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레터에서 에어컨 없음을 고백했는데, 이번 달에는 TV가 없음을 고백해야겠습니다. 랩톱도 있고 모바일도 있으니, 그럭저럭 살아집니다. 아무래도 퍽 활자적인 인간인 것 같습니다. 그런 제가 액션캠을 하나 살까 고민 중입니다. TV 없이는 살아도 카메라 없이는 못 사는 세상이 온 걸까요?시나브로 변해 왔습니다. 더 이상 신제품의 종이 매뉴얼을 읽지 않고 동영상 매뉴얼을 선호한 지가 꽤 되었습니다. 바보상자라니요. 활자 대신 영상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여행은 오래전부터 최적의 영상 콘텐츠였지만, 소수의 전문가가 독점적인 채널을 통해
캠핑 의자를 펼치고 앉았다. 눈앞에 신도의 새하얀 해수욕장이 팝업북처럼 펼쳐졌다. 그 어떤 책보다 흥미진진했다. 책갈피를 꽂아 둔 장면들이 있다. ●800m의 해변 독점하기 유달산이 멀어지고 있었다. 목포대교 밑을 통과한 차도선이 바다로 몸을 밀어 나아갔다. 목적지인 전남 신안군 신도를 가기 위해서는 일단 하의도 웅곡선착장까지 가야 했는데, 2시간 20분의 긴 뱃길이었다. 아침식사로 각자 준비한 김밥과 빵을 나눠 먹었다. 그렇게 덜어 낸 짐의 몇 배나 되는 식료품을 하의도 선착장 뒤 농협마트에서 구입했다. 이왕이면 지역에서 소비하기
동쪽엔 새하얀 몽돌 해변이 집 앞까지 넘실거리고, 서쪽엔 7km에 이르는 광활한 모래등이 모세의 기적처럼 드러났다. 생각할수록 아름다운 섬이다.●영광 어디까지 가 봤니?애초부터 님도 보고, 맛난 것도 먹을 계획이었다. 목적지는 전남 영광군 낙월면 송이도. 영광에서 멈춰서 점심으로 보리굴비정식을 영접하는 일은 이번 섬 캠핑 여행에서 아주 중요한 일정이었다. 오랜만에 먹는 보리굴비와 조기에 집는 반찬마다 황홀경이라, 새벽부터 눈꺼풀 겨우 떼어 내고 배낭님 모시고 나선 보상을 이미 받은 기분이었다. 가능한 배에 꾹꾹 눌러 담느라 지체를
더워도 너무 더웠지요. 지금쯤은 조금 살 만하고 쾌적하신지요. 지난 계절만큼 가을을 간절하게 기다렸던 적이 없었습니다. 에어컨이 없었던 저는 특히 더 그랬답니다. 9월 달력의 마지막에는 가지런히 추석 연휴도 걸려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이번 더위에 기록을 양보한 지난 큰 더위, 그러니까 1994년의 뜨거운 여름에 저는 삼양동에 살고 있었습니다. 네. 박원순 서울 시장이 삶의 문제와 해법 찾기를 위해 옥탑방 한 달 살이를 했던 바로 그 서울 강북의 삼양동입니다. 제가 살던 구역은 오래 전 재개발로 아파트가 되었지만, 94년에
천사의 얼굴은 어떻게 생겼을까? 8월부터 10월 사이에 만개하는 안젤로니아는 ‘천사의 얼굴’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이 꽃이 만발하여 온통 보랏빛으로 물든 정원을 찾아서 임진강 나들이를 떠나보자. ‘2018 안젤로니아 페스티벌’이 열리는 연천 허브빌리지는 경기도 연천군에 위치한 대표적인 가족 여행 명소다. 8월18일(토)부터 10월21(일)까지 축제의 주인공인 안젤로니아가 만개하면 가든 전체가 보랏빛으로 뒤덮인다. 이국적인 사진을 남기기 좋은 것은 물론이고 임진강 강줄기 산책로를 따라 화이트가든, 사랑의 연못, 시인의 길 등을 걸으며
