 났습니다. 무려 213시간 만에 주불 진화에 성공했는데, 이
하나부터 열까지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 INTJ. 지루한 건 싫고 재밌으면 오케이인 사람, ENTP. 싸움이 나면 말리다 본인이 싸우는 사람, ENTJ. 식당 메뉴 선택을 전부 결정하는 사람, ISTJ. 여행 가자고 설득하기 가장 어려운 사람, INFP. 사람 말 안 듣고 이상한 소리 하는 사람, INTP. MBTI를 맹신하진 않지만, 거의 맞는 것 같습니다.저는 INTP입니다. INTP의 특징은 사람에 대해 관심이 적고, 염세주의자 비율이 높다고 합니다. 계획을 철저하게 계획했다 한들 즉흥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다분하고, 영혼 없
임인년(壬寅年), 벌써 2월입니다. 범상치 않은 1월을 보냈습니다. 얼마 전 소파에서 일어나다가 컵을 세로(?)로 밟았습니다. 유리컵을 발바닥으로 부항 뜨듯 짓이겼는데 워낙 깔끔히 뭉갠 탓에 다치지 않았습니다. 화장실에서 핸드폰도 떨어트렸습니다. 액정이 박살 났지만, 다행히 3년 약정이 갓 끝난 갤럭시였습니다. 마감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안경다리가 부러졌고, 고향 집에서 양파(푸들, 8살)의 똥을 밟았습니다. 엉킨 파김치 하나를 들어 올리듯 조심조심하는데도 시뻘건 김치 국물이 튀는 듯한 시작이었습니다. 2022 흑범
새해 첫날부터 머릿속이 펄펄 끓는 사골 떡국 같습니다. 뿌옇고 하얗고 뜨겁습니다. 김도 납니다. 당분간 천소현 부편집장의 뒤를 이어 레터를 채우게 됐습니다. 첫 줄부터 현기증이 나는데 이 페이지를 무르기엔 너무 늦었습니다. 오늘, 저희 마감날입니다. 먼저 의 독자님들,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한 살이 늘었고 새해입니다. 이 지면은 일종의 ‘예고편’ 아니겠습니까. 2022년에 대한 의 기대와 방향을 가득 적어야 마땅하겠지만, 저는 생각보다 철저하고 꼼꼼하고 세심하고, 뭐 대충 그런 종류 비스름한 사람입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