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으로 긴 지형을 가진 베트남은 지역마다 산과 바다를 동시에 가졌다. 그래서 해산물이 풍부하고 과일 맛도 좋다. 특히 무역항으로 이름을 떨쳤던 다낭과 호이안은 여러 문화의 영향을 받아 이 지역만의 별미까지 맛볼 수 있다. 베트남에서는 맛있다면 자신 있게 말하자! “응온(Ngon)(맛있어요)!!!” 생각보다 세련된 모습으로 급격하게 변신하고 있는 베트남. 그 선봉에는 다낭이 한 축을 장식한다. 다낭의 호화스러운 리조트, 풀빌라, 트렌디한 카페와 레스토랑은 ‘이곳이 정말 베트남인가!’하는 생각을 거듭하게 만든다. 사진은 다낭에서
호이안 연가(戀歌) 호이안처럼 다양한 소리로 기억되는 곳이 또 있었나. 소리에 집중하려면 이 작은 마을과 적어도 하룻밤 이상은 보내야 한다. 아침 투본(Thu Bon) 강가의 평화로운 새소리, 점심이면 수많은 관광객과 시클로가 이루는 떠들썩한 하모니, 주홍빛 노을이 내려앉은 뒤 사공의 노 젓는 소리까지. 어느새 이 모든 소리가 호이안이 우리에게 건네는 러브송으로 들린다. 투본강이 유유히 흐르는 평화로운 마을 호이안, 낮과 밤의 풍경이 서로 달라 하루 이상을 머물러야 이곳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호이안 시장에서 ‘생생한 삶의
선명한 파랑과 파스텔 노랑, 두 도시의 색(色)다낭과 호이안은 색(色)으로 기억된다. 내가 만약 화가라면 다낭은 수채화로, 호이안은 파스텔화로 그릴 것이다. 날씨가 여행의 성패를 온전히 좌우하는 다낭에 비해 비가 오고 흐려도 그 자체로 낭만적인 호이안이 차로 40분 거리니 이토록 완벽한 여행지의 앙상블이 또 있을까. 파스텔 노랑이 지배하는 세계문화유산 호이안. 다른 파스텔 색과 초록 잎사귀, 음영이 만드는 색감이 빈티지한 감성을 자극한다 ●천지개벽, 다낭하늘도 바다도 쨍하게 파란 다낭. 뭉게구름과 모던한 리조트 건물, 선베드의 하얀
Through the Film Camera필름카메라로 본 베트남여행지에서의 시간은 일상과 다르게 흘러가기 마련이지요. 그렇지만 베트남에서는 시간의 속도가 훨씬 더 제각각인 것 같아요. 골목에서는 느리게, 차도에서는 빠르게, 물 위에서는 느리게, 시장에서는 빠르게. 그 장면들을 담기 위해 한참을 앉아 기다리기도, 걸으면서 재빨리 셔터를 누르기도 했어요. 초점이 어긋난 것도, 노출이 밝거나 어두운 것도 뭐 어때요, 모든 게 베트남과 발걸음을 맞추려던 따뜻한 시선인 걸요. 베트남만의 시간이 배인 제 서툰 기록들, 한 번 보실래요?카메라
Deep Colors of Vietnam베트남을 담은 컬러들어떤 여행지들은 고유의 색을 가지고 있다. 산토리니의 흰색과 파란색, 베이징의 붉은색, 하와이의 핑크색처럼. 색깔에 그 매력을 담아낼 수 있는 여행지들이 있다. 하이퐁과 하롱베이를 여행하며 발견한 베트남의 색깔들. 그 색깔들을 통해 본 베트남의 매력. ●암청색 Midnight Blue베트남의 밤은 화려하다. 수많은 스쿠터들의 헤드라이트와 거리 곳곳의 네온사인들이 밤의 빛을 밝힌다. 하롱베이의 달빛 아래 반짝이는 크루즈들의 불빛과 그에 반사된 물빛은 특히 더 아름답다.phot
하롱 Ha Long City드디어 맛있는 커피집을 찾았는데 베트남 원정대 여행의 마지막 아침은 하롱베이를 품은 도시, 하롱에서 맞이했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잇는 긴 다리, 카우 바이 차이(Cau Bai Chay)(Bay Chay Bridge)가 보이지 않을 만큼 날이 흐렸다. 결국 부슬부슬 비가 오기 시작했고 눅눅한 아침이었다. 발길 따라 걷다 보니 시멘트벽으로 둘러싸인 공터가 나왔다. 투박하고 지저분한 잿빛 공터 안쪽으로 파라솔이 모여 있다. 시장이다. 저녁 무렵, 하롱의 어느 뒷골목 이슬비에 촉촉하게 젖은 하롱의 아침 이른
