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포르투갈반 박자 느려도 좋은 포르투갈인생에는 왜 비상 깜빡이가 없는가. 인생이 그러니 여행도 마찬가지다. 책 를 읽다가 포르투갈에 빠진 저자. 그녀는 ‘직접 보고 느끼는 그 느낌이어야 할 것’이라는 다짐으로 포르투와 리스본, 코임브라, 코스타노바 등 11곳의 도시를 여행하며 포르투갈의 속살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누구나 겪을 수도 있을, 그러나 평범하지 않은 에피소드들은 읽는 내내 흥미진진하다. 1장부터 독자를 정신없이 빨아들인달까. 이 책의 좌충우돌 여행기는 마치 예능 프로그램 를 보는 듯
여전히 찰랑이는 봄볕꽃과 새가 어울린 자리광주를 품은 무등산 자락, 의재미술관이 있다. 20세기 남종문인화의 대가인 의재 허백련을 기리고자 건립된 미술관에 꽃과 새가 날아와 앉았다. 꽃에 파묻힌 세상과 보드랍게 매만져진 정물엔 그린 이의 애정이 소복이 쌓여 있다. 사계절 다른 정취를 자아내는 유리 통창 병풍과 계절에 따라 바뀌는 전시는 의재미술관의 모든 계절이 궁금해지게 만든다. 미술관 가는 길부터 봄이 내려앉은 그림까지, 아직 저물지 않은 봄길을 거닐 수 있는 전시.의재미술관│6월12일까지, 화~일요일 09:30~17:30(월요일
대리만족 일본 워케이션진한 여운, 도쿄일본이란 나라를 너무 좋아했기에 첫 직장과 자취 생활을 일본에서 시작한 저자. 평온했던 도쿄 생활은 갑자기 터진 한일 무역갈등으로 위기를 맞았다. 이어 코로나19가 창궐했고, 여행사에서 근무했던 저자는 버티다 버티다 결국 귀국을 했다. 너무나 평범했기에 더 그리운 일본에서의 생활. 책은 잔잔한 감성을 담은 사진과 향수(鄕愁)가 짙게 밴 에세이로 독자의 마음을 두드린다. 도쿄라이프를 꿈꾸어 봤던 사람, 일본이 그리운 사람이라면 공감하며 읽을 책. 후루룩 읽기 좋다. 이송이│하모니북│1만7,600원
내면을 노크하다안창홍-유령패션텅 빈 옷 속에서 우리는 익숙한 무언가와 마주하게 된다. 그 옷을 입고 뽐내고자 했던 이의 욕망은 작가의 상상 속에서 박제된다.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자 자본주의에서의 계급을 상징하는 ‘패션’은 오랫동안 자신을 바라보던 당신을 응시한다. 사라진 것은 모델일까, 욕망일까? 남은 게 무엇인지, 그 답은 관객에게 달렸다. 전시와 연계된 드로잉 85점이 미술관 4층에서 이어지며 작가의 지난 전시는 사바나미술관 홈페이지에서 VR로 둘러볼 수 있다.사바나미술관│5월29일까지, 화~일요일 10:00~18:00(월요일
이제는 떠나야 할 때다시 여행이다일상이 멈췄고 여행도 멈췄다. 그러나 세월은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간다.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려도 봄은 오고 새싹은 돋고 꽃은 피었다는 뜻이다. 산수유로 시작해 매화가 피고, 곧 벚꽃도 필 것이다. 잠들고 깨기를 반복하는 자연처럼, 내 몸도 치유해야 한다. 반복되는 일상에 마냥 괴로워만 할 수는 없다. 아름다운 여행지로 그리워할 필요가 없다. 일상을 여행처럼, 하루하루 소중하게 살아가면 된다. 그러다 여행이 다시 시작됐을 때, 여유가 된다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면 그뿐이다. 김희정│이담북스│1만5,00
80년 가옥의 순간들화가의 비망록화가 박노수가 걸어온 길을 사진가 조선희가 담았다. 화가가 40여 년을 거주했던 이층집 구석구석에서 포착한 순간들이다. 청아한 색채가 돋보이는 화가의 작품들은 긴 여운을 남긴다. 서울시 문화재자료 1호로 등록된 건축물을 감상한 후, 바깥의 정원을 따라 걷다 보면 서촌 풍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동산이 나온다. 80여 년의 시간을 간직한 가옥에서 생각의 우물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박노수미술관│8월28일까지, 화~일요일 10:00~18:00(월요일 휴관)│성인 3,000원그림 속 향기를 찾아서카유보트,
여행의 진정한 의미나의 친애하는 여행자들여행을 혼자 떠났다고 해서 혼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낯선 도시의 거리에서, 햇볕이 내리쬐는 길 위에서, 세계 곳곳에서 마주한 모든 순간이 긴 여정의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결국 여행은 사람과 삶을 만나는 과정이기에. 그 과정을 헤매며 작가는 끊임없이 누군가를 만나고 교감하며 타인의 삶을 엿본다. 우연히 마주친 사람들과 서로를 묻고 보듬는 어느 여행자에 관한 기록을 담은 책. 추효정│책과이음│1만5,800원실패하지 않는 여행 가이드혼자도 함께도 패키지도 다 좋아 항상 아쉬운 여행을 하고
