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함, 간단함, 좋은 맛. 브루나이 음식문화를 대변하는 세 가지 키워드다. 브루나이 음식은 보르네오섬 고유의 재료를 사용해 영양이 풍부하다. 게다가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지만 한 번 맛보면 자꾸 손이 가는 매력적인 요리가 많다. 그중에서도 삼발 타하이(Sambal Tahai)는 브루나이 사람들의 일상적인 음식이다. 브루나이 대부분의 가정에서 삼발 타하이를 자주 먹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답은 190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제 상황이 좋지 않던 브루나이 사람들은 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도 잘 상하지 않는 재료인 말린
달랏(Da Lat)은 베트남 사람들도 사랑하는 여행지다. 최적의 온도와 습도, 보랏빛 꽃들과 투명한 공기, 더위를 씻어주는 청량한 빗줄기, 고풍스러운 유럽식 건축물들과 여유로운 사람들…. 그리고 베트남 최고의 커피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베트남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줄곧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지만, 한편으로는 여행 재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는 10월부터 푸꾸옥(Phu Quoc)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여행을 허용할 계획이다. 아직 세부 방침은
네모난 화면 밖으로 나서니 산과 꽃과 정원이 있더라.‘좋아요’ 보고 갔다가 진짜 좋아져 버린, SNS 속 강화도 카페들을 모았다. ●마니산을 담은 창멍때림#마니산_뷰가_다했다 #통유리카페 #노키즈존_노펫존 통유리와 마니산.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시원하게 뚫린 창으로 들어오는 마니산의 산맥이 창창하다. 선택장애가 있다면 멍때림에선 고생 좀 할지도. 호젓한 테라스 자리, 도서관 자리, 오붓한 야외 단체석까지. 1층부터 3층까지 골라 앉을 수 있는 자리만 해도 셀 수 없다. 이리저리 배회하다 뻥 뚫린 테라스의 구석진 자리에 내려앉았
에디터가 직접 맛 봤다. 웨이팅 ‘지옥’이라 부르기엔 너무도 황홀한 맛집 천국들. ●‘찐’ 싱가포르 브런치 PS 카페 햇살 좋은 날이면 언제나 생각나는 곳. 큼직한 통유리와 초록초록한 플랜테리어는 싱가포르 뎀시힐의 PS 카페와 비교하면 다소 아쉽지만, 한국의 여름 분위기와는 더없이 잘 어우러진다. 주말이면 예외 없이 만석이고 대기 인원도 늘 많지만, 예약이 가능하다는 최고의 장점이 있다. 이름은 카페여도 브런치 메뉴 라인업이 꽤 훌륭하다. 특히 싱가포르 여행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먹어 봤을 그 음식, 칠리 크랩이 있다. 게 위에 소
얼마 전 을 만들었다.마포 이곳저곳을 일로 맛봤다는 뜻이다.그중 입이 기억해, 사적으로 다시 찾아간 곳이 있다.돼지곰탕 한 그릇 옥동식 단 하나의 메뉴. 소가 아닌 돼지로 끓여 내는 곰탕이다. 맛의 비결은 돼지에 있다. 지리산 자락 남원에서 기른 흑돼지 버크셔K(영국 버크셔 지방에서 나는 흑돼지를 우리나라 기후와 품질에 맞게 개량한 품종)를 사용해 맑고 깊은 국물을 우려낸다. 버크셔K는 육질이 탄력 있고 잡내가 적은 것이 특징이라 곰탕으로 끓이기에 제격이다. 주문이 들어가면 뜨끈하게 데워진 유기그릇에 밥알을 토
언어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알려준다. 이를테면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 같은 것들. 태국어로 '쌀'은 '카우', ‘밥을 먹다’는 ‘낀카우’라고 한다. ‘낀카우’라는 말에는 단순히 쌀이나 밥을 먹는 행위를 넘어 ‘식사를 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만큼 태국에는 쌀로 만든 요리가 다양하고 풍부하다. 태국은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매니아층이 두터운 여행지다. 골프 격리, 빌라 격리, 요트 격리 등 자가격리 기간을 여행으로 활용하며 해외여행 재개를 위해 줄곧 활발한 시도를 이어오고 있기도 하다. 현재 대한항공,
봄 가는 게 아쉬워 강진으로 갔다. 한정식도 먹었고 주꾸미, 바지락도 먹었다. 다산초당과 백련사에도 갔다. 나와서는 맑은 차 한 잔을 마셨다. 어느 것 하나 부러울 것 없는 봄. 다만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간다는 게 아쉬울 뿐이었다. ●강진이라는 곳벚꽃, 매화, 산수유가 이 땅의 봄을 밝히며 한바탕 요란하게 피고 졌다. 나무들은 옅은 초록 잎을 물고 있다. 이 초록이 점점 진해지고 곧 여름이 시작될 것이다. 노루 꼬리처럼 짧기만 한 이 땅의 봄이 안타까워 강진으로 갔다. 백련사와 영랑생가 뒷마당에 낭자한 동백이라도 볼 요량이었다.
