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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자코우 중도초원 - 초원에서 자유를 외치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9.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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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3 중국 장자코우 중도초원

초원에서 자유를 외치다

초원에서 자유를 꿈꾸는 건 지극히 자연스럽다. 지평선까지 훤하게 열린 들판과 사방으로 활개치는 바람 속에 서 있으면 알게 된다. 수풀만 무성하게 자라 하늘과 잇닿은 이 지극히 단순한 풍경이 우리를 얼마나 우리답게 만드는가를. 그 찰나의 환각, 오롯하게 자유롭다는 느낌이야말로  초원 여행이 주는 최상의 달콤함이 아닐까.
글·사진  도선미 기자   취재협조  취재협조 JCA항공




초원을 아시나요?

반도의 후예들은 일찍이 겪어 보지 못한 초원의 풍토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가까이서 찾자면 몽골이 있고, 더 가까이는 중국의 자치구 중 하나인 네이멍구(내몽골)도 드넓은 초지와 사막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항공편이 넉넉지 못한 데다 가격도 만만치 않아 막상 여행지로 삼기가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초원에서 별 보기, 말 타고 질주하기, 게르에서 잠자기 등 유목민식 로망은 평생의 ‘버킷 리스트’에 머물다 말기도 한다.

그렇다면 내몽골 초원의 신상 ‘중도(中都)초원’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순하다. 중국 허베이(하북)성 장자코우(장가구)시 내 장북현에 자리한 중도초원은 베이징에서 버스로 겨우 3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어 가장 가까운 초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도상에서 보면 내몽골 초원과 베이징 사이의 지역으로 주민의 70% 이상이 몽골족이고, 해발고도 평균 1,400m, 연 평균 기온 3.2도로 기후와 식생, 문화가 중국보다는 내몽골에 훨씬 가깝다.



원시의 땅, 중도를 소개합니다

베이징에서 직통으로 연결된 장고고속도로(張庫高速大路)를 타고 도착한 중도초원은 휴양촌으로 구성돼 있었다. 일종의 테마파크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입구에서 마주보이는 몽골의 영웅 칭기즈칸의 좌상이 영빈(迎賓)광장 한가운데를 점령하고 있는데, 관광객들이 들어서면 몽골족 특유의 환영식이 벌어진다. 라이브로 부르는 몽골족 민요가 높고 청량하게 퍼지는 가운데 볼이 빨간 처자들이 축복을 의미하는 기다란 비단천 ‘하다’를 목에 걸어 주고, 기분 좋은 술잔을 권한다. 

사실 중도초원은 장북현에 형성된 4개 초원지구 중 하나인데, 안고리 초원, 천당 초원, 천당해자초원 등에 비해 원시 초원의 원형을 가장 잘 갖추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로 가보면 우기 동안 쑥쑥 자라난 풀들이 매우 촘촘한 숲을 이루고 있어 풍요롭고, 야생적인 느낌이 강하다. 이런 땅을 ‘원야(原野)’라고 하는데 강수량이 적거나 토양이 오래되서 관목이 자라나기 힘들어 초원이 된다고 한다. 

초원 완전정복

중도초원휴양촌을 크게 구분하자면 영빈광장을 기준으로 초원명주호텔과 중도초원호텔, 식당이 모여 있는 우측 구역과 몽골족의 전통차와 간식을 맛볼 수 있는 몽골포(게르), 다양한 초원에서의 액티비티를 체험할 수 있는 좌측 구역으로 나눌 수 있다. 좌측 구역은 특히 작은 놀이공원을 방불케 할 정도로 승마장, 활쏘기, 범퍼카, 스카이엑스, 행글라이딩 등 다양한 오락거리가 있어 가족이나 연인이 함께 즐기기 좋다. 어른들에게 인기가 많은 승마는 처음 말을 타 보는 사람이라도 몽골족 기수가 친절하게 지도해 주고 속도도 조절해 주기 때문에 시승이 필수. 숨겨진 질주 본능을 발견한 일부 여행객들은 승마장을 몇 바퀴나 돌고도 지칠 줄 모른다. 

