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여행의 매력은 고단함에 있을 지도 모른다. 새벽부터 배멀미를 꾹 참으며 바지런을 떨어야 해도 목적지가 울릉도라면 기꺼이 감수해도 좋다.●자유여행 대세를 따르지 않은 이유 몇 년 전 여행기자 20년차인 선배가 생애 첫 울릉도 자유여행을 계획하다가 낙담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울릉도에 들어가려면 울진, 포항, 강릉 중에서 배를 타야하는데 시작부터가 만만치 않았던 게다. 출항 시간이 오전 8~9시 사이로 이른 편이라 여객터미널 근처에서 1박을 하거나 새벽부터 자차로 이동해야하는데다 그날 날씨에 따라 배가 뜨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금강과 주변 낮은 키의 건물들이 군산의 넓고 푸른 하늘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여기에 근대문화의 향수가 곁들여져 군산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끌어 당긴다. 올 가을엔 190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군산의 시간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시간이 가진 힘120년 전의 군산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은 전북의 작은 도시이지만 군산은 백제시대 이래로 오랜 기간 물류유통의 중심역할을 하며 국제항구로 이름을 날렸다. 북으로 금강, 남으로 만경강 사이에 자리 잡고, 서쪽으로 바다에 접한 지형 덕분이다. 1899년 5월에는 대한제국 고종 황제가 군산항을
그런 순간이 있다. 온갖 소음이 귓속에 왕왕 울리다가도 음소거를 누른 듯 고요해지는 순간. 정자항 방파제 끄트머리에서, 태화강 대숲길 한 복판에서 그랬다. 울산을 여행한다는 것은 조용한 해안마을을 산책하는 것과 같다. ●만선의 꿈 가득한 정자항어깨 너머로 바다가 넘실거리더니 정자항이었다. 울산 시내에서 약 20km, 항구마을은 대도시 울산을 잊게 할 만큼 수수하다. 정자항을 팔 벌려 안고 있는 듯 포물선을 그린 두 개의 방파제까지 한 눈에 폭 들어오는 크기다. 고기잡이배는 방파제 안쪽으로 해안선을 따라 빼곡히 정박해 있고, 그물과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절로 흥얼거리고 흥에 겨워 장단을 맞춘다. 가락과 함께 남원과 전주에서 업고 논 이야기다. ●은하수 흐르는 사랑의 공간광한루원에 들어서니 저 앞에서 성춘향과 이몽룡이 알록달록 예쁜 한복을 입고 반긴다. 다소 조악한 인형이긴 한데 그래서 시작부터 즐겁다. “방자야, 넌 왜 여기에 없니? 하하하” 커플 여행객들은 대개 이 지점부터 춘향전 역할극에 빠져든다. 졸지에 방자가 된 남자도 질세라 “향단아, 어서 길을 안내하지 않고 뭘 꾸물대느냐” 여자를 채근하며 맞받아친다
아내랑 기차여행에 올랐다. 우리나라 유일무이의 럭셔리 침대 열차. 둘이어야 비로소 온전한 하나라는 닮은 점 덕이었을까, 레일도 부부를 아늑하게 안았다. 기차로 움직이고 기차에서 먹고 기차와 함께 잠든 1박2일 해랑 기차여행기다. 우리나라 유일의 럭셔리 침대 열차 ‘해랑ⓒ코레일관광개발침대 열차 내부 침대열차에서 샤워하는 호사복도가 마치 오리엔트 특급열차 같지 않아? 꽤 화려하네, 칸마다 객실 모양이 다른가봐…. 원래 저랬었나 싶을 정도로 아내는 오늘 유독 호기심이 많다. 설레서겠지. 우리나라 유일의 침대열차에 처음 올랐으니
#SNS포토존 #짠내투어 #감성지방에 살면서 문화적 혜택을 누리기 위해 서울까지 왕복 6만원이 넘는 교통비를 지출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차, 친구로부터 대구에 문화공간이 다양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난한 대학생의 여행은 그렇게 기획되었다. 그의 노래는 언제나 봄, 대구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 ▼2박 3일 대구 여행(2인 기준) 총 12만8,500원DAY 1고속버스비 20,200원카페 괜스레 12,000원앞산공원 케이블카 19,000원서문시장 야시장 15,800원교통비 8,200원 DAY 2 향촌문화관 2,000원 식비(분식)
