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마지막 도읍을 여행했다.소박하고 천진한 동네였다.●궁남지의 밤백제는 도읍을 3번 옮겼다. 위례성에서 웅진으로, 웅진에서 사비로. 위례성은 경기도 하남시 부근이라는 설과 충남 천안시 북면 일대라는 설이 있다. 웅진은 충남 공주 자리다. ‘사비’는 지금의 부여다. 백제의 마지막 도읍으로 떠났다.부여에 도착했다. 동네가 소박하고 천진스럽다. 내일이 오는 것도 모르게 게으름 피우고 싶은 기분이다. 금강변에 차를 세웠고 시동을 껐다. 봄이라기엔 아직 앙상한 나뭇가지에는 꽃망울이 맺혀 있다. 쾌청한 바람이 분다. 겨울과 봄에 걸쳐 시원
호기심의 시작은 SNS의 사진 한 장. 직접 방문한 고군산군도는 사진 몇 장으로 다 담을 수 없다. 신이 빚은 작은 섬들의 집합체, 시원한 바다 풍경, 세월을 이겨낸 바위산, 섬에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 모든 게 어우러져 특별한 여행을 만든다. 그저 장관이고, 절경이다.군산 여행은 월명동과 중앙동, 금광동 등이 중심이 된다. 동국사, 영화 촬영지, 구조선은행군산지점, 신흥동 일본식가옥 등 근대문화의 향수가 남겨진 공간이 주를 이룬다. 그렇지만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색다른 섬 여행이 가능하다. 처음엔 SNS의
내 나이 여든 둘. 제주 바다에 발을 적시니,또다시 마음에 젊음이 깃든다.●귀족이 된 아침“엄마, 백신 접종 완료 기념으로 제주도에 다녀올까요?” 큰 딸의 제안에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나중에 다리 못 쓰면 가고 싶어도 못 가요.” 나보다 더 망설이던 남편과 함께, 등 떠밀리듯 도착한 김포공항. 6월 중순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는 만석이었다. 50분간의 탑승시간. 그래도 비행기 타는 기분은 예나 다름없이 설렘이다. 고단하게 묶여 있던 일상을 풀어 버리니, 흰 구름 뒤로 낯선 해방감이 흐른다. 제주 앞바다가 손짓한다. 엄두가 안
울산은 올해 벚꽃이 가장 일찍 개화한 도시 중 하나다. 절정의 시기를 보낸 울산의 벚꽃 명소에는 이제 꽃비가 흩날리고 있다. 꽃비 맞으며 꽃잎 밟으며, 울산의 벚꽃 명소를 걷는다. 연둣빛 새순이 돋아나는 벚꽃나무는 농익은 봄을 알린다. ●100년 수령의 벚나무작천정작천정 벚꽃길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울산의 으뜸 벚꽃 명소다. 벚나무 300여 그루가 식재된 작천정 벚꽃길은 약 1km. 짧다면 짧은 길이지만 이곳의 벚나무는 특별하다. 작천정 벚나무의 수령은 100년 안팎에 달한다. 수십 년 혹은 수 년 된 벚나무와는 크기부터 다르다.
벚꽃 향기 따라,서울의 천을 찾는다. 청계천●벚꽃, 매화, 대나무청계천 하동매실거리 서울에서도 매화꽃향기를 맡을 수 있는 곳, 하동매실거리다. 청계천을 두르는 길 사방으로 벚꽃, 매화, 개나리가 만발한다. 지하철 2호선 용답역과 신답역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2006년 하동군이 서울시에 기증한 매실나무를 심어 매화 군락지를 만들었다. 길 건너편으로는 담양에서 기증한 대나무숲도 있다. 하동매실거리가 봄 중 가장 아름다울 때는 벚꽃이 만개하기 전이다. 매화는 벚꽃보다 꽃잎을 떨구는 시기가 빠르기 때문이다.추천 코스는 용두역에 내려 신답
매화와 산수유는 벚꽃보다 앞서 봄을 알리는 대표 꽃나무다. 남쪽에 매화와 산수유가 지고 벚꽃이 한창인 지금, 수도권은 비로소 매화와 산수유로 시작하는 봄을 맞이하고 있다. 서울 봉은사의 홍매화는 3월 중순 만개했고, 창덕궁의 홍매화와 청계천의 매화는 4월 초에 절정을 맞이할 전망이다. 서울 고궁에 드문드문 자라난 산수유는 매화보다 일찍 펴 토실토실 살이 올랐다. 구례 산동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천과 양평의 산수유마을은 서울보다 조금 늦은 봄을 맞이하고 있다. 이곳 산수유는 4월 초, 절정을 뽐내기 위해 단장 중이다. 오늘 내일 잴
제주도의 봄은 유채꽃으로 시작해 유채꽃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봄 내내 섬을 노란 물결로 물들이는 유채꽃의 향연은 마음도 노랗게 물들인다. 이 봄, 노란 빛깔에 파묻혀 지내기 좋은 꽃밭들을 모았다. 물론 입장은 모두 무료다.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유채꽃밭성산포 JC 공원 성산일출봉이 바라보이는 내수면의 넓은 공터에 조성된 유채꽃밭이다. 원래 이 주변엔 유료 꽃밭들이 많았는데 하나, 둘 사라지더니 어느새 공공 유채꽃밭이 문을 열었다. 혹시라도 옛 기억에 당연히 돈을 내야겠지, 하고 그냥 지나쳐간다면 손해 보는 일이다. 주차