저번 달은 내 인생의 변혁기였다. 여행을 떠나기 어려우니 작년엔 매일같이 뭔가를 먹어 댔고, 후유증인 비만과 비용의 폐해를 감당하기 어려워 크나큰 결심을 하고 말았다.●중고 86인치 LG TV당장 넷플릭스에 가입했으며, LG전자의 86인치 TV를 (사용 기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중고로 샀고, 타일랜드(태국)제 피쇼(생선포)를 커다란 봉지로 주문했다. 어차피 산 지 14년이 넘은 TV도 고장이 났거니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좀 쑤심’ 증상을 ‘시각’으로 극복해 보려는 속셈이었다. 이는 옳지 못한 선택이었고 그 대가는 고스란히
감자의 고향은 역시나 강원도겠거니 했더니만세계 어딜 가도 감자가 천지다.문득 궁금해진다. 감자, 넌 어디서 왔니? ●포테이토 게이트 1992년 6월, 미국 뉴저지주의 리베라 초등학교 교실. 공화당의 ‘조지 부시’가 집권하던 시절 공화당 소속 부통령인 ‘댄 퀘일’은 이곳에서 일일 교사로 활동 중이었다. 12세 소년 한 명을 불러내 감자(potato)의 철자를 써 보게 했다. 그 소년은 칠판에 또박또박 포테이토라고 썼다. 그러자 댄 퀘일이 말했다. “얘야, 끝에 e를 빼먹었구나.” 그러자 소년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e’를 추가하고
핸드폰으로 툭툭 찍어도 감성이 터진다.에디터가 직접 가 본, 지금 SNS에서 가장 핫한 성수동 카페들. ●성수동 터줏대감대림창고 오픈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성수동 카페의 터줏대감 역할을 해 온 대림창고. 빈티지하고 자유로운 느낌 탓일까. 육중한 나무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치 뉴욕 브루클린의 한 카페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층고가 높아 탁 트인 느낌을 주고, 천장으로 들어오는 채광 덕분에 시원하고 밝은 분위기가 감돈다. 갤러리 카페답게 곳곳에 조형물과 그림이 전시돼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엇보다 대림창고에선 최고급 파나
베트남 쌀국수는 세계 어딜 가나 만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이다. 코로나19로 베트남은 지난해 3월부터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던 항공편 대부분이 중단된 상태지만,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며 국제선 재개와 입국자 격리 완화도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에서 국수 한 그릇 할 날을 기다리며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쌀국수의 매력을 알아보자. ●전 세계인을 사로잡은 베트남 쌀국수의 매력베트남 쌀국수는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음식이지만 어찌 보면 참 평범한 음식이다. 사골이나
이번 정류장은 열차의 마지막 종착지, 부산입니다.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 40분. 부산역에 내렸다.이제, 뭐하지. ●중국과 러시아, 그 사이계획 하나 없이 부산에 도착한 서울 촌놈. 가진 건 어깨에 걸친 트렌치 코트가 전부. 막막하다. 부산역은 생각보다 넓고 크다. 하늘이시여, 이 불쌍한 출장자에게 힘을 주시옵소서. 우선 걷는다. 부산역 앞, 횡단보도를 하나 건넜다. 중국과 러시아, 그 사이에 도착했다.텍사스거리는 이름부터 미국스럽다. 과거 미군들의 유흥가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골목. 옛날에는 홍등가가 대부분이어서 학생이나 한국인들
동네가 소란해졌다. 하나둘씩 가게가 들어서더니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쌍문동 로컬이 알려주는 ‘쌍리단길’ 힙 플레이스.▶MAP쌍리단길 가는 길쌍문역 2번 출구로 나와 창동시장 입구에서 도봉로 114길 방향으로 계속 직진. 이디야 커피가 보인다면 쌍리단길 도착이다.쌍문동에는 세대를 아우르는 추억이 있다. 윗 세대에게는 만화영화 의 동네다. 둘리가 빙하에 갇혀 표류하다 도착한 곳이 바로 쌍문동이다. 때문에 둘리 테마역으로 지정된 지하철 4호선 쌍문역 안에서는 곳곳에서 둘리를 만날 수 있다. 다음 세대에게는 드라마
