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은 깊고 넓었다.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 흙빛의 물결은 치앙라이를 여행하는 내내 훅훅 끼치는 흙냄새를 남겼다. 태국의 북쪽 꼭대기, 라오스와 미얀마를 마주보고 있는 치앙라이에서 갓 꺼진 아편의 불씨와 오래도록 남을 란나왕조의 흔적을 돌아봤다. 비밀스러운 곳으로 초대받은 느낌이 드는 왓 프라 탓 푸 카오의 입구 산등성이를 따라 모여 앉은 차이니즈 빌리지 야수를 잠재운 시간뒤뚱뒤뚱, 차는 꼬불거리는 산길을 한참 올라갔다. 언덕을 넘을 때마다 반대편으로 가지런히 열을 이룬 차밭이 펼쳐졌다가 끊기고 다시 펼쳐지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슬레
하늘은 3일 이상 맑은 적이 없고 땅은 3리 이상 평평한 곳이 없으며 사람들의 주머니에는 3푼의 돈도 없지만 심성은 착하다는 그곳. 구이저우는 흐린 날씨에도 웃음이 묻어나고 험준한 산지지만 그대로의 멋이 어우러지는, 한적하고도 아름다운 매력을 지닌 곳이었다. 황궈수대폭포. 수량이 풍부한 여름철에는 웅장함이 배로 넘쳐흐른다구이저우는?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구이저우는 약 17만6,000km² 넓이로 성도는 구이양貴陽·귀양이다. 중국 내 평원이 없는 유일한 지역으로 평균 해발이 1,000m에 이른다. 도시 대부분이 석회암 침식지형인 카르스
이름마저도 낯선 닝샤후이족자치구宁夏回族自治區 그리고 그곳의 수도 인촨銀川. ‘십수년 넘게 중국을 수없이 오가고 공부했지만 여전히 중국이란 나라를 안다 할 수 없다’고 자조하던 어느 여행 베테랑의 말처럼 나는 미처 알지 못했던 그곳에서 또 하나의 중국을 배웠다. 사막을 배경으로 펼쳐진 통후초원 같은 날 같은 하늘 아래인데 좁고 어두운 창빙둥 지하 요새를 빠져 나오면 하늘도, 장성 박물관 기와도 더 없이 멋스럽게 느껴진다 메마른 협곡 아래 아주 비밀스러운 공간이 있다. 명나라 군사의 지하 기지이자 은신처 역할을 했던 창빙둥 중국의 구석
계림리강 桂林漓江거대한 중국의 대지 속에 티끌 같은 83km 길이의 짧은 강. 그러나 그 속에 품은 비경은 중국 최고의 절경이라 찬사를 받고 있는 강이 있으니 바로 계림의 리강漓江이다. 수려한 산수 속에 대대로 물려받은 가마우지 낚시라는 전통어업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중국 리강은 베트남 바로 위에 위치한 중국 남부 광시좡족 자치구에 있는 하천이다. 카르스트 지형으로 강 옆으로 기이하게 생긴 산들이 수없이 솟아 있어 그 수묵화 같은 절경을 ‘백리화랑百里畵廊’이라 부른다. 작가소개김경우_여행사진가 10년간의 잡지 기자 생활을
쓰촨Sichuan을 발음하면 순간적으로 입에 침이 고이는가. 당연하다. 쓰촨이 중국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매운 요리의 본고장임을 아는 사람은 많을 테니까. 그런데 직접 경험한 쓰촨의 얼얼함은 음식이 아니라 풍경이었고, 그 속에 깃든 옛이야기들이었다. 해발 3,099m의 어메이산. 정상 아래는 거의 일 년 내내 구름바다가 깔려 있다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도읍이었고, 현 쓰촨성四川省의 성도인 청두成都에 닿았다. 마중을 나온 건 찌뿌둥한 날씨였다. 표정 없는 회색 하늘이 시간 감각을 마비시켰다. 섭씨 18도. 제주보다 위도가 낮
중국 네이멍구자치구의 북단에 위치한 후룬베이얼은 유난히도 낯설고 이국적이다.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광활한 초원, 실재를 의심케 만드는 새파란 하늘, 그리고 건조한 바람. 그렇게 대륙의 끝자락에 발을 디뎠다.네이멍구의 광활한 초원 위로 바람이 분다. 풀을 쓰다듬고 가축의 털을 흔들고 천막을 팽팽하게 만드는 건조한 바람. 나부끼는 깃발을 보며 이방인은 옷깃을 여미지만 현지인들은 보다 빠르게 말을 달리며 초원을 가르고 바람을 마주한다. *네이멍구자치구중국 최초의 자치구로 대륙의 북동쪽에 위치한 네이멍구자치구(내몽골자치구)는 중국의 23
태항산太行山은 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대하다.남북으로 600km, 동서로 250km의 크기에 허베이성, 허난성, 산시성 등에걸쳐 있어서 산맥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산에 다시 산을 얹은 듯한 거대한 자연의 성채를 마주한 사람들의 반응은 별반 다르지 않다.감탄하거나, 또 감탄하거나. 탈 태항천로 중간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협곡 전경 태항산, 그 거대함 속으로태항산 관광의 백미로 태항산대협곡 중 허난성의 임주태항대협곡林州太行山大峽谷은 임주시 경내에 자리하며 남태항산의 일부에 속한다. 주요 관광지는 크게 도화곡桃花谷, 태항천로太行天路
