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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자유여행 24탄. 크루즈-Dreams Come True! 진우 & 지우의 스위트 드림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6.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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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s Come True!
진우 & 지우의 스위트 드림

바다 위의 떠다니는 도시, 여행자들의 마지막 로망 등 크루즈를 설명하는 수식은 참으로 다양하다. 그럼 이토록 화려하고 다양한 수식어구는 과연 사실일까. 미리 정답을 밝히자면 ‘Yes~’가 아닌 ‘Of Course!’정도 되겠다. 드레스를 차려입고 즐기는 호화스러운 정찬, 밤마다 펼쳐지는 화려한 쇼와 공연 등 엄마, 혜영이 사랑해 마지않던 ‘Romantic’한 크루즈의 낮과 밤. 진우와 지우가 특히나 재밌어했던 ‘Active’한 암벽 등반과 신나는 수영. 그리고 아빠, 정호의‘Liberal’한 배낭여행 욕구를 해소하기에 충분했던 기항지 투어까지. 다양한 형용사로 각기 다른 여행 코드를 가진 가족 모두에게 만족감을 안겨 준 크루즈야말로 ‘여행종합선물세트’라 부르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글·사진 이민희 기자 
취재협조 내일여행 www.naeiltour.co.kr, 로얄 캐리비언 크루즈 www.royalcaribbean.co.kr
아메리칸에어라인 www.aa.com

* 기사를 시작하기 전에

_ 실제 여행 시기는 5월31일부터 6월8일까지, 8박9일의 일정이었으며 신종 플루로 인해 기존 LA-Mexico 항해 일정은 임시 운항 일정인 LA-Canada로 변경, 진행되었다.
_ 크루즈 내에서의 여가 및 기항지 투어의 스케줄은 독자와 기자가 함께 논의한 후 자유롭게 다니는 개별여행 스타일로 짜여졌다. 크루즈 여행의 일정은 다음과 같다. LA(출발)-San Francisco-Cruising-Victoria(Canada)-Seattle-Cruising-Cruising-LA(도착)
_ 이번 여행은 독자가 트래비, 내일여행이 함께한 도전자유여행 이벤트에 당첨돼 다녀왔기 때문에, 내일여행의 ‘금까기’ 상품에 해당하는 왕복항공권 및 크루즈 승선권, 선상 프로그램 이용권 등의 경비는 제외됐다. 단, 현지 교통비 및 개인 지출 등의 비용과 이벤트 사항에 포함되지 않은 진우와 지우의 왕복 항공권은 독자가 개별적으로 부담했다.
_ 내일여행의 미국 LA와 멕시코를 경유하는 ‘크루즈 스타카토 11일’ 상품은 265만원부터(TAX 별도, 이용 선실, 예약상황, 여행사 사정에 따라 변동 가능).
_ 편의상 기사에는 독자의 존칭을 생략하고 ‘엄마’와 ‘아빠’ 또는 ‘혜영’, ‘정호’로 칭한다.


도전자유여행 크루즈편의 주인공은 누구~?

 진우 & 지우 쌍둥이 가족


알콩달콩 사내커플로 시작해 올해로 결혼 10주년을 맞은 쌍둥이 가족에게 있어 이번 여행은 ‘결혼 10주년 기념여행’이자 아이들과 함께하는 ‘첫 해외여행’이다. 하지만 이런 의미 있는 여행을 불과 한 달 남짓 남겨둔 어느 날 공교롭게도 신종 플루라는 악재가 불어 닥쳤다. 그것도 하필이면 딱, 멕시코. 다행히 크루즈 측에서 LA-멕시코 항해 일정을 LA-캐나다로 변경했고, 7살배기 진우·지우 걱정에 가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 있던 부부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고고씽’을 외쳤다.


Cruise for Hye-Young

Romantic, Luxury & Gorgeous

‘엄마’에서 ‘여자’로 돌아간 시간

쌍둥이 진우, 지우의 육아와 직장생활로 지쳐 있던 혜영이 이번 여행을 통해 얻고 싶었던 건 온전한 휴식과 여유였다. 크루즈에 대한 여성들의 로망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얼굴에 홍조를 띠는 그녀 역시 ‘엄마’이기 이전에 ‘여자’였던 것. 지금부터 ‘여자, 혜영’이 사랑한 ‘Romantic Cruise’의 낮과 밤이 공개된다.

