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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 촬영지를 찾아서 ① 부안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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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서서히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번 주에는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부안으로 가보자. 영화 <왕의 남자> 촬영지이자 최근 MBC 드라마 <이산>의 촬영지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부안영상테마파크, 전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내소사, 기이한 절경을 자랑하는 채석강 등 볼거리가 널려 있다. 백합죽, 바지락죽 등 맛있는 먹을거리도 있다. 전북 부안으로 떠나는 맛있고 멋있는 봄 여행.

에디터
김수진 기자  취재협조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이산>사진제공 MBC

드라마 속 그곳_부안영상테마파크

서해안고속도로 부안IC로 나와 30번 국도에 오른다. 해안선을 따라 기름진 개펄과 포구가 펼쳐져 있는 변산반도, 30번 국도는 변산반도를 일주한다.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변산해수욕장. 3∼4km씩 물이 빠진다는 너른 백사장을 지나면 다시 개펄이 펼쳐진다. 새만금 때문에 물막이 공사를 해서 바다 깊숙이까지 뻗어나간 방파제. 개펄은 아득하리만큼 광대하다. 

봄빛으로 일렁이는 변산해수욕장에서 잠시 한가한 시간을 보내다 영상테마파크로 간다. 요즘 부안에서 가장 뜨고 있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영상테마파크다. 격포항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부안영상테마파크는 조선시대 한양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사극 전용 촬영세트장이다. 약 15ha(약 4만5,000평) 부지에 궁궐 24동, 민가 11동 등의 집들과 200m길이의 성곽, 정자와 연못, 저잣거리 등이 사실적으로 재현돼 있다. 

<이산> 외에도 <대왕세종>, <쾌도 홍길동>, <태양인 이제마>, <불멸의 이순신>, 최초의 추리사극인 <별순검> 등의 TV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됐거나 촬영 중이다. <이산> 경우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용인-MBC 드라미아’를 메인 세트장으로 하고 있으나, 부안영상테마파크에서도 많은 장면들이 촬영됐고 현재도 촬영 중이다. 부안영상테마파크 내 저잣거리, 왕궁, 양반촌 등을 둘러보면 <이산> 드라마 속 낯익은 장면들이 떠오를 것이다. <이산>에서 중요한 장소가 되고 있는 도화서 배경 역시 부안영상테마파크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 많을 때는 한 달에 보통 4~5회 정도 <이산> 촬영팀이 부안영상테마파크에서 촬영을 하고 있으므로 운이 좋다면 이곳을 방문한 날 실제 촬영 장면을 구경할 수도 있다.

영화 <왕의 남자> 역시 이곳에서 80% 이상 촬영됐다. 성곽에 올라 테마파크의 전경을 감상한 다음 궁궐로 향한다. 연산군과 장녹수, 그리고 공길의 애증 섞인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곳이다. 몇몇 짓궂은 관람객들은 궁궐입구에 놓인 곤장틀과 ‘주리’를 트는 고문도구 위에 올라가 짐짓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희희낙락하는 모습이다. 

궁궐 안쪽은 문무대신들의 표지석 대신 조화가 꽂힌 화분을 놓아둔 것만 다를 뿐, 영락없는 인정전(仁政殿) 모습 그대로다. 바닥을 화강암 박석으로 처리하고, 임금만 다닐 수 있었던 어도(御道)를 만들어 놓는 등, 궁궐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려 고심했던 흔적이 엿보인다. 박석 위에 서서 인정전을 바라본다. 핏발 선 광기 어린 눈을 번뜩이는 연산군이 금방이라도 칼을 빼들고 뛰쳐나올 것만 같다. 공길이 재주를 뽐냈던 외줄은 사라지고 없었지만, 영화 속 장면만은 머릿속에 그대로 그려졌다. 연산군이 신하들과 국정을 논하던 인정전 안에는 용상(龍床)만 놓여 있을 뿐, 다소 썰렁한 모습. 하지만 관광객들은 다투어 이곳에 앉아 사진을 찍으며, 잠시나마 연산군이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 

