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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남부 프랑스-②보졸레, 드롬, 아르데슈"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5.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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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jolais*Drome*Ardeche Countryside Rhapsody

이제 ‘정돈된’ 도시를 떠나, 시골의 소박함마저 느껴지는 인근 고장의 투박한 맛을 느껴볼 차례다. ‘보졸레 누보’의 산지 보졸레, 역사와 미식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감성도시 드롬, 라벤더 향기가 묻어나는 고장 아르데슈…. 웅장하지 않지만 저마다의 뚜렷한 색깔을 갖추고 있는 이들 지역은 론 알프스의 숨은 보석이라 할 만하다.

글·사진  오경연 기자 
취재협조  프랑스정부관광성 한국사무소
www.franceguide.com




Beaujolais보졸레
Sante, for the Finest Wine

리옹에서 차로 불과 30분 남짓이면 다다르게 되는 소도시, 보졸레. 사실 ‘보졸레’라는 지명만을 떼놓고 보면 낯설지 모르겠지만, 그 뒤에 ‘누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십중팔구 “아~와인!”이라는 감탄사를 외칠 터이다. 기실 보졸레 와인이 널리 알려진 것은 비교적 얼마 되지 않는다. 1951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는 ‘보졸레 누보 축제’를 기점으로 국제적으로 서서히 이름이 알려지고 이후 일본에서 보졸레 누보 ‘광풍’이 불기 전까지, 보졸레 와인은 인근의 리옹 등지에서 가볍게 마시는 저가 와인으로 인식되어 왔다.



1 보졸레 와인 2 와인 테이스팅 3 와인창고의 오크통에서 와인이 숙성과정을 거치고 있다 4 중세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는체스말 모양의 정원

진실, 혹은 거짓 보졸레 와인

하지만 보졸레 와인의 역사는 ‘누보’로 성급히 추측할 만큼 가볍지 않다. ‘보졸레 누보’는 20여 가지가 생산되는 보졸레 와인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기 때문. ‘누보’란 그해 생산하여 이듬해 생산되기 전까지 1년 안에 마셔야 하는, 숙성기간이 짧은 와인의 종류이다. 보졸레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연간 생산량이 무려 1억7,000만병을 헤아린다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화산재가 섞여 풍부한 영양을 지닌 비옥한 땅에서 생산되는 포도는 여느 지방과는 다른 감칠맛을 선사한다. 포도나무에 와이어를 감는 것을 금지하고, 새로운 포도밭을 만드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등 ‘더 나은’ 와인을 만들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보졸레 와인의 완성도를 더욱 높인다.

‘장인’이 만드는 일품 와인 샤또 드 피자

호텔, 스파시설을 겸하고 있는 샤또 드 피자(Chateau de Pizay)는 14세기에 지어진 오랜 역사의 건물과 역시 550여 년 전에 조성된 전형적인 프랑스풍 정원이 어우러져 마치 중세시대 성을 방문한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샤또 드 피자의 또다른 매력이라면 역시 와인을 꼽을 수 있겠다. 독자적으로 포도밭을 운영, 자신의 브랜드를 내건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갸메(레드와인), 블랑(화이트와인) 등 3~4종의 와인을 생산하는데, 생산자가 3, 4명에 불과한 소규모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위치 69220 Morgon St. Jean D’Ardieres  전화번호 04-74-66-51-41 
홈페이지
www.chateau-pizay.com


랑 데부 드 보보스 Les Rendez-vous de Bobosse 와인, 잼, 올리브유 등 보졸레 지방에서 생산되는 음식들을 쇼핑하고 와인 테이스팅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위치 Rond-Point La Porte des Beaujolais 957 Avenue de l’Europe 69220 SAINT JEAN D’ARDIERES 전화 04-37-55-02-74 홈페이지
www.bobosse.fr

샤또 드 피자에서 25년째 와인을 만들어 온 파스칼<사진>이 추천하는 2006년산 모곤(Chateau de Pizay Morgon 2006). 탄닌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약간 쌉싸름하면서도 무겁지 않은 맛이 일품.






Drome드롬
Feel the Unique Culture

론 지방과 프로방스의 관문인 베르꼬르(Vercors)산 사이에 자리잡은 도시, 드롬. 드롬(Drome, 라드롬La Drome으로도 지칭)은 알프스 인근에 위치, 청정한 자연의 수혜를 톡톡히 입은 ‘웰빙 도시’인 동시에 독특한 문화적 환경으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1 팔레 이데알 전경 2 와인대학교 고성의 정원 3 팔레이데알의 건축양식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4 브리오슈를 만드는 주방장 5 브리오슈


