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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홋카이도 타고 떠난 기차여행 ②자전거와 라벤더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7.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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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홋카이도 타고 떠난 기차여행

박나리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오진민  
취재협조  모두투어 www.modetour.com 1544-5252|JR홋카이도 www.jrhokkaido.co.jp



자전거와 라벤더
오로지 여름에만 있는 것

후라노의 여름 햇살은 도시보다 훨씬 뜨겁다. 넓은 평야지대와 완만한 능선이 끝없이 펼쳐진 이 전원 마을에서는 고스란히 온몸으로 햇살을 받아내야 하는 까닭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덕에 ‘후라노’와 ‘비에이’는 한여름의 홋카이도를 뜨겁게 달구는 큰 축이 되었다. 더불어 여름 햇살은 다양한 디저트를 남겨, 달달한 과즙이 느껴지는 후라노 메론, 깊고 진한 우유 맛이 인상적인 후라노 치즈와 푸딩 등 여름날은 그 어느 때보다 먹거리로 풍성하다.

하지만, 한여름의 햇살이 후라노를 단순히 배부르게 하는 것만은 아니다. 해와 높은 기후는 남프랑스가 연상되는 아름다운 꽃밭을 일구었다. 마을 가득 형형색색의 라벤더가 필 때면 아이고 어른이고 할 것 없이 모두가 사진기를 들고 꽃밭에 몰입한다. 후라노의 여름을 로맨틱한 색상으로 물드는 이름, 바로 ‘라벤더’가 지닌 매력이다.

1976년 후라노의 라벤더 사진 한 장이 국철 달력에 실린 것을 계기로 후라노는 여름날의 홋카이도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이미지로 알려져 왔다. 후라노의 개화 시기는 6월 중순에서 8월까지로 푸른 들판에 연 보랏빛 꽃망울이 피어오를 때면 일본에서도 수십대의 관광버스가 몰려들어 한바탕 장사진을 이룬다.

 열차가 역에 닿으면 본격적으로 라벤더 여행을 시작해 보자. 후라노를 관광하는 가장 쉽고 편안한 방법은 차를 렌트하는 것. 우리와 운전석이 반대지만, 워낙 차가 없는 평지라 어렵지는 않다.

‘라벤더(Lavender)’는 허브의 한 종류로 주로 포푸리나 차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라틴어의 ‘씻다’라는 뜻에서 그 명칭이 유래된 것처럼 빈혈이나 불면증, 두통 등 주로 신경을 안정시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효능이 있다.

후라노 일대의 가미후라노, 나카후라노, 비에이 등지에 크고 작은 라벤더 밭이 있으나 그 가운데 ‘도미타 팜’은 후라노의 여름을 책임지는 대표적인 화원이다. 1903년 터를 잡은 이래 연중 150여 종의 꽃을 피우는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총 4구역에 꽃밭이 구성되어 있으며 그 가운데 시키와이 꽃밭과 트래디셔널 라벤더 꽃밭에서 라벤더를 원 없이 감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곳이 다른 화원에 비해 매력적인 건 화원 끝으로 멀리 도카치다케산의 능선이 배경으로 깔린다는 점이다. 국철 달력의 그 라벤더 풍경을 찍은 곳도 바로 여기였다.  www.farm-tonita.co.jp

후라노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에 위치한 ‘비에이’는 후라노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형제 같은  이웃 마을이다. 어느 한 쪽을 빼놓아서는 홋카이도의 라벤더 여행을 제대로 마쳤다고 볼 수 없을 정도. 비에이역에서 자전거를 빌려 바람을 벗 삼아 천천히 달리는 것이 비에이를 가장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이다. 자전거로 3~4시간이면 대부분의 유명 지역들을 돌아볼 수 있다. 하이킹 코스로 인기 높은 파노라마 로드와 패치워크 로드는 완만한 능선 덕에 다소 힘들지만, 자전거를 타면서 흐르는 땀방울로 더욱 기분 좋은 여행의 순간을 즐길 수 있다. 능동적으로 여행할 수 있는 여름이라면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마음껏 작은 마을들을 누벼 보도록 하자. 