인정전을 나와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연산군의 침소와 집무실 등으로 사용되던 사정전(思政殿)이 나온다. 사정전 내부의 오른쪽 끝방은 공길이 왕을 향해 활을 쏘는 장면이 촬영된 곳이다. 왼쪽 방은 장녹수와 밀회를 즐기던 곳. 그래서일까, 연산군과 장녹수가 희롱하는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왠지 에로틱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곳에는 연산군과 장녹수의 복장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의류와 소품들이 준비되어 있다. 복장 대여료와 사진값 등을 합해 1만원을 받는다. 서울에서 6시간 걸려 이곳을 찾았다는 한 부부는 왕과 왕비의 복식으로 갈아입으며 다소 어색한 듯, 객쩍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래 입는다고 왕이 되겠는교? 그래도 기분은 나쁘지 않네예.” 

사정전 바로 옆은 희락원. 공길과 장생의 처소였던 곳이다. 장생이 줄타기 연습을 했던 외줄과 거문고, 북 등이 전시돼 있다. 관람객들은 외줄에 매달려 보기도 하고, 거문고나 북을 쳐보기도 하며 영화의 감동을 되새기는 듯했다. 

영상테마파크의 또 다른 재미는 체험프로그램. 양반촌 입구에는 활터와 승마장이 마련돼 있어, 연산군처럼 말을 타보기도 하고 활을 겨눠 보기도 한다. 말을 타고 테마파크 단지를 한바퀴 도는 데 5,000원, 화살 10대를 쏴 보는 데는 3,000원을 받는다. 


1 경복궁 회랑을 재현한 건물  2 근정전 건물 내부에 있는 왕의 의자  3 소풍 나온 아이들이 조선시대 성곽을 재현한 건물을 돌아보고 있다

<이산>의 메인 세트장_용인 MBC 드라미아

<이산>의 메인 세트장은 용인시 백암면 산자락에 자리잡은 ‘용인-MBC 드라미아’다. 기존의 <신돈> 세트장 약 3ha(8,894평)에 새로이 <이산>을 위해 세트를 보강하면서 규모가 더욱 대단해졌다. 멀리서 차를 타고 접근하면 정말 산중 궁궐에 접근하는 기분이다. 세트장 한가운데 있는 인정전과 선정전, 대왕대비전, 후궁전 건물은 예전의 세트를 활용했고, <이산>을 위해 새로 지은 건물은 세트장 왼편에 자리한다. 동궁전과 죄인들을 가두는 옥사인 내냉조, 규장각, 호위정과 망루 등이 <이산> 때문에 새로 지어졌다. 

세종로의 광화문(光化門)과 다른 한자를 사용하는, 세트장 정면에 있는 광화문(廣化門)은 대궐로 진입하는 주 출입문으로 좌우에 옹성을 덧대었다. 옹성은 성문을 보호하고 성을 튼튼히 지키기 위해 큰 성문 밖에 원형이나 방형의 보조 성으로 외부 침입시 측면 공격에서 화살을 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것도 서울에 있는 광화문과 다른 점이다. 

광화문을 열고 들어서면 인정전으로, 경복궁의 인정전과 규모 면에서 조금 작을 뿐 모양새는 아주 흡사하다. 인정전 뒤편으로 편전(선정전)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 왼편으로 대왕대비전인 정순왕후전이 이어진다. 대왕대비전과 편전 사이에 나연 처소가 있으며, 그 옆으로 혜경궁 홍씨 처소가 이어져 있다. 

세트장 한가운데 맨 위쪽에 자리잡은 편전 위쪽으로는 밤나무와 소나무가 빽빽한 숲이 우거져 있다. 이곳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후궁전을 거쳐 아래쪽으로 내려오는데, 마치 경회루의 연못과 비슷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 정말로 궁궐의 정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정교하다. 그 아래쪽으로는 조선 시대 육의전과 난전을 재현해 놓은 듯 종이와 비단, 명주, 면포상이 보이고, 벼루와 묵, 대바구니, 유기, 한약방 등 다양한 점포가 보인다. 