●하롱베이 Ha Long Bay젊은 우리도 즐거운 크루즈 여행크루즈 여행은 왠지 어른들의 전유물인 것 같았지만, 우리 원정대의 크루즈 여행에는 또 다른 발랄한 즐거움이 넘쳤다. 하롱베이를 떠다니는 크루즈에서 밥도 먹고 잠도 자고. 아주 알찬 1박 2일 여행을 즐겼다. 짙은 안개 속에서도 멋진 하롱베이의 풍경 ●그 여자의 하롱베이 크루즈하롱베이를 럭셔리하게 즐기는 법, 오코 크루즈 글 이승하 하롱베이 크루즈 여행을 앞두고 먼저 떠오른 건 영화 이었다. 뱃머리에서 꼬리까지 뛰어가면 숨이 찰 정도로 넓고, 늦은 밤까지 시끄러운
●Markets in Hai Phong & Ha Long시장에서 길 잃은 아이가 되다 시장은 진정한 이방인이 될 수 있는 공간이다. 그곳에는 관광객을 위해 다듬어진 익숙한 것들이 없다. 우리는 난생처음 보는 풍경에 눈길을 빼앗긴다. 혼자서 왔든, 여럿이 왔든 시장에서는 길을 잃어버린다. 아주 잠깐 고개를 돌려 낯선 것들에 눈길을 주는 사이, 일행과 간격이 벌어진다. 그 벌어진 틈 사이를 오토바이와 사람들이 메운다. 마주치는 현지인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우리를 빤히 바라본다. 둥둥 떠 가는 일행의 머리를 종종 쫓는다. 마치 엄마와
●하이퐁 (Hai Phong)첫 걸음에 설렘이, 두 발짝에 행복이마음을 빼앗겼다. 하이퐁, 이름도 몰랐던 곳에 떨어진 지 두 시간 만에. 점심 식사와 시티 투어 사이 짧은 짬이 생겼다. 하버가 보고 싶었다. 베트남 북부 제1의 항구도시라니 무언가 힘찬 기운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지도를 펼쳐 보니 멀지 않아 보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하버는 보지 못했다. 골목골목 숨어 있는 달콤한 유혹에 끌려 샛길로 빠져 버린 것이다. 글 박애진 이른 아침 하이퐁 골목길에서 만난 바게트 파는 아주머니. 따뜻한 미소를 지어 주셨다 하이퐁 도심
하루해가 어스름에 젖어들 무렵 그 아름답다는 홍콩의 밤거리를 기어이 등진 수천의 무리가 한적한 부둣가에 줄을 지었다. 배웅과 마중이 교차하는 터미널 특유의 어수선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람들의 움직임은 일사불란했고, 누구 하나 멀어져 가는 항구를 향해 머쓱하게 손을 흔드는 일도 없었다. 뒤돌아볼 새 없이 시작된 이틀 밤의 크루즈는 꿈자리가 좋았던 날 아침처럼 여차하다 잊어버릴 것만 같아 계속 되뇌게 되는 시간이었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하는 최신 영화도 훌륭하지만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그 배경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주크 비치 클럽