‘우체부’ 슈발씨의 꿈의 궁전 팔레 이데알

21세기를 산 19세기의 사람, 페르디낭 슈발. 드롬의 오트리브(Hauterives)라는 작은 마을에 세워진 그의 ‘왕국’은 현대의 눈으로 보아도 독특한 개념의 축조물이다. 오트리브의 우체부였던 그는 어느 날 꿈 속에서 상상 그 이상의 기묘한 요정의 궁전을 보게 되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고자 주위의 비웃음을 묵묵히 견뎌내며 자신의 이상에 걸맞는 ‘왕국’을 탄생시켰다.
1879년부터 1912년까지 무려 33년, 기나긴 세월 끝에 완성된 팔레 이데알(the Palais Ideal of the Facteur Cheval)은 가히 ‘자연에 바치는 헌사’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인간의 손길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자연의 모습 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그의 건축양식은 오늘날 피카소 등 유명 현대작가들의 작품세계에 영감을 불어넣으면서 드롬을 국제적 관광지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했다.
위치 26390 Hauterives, Drome 전화번호 04-75-68-74-96 홈페이지 www.facteurcheval.com


와인 전문가가 되자! 와인대학교

1978년 시작된 와인대학교(Universite du Vin)는 총 6~8개월간의 학기 과정을 마치면 수료증(diploma)을 수여하는 정규 학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과목은 와인테이스팅, 론 밸리 & 프로방스 지방의 와인, 와인의 역사, 포도재배법 등이 있으며 수강시간·수강료 가 차별화되어 와인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부터 소믈리에 과정을 밟는 ‘프로’까지 수강층도 다양하다.
위치 Chateau de Suze-la-Rousse 26790 Suze-la-Rousse 전화번호 04-75-97-21-31 홈페이지 universite-du-vin.com


심오한 ‘빵의 세계’ 브리오슈

“빵이 없으면, 브리오슈를 먹으면 되지 않나요?” 굶주린 시민들로 하여금 프랑스 혁명을 촉발케 한(?) 유명한 명대사의 ‘기원’, 브리오슈(Brioche).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즐겨 먹었다고 알려진 ‘왕족의 빵’ 브리오슈는 크루아상, 바게트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대중적인 빵 종류의 하나이다.
드롬과 인접한 시골마을에 위치한 라 브랑제리 파스칼리스(La Boulangerie Pascalis)는 1892년부터 3대에 걸쳐 빵을 만들어 온 제과점으로, 맛있는 브리오슈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드롬 지방 특유의 부드러운 밀가루에 소금, 버터, 우유, 계란 등 ‘기본재료’를 첨가하는 것 외에 이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시트러스 계열의 향신료를 첨가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10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어져 온 전통적인 방식으로 화덕에 빵을 구워내는 모습을 참관하는 투어프로그램도 인기다.
위치 86, rue Jean-Jaures 26300 Bourg-De-Peage 투어참가비 어른 3유로, 어린이 1유로 전화번호 04-75-05-52-00 홈페이지 www.museedelapogne.com

Ardeche아르데슈
Naturalvs Artificial Beauty

론알프스 남단에 위치한 아르데슈(Ardeche). 가이드북 책자 머리말에 소개된 ‘세월을 관통하는 여행(A Great Voyage Through Time)’이라는 수식이 무색치 않을 만큼, 거대한 자연과 아기자기한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하는 여행지이다.


1 생 몽땅 전경 2 중세시대의 건축양식을 반영한 생 몽땅 건물외벽 3 아르데슈 고지 4 생 몽땅의 독특한 디자인 건물 5 퐁다르크 시대를 거스르는 ‘고전의 향기’ 생 몽땅



시대를 거스르는 ‘고전의 향기’ 생몽땅

프랑스 중세 도시의 전형을 보여주는 생 몽땅(Saint-Montan). 이 도시의 어원을 찾으려면 5세기 무렵으로 세월을 되짚어야 한다. 전설에 의하면 당시 몽땅이라는 이름의 은자(隱者)가 이 마을에 숨어 살았는데, 훗날 성자로 일컬어진 그의 이름을 따 이 지역을 ‘생 몽땅’이라 지칭하게 되었다고 한다. 
좁고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는 골목길, 돌을 쌓아올려 지은 집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어 길을 따라 건물 사이를 걷노라면 마치 중세 시대에서부터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 ‘정지된 세월’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16세기 무렵 바위언덕 위에 지어진 성채는 생 몽땅의 랜드마크로 꼽힌다.  
위치 Mairie 07220 Saint-Montan 전화번호(인포메이션 센터) 04-75-54-20
홈페이지
www.mairie-st-montan.fr


자연적 ‘인공미’ 아르데슈 고지·퐁다르크

아르데슈 고지(Ardeche Gorges)는 아르데슈 강이 면면히 흐르면서 자연스레 이루어진 S자 형상의 계곡으로,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풍광으로 손꼽히는 동시에 프랑스 최대규모의 협곡으로 알려져 있다. 아르데슈 고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퐁다르크(Pont D’Arc)는 수면에서 30m 높이에 가로 66m 길이로 자연스레 형성된 아치형 바위이다.
전화번호(인포메이션 센터) 04-75-98-77-31/ 04-75-36-41-08
홈페이지
www.thueyts.fr