저잣거리 골목을 따라가면 세트장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은 ‘무량수전’ 건물이다. 영주시 부석사의 무량수전과 흡사하게 지었는데, 부석사 안양루를 본뜬 안양문을 들어서면 가로 4칸, 세로 3칸 크기의 ‘무량수전’이 보인다. 내부 불상의 위치는 부석사의 불상 위치와 달리 촬영의 편의를 위해 정중앙에 배치했다. 드라마 <신돈> 촬영 때 쓰인 세트다.

tip
영동고속도로 양지IC에서 나와 17번 국도를 타고 20분 정도 가면 백암 사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백암면 쪽으로 우회전해 ‘한택식물원’ 이정표를 보고 따라가면 오른편에 ‘MBC 드라미아’의 이정표가 보인다. 아직까지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이산> 이 장면은 이곳!

전북 부안군 직소폭포
 

드라마 <이산>에서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기록을 세초(洗草)하던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물 맑고 산세 좋은 그곳이 어딘지 궁금할 것이다. 그 장면의 배경이 된 곳은 바로 부안군에 자리한 직소폭포. 폭포와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내변산 제일 경승이자 변산 8경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www.buan.go.kr

전북 부안군 내소사
 

지난 가을, 정순왕후와 혜경궁홍씨, 효의왕후가 단풍놀이를 가는 장면이 방영된 바 있다. 울긋불긋한 단풍이 아름다운 이곳은 바로 단풍 명소로 유명한 내소사. 사극 속 여인들의 화려한 의상 색깔과 단풍의 화려한 빛깔이 멋드러진 장면을 만들어냈다.
www.buan.go.kr

전남 순천시 낙안읍성
 
<이산> 초기 방영분에서 주배경이 됐던 곳이 바로 순천에 위치한 낙안읍성민속마을이다. 어린 시절 이산과 송연 등을 주인공으로 펼쳐진 장면의 상당 부분이 이곳 낙안읍성과 그 일대에서 촬영됐다. 수려한 산세를 배경으로 초가지붕들이 옹기종기 자리한 낙안읍성에서는 <이산> 외 <대장금>, <태극기 휘날리며>, <취화선> 등이 촬영되기도 했다. www.nagan.or.kr

충남 태안군 장길산 세트장
 
드라마 <장길산> 세트장으로 알려진 이곳에서 <이산>이 촬영됐다. 도화서 배경이 되는 곳, 관아 앞거리 등 드라마 속 눈에 익은 장소들을 직접 만나 볼 수 있다. www.taean.go.kr


부안의 대표 볼거리_채석강&내소사

산과 들,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진 도시 부안은 천혜의 관광지다. 1990년대 초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전남 강진과 더불어 답사 첫걸음을 놓고 고민하기도 했다. 유교수는 당시 “(부안엔) 조용하고 조촐한 가운데 우리에게 무한한 평온을 안겨다주는 저 소중한 아름다움을 끝끝내 지켜온 그 고마움이 있다”고 적었다.

아마도 이러한 부안 여행의 첫걸음은 채석강일 것이다. 영상테마파크에서 채석강은 10여 분 거리. 채석강은 변산반도 서쪽 끝 격포항과 그 오른쪽 닭이봉 일대 1.5km의 층암절벽과 바다를 총칭하는 이름이다. 화강암, 편마암을 기저층으로 약 7,000만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에 퇴적한 단애가 마치 수만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이 와층을 이루고 있다. 기기묘묘한 해식 단애의 모습은 자연의 신비한 섭리를 한껏 일깨워 준다. 20세기를 마감하는 마지막 날 세기의 해넘이 축제가 벌어졌던 채석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청명한 날, 격포 앞바다를 벌겋게 물들이며 제 몸 불사르는 저녁놀은 오랜 잔상으로 남는다. 채석강이란 명칭은 옛날 중국의 시성 이태백이 배를 타고 술을 마시다가 강 위의 달그림자를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채석강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졌다. 