필리핀. 눈부신 화이트 비치와 바다, 그래서 휴양만을 떠올린다면 아직 필리핀의 매력을 다 알지 못하는 것이다. 필리핀은 용암이 흘러 넘쳤던 화산을 오르고, 섬에서 섬으로 뛰어다닐 수 있는 모험가의 땅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는지. 만렙의 필리핀 여행자가 되기 위한 미션을 수행하고 돌아왔다. 피나투보 화산 트래킹은 거칠다. 큼지막한 돌과 듬성듬성 물길이 길을 막아서지만, 어려움보다 피나투보를 오르는 즐거움이 더 크다 ‘필리핀 모험가’의 칭호를 얻기 위한 미션으로 총 세가지에 도전했다. ① 피나투보 화산 정상 오르기② 잠발레스 아일랜드
Artificial vs. Natural인공적인 것들의 자연스러움 ‘인공’이라는 말이 붙으면 왠지 부자연스럽다. ‘인공 자연’이라는 말은 더더욱 역설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100%는 아니다. 싱가포르의 자연은 인공적이지만 자연스럽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플라워 돔. 꽃과 등의 조화가 아리땁다 가로등 역할을 하는 슈퍼트리. 낮보다 밤에 더 할 일이 많다 나무와 나무 사이를 잇는 스카이웨이(Skyway)진짜가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싱가포르 하면 떠오르는 사자, 머라이언(Merlion)상만큼이나 자주 봐 왔다. 미래세계에 나무가 있다
Artistic vs. Ordinary예술은 곧 생활이고, 생활은 곧 예술이다 싱가포르에서 예술은 지척에 있다. 무심코 지난 거리 벽면에 그려진 알록달록 벽화에, 갤러리 옥상에 걸린 파란 하늘과 빙글빙글 돌아가는 관람차에 있다. 소리 없이, 예술은 어느새 싱가포르 사람들의 생활 깊숙이 자리 잡았다. 싱가포르 도시 계획 기관 URA의 조형물. 작은 집과 가게 하나하나까지 빠짐 없이 표현했다 내셔널 갤러리 루프톱에서 내려다본 밀리언달러 뷰 ‘엄마(Mother)’라는 제목의 태국 작품. 아이를 품은 엄마의 마음을 둥글게 표현했다 갤러리
싱가포르는 묘하다. 히잡을 둘러쓴 여인들이 차이나타운을 지나고, 인도 음식을 먹는 와중에중국어가 들려온다. 싱가포르의 가장 큰 매력은 도무지 하나로 표현하기 힘든 이 모호함에서 온다. 새빨간 등이 훤히 불을 밝히는 차이나타운의 밤 싱가포르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어렵다인구의 약 74.2%가 중국계, 13.3%는 말레이계, 9.2%의 인도계와 나머지 기타 민족으로 이루어져 있는 싱가포르는 그야말로 복합적이다. 사람들의 외모와 언어, 문화는 당연히 가지각색이다. 중국어·말레이어·타밀어 등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고 불교·기독교·힌두교 등의
아마쿠사(天草諸島)#기도하라 ●조용하고도 강한 어촌마을나가사키에서 아마쿠사까지는 배를 타고 30분이면 닿는다. 그 중간에 돌고래들이 서식하는 곳이 있어 돌고래 와칭과 겸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도착한다. 벚꽃이 가득한 아마쿠사·이와지마 올레길 구마모토현의 남서부에 있는 아마쿠사에는 천주교와 관련된 사적이 많다. 그중 한 곳이 사키쓰(﨑津) 마을이다. 천천히 사키쓰 마을을 걸으며 안내하던 아마쿠사 다카라지마 관광 협회 하마사키 미카 씨는 동네 주민들과 인사를 주고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무슨 말인지 명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반갑게 주고받