하루의 해가 뜨고 지는 곳 Balcony Cabin

선실은 크게 내측, 오션뷰, 발코니, 스위트로 나뉜다. 내측은 창문이 없으며 오션뷰에는 열지 못하는 창문이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스위트 선실로 개별 발코니는 물론 욕조도 있지만 역시, 가격이 비싸다.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다 보면 선실에서 머무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으니 너무 많은 욕심을 내기보다는 선실에서 해가 뜨고 지는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발코니 선실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쌍둥이 가족이 묵은 곳 역시 문을 열면 바로 아래 바다가 흐르는 발코니 선실로 혜영은 “햇살 좋은 날에는 발코니에 나가 책을 읽고, 달빛 비추는 밤엔 아이들 아빠하고 와인 한잔 해야겠어요”라며 이미 크루즈의 매력에 홀딱 빠져 버렸다. 달빛 아래 조용히 대양을 가르는 크루즈의 미세한 떨림과 들뜬 여행자의 마음을 식혀 주던 바람. 발코니에 선 엄마와 딸은 그 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말없이 서 있었다.


1 항상 따뜻한 미소와 친절로 대하는 크루즈 승무원들 2 크루즈 내에 마련된 도서관 3 밤마다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엘링턴 바 4 고급 레스토랑이 부럽지 않은 다이닝 룸 5 캐주얼한 분위기의 윈재머 카페

영화 속 주인공이 되는 시간 Dining

출항 3일째 저녁, 해가 바다 너머로 뉘엿뉘엿 사라지자 크루즈는 낮보다 더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오늘은 턱시도와 이브닝드레스 등의 포멀 의상으로 차려입고 정찬을 즐기는 날이다. 깊게 파인 드레스를 입은 우아한 여인과 그 곁을 지키는 듬직한 신사들이 지나갈 때마다 마치 중세시대 어느 궁전의 파티에 초대된 야릇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 

크루즈 메인 다이닝의 드레스 코드는 크루즈 컴파스에 안내되니 그날의 차림을 꼭 확인하자. 드레스 코드는 캐주얼, 스마트 캐주얼, 정장으로 나뉘며 운항 일정에 따라 드레스 코드의 배율이 달라진다. 보통 8박9일의 일정이라면 정장 2일, 스마트 캐주얼 3일, 캐주얼 3일 정도로 구성된다. 크루즈를 처음 경험하는 이라면 ‘드레스’라는 단어조차 어색할지도 모르겠다. 단아한 드레스의 혜영도 “좀더 꾸미고 나올 걸 그랬어요”라며 금세 후회하는 표정. 하지만 외국인들과 어우러진 흥겹고 로맨틱한 파티는 크루즈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눈치 보지 말고 우아한 맵시와 섹시한 자태를 마음껏 뽐내 보자. 

크루즈의 다이닝 룸에서는  항해 일정 내내 지정된 시간과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며 저녁마다 풀코스의 요리가 서브된다.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세계적인 주방장이 엄선한 메뉴로, 각 기항지에서 야채, 과일 등 신선한 재료를 구입해 만든다고. 여유롭게 즐기다 보면 두 시간은 훌쩍 넘기기 마련인 저녁 식사 시간을 더욱 즐겁게 하는 것은 담당 웨이터의 정중한 서비스와 친근한 미소다. 식사 내내 맛있는 음식을 추천해 주고 아이들을 위해 냅킨으로 각종 동물을 만들어 주는 등 세심한 배려를 잊지 않는다. 특히 우리 테이블의 담당 웨이터는 진우만 보면 ‘Hey, Man~’을 외치며 장난을 걸더니, 나중에는 진우가 먼저 안기며‘하이 파이브’를 할 정도로 친구가 되기도 했다.

크루즈의 레스토랑은 크게 정찬 식사가 이뤄지는 다이닝 룸과 뷔페 스타일의 윈재머 카페 그리고 특화된 메뉴가 제공되는 스페셜티 레스토랑으로 나뉜다. 윈재머 카페의 경우 복장 제한이 없으며, 스페셜티 레스토랑은 별도로 예약을 해야 한다. 팁을 포함한 예약비는 1인당 25달러이며 13세 이상 고객만 입장할 수 있다.

크루즈에선 운동이 필수 Fitness Center & Spa

하루 최대 7끼의 식사를 할 수 있는 크루즈에서 몸무게 2~3kg정도 느는 건 식은 죽 먹기다. 크루즈는 제대로 즐기되 날렵한 몸매를 유지하고 싶다면 피트니스 센터를 적극 활용할 것. 별도의 예약이나 절차 없이 이용할 수 있으며, 특히 바다를 바라보며 런닝 머신을 뛰는 기분은 여느 고급 피트니스에서의 그것과 비교도 할 수 없다. 피트니스 센터에서는 에어로빅, 스트레칭과 같은 무료 강좌와 참가비 10~15달러인 요가, 필라테스 등의 유료 강좌가 마련되어 있다. 역시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사우나도 묘미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 특히 기항지 투어로 피로가 쌓인 날, 사우나에서 말끔히 씻어낼 것.