태국으로 가는 여행길이 더 넓고 편리해진 것은 분명 늘어난 항공사들 덕분이다. 여러 항공사가 방콕과 치앙라이 구간을 운행하고 있지만 에어아시아를 이용하는 이점은 확실했다. 환승은 언제나 긴장되는 일이다. 다음 비행기를 놓치면 안 되는 건 기본이니까. 그러나 가끔은 게이트 표시가 뜨지 않고, 갑작스레 연착이 되는 돌발 경우도 발생한다. 수하물을 찾아서 다시 체크인해야 할 경우엔 허둥거리다 시간에 쫓기는 경우도 있다. 그 마음을 잘 헤아려 준 것이 타이 에어아시아 엑스의 간편 환승 서비스(Fly-Thru)였다. 비행기가 방콕 돈므앙 국
●친구야, 농장으로 놀러가자!뭐든 뿌려 놓으면 쑥쑥 잘 자라는 비옥한 토지는 치앙라이의 자랑이다. 오죽하면 란나 왕국의 이름이 ‘The land of a million rice fields’를 뜻할까. 반세기 전에는 그 땅에 수평선 가득 양귀비꽃이 피었다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던 채플린의 인생에 대한 정의가 문득 떠올랐다. 지금은 시야 가득 몽글몽글한 녹차밭이다. 해발 1,200m 높이의 추이퐁 차 농장(Choui Fong Tea Plantation)은 이상적인 고도에서 키워 낸 명품 녹차 생산지다.소수
●여왕처럼 걷는 정원도이 뚱(Doi Tung)에 도착해 점심을 먹는 중이었다. 하루에 한번은 꼭 쏟아지는 폭우. 야외였지만 천막이 비를 충분히 가려 주어 다행이었다. 쏟아지는 폭우에 모든 것이 멈추어버렸다.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커다란 쉼표가 선물처럼 왔다. 20여 분의 달콤하고 시원한 휴식이었다. 비가 그치자 달팽이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땅이 마르기 전에 한 걸음이라도 더 움직이려는 듯했다. 우리도 서둘러야지. 달팽이를 앞질러 1,630m 높이의 산 중턱에 세워진 도이 뚱 로열 빌라(Doi Tung Royal Villa
●우정은 무슨 색일까? 은지와 인경은 윤회를 상징하는 곡선형 다리를 함께 건넜다. 여행을 함께 하며 거창하게 말하자면 생사고락을 함께 해 온 친구이니 나란히 이 다리를 건너는 것도 든든한 기분이다. 화이트 템플로 알려진 왓 롱 쿤(Wat Rong Khun)의 다리였다.치앙라이에서 가장 유명한 사원에 드디어 도착했다. 태국을 대표하는 예술가인 찰름차이(Chalermchai Kositpipat) 작가가 1997년에 시작해 2070년을 완공 목표로 진행 중인 대 불사다. 시야를 가득 메운 백색은 부처의 순수를 표현하는 색이라고.처음에는
●치앙라이 시계탑 아래서역사도 마음도 복잡해졌던 국경을 떠나 도심으로 돌아왔다. 치앙라이를 건설한 멩 라이왕의 조각상이 초입에 수호신처럼 서 있었다. 꼭(Kok) 강변에 세워진 리조트에 짐을 풀었다. 빠른 유속으로 흘러가는 강을 바라보며 여유를 누렸던 아침식사 시간이 유난히 좋았던 더 레전드 치앙라이 리조트(The Legend Chiang Rai)였다.면적은 경기도와 비슷하지만 도심은 손에 잡힐 듯 작다. 유명한 레스토랑, 카페, 리조트들은 대부분 강변에 자리 잡고 있고, 시내에는 2개의 시계탑을 축으로 관공서, 시장, 공원, 카페
동굴에서 돌아온 기적의 소년들을 기억하는가? 그들이 살고 있는 태국 치앙라이에 다녀왔다. 원시 그대로의 자연이 보존되어 있고, 국경을 넘어온 많은 난민과 소수 부족들이 공존하고 있는 곳. 전 세계가 주목했던 치앙라이를 독자모델 은지와 인경이 다녀왔다. ●치앙마이 아니고, 치앙라이죠!떠나기 직전까지도 인경은 치앙라이가 치앙마이의 오타인 줄 알았다. 7월 내내 속보로 도착했던 동굴 소년들의 구조 소식 때문에 지금이야 그 이름이 조금 익숙해졌지만 사실 은지와 인경이 떠날 때만 해도 치앙라이는 그저 낯선 곳이었다. ‘치앙마이 위에 있다!’