인간의 몸이 모두 제로(0)의 상태에서 시작했다면,출생 이후 +, - 를 새겨 넣는 건 우리의 몫이다.템플스테이부터 유기농 건강식까지,몸과 마음에 득(+)이 될 여행을 강화도에서 만났다.▶강화군 대표 웰니스 관광지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는 인천의 웰니스 관광 육성을 위해 ‘2021 인천 대표 웰니스 관광지’ 10개소를 선정했다. 지난해 선정된 이들 관광지 중에는 전등사 템플스테이, 연등국제선원, 약석원, 해든뮤지움 등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강화도의 명소들이 포함됐다. 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웰니스 관광에 대한
부산 사람들은 해운대에 가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럴까? 그렇다면 어디에 가서 시간을 보낼까? 궁금증도 해결할 겸 부산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다녀왔다. ●영도 흰여울문화마을과 카페 피라 지금 부산에서 가장 핫한 곳 중 하나는 영도다. 전망 좋은 호텔이나 가성비 좋은 숙소, 카페와 레스토랑이 들어서면서 MZ 세대들이 모여들고 있다. 영도에서 각광받고 있는 곳 중 하나는 낡은 집들을 개조한 카페와 숍들이 산자락을 따라 늘어선 ‘흰여울문화마을’이다. 아래쪽 해안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계단들을 오르다 보면 개성 있는
차가운 공기가 가고 따스함이 그 자리를 채운다.이러한 봄에는 어디라도 걷고 싶어진다.다양한 풍경길을 찾는다면 부산으로 향하자.도시, 바다, 사찰 등 다 준비돼 있으니 말이다.●벚꽃 필 때면온천천 시민공원부산의 온천천, 여행자에겐 그리 익숙한 이름은 아니다. 그렇지만 봄, 특히 벚꽃이 필 때면 방문할 가치가 충분한 여행지가 된다. 온천천은 동래구와 금정구, 연제구 3개 자치구를 관통하며 흐르는 데, 천을 따라 산책로와 시민공원이 잘 갖춰져 있다. 3월 말부터는 온천천 양 옆으로 벚꽃길이 쫙 펼쳐지는데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선
토요일 아침, 우린 함께 속초로 떠났다.산과 바다로부터 가까워졌던 어느 주말 동안의 기록. Day 1▶08:00AM 풀 묶음을 향하여, 속초토요일 아침, 우리는 속초로 향했다.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타고 2시간 30분. 다정한 봄을 닮은 햇살이 쏟아지는, 그런 아침이었다. 나른한 하늘을 올려봤다가 쏟아지는 졸음을 견디며 개운하게 불어오는 바람 따라 속초에 닿았다. 속초의 동쪽에는 동해가 넘실거리고 서쪽에는 설악산이 도심을 두르고 있다. 바다와 산, 갈림길 앞에 멈춰 섰다. 속초 사람들은 속초를 ‘풀 묶음’이라고도 부른단다. 이유는 제각
봄의 여신은 역시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벚꽃이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벚꽃을 만나고 싶다면 제주도행 비행기 티켓부터 알아보자. 올해는 예년보다 일찍 벚꽃이 개화한다니 조금 서둘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고전적인 명소부터 새롭게 떠오르는 핫플까지, 놓칠 수 없는 제주의 벚꽃 나들이 장소들을 모두 모았다. ●제주 벚꽃은 여기가 으뜸이지!제주대학교 진입로제주도에서 손꼽히는 제주시 최고의 벚꽃 나들이 명소다. 제주대학교 사거리부터 1km 남짓 이어진 도로 변에 아름드리 벚나무들이 빼곡하게 늘어서 있다. 벚꽃이 활짝 피어날 시기면 도로는 말 그
사람들이 북적이는 관광 명소 말고, 진짜 로컬들이 다니는 산책 코스를 찾는다면 제주 구도심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가볍게 오르기 좋은 사라봉과 여러 명소가 자리한 사라봉공원이 제격이다. ●항일 의병과 의녀 김만덕이 잠든 곳모충사 사라봉공원 입구에는 조선 말기에 투쟁했던 항일 의병과 독립투사, 의녀 김만덕을 기리기 위해 세운 모충사가 있다. 이곳은 의미 깊은 이유는 제주도민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만들었기 때문이다. 1976년 당시 제주도민 17만 명이 함께 뜻을 모아 모충사를 건립했다고 한다. 2001년 만든 제주시 타임캡슐도 이곳