좀더 편안한 휴식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원한다면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의 쉽 쉐이프 미용 프로그램을 이용하자. 세계적인 미용업체인 엘레미스(Elemis)가 마사지뿐 아니라 헤어, 매니큐어, 페디큐어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관리해 준다.

풍성하고 다채로운 Entertainment

크루즈의 밤은 낮보다 더 바쁘게 움직인다. 뮤지컬, 최신 영화, 셀러브리티 쇼 그리고 아이스쇼까지 매일 밤 다채로운 쇼가 펼쳐지기 때문. 언어와 문화적인 차이로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스탠딩 코미디만 제외하고는 금세 각기 다른 재미에 빠져들 수 있었다. 크루즈 컴파스의 ‘Tonight’s Entertainment’란에 그날그날의 쇼와 정보가 나와 있으니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보자.
총 7일의 일정 동안 쌍둥이 가족이 본 공연은 음악과 코미디가 조화를 이룬‘셀러브리티 쇼’와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의 싱어와 댄서들이 선보이는 뮤지컬 그리고 크루즈 쇼의 백미인 ‘빅탑 아이스쇼’였다. 이 중 아이스쇼는 프리덤 클래스와 보이저 클래스에서만 관람할 수 있는 공연으로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 출신들이 아슬아슬하고 신나는 공연을 펼친다고.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낼 정도로 짜임새 있는 구성과 화려함을 자랑한다.


6 엄마 아빠의 우려와는 달리 도서관을 찾은 아이들은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 줬다 7 크루즈 후미에서 바라본 망망대해 8 쇼핑을 즐기는 부부 9 로얄 프라머네이드엔 각종 기념품 상점이 있다 10 물빛과 바다 빛이 어우러진 풍경

그녀의 밤을 더욱 빛나게 하는 
Ellington’s Martini Bar


다양한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크루즈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다. 밤마다 곳곳에서 흥겨운 재즈와 분위기 있는 기타 연주가 흐르고 음악에 취한 이들은 객석을 무대 삼아 왈츠를 추곤 한다. 창밖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감미로운 라이브를 듣는 것 또한 하루를 마감하며 꼭 해보고픈 일 중 하나.

크루즈 14층에 위치한 ‘엘링턴스 마티니 바’는 낮이든 밤이든 최상층에서 바라보는 크루즈의 전경이 일품이다. 혜영은 아이들 때문에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다음엔 남편과 단둘이 와서 크루즈의 낭만을 맘껏 즐기겠노라”고 다짐했다.

 

Cruise for Jin-Woo & Ji-Woo

Active, Interesting & Fantastic

엄마 아빠와 함께한 꿈같은 일주일

크루즈를 평가하는 기준으로는 운항일정, 서비스, 선실, 음식과 다이닝 등이 있지만 로얄 캐리비언 크루즈가 가족 단위의 여행객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다양한 선상 액티비티에 있다. 각종 게임과 스포츠, 다채로운 가족 프로그램 덕분에 진우와 지우는 실로 오랜만에 1주일 내내 엄마 아빠와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크루즈의 중심 Promenade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에서도 프리덤 클래스와 보이저 클래스 소속 크루즈를 탔다면 꼭 한번 들르게 되는 곳이 로얄 프라머네이드다. 이곳은 5층부터 8층까지 시원하게 열려 있는 구조로 여느 도시의 광장을 떠올리게 한다. 면세 쇼핑점, 카페, 바 등이 몰려 있어 이른 시간부터 새벽까지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고, 크루즈 선장의 ‘웰컴 리셉션(Captain’s Welcome Aboard Reception)’과 ‘70’s Dancing in the Street’ 등 다양한 행사 또한 이곳에서 열린다. 

크루즈 승선 첫날 역시 로얄 프라머네이드는 출항에 들뜬 여행객들의 부산스러운 발걸음으로 가득했다. 크루즈의 메인 거리인 이곳에서 곧 퍼레이드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미 잘 시간을 훌쩍 넘긴 진우와 지우도 말똥말똥한 눈으로 앞자리를 선점하고 앉았다. 이날 열린 ‘Island A-Go-Go Bon Voyage Parade’는 크루즈 출항을 축하하는 신나는 축제. 화려한 조명으로 가득한 거리에 마법사와 난장이, 요정과 기사 등이 출몰하자 지우는 어느새 넋을 잃었고, 맘씨 좋은 난장이들과 악수를 나눈 진우는 엄마 아빠에게 자랑하느라 바쁘다. 1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아이들은 물론 엄마와 아빠까지 동심으로 돌아간 듯 환상적인 시간을 보냈음은 물론이다.