매일 오후 5시에는 몽골족 남녀합동공연단이 ‘아찔한’ 기마쇼를 펼친다. 지평선을 등진 채 말 위에서 눕고 물구나무를 서고 다시 달리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과연 기마 민족의 기상을, 칭기즈칸의 후예임을 알 만하다. 

한편 몽골포에서는 수테체를 비롯해 칼슘 함량이 그득한 몽골 전통의 유제품 간식을 맛볼 수 있다. 수테체는 몽골인들이 즐겨 마시는 차의 일종인데 우유와 물, 소금을 넣고 끓인 것으로 숭늉 같은 구수한 냄새와 색깔, 짭쪼름한 맛이 특징이다. 몽골은 건조기후로 식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식사를 할 때도 물 대신 수테체를 애용한다. 

초원에 거는 기대라면  모름지기 고즈넉한 가운데  홀로 거닐며 느끼는 자유로움이 가장 클 것이다. 바람 따라 ‘우수수’ 뒤척이는 수풀을 헤집고 휴양촌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면 ‘초원 여행길’을 만날 수 있다. 

길은 3km 가량 이어지는데 중간중간 칭기즈칸 전차와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는 초원 민가 등이 있어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 길은 또 몽골식 서낭당인 ‘오보(Ovoo)’를 끼고 있다. 오보는 3층으로 된 펑퍼짐한 돌탑. 이 탑을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면 소원이 이뤄지고, 돌을 던져 1층에 올리면 행운을, 2층에 올리면 건강을, 3층에 올리면 재운을 가져다 준다고 한다. 

초원에서 자유를 꿈꾸는 건 지극히 자연스럽다. 지평선까지 훤하게 열린 들판과 사방으로 활개 치는 바람 속에 서 있으면, 수풀만 무성하게 자라 하늘과 잇닿은 이 지극히 단순한 풍경이 우리를 비로소 우리답게 만든다. 그 찰나의 환각, 오롯하게 자유롭다는 느낌이야말로 초원 여행이 주는 최상의 달콤함이 아닐까. 초원 여행길은 석양이 지기 시작하는 1시간 정도가 가장 아름답게 물든다. 단, 가로등이 없기 때문에 땅거미가 지기 전에는 빠져나와야 한다. 





밤에도 브링브링!

초원의 하이라이트는 엎질러 놓은 듯 반짝반짝 흩뿌려진 밤하늘의 별가루를 구경하는 일. 그 많은 별을 세고 있다 보면 마음도, 머릿속도 보석같이 환해진다. 별 보기뿐 아니라 몽골족들의 마두금 합주가 함께하는 양고기 바비큐 파티, 외국인들과 어깨동무하며 춤추고 난장을 벌이는 캠프파이어 시간은 잊지 못할 추억. 특히 바이올린 모양의 마두금은 몽골어로 말 악기라고 하는데 중국 원나라 때 아라비아로부터 전해진 것이라고 한다. 음악에, 음식에, 사람에 취하는 초원의 밤은 그렇게 무르익어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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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도초원여행 새겨두기! 

찾아가기  베이징에서 장자코우, 장북현을 거쳐 두 번 환승해야 해서 개별적으로 가기에 교통이 불편한 점은 있다. 베이징역이나 베이징서(西)역에서 장자코우남(南)역으로 가는 기차를 타면 열차에 따라 3시간12분~5시간32분 가량 소요된다. 장자코우 중빠(中巴)에서 장북현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다시 초원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 편도 기차표 값은 고속열차, 에어컨열차 여부에 따라 편도 15~30위안

입장료  1인 60위안(액티비티 등 체험활동 비용 별도), 내부 미니 열차 15위안 

숙박  휴양촌 내에는 초원명주호텔, 중도호텔, 각각 10여 채의 몽골포와 통나무 로지(lodge) 등 숙박시설이 있다. 다만 몽골포와 로지는 아직 개방이 안 된 상태. 초원명주호텔은 2인실 1박 380위안, 중도초원호텔 4인실 1박 600위안, 2인실 1박 320위안, 로지는 1박 200위안, 고정몽골포는 240위안, 원시몽골포는 150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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