천오백 년 전 백제의 수도였던 충남 부여에 다녀왔다. 주요 사적, 사찰, 산성 등은 이전 시대의 기품을 간직하고 있었고, 현대의 서점이나 편집숍도 오래된 정취를 품고 있었다. ●백제 무왕 때 만든 인공 연못궁남지부여에 도착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백제 무왕 때 만든 인공 연못 ‘궁남지’다. 현존하는 한국 최초의 인공 연못이라 전해지는 곳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백제 무왕 35년(AD634)에 궁의 남쪽에 못을 파 20여 리 밖에서 물을 끌어다 채우고, 주위에 버드나무를 심었으며, 못 가운데 섬을 만들어 선인이 사는 곳을 상징했다
인왕산은 봄의 산이다.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하던 시절 인왕산은 멀리서 바라만 봐야 했던 그림에 불과 했다. 겸재 정선이 그린 인왕제색도의 실제 모델이지만 멀리서 바라만 봐야 했던 인왕산은 그 그림 보다 감동이 적었다. 일반인들이 맘 놓고 다니게 되면서 제일 먼저 인왕산을 즐겨 찾던 사람들은 산을 좋아하는 이른바 ‘산꾼’들이었다. 그들에 의해 인왕산의 매력이 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주말이면 손에 손 잡고 다니는 산책 코스가 됐다.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인왕산의 매력을 사진으로 알렸다. 그렇게 현재에 이른 인왕산이 새로운 데이트 코
이바구길은 부산 동구의 골목을 잇는 도보 여행 코스로 과거와 현재가 한 공간에서 살아 숨 쉰다. ‘이바구’란 경상도 사투리로 ‘이야기’를 뜻하는데 길을 걷다 보면 이리저리 얽힌 골목을 따라 옛이야기가 굽이굽이 흘러든다. 여러 코스들 중에서 부산의 근현대사를 품은 초량 이바구길을 걸어보았다. ●추억과 역사를 품은 골목길 초량 이바구길은 부산역 건너편에서 출발한다. 흔적만 남은 옛 남선창고 터와 지금은 세련된 카페로 변모한 구 백제병원을 지나면 담장 갤러리에 닿는다. 좁은 골목 담장에 추억의 장면들을 사진과 그림 패널로 엮어 옛 향수를
아직도 논산이 젓갈만 있는 줄, 입양 통지서를 든 청년들만 있는 줄 안다면 이젠 여행 지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때이다. 논산 구석구석에서 찾아낸 독특하고 흥미로운 장소 네 곳, 그리고 맛집 한 곳. ●거대하고 심오한 은진미륵을 만나다관촉사관촉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석불을 모신 사찰이다. 논산 은진미륵이라 불리는 석조미륵보살입상은 높이가 18m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며 동양 최대의 석불로 꼽힌다. 또한 국보 제323호로 지정되어 있다. 고려 광종 18년에 혜명대사가 건립한 것으로 전해지는 은진미륵은 보통의 미륵불과는 다른 모습
드라마 의 촬영지인 강원도 고성 화진포 해수욕장. 이곳에 역사와 안보, 풍경을 두루 아우른 명소들이 모여 있다. 김일성 별장이라 불리던 화진포의 성과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과 이기붕 별장, 화진포 생태박물관까지. 그래서 “얼마면 되는데?” 뭐? 4개 명소를 둘러보는데 단돈 3,000원이라고? 통합 관람권 한 장이면 된단 말이지?! ●크리스마스 씰을 아시나요? 화진포의 성 김일성 별장 화진포 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산기슭에 있는 화진포의 성은 김일성 별장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언덕 위에 세워진 중세 유럽풍 건물이 울창한
코끝에 맴도는 빵 굽는 향기, 도저히 참을 수 없다. 홍대 주변 맛있다고 소문난 ‘빵지순례길’을 거닐었다.▶홍대 빵지순례, 밥보다 빵홍대입구역 4번 출구 → 블랑 → 경의선 책거리 → 언플러그드 → 아오이토리 → 레이앤크림 → 성마르크 → 무신사 테라스 추천코스: 홍대입구역 4번 출구에서 무신사 테라스까지길이: 3km소요시간: 2시간●달콤한 연유 바게트블랑 홍대입구역 4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블랑’. 1층은 베이커리로, 2층은 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빵맛’을 논하기 전에 블랑의 가장 강력한 장점을 꼽자면 넓고 쾌적하다는 것.
꼼치는 깊은 수심에서 서식하다 산란기인 12~3월이 되면 얕은 연안으로 올라와 잡힌다. 못생기고 탄력 없이 흐물거리는 살을 가진 이 생선은 동해에선 곰치, 남해에선 물메기라 불린다. 여전히 바람이 차갑던 어느 날, 통영 추도로 향했다. 봄이 오기 전 별미 물메기탕 한 그릇을 꼭 먹어야 했기에.●물메기 없는 물메기섬어느 오후, 통영항에서 추도로 가는 배에 올랐다. 봄이 코앞에 와 있지만 여전히 날씨는 추웠고 바닷바람은 거칠었다. 추도는 통영에서 남서쪽으로 14.5km 거리에 있는 작은 섬이다. 위치상으로는 미륵도, 사량도, 두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