1 크루즈의 또 다른 재미, 카지노 로얄 2 도전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는 부부 3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는 로얄 프라머네이드 4 미니 골프코스 5 로얄 프라머네이드에서 열린 퍼레이드 6, 7 스포츠코트에 마련된 농구코트와 인공암벽 8 아이들이 하루에 한번씩은 꼭 들렀던 오락실 9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 10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는 동안 부부는 선베드에서 휴식을 취했다

온 가족을 위한 현명한 선택
Adventure Ocean & Casino Royal


크루즈 승선 3일째, 본격적으로 크루즈 탐험을 앞두고 쌍둥이 가족이 찾은 것은 ‘어드벤처 오션’ 프로그램이다. 이는 세계 각국의 어린이와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로 엄마  아빠가 특히 욕심을 냈던 프로그램 중 하나. 아쿠아너츠(Aquanauts, 3~5세), 익스프롤러스(Explorers, 6~8세), 보이저스(Voyagers, 9~11세) 등 프로그램에 따라 3살부터 11살까지 참가할 수 있으며 생후 6개월에서 36개월까지의 유아를 위한 ‘피셔-프라이스(Fisher-Price)’와 청소년 프로그램인 ‘틴스(Teens)’도 마련되어 있으니 참고하자. 특히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의 어드벤처 오션은 우수 교육 프로그램으로도 정평이 나 있으며 크루즈 요금에 포함되어 있어 별도의 비용 없이 참가할 수 있다.

어드벤처 오션에 참가한 쌍둥이로부터 ‘해방된’ 부부가 부지런히 달려간 곳은 카지노 로얄. 마치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를 옮겨놓은 듯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카지노는 그야말로 어른들의 놀이터를 방불케 했다. 종류도 룰렛을 기본으로 슬롯머신, 블랙잭, 포커 등 다양하다. 

구석구석 돌아보며 탐색전을 마친 부부는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각각 25달러씩을 꺼내 들었다. “Fighting!” 다부진 외침과 함께 정호는 블랙잭, 혜영은 룰렛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ALL-IN. “아, 이제 어떻게 하는지 알았어!”라며 뒤늦게 무릎을 쳐 보지만 못들은 척, 유유히 카지노를 빠져 나가는 혜영의 뒷모습을 보며 아빠는 아쉬운 입맛만 다셔야 했다.

액티비티의 모든 것 Sports Court

크루즈 여행의 막바지에 들어선 항해 6일째. 맑은 하늘과 따사로운 햇살이 참으로 사랑스러운 날이었다. 덕분에 농구 코트, 인라인 스케이트 라인, 골프 코스 등이 있는 스포츠 코트엔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려는 이들로 활기를 띠고 있었다. 대부분의 시설은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며 별도의 예약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크루즈 내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는 사전 예약이 필요한 골프 시뮬레이터와 미니 골프가 있다. 골프 시뮬레이터의 경우 1인당 25달러의 예약비용이 필요하고, 미니 골프코스는 별도의 예약 없이도 이용할 수 있다. 골프공과 약식 골프채가 준비되어 있어 가족들과 가볍게 퍼팅 게임을 즐기기에 좋다. 

다양한 시설 중 스포츠 코트에 들어선 진우와 지우가 선택한 것은 미니 골프코스와 탁구다. 기세등등하게 골프채를 집어 들었지만 어째, 폼은 영락없는 야구 타자다. 퍼팅을 하려는지, 홈런을 치려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신이 난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여기에 지우까지 합세하자 규칙도 방식도 없는 ‘그들만의 게임’이 시작됐고,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더랬다. 

크루즈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해발 60m의 암벽 등반은 크루즈에서 놓쳐서는 안 될 짜릿한 체험거리 중 하나다. 땀을 식혀 주는 시원한 해풍과 뒤로 펼쳐진 망망대해의 장관은 정상을 오른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과도 같다. 길쭉한 팔다리를 자랑하며 너무도 쉽게 종을 친 아빠와 이에 자극을 받은 듯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임했지만 네 발자국도 못 가 대롱대롱 매달린 진우. 그래도 겁내지 않고 도전한 진우가 자랑스러웠던지 아빠는 아들의 어깨를 말없이 다독여 준다.