채석강을 둘러본 다음 내소사로 간다. 30번 국도는 해변을 휘감으며 변산반도를 일주한다. 채석강에서 내소사까지 이어지는 30번 국도의 오른편에는 봄바다가 옥빛으로 일렁인다. 

내소사
는 백제 무왕 34년(633년)에 지어진 절. 일주문에서 절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이 아름답다. 월정사 일주문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이 가지런히 정리된 모습이라면 이곳 숲길은 나무들이 자연스럽게 심어져 있어 더 푸근한 느낌이 난다. 600여 미터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을 걸어 내소사 천왕문에 다다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정갈해진다. 본래 이름이 ‘다시 태어나기 위해 찾아오는 곳’이라는 뜻의 소래사(蘇來寺)였다고 하는 내소사는 화려하지는 않아도 고졸한 멋이 풍기는 사찰이다. 아담한 경내이지만 커다란 고목이 중심을 잡고 있어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 고려동종, 법화경절본사본, 대웅보전, 영산화쾌불탱화 등의 보물을 보유하고 있으니 부화(浮華)한 사찰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내소사 건축양식은 앞면과 두 옆면을 쌓아올린 기단 부위에 낮은 건물기단을 갖추고 있으며 초석은 자연석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보물 291호인 대웅보전 문짝에 새겨진 창살무늬다. 국화와 연꽃 문양이 새겨진 문살이 채색 없이 말간 나뭇결을 그대로 내보이고 있다. 소박하고 정교한 아름다움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건한 신앙심마저 자아낼 정도다. 내소사 부속 암자인 지장암은 내소사를 방문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지나치는 곳. 전나무 숲길 옆으로 샛길이 나 있고 100m만 들어가면 볼 수 있으니 큰 수고로움을 요하지 않는다. 거친 바위 절벽 아래 새가 둥지를 튼 듯이 놓여 있다.

남쪽에는 곰소항과 곰소만이 있다. 곰소항은 길에서 떨어져 있어 그냥 지나쳐 버리기 쉽지만 곰소만의 너른 개펄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눈이 쌓여 반짝거리는 개펄 너머로 보이는 작은 섬이 죽도. 그 옆 암초에는 무인등대가 서 있다. 섬은 안개에 지워졌다 다시 나타나곤 한다. 곰소만을 지나면 바로 고창, 구시포와 연결된다.




부안의 맛_바지락죽 백합죽 젓갈   

부안의 먹을거리는 풍성하고 탐스럽다. 싱싱한 생선회는 기본이고, 제철음식도 여럿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변산 최고의 별미로 바지락죽을 꼽는다. 기름진 서해 갯벌에서 금방 캐어낸 싱싱한 바지락을 가지고 요리하기 때문에 쫄깃쫄깃한 맛과 향이 뛰어나다. 지금이야 어디를 가든 성업을 이루고 있지만 부안의 바지락죽 역사가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워낙 흔해빠진 조개라서 이걸 가지고 요리를 할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부안 바지락죽의 원조는 변산온천산장(063-584-4874)이다. 붐비는 날은 대기표를 받아야 할 정도로 이미 ‘전국구 맛집’이 됐다. 돌아서면 배 꺼지는 죽 한 그릇이 무슨 대수일까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곳의 바지락죽을 먹으면 그런 생각이 쏙 들어간다. 신선한 바지락을 듬뿍 넣고 수삼, 녹두, 당근, 파, 마늘 등을 곁들여서 맛있고 든든한 영양 만점의 별미를 내오기 때문이다. 껍질을 까지 않은 녹두는 씹는 맛을 더하고, 죽에선 인삼향이 살짝 감돈다. 이곳의 바지락죽에선 ‘뻘’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조개가 품고 있던 모래나 개흙이 없다는 것이다. 바지락죽 이외에 변산온천산장에서 맛볼 수 있는 또 다른 메뉴는 바지락무침. 수삼, 오이, 고추, 쪽파에 바지락을 넉넉히 넣고 새콤달콤매콤하게 무친 회는 식욕을 확 돋운다. 콩나물 잡채를 비롯한 밑반찬도 깔끔, 단백하다. 최대한 양념을 자제해 원재료의 맛을 살렸다. 바지락죽은 6,000원, 바지락무침은 큰접시가 3만원, 중간접시가 2만원이다.