China Hainan 중국 부호들의 휴양지중국과 휴양지란 단어가 잘 매치되지 않는다면 당신은 중국에 대해 여전히 편견을 갖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어마어마한 자본의 힘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제주도를 벤치마킹했다는 휴양지 하이난은 이제 스케일에서 차원이 다르다. 본토의 부자들이 몰려드는 하이난에는 그 광활한 면적만큼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게 너무 많다. 하이난 바다와 열대우림의 가족 휴양지 인천공항에서 네 시간 반이면 이곳 열대의 섬에 도착한다. 섬 전체가 야자수로 뒤덮여 있어 ‘야자수의 섬’이라고도 불린다. 섬이라곤 하지만 면적
영하 30도는 아무것도 멈추지 못했다. 그런 날에도 창춘 사람들은 얼음수영을 하고,조깅을 즐기고, 스키를 탄다. 이곳에서 추위는 안개처럼 사소한 불편일 뿐이다. 1월1일의 한국은 추웠다. 그후 며칠은 영하 22도까지 내려가는 기록적인 한파 뉴스가 연일 TV를 장식했다고 들었다. 그날 나는 중국 길림성 창춘의 한복판에 떨어졌다. 안개가 자욱한 아침이었다. 그리고 또, 안개가 자욱한 저녁이었다. 시야가 뿌옇다고 해야 할지, 혹은 하얗다고 해야 할지 잘 알 수 없었지만 그 촉감만큼은 명확했다. 피부를 찌르는 듯한 축축한 한기. 창춘의 겨
주자이거우(구채구)에 첫눈 내리던 날 오전 6시30분. 성도공항 B1 게이트 앞은 임시 피난소 같은 분위기였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보는 것도 잠시, 기다림이 2시간째 이어지자 체면 따질 것도 없이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자리를 깔고 누웠다. 6시간이 지나자 공항에 딱 하나 있는 카페는 포커에 열중하는 중국 사람들과 빙고게임에 푹 빠진 우리 일행으로 시끄러웠다. 그리고 8시간째, 한 시간이면 도착하는 항공편을 포기하고 버스를 선택했다. 올해 첫눈, 주자이거우에 15cm 눈이 내린 날이었다. 경해의 물은 모든 것을 비추어낸다. 나
칼바람의 뭇매가 싫다. 그저 흐물흐물 허물어지고 싶은 너, 도저히 참기 힘들 걸? 하이난의 호텔이 아찔하게 유혹할 테니까. SANYA "망망대해 같은 1만평의 수영장"르네상스 리조트 & 스파 산야Renaissance Resort & Spa Sanya 호텔 경진대회라도 열렸냐고?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군. 지금 하이난에는 전세계 유수의 특급 호텔과 리조트가 속속 들어서고 있어. 르네상스 리조트도 그중 하나야. 2010년 문을 연 신상 호텔이자 ‘메리어트’ 계열이기도 해. 호텔에 도착했다면 당장 객실로 달려가. 베란다에서 주변 풍경을
XIAMEN대륙이 사랑하는 섬 샤먼 워낙에 큰 대륙이기에 단정할 순 없지만 중국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샤먼에 도착한 순간 알게 됐다. 여행을 하면 할수록 스스로 버려야 할 선입견이 많다는 것을. 맑고 차분한, 따사롭고도 푸르렀던 샤먼에서의 순간들. 똑똑, 샤먼의 문을 두드린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손가락 틈으로 빠져나가는 물처럼 흐르는 시간은 붙잡을 수 없다. 그러나 여행의 순간은 기억 속 깊이 스며들어 내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 준다. 보랏빛 꽃망울이 몽글몽글 피어오른 샤먼 르위에구
칭다오靑島 가는 길 황해 너머 칭다오로 가려거든 이 경고문을 숙지하라. ‘여행 중 바다와 맥주를 조심하시오. 헤어 나오지 못할 정도로 중독될 수 있습니다’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위동항운 www.weidong.com 032-770-8000 1 위동훼리를 이용하면 인천에서 칭다오와 웨이하이로 여행할 수 있다 2 페리에서 본 인천대교 3 페리는 바다를 떠다니는 일종의 호텔이다 4 배 여행의 진미는 바다 구경이다 황해는 깊고 푸르다 인천에서 칭다오까지 비행기로 1시간 30분, 배로 최소 16시간. 합리주의자라면 당연히 비행기를 택
산 아래보다는 하늘에 더 가까워 보이는 난젠옌 산장. 난젠옌풍경구의 아름다운 모습이 발 아래로 자욱하게 펼쳐진다꾸밈없는 고운 얼굴 쑤이창 遂昌한 폭의 동양화. 이 진부한 표현이 진부하지 않았다. 꼿꼿한 대나무 무성한 산자락과 그 사이로 떨어지는 아찔한 폭포 줄기, 그 아래로 계단식 논밭이 그림처럼 하나로 포개졌다. 수려한 산천이 숨쉬고 비옥한 땅에서 좋은 먹을거리가 나는 쑤이창현은 사색하며 거닐기 좋은 산과 계곡, 넉넉함이 느껴지는 산촌마을 사람들의 환대만으로 충분히 여행자를 달뜨게 만든다.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