첨벙첨벙 신나는 물놀이 Swimming Pool & Solarium

푸른 하늘과 보드라운 바람, 순한 물살 등 야외 활동을 즐기기엔 최고인 날씨에 수영을 빼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게다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 또한 수영이라 오기 전부터 크루즈에 가면 매일매일 수영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었단다.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야외 수영장에선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한편에 마련된 작은 무대에서 연주되는 라이브 음악이 한껏 흥을 돋우고 있던 것. 아이들이 풀에서 노는 동안 엄마는 꼭 한번 해보고 싶다던 ‘선베드에 누워 책을 읽는’ 여유를 만끽했다.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 필요했던 그녀는 “크루즈 여행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야외 수영장은 24시간 오픈되어 있어 낮에는  햇살 아래, 밤에는 달빛을 받으며 뜨거운 온천수에 몸을 녹이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좀더 조용한 분위기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솔라리움’을 찾으면 된다. 천장이 개폐되어 날씨에 따라 실내외 수영장으로 전환되는 솔라리움은 16세 이하의 어린이는 이용할 수 없다.

Cruise for Jung-Ho

Liberty, Adventure & Joy

크루즈의 꽃, 기항지 투어

8박9일의 항해 일정 중 크루즈가 정박한 기항지는 샌프란시스코와 캐나다의 빅토리아 그리고 시애틀이다.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아빠, 정호는 이날만 되면 어김없이 지도 한 장과 배낭, 카메라를 짊어지고 앞장을 섰다. 길 한번 잃지 않고, 꼭 가고 싶었던 곳을 콕콕 찍어 다니는 모습에서 진정한 ‘자유여행자’의 기운이 느껴졌다.

San Francisco
미국 서부 해안의 진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날은 무척이나 흐렸다. 보송보송한 하늘과 활기찬 항구의 모습을 기대했건만 자욱한 안개에 가린 샌프란시스코는 의외로 서정적이고 여유로운 풍경으로 일행을 맞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잘 짜여진 바둑판과도 같은 도로와 편리한 대중교통을 자랑한다. 때문에 기항지 선택 관광 대신 자유여행을 선택한 아빠는 피셔맨즈 워프를 지나 샌프란시스코의 중심지 유니온 스퀘어까지 단숨에 찾아가는 저력을 보여 줬다. 여차하면 ‘가족을 인솔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던 기자로서는 어안이 벙벙하면서도 고마울 따름. 

유니온 스퀘어는 케이블카와 이층관광버스, 지하철 등이 몰려 있는 샌프란시스코 여행의 출발점이자 백화점과 명품숍이 즐비한 쇼핑의 거리지만 이런 사실이 중요할 리 없는 아이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활기를 띠며 뜀박질을 시작했다. 티격태격하던 것도 잠시, 서로 합심해 아빠에게 장난을 걸고 도망치기에 바쁘다. 


1 샌프란시스코의 중심, 유니온 스퀘어 2 샌프란시스코에 갔다면 케이블카는 절대 놓치지 말 것 3, 4 헤이트-애시베리 거리엔 독특한 상점으로 가득하다 5 유니온 스퀘어의 액세서리 숍에서 천진난만하게 쇼핑을 즐기는 혜영

다양한 문화가 살아있는 거리

유니온 스퀘어가 아이들의 놀이터였다면 독특한 외관과 개성만점 분위기를 자랑하는 헤이트-애시베리 거리는 엄마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건물 가득 그려진 그래피티 앞에서 혜영은 “여기서 한 장 찍을까요?”라며 먼저 포즈를 잡았다. 헤이트-애시베리 거리는 샌프란시스코를 히피 문화의 발상지이자 다양한 문화의 집결지로 만든 ‘일등 공신’이다. 실제로 다양한 인종과 민족으로 구성된 이 도시는 변화무쌍한 도심 풍경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문화로도 유명하다.
다시 유니온 스퀘어로 돌아온 가족은 샌프란시스코의 명물, 케이블카를 타기로 한다.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피셔맨즈 워프까지 한 사람당 5달러니 만만한 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여행 내내 엄마의 쇼핑을 견제(?)하며 ‘짠돌이’를 자처하던 아빠도 “해볼 건 다 해봐야 한다”며 과감히 지갑을 열었다. 덕분에 일행 모두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물씬 풍기는 케이블카를 타고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누빌 수 있었다.

케이블카의 종점이자 샌프란시스코 여행의 시작점이었던 피셔맨즈 워프에 도착한 쌍둥이는 다소 지친 기색이다. 온종일 여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던 차가운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냈으니 그럴 수밖에. 원래의 계획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구불구불한 비탈길로 불리는 ‘롬바드 스트리트’까지 갈 계획이었으나 아이들의 체력을 생각해 아빠는 아쉬운 표정으로 발길을 돌렸다.