칠기에 담긴 시간漆, 아시아를 칠하다칠공예는 시간의 예술이다. 옻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해 정제하고, 기물에 몇 번이고 옻칠을 덧칠해야 완성된다. 단단하고 아름다운 빛깔은 세월이 지날수록 더 빛을 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의 나전칠기와 일본의 마키에 칠기, 동남아시아의 전통 칠기가 어떤 특색을 갖고 발전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전통 칠공예에 사용된 재료를 현대의 칠기 작품들이 어떻게 승화시켰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다.국립중앙박물관│3월20일까지, 10:00~18:00(수·토요일 21:00까지)│입장권 3,000원
구석구석 도로 여행대한민국 드라이브 가이드그놈의 ‘코시국’ 때문에 계절의 변화를 느낄 새도 없이 시간만 지나간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거리두기로 우리의 몸과 마음은 이미 지쳐있다. 이 책은 답답한 마음을 뻥 뚫리게 해주면서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드라이브 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드라이브 코스 속 여행 명소, 주변 관광지, 당일치기 코스’ 등 베테랑 여행작가 3인이 직접 전국을 누비며 찾은 보석 같은 코스들로 구성돼 있다.이주영, 허준성, 여미현│중앙북스│1만7,500원 이탈리아에서 만난 영화영화의 섬, 시칠리아 기
천재여야만 했던 천재살바도르 달리展초현실주의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의 원화를 마주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살바도르 달리 작품의 최대 소장처인 3대 미술관의 연합기획전으로, 그가 참여한 히치콕 감독의 영화와 디즈니 애니메이션도 상영된다. 달리의 유년시절부터 평생의 배우자이자 뮤즈를 만난 청년 시기, 고국으로 돌아간 노년 시기의 작품을 인생의 흐름대로 감상할 수 있다. 달리의 작품 속으로 들어간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멀티미디어 영상 과 애니메이션 가 특히 압도적이다.DDP 디자인전시관│3월20일까지, 10:0
외면은 답이 아니다걱정을 멈추고 폭탄을 사랑하기‘디지털 미디어’라는 폭탄이 인간 세상에 떨어졌다. 스마트 기기로 세상과 소통하던 사람들은 점차 스크린을 통해서만 세계를 인식하게 되었다. 이 전시는 ‘미술관’이란 가상과 실제의 공간에서 구현된 작품들로 잠든 감각을 깨우고, 변화하는 환경에서 우리의 감각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과거 벨기에 영사관이었던 미술관의 이국적인 우아함도 관람의 맛을 더한다. 남서울미술관의 숨겨진 공간을 들어가 볼 수 있는 다락방 투어도 꼭 예약할 것.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ㅣ2월27일까지, 매일 10:
서울의 재발견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 매일 지나치는 평범한 도시 공간이 새로운 휴식과 견문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60여 점에 이르는 그림 속에서 도시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한편, 시공간의 정체성을 짚어 보는 ‘서울 인문 산책 드로잉 에세이’다. 저자는 17년 차 건축사 ‘이종욱 ’씨다. 그는 주중에는 산업 시설 건축 설계를 수행하다가, 주말에는 도시 곳곳을 거닐며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렸다. 이종욱│뜨인돌│1만7,000원음악으로 만난 여행판타스틱 뮤직 보야지그림을 매개로 음악와 사람을 잇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