중국은 산이고 물이로다호랑나비가 되는 꿈을 꾼 장자가 깨어나 말했다지.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 꿈을 꾼 것인가.” 한 마리의 나비처럼 중국을 누볐다. 나는 꿈을 꾼 것인가, 여행을 한 것인가. 신의 조각품이라 할 만한 산시성의 몐산, 물감을 엎지른 것만 같은 쓰촨성의 구채구는 ‘중국의 산과 물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글·사진 김명상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하나투어, 레드팡닷컴 산시성몐산 綿山 타이항산맥에서 피어난 한 떨기 산 백두산에서 시작해 지리산에서 마침표를 찍는 백두대간을 굽어보면, 산과 산
1 언제나 예술과 젊음이 어우러지고 북적이는 타이캉루 2 동방명주에 올라 내려다보는 풍경은 오금을 저리게 한다 당신의 두 번째 상하이 여행을 위한 3가지 제안 중국 상하이엔 두 번째다. 동방명주, 와이탄, 위위안(예원), 신톈띠(신천지), 타이캉루 등 상하이의 굵직한 명소들만으론 만족할 수 없는 ‘유경험자’인 셈이다. 그리하여 발품을 팔아 보기로 했다. 편의점에서 거금 8위안을 내고 4인용 식탁만한 지도도 샀다. 그리곤 상하이에 거주하고 있는 후배를 불러냈다. “나 상하이에 두 번째거든? 앞장서!”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펑황고성鳳凰古城에서의 밤과 낮 짧거나 긴 머무름 펑황고성 출신의 대표적인 작가 심종문(SHEN CONGWEN). 그는 펑황고성을 떠올리게 하는 전원 소설 으로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른 바 있으며, 중국 역사유물학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저서들방대한 영토 안에 한 국가로 부대끼며 살고 있는 다양한 소수민족들. 그들이 보여주는 문화가 지방마다 다르기에 중국은 여행을 거듭해도 언제나 처음처럼 신선한 느낌이다. 전통가옥과 풍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고성古城’ 혹은 ‘고진古鎭’이 처음은 아니지만 후난성의 고성을 방문했을 때,
도전자유여행 32탄 SHANGHAI 외관은 고풍스럽지만 그 안에서 소비되는 상품은 트렌드를 선두하는‘신상’이다. 이러한 점이 현대 중국의 상하이다움이다Lomo LC-WIDE로모와 함께한 블링블링 상하이!상하이는 파리나 뉴욕, 도쿄만큼이나 영화에 자주 등장한다. CF에서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 매우 비주얼한 도시다. 이 매력적인 도시여행에 동행한 카메라는 필름 카메라 왕초보 사용자도 쉽게 도전할 수 있고 독특한 결과물을 보여주는 로모였다. 변영민 독자가 한 컷 한 컷 눌러 찍은 상하이의 풍경은 당장이라도 여행에 나서고 싶은 마음을
윈펑스 쪽에서 내려다본 멘산. 깊은 산 협곡에 줄지어 있는 사원들과 우거진 녹음 자체로 감탄을 자아낸다가장 중국다운 중국을 찾아가다산시성 山西省 ‘중국의 현대를 보려면 상하이를, 중국의 근대 오백년 역사를 보려면 베이징을, 오천년 중국 역사를 보려면 산시山西로 가라’는 말이 있다. 중국의 아찔한 현대 발전상보다는 중국에 대해 품고 있는 로망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가장 중국다운 장소를 찾는다면 산시성이 그 답이 되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더 비밀스럽게 빛나는 곳, 산시를 소개한다.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요’인데, 어떤 곳에 가면 다른 산과 다른 물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떻게 산이, 물이 이런 빛깔을 낼 수 있는지 분명 눈앞에 실존하는 대상임에도 비현실적인 인상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우리에겐 사천요리로 더 친숙한 중국 쓰촨에 위치한 구채구(주자이거우)와 황룡(황룽)이 바로 그런 곳이다. 글·사진 이지혜 기자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www.cnto.or.kr, 중국국제항공 www.air-china.co.kr 1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있는 구채구 오화해 2 황룡의 백미로 꼽히는 오채지. 설경이 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