파주에 10년을 살며 알게 된 건 이 도시가 지나치게 맛있는 곳이라는 것. 장어, 두부, 막국수, 돼지갈비, 순댓국, 칼국수, 부대찌개, 파스타 등등, 거기에 수준급 커피를 만날 수 있는 카페도 많다. ●우울증 초기입니다병원 로비에서 수학 문제집 같은 설문지를 30분 동안 작성한 후 찾은 상담실. 의사는 두꺼운 뿔테안경을 밀어 올리며 덤덤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증상이니까요. 지금 나이면 한 번쯤 찾아옵니다. 1년 정도 치료하면 나아질 겁니다.” 우울증이 시작됐다.●우울증엔 맛있는 음식이 가장 좋은 치
2박 3일간 장흥에서 먹고 또 먹었다. 체중이 2kg은 늘어났다. 그래도 다시 먹으라면 가서 또 먹겠다. 향긋한 굴과 진한 맛의 쇠고기와 연하고 연한 주꾸미 샤브샤브. 그리고 조개찜이며 백반이며 짜장면. 지금도 장흥만 생각하면 군침이 돈다. ●장흥에서 놀고먹기장흥은 봄날이었다. 서울은 영하 2~3도 근처를 맴돌고 있었지만, 장흥의 공기는 따뜻했고 말랑거렸다. 드론을 날리기 위해 찾아간 천관사 앞마당의 목련나무는 꽃봉오리가 여물고 있었다. “이러다 꽃 피겠다. 쑥이라도 캐러 갈 날씨다.” 이번 여행에 함께한 ‘놀고먹기연구소’ 이우석
맛의 고장 경남 남부에 위치한통영, 사천, 거제, 고성, 남해로 미식 여행을 떠나 보자.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 행복해질 때가 있다. 살이 통통히 오른 새우를 집어 껍질을 벗길 때, 오랜 시간 우려낸 뜨거운 육수를 호호 불어 마실 때, 팥소 가득한 꿀빵을 한 입 가득 베어 물 때 불현듯 행복이 밀려온다. 바야흐로 미식 관광이 대세다. 맛있는 음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 떠나는 식도락 여행이 인기다. 때로는 음식이 여행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낯선 여행지에서 맛본 음식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경상남도는 미식자원을 활용해
“인천 한 번 가야지.” 지난해 봄, 박찬일 셰프가 충무로 인현시장의 어느 백반집에서 맥주잔을 내려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가야죠. 언제나 그리운 곳, 그곳이 인천 아니겠습니까.” 나는 막걸리 잔을 들며 대답했다. “그러고 보니 인천을 제대로 한 번 먹은 적이 없네요.” 레이먼 김 셰프는 소주잔에 소주를 따랐다.●세월은 가고 있으니 우리는 최선을 다해 먹고 마십시다10월 말 어느 날, 충무로 인현시장의 백반집 앞. 목덜미 사이로 찬바람이 사정없이 파고들었다. “요즘엔 아침마다 손가락이 쑤셔요. 글을 그만 써야 할까 봅니다.” 내가
연말 홈파티에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를 초대했다.평범한 테이블은 한층 근사해졌다. 마음만 먹으면 미쉐린 스타 셰프도 초대할 수 있다. ●평범한 와인 홈파티는 거부한다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 모두가 비슷한 상황이겠지만 여행으로 먹고 사는 여행기자에게는 유독 그렇다. 그래서 올해는 옷장에서 여행 가방을 꺼내는 대신 ‘술장고’에서 술을 꺼내는 일이 잦았다. 비우고 또 채웠다. 같은 처지에 놓인 후배 기자도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시간도 많고, (습관적으로)쟁여둔 술도 꽤 많았던 우리는 올해 종종 서로의 집을 오가며 술판을 벌였다. 반
와인 한잔 앞에 놓고,세계적인 와인 전문가들의 특강을 들으며랜선으로 즐기는 와인 페스티벌.90일간 이어지는 재방송의 기회도 놓치지 말자.▶병 속에 숨은 이벤트와인병에 붙은 라벨은 홍콩관광청에서 제작한 컬러링 샘플입니다. 12월30일까지 홍콩관광청 블로그에서 컬러링북을 다운로드 해 색칠한 후 개인 인스타그램에 필수 해시태그(#내가그리는홍콩 #DiscoverHongKong)와 함께 업로딩하면 추첨하여 컬러링북 키트(컬러링북, 스티커, 색연필)를 증정하는 이벤트가 진행 중입니다.홈페이지: www.discoverhongkong.com(E-
두부라고 다 같은 두부가 아니었습니다.돼지갈비라고 아무 데서나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올 수 있을까 코로나는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젠 정말 지긋지긋하다. 이대로 세상이 망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차라리 망했으면 싶을 때도 있다. 마지막 취재 여행이 언제였지? 너무 까마득해서 전생 같다. 스케줄러를 보니 올해 2월19일 떠났던 터키 이스탄불 출장이 마지막이었다. 호텔 창밖으로 바라보이던 보스포루스 해협의 석양이 아직도 눈앞에 선연하다. 얼마나 아름다웠던 노을이었던지 여행작가가 된 건 정말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