영상의 시대다. 그 시대에 가장 어울리는 콘텐츠는 여행! 경쟁이 치열한 여행 영상 크리에이터 중에서 가장 핫한 이름은 ‘경식스KYUNG6’다. ‘금손 남친’의 대명사로도 알려진 김경식 작가는 2월부터 국립발레단을 그만두고, 본격적인 영상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19년차 발레리노의 변신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여행 영상이 있다. 제목은 좀 그렇지만 ‘여자 친구분이 열일한 역대급오사카 여행영상(feat. 금손 남친)’이다. 여행 커뮤니티 ‘여행에 미치다’에 업로딩 되면서 단기간에 기록적인 조회수를 기록했
이런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안 좋았던 여행지에 대해 글을 써야 할 때는 어떻게 합니까?” 칭찬 일색의 후기를 보고 여행을 갔다가 실망한 경험 때문에 나온 질문일 겁니다. 솔직하게 쓰는가를 묻는 것이기도 하겠죠.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나쁜 여행지가 없었습니다!” 네, 여러 가지 상황이 불편하고 일이 풀리지 않았던 여행은 있었습니다. 차가 막히고, 사람이 붐비고, 폭염이 극에 달하고, 바가지가 심했던 여행의 기억 하나쯤, 누구에게나 있겠지요. 하지만 그 모든 북새통의 유발자인 ‘그곳’은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자연’ 그대로였을
여행을 한다는 건 어쩌면 그만큼 신경 쓸 거리가 많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달 출시된 ‘타이완펀팩Taiwan FunPack’과 같은 패스 상품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5일간 4G LTE 데이터 무제한 유심칩, 타이완 여행 정보와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투어토크TourTalk 앱 이용권을 포함한다. 투어토크는 단순한 번역기나 검색 엔진과는 다르다. 통역사와의 음성 및 영상통화를 통해 소통이 필요한 순간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실시간 채팅으로 이루어지는 컨시어지 시스템을 통해 명소나 맛집을 물어볼 수 있다. 타이완펀팩은 타오위
서울 상도동의 핸드픽트호텔이 이 선정한 100대 호텔에 이름을 올렸다. 핸드픽트는 어디고 은 무엇인가 싶을 수도 있지만, 과연 답고, 핸드픽트다운 선택이다. 호텔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상도동이라는 위치에 2년 전 오픈한 핸드픽트호텔은 관광지 서울이 아닌, 원도심 서울의 모습을 투영하는 독특한 호텔이다. 지역 재생을 위한 주민들과의 교류와 아티스트, 젊은 벤처들을 지원하는 협업 프로그램 등등 칭찬할 구석이 많지만 국내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것이 사실. 그 가치를 단숨에 알아본 것이 영
체감 상, 온도와 문화생활은 비례하는 것 같다. 여름이면 에어컨 바람 빵빵한 전시나 공연장이 그렇게 당긴다. 안 그래도 이번 주말 가까운 ‘피서’를 노리고 있던 터, 서울 강남 플랫폼엘PLATFORM-L에서 7월19일부터 진행 중인 를 알게 됐다. ‘베케이션랜드’라는 단어가 생소하면서도 궁금해 사전을 찾아보니 ‘휴양지, 관광지, 명승 고적’이라는 뜻. 예쁜 쓰레기들의 연작 , 휴양지 기념품 숍에 온 것만 같은 등 여행
휴가 간 수영장에서 책 읽기. 해 본 사람은 안다. 책을 마른 상태로 유지하기가 꽤 어렵다는 것을. 그래서 나왔다. 워터프루프 북. 작고 가벼운 문고 판형에 읽기 쉬운 소설을 ‘미네랄 페이퍼’에 인쇄했다. 습기에 강한 재질이라 잘 젖지 않고, 젖더라도 금방 마른다는 것이 특징. 과연 이번 주말 계곡 트레킹에 대동할 만한 아이템이다. 지난해 ‘쏜살문고’라는 이름으로 휴대하기 쉬운 판형의 문고 시리즈를 출간해 바캉스와 독서의 거리를 좁혔던 민음사가 이번에는 ‘방수’ 기능까지 업그레이드시켰다. 작고 물에 강한 4종의 방수책은 대한민국에
세계적인 호텔 체인 중에는 그 시작이 농가 주택이었던 곳이 적지 않다. 시골 별장으로 온 손님들에게 풍성한 음식과 안락한 잠자리를 제공하고 조촐한 파티를 열었던 환대의 정신이 승계된 경우다. 3년차를 맞이한 전북 고창의 상하농원은 어떨까? 지난 7월1일 문을 연 파머스빌리지Farmer’s Village는 객실이 41개나 된다. 2인용 테라스룸부터 24인용 단체룸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따뜻한 감촉의 나무 외벽과 자연석으로 만들어진 벽은 전원으로 온 여행자를 콘크리트에 가두지 않는다. 햄 공방, 빵 공방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어 보
기차에도 프리미엄이 접목되고 있다. 스위스 체르마트 특급열차 빙하 특급Glacier Express이 내년 3월, 기존 1등급 좌석보다도 업그레이드된 ‘엑설런스 클래스Excellence Class’를 론칭한다. 전 좌석 창가 좌석에 태블릿 PC가 배치돼 있고 5코스의 식사와 와인, 애프터눈 티타임을 제공하며 열차 안에 웰컴 데스크와 체크인 카운터도 마련한다. 사실 아직 한국인 여행객들은 2등석을 예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비즈니스 고객, MICE 등 분명 하이엔드High End 타깃 범위가 커지고 있다고 빙하 특급 운영사인 MGB(
동굴 기적으로 유명해지기 전까진 치앙마이의 오타인 줄 아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치앙라이에서 시작한 란나왕국은 건국 5년 후 수도를 치앙마이로 옮겼습니다. 치앙마이에 화려함을 양보한 덕분에 치앙라이에서는 새로운 태국 여행이 가능합니다. 조금 더 한적하고 조금 더 평화로운 손 타기 전의 태국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트래비가 담아 온 치앙라이의 풍경을 보여드립니다 .취재협조|태국관광청, 에어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