must go place

숲 속 요정이 사는 마을, 닝구르테라스

후라노 프린스호텔 맞은편 숲속에 자리한 통나무집으로 15개의 쇼핑 가게들이 아기자기하게 몰려 있다. 통나무로 지은 수제품 가게들과 커피숍, 수제품 공방 등이 있는 숲은 연극 <닝구르: 숲의 요정이 사는 공간>으로 연출되어 더욱 유명해졌다. 나무로 만든 수공예품 호루라기, 피겨, 양초 등은 선물로 구입하기 좋은 아이템. 통나무집들이 옹기종기 모인 테라스 가운데는 몸체가 잘린 대형 나무 밑둥이 있는데, 숲 속 요정 ‘닝구르’가 산다는 신비로운 전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성글게 짠 손바닥만한 크기의 스웨터와 앙증맞은 나무다리가 요정의 자취를 상상케 한다. 전체를 돌아보는 데는 10여 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아담한 공간이나, 1~2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찬찬히 구경해도 좋다.
오픈시간 낮 12시~오후 9시(7·8월은 오전 9시부터)



라멘과 맥주 그리고 불빛
삿포로의 밤만큼 시원한 여름밤도 없다

늘 그렇듯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한 여행자들의 최종 목적지는 다시 도시가 된다. 그렇게 일탈과 귀환, 도피와 순응을 반복하면서 여행의 여운은 더욱 깊어지고 오래가던가. 후라노와 비에이, 그리고 도카치 지역을 3~4일 정도 여유롭게 둘러봤다면 삿포로로 향한다.

홋카이도에서 가장 큰 도시인 ‘삿포로’는 사실 여름보다 겨울에 더 인기 있는 지역이다. 일반적으로 영화 <러브레터>의 아련한 이미지를 기억하는 이들은 이곳 삿포로와 근교 오타루를 묶어 새하얀 설원 여행을 떠나곤 한다. 연중 5개월 이상 몸이 푹푹 들어갈 정도로 수북하게 눈이 쌓이는 곳, 삿포로.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기 위해, 또 겨울이면 화이트 일루미네이션과 삿포로 눈축제를 찾아 몰려들던 사람들이 사라진 여름날의 그곳은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삿포로의 여름은 그 어느 도시보다 시원하다. 한여름에도 평균 18~22도를 웃도는 선선한 날씨는 모두를 상쾌한 여행으로 이끈다. 게다가 7월 하순에서 8월 중순에 걸쳐 이어지는 맥주 축제 ‘비어 가든’은 여름이기에 가능한 축제가 아닐 수 없다. 노천 테라스에 앉아 저마다 잔 가득 삿포로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켜다 보면 그나마 머물던 더위가 한순간에 사라진다. 익히 알려진 대로 맥주는 130여 년 이상의 양조 역사를 자랑하는 홋카이도의 명물. 그와 함께 두툼한 차슈가 듬뿍 들어간 삿포로 미소 라멘을 곁들인다면 한여름 밤 최고의 만찬이 된다.

그 밖에 ‘오도리 공원’은 벤치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이들로 늦은 밤까지 늘 붐비는 명소. 삿포로역과 이웃한 ‘JR 타워(JR Tower Observatory T38)’에 오르면 멀리 후라노와 비에이의 위치까지 가늠해 볼 수 있다. 홋카이도에서 하늘에 가장 가까운 장소에 올라 노을에 물드는 도심의 풍경을 감상하는 운치가 남다르다. 도시와 자연의 경계가 멀리 산등성이를 통해 나누어지는 모습을 바라볼 때면 문득, 다시 여름날의 홋카이도, 그 라벤더 향기에 취하고 싶은 충동이 밀려온다.


information

홋카이도 가는 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홋카이도의 하코다테, 아사히가와, 신치토세 공항까지 주 1~2회 운항한다.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전세기를 이용하면 조금 더 저렴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모두투어는 7월2일~8월30일까지 아사히가와 전세기를 총 18회, 치토세 전세기를 7월19일~8월14일까지 각각 7회씩 총 14회 운행한다.

홋카이도 레일패스 (Hokkaido Rail Pass)

홋카이도를 여행하는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열차표. 삿포로와 후라노·비에이역은 물론 하코다테, 오비히로, 쿠시로, 아사히카와역 등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다. ‘3일권’과 ‘5일권’, 그리고 임의로 4일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플렉시블(Flexible) 4일권’ 티켓이 있다. 티켓 사용 개시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원하는 4일 동안 자유롭게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티켓의 유효 기간 동안 JR홋카이도 내의 모든 열차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홋카이도 기차는 ‘보통차용’과 ‘1등석(그린)차용’으로 나뉜다. 지정석 예약은 홋카이도 도착 후에 가능. 티켓 구입은 출발 전 국내 여행사 및 JR지정 대리점에서 교환증을 구입한 뒤, 일본 도착 후 신치토세공항역, 삿포로역의 여행안내소 및 삿포로, 아사히카와, 하코다테, 쿠시로, 오비히로역의 JR여행센터에서 교환증을 승차권으로 교환하면 된다. 신치토세 공항 내 JR여행센터에서는 한국어 안내 직원의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보통차용 3일권 1만4,000엔, 5일권 1만8,000엔/ 1등차용 3일권 2만엔, 5일권 2만5,000엔/ 플렉시블 4일권 보통차용 1만8,000엔, 1등차용 2만5,000엔

