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닥 타다닥. 송정 떡갈비 골목엔 나무도마에서 고기를 잘게 다지는 소리가 퍼지고, 달콤하고 고소한 향기는 어지러울 정도다. 송정 떡갈비는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섞어 만든다. 1990년대 후반 IMF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재료비를 절약하기 위해 돼지고기를 섞어 만든 것이 시초다. 반죽은 부드럽게 다진 고기에 풍미를 더해 줄 마늘과 양파, 그리고 비법 간장을 넣고 치대 만든다. 무등산 증심사에서 약사암으로 오르는 길에는 은행나무가 많다 광주 송정 떡갈비는 고기에 은은한 숯불 향이 배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다돼지고기로 인해 육질은
“쉐리 쉐리 레이디~”. 어디선가 들려오는 80년대 디스코 음악. 검은 교복을 입고 여고시절로 돌아간 중년여성 셋은 아침부터 고고장에서 디스코를 추고 있었다. 1960~80년대 달동네, 음악실, 극장, 사진관, 양복점 등 옛 모습을 모두 재현해 낸 순천 드라마 촬영장이다. 순천 드라마 촬영장은 60~80년대 분위기를 재현해 놓아 누구라도 시간여행을 즐길 수 있다 달동네를 재현한 순천 드라마 촬영장 이곳에 들어서면 과거로 떠나는 여행이 시작된다. 여기서는 중년들의 목소리가 한층 달떠 있다. “이런 데서 연탄을 갈고 밥을 해 먹었다.”
곡성 하면 으레 떠오르는 섬진강, 기차마을, 곡성 영화촬영지? No! 새로운 곳이 궁금했다. 비슷한 감상의 여행이 아닌 나만의 것을 채우고 싶어 깊숙한 산골도 마다하지 않았다. 곡성의 속살 찾아 한 발짝 더 움직였던 시간을 소개한다. 1933년에 지어진 구 곡성역 섬진강변을 따라 달리는 증기기관차 곡성군 | 전라남도에 있는 인구 3만명의 작은 군으로 구례군, 화순군, 순천시와 접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에서도 4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섬진강과 옥과천 유역의 평야를 중심으로 한 벼농사가 주 산업이며, 사과, 멜론, 딸기, 토란, 깻잎
남도 답사 1번지. 진부하다고도 할 법하지만 이보다 더 잘 나타내는 말이 또 있을까. 수묵화에서 볼 법한 자연 풍경과 전통 예술이 공존하는 그곳에 현대 예술가들이 붓을 더했다. 하나의 거대한 예술촌이 된 해남의 구석구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예술이 꽃 피는 그곳으로. ●자연산 버섯과 나물로 차려낸 남도밥상 서울을 출발해 약 다섯 시간 만에 도착한 해남.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점심을 먹는 것으로 남도 수묵기행을 시작했다. 남도에서 먹는 음식이라면 길거리 분식도 맛있을 거라는 ‘착한’ 편견은 이번에도 적중했다. 어느 낡은 건물 2층에
걱정했다. 하필 영광과 무안이라서. 아니나 다를까 여행지에 다다르니 “여기에 오다니 전남 영광입니다”라는 몹쓸 아재개그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하지만 남도의 음식을 맛보고 풍경을 담고 나면 이내 말장난도 즐겁게 받아치게 된다.“그런 개그는 전남 무안하네요” 숲쟁이꽃동산의 끝자락 언덕배기에 다다르면 백제불교 최초도래지의 탑원과 만난다 드넓은 무안의 갯벌. 멀리서 담을수록 풍경이 아름답다 영광 노을전시관에 전시된 일몰 사진들 영광군이 선사한 마음에 감동을 주는 이야기 그 유명한 영광 굴비. 아무리 기대해도 실망하지 않을 맛이다 ●하늘
걷고 싶은 광주를 만났다. 토박이도 몰랐던 매력적인 광주 여행.걷고 또 걸어도 볼거리가 새어나오니 이제는 날개를 달고 널리 알려져야 한다. 광주 대표 볼거리 양림동 펭귄마을. 이곳에서는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펭귄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월봉서원이라 쓰인 현판을 보며 기대승의 삶을 돌아보자 산새와 어우러진 서원은 고즈넉한 멋을 갖고 있다 눈부신 황룡강을 따라 가면 월봉서원에 닿는다●월봉서원, 기대승의 인생길 따라가기장성군과 광주 광산구를 잇는 황룡강을 따라 달리다 보면 한적한 길에 접어든다. 더 이상 차로 들어갈 수 없으면 본격적으