Victoria
영국풍의 아늑한 마을
 

크루즈의 두 번째 기항지인 빅토리아에서는 기항지 선택 관광에 도전했다. 떠나기 전부터 기항지 투어로 아이들이 뛰어 놀기에 좋은 ‘부차트 가든(The Butchart Garden)’을 점찍어 뒀는데, 항구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고 마침 부차트 가든을 코스로 한 선택 관광 프로그램이 있었기 때문이다. 크루즈는 각 기항지 별로 다양한 선택 관광을 마련해 여행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승선 후 기항지 선택 관광 데스크에서 예약하거나 선실에 있는 RCTV를 이용해 예약하면 된다. 

흔히 캐나다의 브리티시 콜럼비아(British Columbia)주 하면 밴쿠버를 떠올리지만 이곳의 주도는 밴쿠버가 아닌 빅토리아다. 19세기 말 영국에서 건너온 이주민들이 개척한 땅으로 도시 곳곳에 영국적인 정취가 가득하다. 빅토리아의 다운타운은 항구를 끼고 있어 더욱 이국적이다. 짙푸른 하늘, 이너 하버(Inner Harbour)에 정박한 하얀 요트와 미끄러지듯 수면에 안착한 수상 비행기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감싸는 따스한 햇살. 바다를 바라보던 혜영은 “정말 평화롭다. 이런 곳에서 살면 어떤 기분일까?”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너 하버엔 볼거리도 많다. 빅토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이자 고풍스러움으로 가득한 관광명소인 ‘페어몬트 엠프레스 호텔’과 빅토리아가 속한 BC주의 의사당이 이너 하버 좌우로 균형감 있게 자리했다. BC주 의사당 역시 1897년에 지어진 푸른색 돔형 지붕이 멋진 대리석 건물로 위엄 있는 모습을 과시한다. 밤에는 3,330개의 전구로 건물 외곽 라인을 밝혀 항구의 운치를 더하는 로맨틱한 장소로 바뀐다고.


6 빅토리아 이너 하버의 여유로운 풍경 7 버터플라이 가든은 나비를 볼 수 있는 공간임과 동시에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수 있는 곳이다 8 석회암 채굴장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부차트 가든 9 유명 호텔이자 관광명소인 페어몬트 엠프레스 호텔 10 티격태격 하면서도 꼭 붙어 다니던 진우와 지우

석회암 채굴장에서 아름다운 정원으로 

빅토리아는 가장 번화하다는 다운타운 곳곳에서조차 만발한 꽃과 싱그러운 나무들을 만날 수 있는 아늑한 도시다. ‘정원 도시’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여행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부차트 가든은 빅토리아의 트레이드마크로 손꼽히기에 모자람이 없다.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석회암 채굴장이었던 부차트 가든은 100주년이 되던 2005년, 캐나다 정부로부터 국가 문화재 지정을 받았다. 한 해 다녀가는 인파만 100만여 명에 정원사 70명을 비롯, 직원이 600여 명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석회석을 채취한 뒤 산자락이 음푹 패인 곳에 만든 정원이라는 뜻의 ‘선큰 가든(Sunken Garden)’, 아치형 장미 넝쿨이 아름다운 ‘로즈가든’, 일본 특유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재현해 놓은 ‘재패니스 가든’과 ‘이탈리아 가든’으로 이루어졌다. 동화 속 꽃길을 걷는 듯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경에 반한 진우와 지우는 엄마 아빠의 카메라와 캠코더를 뺏어들더니 예쁜 꽃을 찍기에 여념이 없다.

부차트 가든에서 버스로 약 5분 정도 떨어진 ‘버터플라이 가든(Butterfly Garden)’은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호기심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진열된 나비의 유충을 관찰한 뒤 온실을 날아다니는 나비를 쫓아 아이들은 한참을 뛰어다녔다. 나비를 만져 볼까 하고 손을 댔다가 순간 날아오른 나비의 날갯짓에 깜짝 놀라 엉덩방아를 찧고서도 지우는 “언니, 나 나비 좋아~”라며 생글생글 웃었다.

Seattle
잠 못 이루는 도시
 

적당한 햇살과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도시 유랑’에 대한 욕구를 불러일으키던 항해 5일째 아침, 샌프란시스코와 빅토리아에 이은 마지막 기항지 시애틀에 도착했다. “시애틀 다운타운 내에서는 버스가 공짜”라는 정보를 입수한 아빠는 오늘도 기항지 선택 관광 대신‘자유여행’을 선택했다. 