아르데슈의 풍미가 살아있는 ‘그 집’ 를래 비비에

를래 비비에(Le Relais du Vivarais)는 호텔과 레스토랑을 함께 운영하는 맛집으로, <미쉘랑 미식가이드북>에서 2007년 ‘빕 고망(Bib Gourmand, 별은 없지만 가격 대비 음식, 서비스가 좋은 식당에 부여)’ 등급의 레스토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아르데슈 특산물인 밤으로 만든 와인을 비롯해 그라탕, 플란, 머랭 등 다양한 종류의 요리를 만날 수 있다. 를래 비비에에서 도보로 1분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는 기원전 3세기 경 로마시대에 건축되었다는 아치형 다리, 로만 브릿지(Roman Bridge)가 있어 식후 산책 겸 들러보기에 좋다.
위치 Place General-deMiribel 26390 Hauterives 전화번호 04-75-68-81-12 홈페이지 www.hotel-relais-drome.com





6 라벤더 오일 추출과정 7 라벤더 포푸리 8 도망 코지냑 포도밭에 자리잡은 교회 9 아벤 도르냑의 종유석 기둥

알프스의 청정 라벤더를 만나다 라벤더박물관

퐁다르크에서 불과 15km 남짓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라벤더박물관. 청정한 론알프스의 정기를 받아 유독 깨끗한 자연환경 속에서 자란 라벤더로 포푸리, 에센셜오일, 비누 등을 직접 생산하는 ‘허브박물관’이다. 1920년대부터 재배를 시작, 프랑스 내에서 라벤더 원산지로서의 명성이 자자하다.
라벤더의 역사, 효능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자료들은 흔히 간과했던 라벤더의 ‘기능’에 대해 다시금 되새김질하게 한다. 이 고장의 라벤더는 100% 손으로 하나하나 따기 때문에, 여름이 다가오면 아이들까지 동원되어 라벤더밭에서 수확하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고. 한 켠에 마련된 오일추출기에서는 말린 라벤더를 증기로 찐 후, 물과 섞어 순수한 오일을 추출하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위치 Musee de la Lavande-Distillerie D490-07700 St-Remeze 전화번호 04-75-04-37-26 홈페이지 www.ardechelavandes.com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3월~9월 오후 7시까지) 입장료 성인 5유로, 7~14세 어린이 2.5유로


7대 전통의 와인 도망 코지냑

도망 코지냑(Domaine Notre Dame de Cousignac) 와인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는 두 가지다. 첫 번째로 무려 7대째 이어지는 가업으로서 탄탄한 전통이 보장하는 맛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과, 두 번째로 100% 유기농 재배방식을 고수한다는 점. 1780년부터 시작된 도망 코지냑의 역사는 40만㎡에 달하는 방대한 포도밭의 넓이만큼이나 사연이 많다. 포도밭 한가운데에는 약 1,500여 년 전에 세워진 교회가 있는데, 프랑스혁명 때 파괴되고 17세기 대지진으로 벽이 갈라지는 등 그 건물 하나만으로도 이곳 와이너리의 역사를 짐작할 수 있다고.
화이트, 레드, 로제 등 총 12종의 와인을 생산하는데, 와인대회에서 수상하기도 한 품질 좋은 와인이 3유로대부터 시작하는 파격적인 가격이어서 ‘현지직영’의 수혜를 톡톡히 받을 수 있다. 여러 종류의 와인을 조금씩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으로 자신에게 맞는 와인을 고를 수 있다. 
위치 Ogier Caves des Papes, Chateauneuf-du-Pape
전화번호 04-90-39-32-32 홈페이지
www.ogier.fr


땅속 세계가 펼쳐진다 아벤 도르냑

자연이 빚어낸 또 하나의 경이를 감상할 수 있는 곳. 이번에는 깊은 지하동굴 속으로 걸어 내려가야 한다. 아벤 도르냑(Aven D’orgnac)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종유석 동굴로, 1939년 일반에 개방되기 전까지는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지하 세계’다. 동굴 생성 역사만 해도 무려 1억1,00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니 그 오랜 역사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스머프 마을을 연상시키는, 기기묘묘한 종유석들의 행진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되는 가이드 투어 시간이 언제 흘러가는지 알수 없게 만든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약 120여 미터를 내려가면 탁 트인 공간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깜짝 쇼’가 펼쳐진다. 동굴의 역사를 보여 주는 비디오가 종유석 벽을 스크린 삼아 상영되는데, 웅장한 음악이 흘러나오면 동굴 속에 메아리가 울려퍼져 귀가 멍멍하기까지 하다.
위치 Grotte et Musee Regional de Prehistorie 07150 Orgnac I’Aven
전화번호 04-75-38-6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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