하늘도 산도 곱게 색을 차려 입은 때.각기 다른 색색의 전라도 브루어리들을 탐방했다. ●고창우리 보리의 맛파머스 맥주 ‘국산’ 보리로 만든 맥주라니? 맥주를 잘 아는 이라면 좀처럼 믿기 힘든 일일 것이다. 주로 맥주 양조에 쓰이는 ‘두줄보리*’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 그래서 의미가 있다. 2013년 6월 전북 고창에 설립된 파머스 맥주(구 GDC 브루어리)는 국내에서 생산한 보리를 맥주의 기본 맥아로 사용한다. 김제와 고창에서 공수해 온 국산 보리로 ‘우리 맥주’를 만든다고. 파머스 맥주에서 즐길 수 있는 맥주는 총
담양여행의 키워드는 단연 나무라야 했다. 대나무, 메타세쿼이아, 느티나무, 팽나무, 푸조나무, 음나무, 개서어나무…. 그야말로 나무의 마을이었다. 여름 한 낮, 땡볕이 거칠수록 나무는 짙은 그늘로 서늘했고, 그 어둑함 사이로 서걱서걱 청량한 노래가 흘렀다.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은 여름이면 푸른 터널로 여행객들을 보듬는다 여름날의 메타세쿼이아 길 산책 ●메타세쿼이아 길푸른 터널 속으로담양하면 당연히 죽, 대나무다. 아니 그랬었다. 담양의 상징으로서 대나무가 누린 독보적 명성에 메타세쿼이아가 도전장을 내밀기 전까지는 말이다. ‘담양 메
길은 타임머신처럼, 정약용 선생이 유배 길을 걷던 조선 후기의 강진으로 데려다 주었다. 차나무가 많아 ‘다산(茶山)’이란 별명을 지닌 만덕산. 그 안에 다산 정약용 선생의 흔적이 남아 있는 남도유배길이 있다. 남도유배길의 4개 코스는 각각 13km가 넘는 길이다. 하나를 완주하는 데 최소 4시간 이상 걸리므로 도전하기가 만만치 않다. 여행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남도유배길의 ‘맛보기’이자 핵심 코스는 2코스의 다산오솔길 중 다산초당-백련사 구간이다. 백련사와 다산초당을 잇는 오솔길은 빨간 동백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동백림으로 유명하다.
섬 하나 둘 셋 ‘섬’에는 영적인 기운이 있나 보다. 섬이라는 한 글자에서 느껴지는 단절감은 신비롭고 미묘하다. 외롭지만 외롭고 싶을 때, 스스로 고립되기 위해 세 섬을 찾았다. 봄날이었다. 여수 오동도에는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른 봄부터 새빨간 동백꽃을 만나볼 수 있다 지난 3월, 거금도 거금 생태 숲에서 매화를 만날 수 있었다. 그밖에 수많은 희귀 식물을 만나볼 수 있다 여수 케이블카 자산공원과 돌산공원 사이 해상 케이블카를 탑승하면 오동도까지 도달한다. 오동도는 0.12㎢ 크기의 작은 섬이다 ●그리운 꽃섬, 오동도
말해서 무엇 하랴. 어지러운 시절이다. 들려오는 소식들은 차마 쉽게 믿을 수 없고, 들어보면, 그러나 믿지 않을 도리도 없다. 온통 엉망이고,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다. 한참 동안 포털 사이트의 뉴스들을 보다가, 카톡으로 시국을 이야기하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짐을 꾸렸다. 여행이 치유이고 처방이라면, 내가 가장 시급한 환자였다. 어디로 갈까. 어디로 가서 달래 줘야 하는가. 나는 순한 것들과 만나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선택한 곳. 목적지는 순천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다섯 개의 순順과 만났다. ●첫 번째 만남 순천(順天)의 순
동백여행사 [맛따라 멋따라 호남 맛기행]별미가 나를 부르네꽉 채운 전라도의 맛 여행이 곧 ‘맛있는 음식’으로 귀결되는 그야말로 먹방의 시대다. 예로부터 미식이라 하면 전라도가 아니던가. 전라도 장흥과 강진, 고창을 따라 대표 별미를 찾아가는 ‘맛따라 멋따라’여행으로 안내한다. ●이런 삼합은 처음이야, 장흥삼합일반적으로 삼합이라 하면 홍어와 돼지수육, 김치를 곁들여 먹는 홍어삼합을 떠올리지만, 장흥에서는 장흥만의 방식이 있다. 한우와 키조개, 표고버섯을 함께 먹는다. 이런 오묘한 조합이 어떻게 등장했나 보니, 지역의 특산물을 조합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