우리에게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으로 익숙한 시애틀은 샘(톰 행크스)과 애니(맥 라이언)의 운명적인 사랑과 낭만으로 가득하지만 실제로는 세계적인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사와 마이크로소프트 본사가 위치한 미 서북부의 최대 도시다. 흡사 우리나라의 동대문 시장을 떠올리게 하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 역시 영화 속 도시가 아닌 살아있는 시애틀을 만날 수 있는 곳.

크루즈가 정박한 항구에서 버스로 한 정거장 거리에 위치한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1907년 문을 연 재래시장이다. 항구도시답게 어른 팔뚝만한 랍스터를 비롯한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하고 오색 빛깔의 꽃과 먹음직스런 과일이 즐비하다. 정호와 혜영 부부는 “와인과 함께 먹으면 좋겠다”며 랍스터에 욕심을 냈지만 크루즈에서 달리 요리를 할 방도가 없으니 아쉽지만 포기할 수밖에. 대신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도 명소로 알려진 ‘스타벅스 1호점’에서 그 ‘여한’을 풀었다.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지만 그 탄생 신화가 시애틀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1971년 당시엔 카페가 아닌 원료 판매점으로 문을 열었다고. 시장을 한바퀴 돌아본 뒤 매장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즐겨 볼까 했지만 웬걸, 테이블이 없다. 대신 테이크 아웃하는 손님들과 머그컵과 원두를 사려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스타벅스 1호점은 로고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지인들의 선물을 사거나 기념품을 장만하기에 좋기 때문이다. 덕분에 평소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는 기자도, 원두분쇄기가 없는 혜영도 머그컵과 커피 원두를 한 가득 구매하고야 말았다.


1 바늘 모양의 스페이스 니들.기념품 상점과 전망대로 이루어져 있다 2 스페이스 니들 주변엔 놀이기구가 많아 시애틀 시민의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3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애틀 전경 4 스타벅스 1호점은 로고가 지금의 것과 다르다 5 스타벅스 1호점에선 여느 스타벅스와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6, 7 각종 과일과 해산물로 가득한 파이크플레이스 마켓

시애틀 전경을 한눈에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과 더불어 머스트 스폿으로 꼽히는 곳은 시애틀의 상징인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 혜영은 “영화에서 두 주인공이 극적으로 만나던 그 빌딩에 가는 거냐”며 흥분한 모습이지만 이는 뉴욕의‘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으로 많은 사람들이 스페이스 니들을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로 착각하곤 한다. 전망대에 올라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인가 보다.

말 그대로 바늘 모양의 첨탑이 하늘로 솟은 스페이스 니들은 멀리서도 한눈에 딱 보인다.  아래서 올려다보는 스페이스 니들의 매끈한 ‘바디 라인’도 멋지지만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시애틀 전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바다와 절묘하게 어우러진 도심의 스카이라인과 ‘물의 도시’라 불리는 시애틀의 유니언 호수와 워싱턴 호수 등을 보고 있자니 다가오는 크루즈 승선 시간이 아쉬울 따름. “언제 또 올 수 있을까요?”라는 혜영의 말에 기자를 비롯한 일행은 다시 한번 발아래 펼쳐진 시애틀과 파란 하늘을 눈에 담았다.


Epilogue  by Hye-Young

Cruise,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우리 가족의 크루즈 여행은 한마디로 ‘잊지 못할 인생의 한 순간’과도 같다. 다녀온 지 한 달 가까이 돼 가지만 너무나 아름답고 로맨틱했던 순간만은 생생하게 뇌리에 남아있다. 5월31일 인천공항에서 커피 한잔과 함께 숨을 고르던 시간, 출발을 앞두고 흐뭇했던 마음, 비행기에 타자마자 배고프다며 울부짖는 두 녀석들 때문에 정신없어 한숨을 내쉬던 기억까지도.

긴긴 비행시간을 이겨내고 드디어 도착. 이제부터 정말 시작이라는 생각과 드디어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크루즈의 거대함에 할 말을 잃었다. 어서 빨리 고된 몸을 뉘이고 싶건만 배에 타기까지의 통관절차가 총 5번!! 공항보다 더 깐깐했지만 떠나기 직전까지 신종 플루로 걱정이 앞섰던 탓에 이런 모습이 믿음직스럽기까지 했다.

다음날은 시차 때문인지 계속 잠이 온다. 눈뜨자마자 윈재머 카페에서 과일을 조금 먹고 다시 돌아와 한숨 더 잤다. 끼니때마다 밥상을 차릴 필요도 없이 햇살 가득한 침실에서 마음껏 뒹구는 여유라니. 이것이야말로 크루즈가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이었다. 