●Restaurant시마바라시와 아마쿠사제도에는 온정을 듬뿍 느낄 수 있는레스토랑과 카페가 가득하다. 배부르게 먹고 돌아서면 생각나는놓치면 아쉬운 레스토랑과 카페를 선별했다. ▶시마바라반도담백하고 개운한 바로 그 맛오바마 짬뽕 오바마를 방문했다면 주저 없이 맛봐야 할 ‘오바마 짬뽕’. 나가사키 짬뽕이 오바마로 들어오면서 기존 돼지고기 육수에 새우, 오징어 등 해산물을 더해 탄생하게 됐다. 덕분에 오바마 짬뽕은 해산물 베이스의 육수로 한층 개운하고 담백한 국물 맛이 특징이다. 오바마에는 오바마 짬뽕을 널리 알리기 위한 오바마 짬뽕
바람막이가 되어 주던 두툼한 겉옷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다. 좁은 골목길을 지나면서, 차디찬 바다 한가운데서, 주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산 정상에서도 따뜻한 바람을 만날 수 있었다. 시마바라반도, 아마쿠사에서는 그야말로 모든 것을 하기에 딱 좋은 ‘봄’이었다. 시마바라반도 & 아마쿠사는?시마바라바반도는 일본 규슈에 위치했다. 나가사키현 나가사키시 남동쪽에 자리한 반도로 운젠시와 시마바라시, 미나미 시마바라시 세 지역이 속해 있다. 아마쿠사도 규슈에 위치했지만 소속된 현은 구마모토현. 구마모토현의 남서부로 아마쿠사시, 가미아마쿠사
지난밤 가고시마에서 올라와 후쿠오카현(福岡県)의 노천온천에서 하룻밤을 보냈지만 뻐근함이 모두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준비한 비장의 무기는 샤론 파스. 일본에 오면 꼭 사야 한다는 이 명함 크기의 파스를 발바닥에 붙이고 나니 시원한 느낌이 정강이까지 전해져 왔다. 19번째 규슈올레인 미야마·기요미즈야마 코스는 후쿠오카현 남부의 미야마시(みやま市)와 기요미즈야마를 아우르는 코스다. 코스 이름에 아예 산이 포함되어 있으니 단단한 각오도 준비물로 배낭에 챙겨 넣었다. 마을에서 조야마삼림공원으로 올라가는 길은 왕대나무가 촘촘한 숲길이다.
그래도 나는 산과 길에 대해 나름의 경의를 표하며 살아왔다.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정상에 가 봤고 안나푸르나도 베이스캠프까지는 다녀왔다. 카미노데산티아고의 850km도 꼼꼼하게 다 걸었고, 제주 올레도 기회가 될 때마다 새로운 구간을 찾아다녔으니 말이다. 이 정도면 됐다 싶었는데, 몇 해 전부터 조금씩 마음을 흔들던 이름이 하나 있었다. 규슈올레였다. 일본이여서 그랬던 것 같다. 열 손가락으로 모자를 만큼 여행했지만 대부분 온천, 식당, 박물관, 쇼핑점에서만 멈춰 섰던 여행이었다. 단 한 번 일본 사람들의 소박한 일상과 정을 처
가 보았는데 또 가고 싶은 곳이 있다. 내겐 그런 곳 중 하나가 타이완 지우펀(九份)이다. 타이완 동북쪽에 자리한 산촌, 지우펀은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다. 옛날 옛적, 육지에 길이 나기 전엔 바다를 통해서만 드나들 수 있는 오지 중의 오지였다. 당시 지우펀의 가구 수는 겨우 아홉. 아홉 가구의 주민들은 생필품도 함께 사서 사이좋게 아홉 등분으로 나누었다. 우리 발음으로 ‘구분(九份)’, 지우펀이라는 마을 이름은 그렇게 탄생했다. 지우펀의 가장 높은 전망대에 오르면 화려한 사원과 아름다운 섬, 먼 바다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아홉 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