부안에서 지나칠 수 없는 또 다른 메뉴는 백합죽. 새만금 방조제가 완성돼 백합이 갯벌에서 사라지면 제 맛을 찾기 힘들어질 음식이라 더욱 애틋하다. 백합은 다른 조개에 비해 조갯살이 푸짐하고 탱탱한 것이 특징이다. ‘맛보다 영양으로 먹는 조개’란 말이 있을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는다. 달짝지근한 첫맛과 쌉싸름한 끝맛을 지닌 백합은 물이 좋을 땐 회로, 저녁 무렵엔 탕이나 구이로 다양하게 변신한다. 

백합죽은 말 그대로 백합살을 썰어 쌀과 함께 끓인 음식이다. 부안 내 대부분의 식당에서 죽을 끓이지만 계화회관(063-584-3075)의 것을 으뜸으로 친다. 김과 깻가루를 듬뿍 얹어 고소한 맛이 일품인데, 속을 보해 주는 아침식사로 그만이다. 대파, 마늘 등 간단한 양념으로 끓인 백합탕은 술깨나 마시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기억해 둬야 할 음식이다. 시원한 국물이 알코올에 찌든 속을 확 풀어 준다. 백합죽 6,000원, 2~3명이 먹을 만한 백합탕은 2만원.

부안까지 와서 젓갈을 맛보지 않고 간다는 것도 넌센스다. 부안에서 젓갈 산지로 가장 유명한 곳은 단연 곰소항. 풍부한 해산물과 천일염을 이용해 옛날부터 젓갈을 만들었는데, 교통이 불편했던 점이 오히려 저장 문화가 발달하는 결과를 낳았다. 지난해 뜻하지 않은 일들로 찾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지만 원래 주말이면 타 지역의 내방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 하나가 바로 곰소항이다. 온갖 종류의 곰소젓갈은 변산반도 근해에서 어획되는 어류를 원료로 한다. 곰소 염전에서 1년 이상 저장하여 간수를 제거한 깨끗한 소금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위생적이며 맛 또한 담백하기 그지없다. 제법 크고 버젓한 건물에 들어선 젓갈 마트도 많이 생겼지만, 역시 진짜는 항구 바로 옆의 재래시장. 여러 종류의 건어물이 수북하고, 팔팔한 생선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곰소항 인근의 곰소쉼터(063-584-8007)는 젓갈정식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집이다. 정식을 주문하면 6,000원이란 가격이 민망할 정도로 푸짐한 상이 차려진다. 어리굴젓, 오징어젓, 창란젓, 낚지젓, 꼴뚜기젓, 갈치젓, 갈치속젓, 명란젓, 바지락젓 등 젓갈만 9가지가 오르며 밑반찬도 20개 가까이 된다. 총 12가지의 젓갈을 보유하고 있는데, 젊은 사람들에게는 단백한 젓갈 위주로, 나이가 지긋한 손님들에게는 곰삭은 맛을 내는 젓갈을 주로 올린다. 젓갈과 함께 나오는 된장찌개도 깊고 구수한 맛을 낸다. 

clip 
교통 
서해안고속도로 부안IC·줄포IC를 이용한다. 부안읍, 변산해수욕장은 부안IC가 가깝고, 내소사, 채석강은 줄포IC가 좋다. 서해안고속도로와 이어지는 30번 국도는 부안읍-변산해수욕장-격포항-곰소-줄포까지 변산반도를 한 바퀴 돈다. 부안영상테마파크와 궁항 전라좌수영세트는 격포항 근처. 30번 국도 부안-격포 방향으로 달리다 격포항을 지나자마자 왼편 산 밑에 보이는 기와지붕이 부안영상테마파크.
입장료 부안영상테마파크/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 www.buanpark.com 내소사/ 어른 3,200원, 청소년 1,300원. www.naesosa.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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