남자들의 대구 여행법은 야생 버라이어티다. 곱창이 질긴가 닭똥집이 질긴가 겨뤄 보고, 멍키스패너 모양의 마들렌을 먹으며 장인들의 손때 묻은 공구들을 실컷 구경할 수도 있다. 앞산전망대 오르기, 수성못 한 바퀴는 기본체력으로! 여심을 겨누듯 탕탕, 사격으로 마치는 터프한 여행이다. 대구 앞산전망대의 밤 ●1박 2일 男子의 대구 여행Day 1 대구사격장→동인동 찜갈비 골목→근대골목1코스(향촌문화관, 북성로공구골목)→수성못→서문시장 야시장Day 2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앞산카페거리→앞산전망대→안지랑곱창골목 앞산에 내려진 심장주의보! 야간
쉽지도 결코 빠르지도 않다. 도중에 혹하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여자로 대구를 거니는 데 가장 필요한 준비물이라면그저 넉넉한 시간이다. 흐르는 매 순간 반짝반짝 윤이 난다. 한 계단, 한 계단 정성껏 오르게 되는 청라언덕 ●1박 2일 女子의 대구 여행Day 1 은반지 만들기 체험→청라언덕→서문시장→로맨스빠빠→이월드 별빛축제Day 2 김광석 다시그리기길→토끼정→대구미술관→팔공산 청라언덕으로 오르는 길은 90개나 되는 계단이다. 계단이라면 피하고 보는 게 요즘 습관인데, 이 길은 오히려 ‘대구의 걷고 싶은 길’로 꼽힌다. 올라가는 길도
울릉도는 패키지여행의 이점이 크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내 맘대로, 또 손쉽게 여행하기에는 여러모로 열악한 부분이 많아서다. 그래도 나만의 홀가분한 자유여행을 포기하는 것도 퍽이나 아쉽다. 그래서 패키지에 자유를 줬다. ‘울릉도 패키지 자유여행’이라고 하면 될까? 도동항에서 시작해 행남등대까지 이어지는 도동 해안산책로는 화산섬의 지질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연인과 부부,가족끼리 호젓한 산책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상전벽해의 울릉도비행기 날고 크루즈선 뜰 날10년쯤 지났겠구나, 망망대해에서 슬며시 모습을 드러낸 울릉도를 보
달그락 달그락 별이 부딪치던 소리는 사그락 사그락 귓가를 맴도는 추억의 여음이 되어 기어이 그 밤을 증언하는 표식이 되고 말았다. 이쯤에서 영양이 가르쳐 준 것 한 가지.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지 못할 것은 세상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영양풍력발전단지. 영양의 자연이 이국적인 풍경을 입었다●육지의 섬으로“양양이 아니고?” 영양으로 떠난다는 말에 지인들은 모두 하나같은 반응으로 되묻기가 먼저였다. 뭐, 나조차 그런 의문부터 가졌었다는 점을 고백하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영양이란 곳에 어떤 볼거
구미의 ‘인생 맛집’ 구미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 없다. 그렇다고 먹방에 대한 기대를 접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한껏 기대해도 좋다. 공단에 모여든 팔도 사람들의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켜 온 산해진미들이 구미에서는 기본이다. 서비스나 맛의 기준도 월등히 높다. 구미에서 맛집을 찾았다면 그곳은 ‘인생 맛집’이 될 가능성이 높다. 1, 2, 3 특제 소스로 새콤한 맛을 내는 복어매운탕과 소주 안주로 좋은 복껍질무침회. 4 1970년부터 구미역 앞에 자리잡은 싱글벙글 복어 본점 웃으면 ‘복’이 와요싱글벙글 복어모르면 구미 사람이 아니라
구미역 주변이 수상하다 구미역의 소속은 원평동이다. 하지만 구미역을 경계로 역전과 역후의 분위기는 매우 다르다. 아직 조용한 주거지역으로 남아있는 구미역 뒷동네가 요즘 수상하다는 제보를 받았다. 구미에서 가장 맛있다는 빵과 커피가 이곳으로 스며들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 벽화로 새단장을 마친 ‘밤실마을’의 아기자기한 재미는 덤이다. 유기농재료를 사용하고 천연발효를 거쳐 탄생한 여여브레드의 빵들 (좌) 오후 늦게 찾아가면 진열대가 텅텅비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우) 천연발효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파티쉐 김지영씨 유기농 빵의 모범답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