배 안에서의 놀거리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 중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오션 어드벤처 프로그램을 신청했는데 진우와 지우가 우리 나이로는 7살이지만 생일이 안 지난 탓에 5살 프로그램으로 배정받은 것이 아닌가. 두 녀석은  ‘애기’들만 있다며 같이 안 논다고 야단이다. 말도 안 통하면서 나름 형, 누나라며 수준(?) 차이를 운운하다니!

사실, 남편과 나는 함께 여행을 다닌 기억도 별로 없지만 여행 스타일도 확연히 다른 편이다. 나는 ‘여유를 만끽하는’ 여행을 좋아하는 것에 반해 남편은 ‘직접 찾아다니며 발로 뛰는’ 여행을 선호한다. 그런 남편의 입맛까지도 만족시켜 준 것은 기항지 투어였다. 샌프란시스코의 선샤인은 볼 수 없었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시내를 누비던 기억과 질 좋은 캘리포니아 와인을 싸고, 많이 구매할 수 있었던 월드 마켓, 아이들이 특히나 좋아하던 빅토리아의 부차드 가든과 버터플라이 가든, 시애틀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었던 스페이스 니들 등 크루즈에서의 일정이 자칫 심심하게 느껴질 즈음이면 매번 새로운 기항지가 나타나 우리 가족은 신나는 도시 탐험을 만끽할 수 있었다. 특히 단 한번도 헤매지 않고 우리 가족의 가이드가 되어 주었던 남편의 든든한 모습도 이번 여행에서 얻은 큰 수확이다.

기항지 투어 외에도 즐거웠던 기억이 많은데 특히 크루즈의 다양한 공연 중 하나였던 ‘빅탑 아이스쇼’를 빼놓을 수 없다. 배우들이 눈앞에서 김연아의 트리플 묘기를 보여 주었는데 턴을 하는 순간 주변에 얼음조각이 날리는 것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어 정말 신기했다. 한국에서도 즐기지 못한 문화생활을 먼 미국에서 하게 될 줄이야. 프로그램 완성도도 굉장히 높다. 대충 시간 때우기 위한 공연이 아닌 배우 하나하나의 열정이 담긴 듯 해 공연이 끝나자마나 벌떡 일어나 기립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다.

크루즈의 음식은 주부인 내게 있어 무엇보다 특별했다. 특히 매일 이어지는 다이닝룸에서의 정찬. 메뉴도 매일 다르고 추가비용 없이 먹고 싶은 만큼 시킬 수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 장난을 걸며 친숙하게 대해주던 웨이터의 친절은 잊을 수가 없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크루즈 여행은 일탈이며 환상이다. 매일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을 떠나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것. 크루즈만큼 여행자의 환상을 만족시켜 주는 것이 또 있을까? 사실 크루즈 안에서는 커피 한잔, 혹은 와인 한잔 들고 비치의자에 앉아 멍하니 구름이나 바다를 바라만 봐도 그렇게 행복하고 즐거울 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길었던 일정을 건강하고 즐겁게 소화해 준 진우, 지우와 가계부 관리부터 가이드 역할까지 모든 걸 책임져 준 남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무엇보다 우리 가족에게 이런 환상적인 기회를 준 트래비와 내일여행, 정말 고마워요!


쌍둥이 가족의 여행가계부

교통비(1인당)
진우&지우 비행기표 : 200백만 원
LA공항-LA항구 왕복 택시비 : 125달러

기항지 투어
샌프란시스코(쇼핑 및 간식 포함) :
111달러
빅토리아(4인 가족 기항지 선택관광 비용 및 점심 포함) : 287달러
시애틀(쇼핑 및 간식 포함) : 114달러

크루즈에서의 기타 비용
카지노 로얄 : 50달러
승무원 팁(4인 가족X7일) : 250달러
쇼핑 및 와인 : 50달러

4인 가족 총계 = 약 328만3,000원
(1달러당 1,300원 환율 적용)

※ 쌍둥이 가족의 경우 트래비 도전자유여행 이벤트에 당첨돼 다녀왔기 때문에 내일여행의 ‘금까기’ 상품에 해당하는 왕복항공권 및 크루즈 승선권, 선상 프로그램 이용권 등의 경비는 제외됐다(제세공과금은 독자 부담). 단, 이벤트 사항에 포함되지 않은 진우와 지우의 왕복 항공권은 독자가 개별적으로 부담했다. 내일여행의 미국 LA와 멕시코를 경유하는 ‘크루즈 스타카토 11일’ 상품은 265만원부터이며 이용 선실, 예약상황, 여행사 사정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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