열차 백배 즐기기

‘후라노·비에이 노롯코’는 올해로 운행 10주년을 맞은 유서 깊은 열차. 6월7일~8월31일까지는 매일, 9월6일~10월13일까지 토·일·공휴일 운행된다. 이용 요금은 아사히카와-후라노|어른 1,040엔, 비에이-후라노|어른 620엔, 후라노-라벤다바타케|어른 220엔.
‘후라노 라벤더 익스프레스’ 1·6호는 7월5일~8월17일, 3·4호는 6월7일~8월31일 매일, 9월6일~10월13일까지는 토·일·공휴일에만. 2·5호는 7월19일~8월10일 매일 운행. 이중 삿포로-후라노 구간은 어른 4,680엔, 어린이 2,340엔. 단, 6, 9월의 월~목요일은 어른 4,480엔, 어린이 2,240엔.

홋카이도 특산품

각 역마다 특색을 지닌 에키벤은 홋카이도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기억하는 아이템. JR홋카이도 내 거의 모든 역에서 도시락을 통해 각 도시의 특색을 맛볼 수 있다. 그중 하코다테역과 삿포로역의 에키벤이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개당 800~1,400엔에 구입 가능하다. 에키벤 외에 홋카이도의 서늘하고 따뜻한 기후가 만들어낸 달콤한 우유도 맛있다. 작은 컵에 담아 나오는 바닐라 맛과 스트로베리맛 아이스크림은 오비히로 구간의 열차 안에서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디저트. 하나에 300엔 정도 하지만 그 맛은 지불한 금액과 비할 수 없을 정도다.

추천 숙소

오비히로역 근처에 숙소를 잡을 예정이라면 차로 20분 거리의 ‘사사이 호텔(Sasai Hotel)’을 추천한다. 도카치가와에 자리한 이곳은 예부터 피부가 부드럽고 맑아지는 미용에 좋은 온천으로 유명하다. 2004년 11월에는 홋카이도 자연유산으로 선정될 만큼 그 수질을 자랑한다. 사사이 호텔은 다다미방과 침대가 함께 갖춰진 퓨전 료칸 스타일. www.sasaihotel.com

후라노에서 1박을 계획한다면 단연 ‘내추럭스 호텔(Natulux Hotel)’에서 묵을 것. 후라노역에서 도보로 1분 거리에 위치한 지리적 장점 외에도 깔끔하고 럭셔리한 부티크 호텔을 표방해 여성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 무선 인터넷은 물론 스톤 스파 시설까지 두루 이용할 수 있다. www.natulux.com

삿포로의 ‘프린스 호텔(Prince Hotel)’은 일본 전역에 체인을 지닌 비즈니스 호텔로 유명하다. 최근 몇 년 새 리모델링을 마쳐 객실을 한 차원 깨끗하게 정비했으며, 삿포로역과 주요 쇼핑 거리까지도 도보로 15분 거리. 무엇보다 38층에서 바라보는 삿포로 야경이 환상적이다. www.princehotels.co.jp


기사관련상품

“시원한 여름휴가 떠나요”


모두투어는 여름철 백미로 꼽히는 후라노·비에이를 방문하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파란하늘과 하얀 구름 너머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라벤더 농장과 패치워크 언덕을 산책하고, 와인공방과 치즈공방에 들러 제조과정을 견학하고 시음 및 시식도 한다.
홋카이도를 처음 방문하는 이라면 삿포로, 오타루, 노보리베츠 등 도남의 주요 지역을 함께 방문하는 일정을 추천한다. 대자연 속에서 휴식을 원한다면 도북과 도동 지역의 아칸국립공원, 마슈호, 쿠시로 습지대 등을 관광하는 코스도 좋다.
상품가는 111만9,000원~249만9,000원이다. 여름 이벤트로 출발일 20일 전에 여행비를 지불할 경우 2명당 20만원 상당의 고급 여행가방을 증정한다. 1544-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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