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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안기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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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보아산 (Mt.Gilboa)정상에서 내려다 본 갈릴리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안기다

이스라엘은 ‘약속의 땅’이라고 하기엔 일견 너무나 척박해 보인다. 국토의 절반 이상이 사막이고, 주변 중동 국가와 달리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곳이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이라니…. 그러나 갈릴리로 시선을 고정시키고 깊숙이 들여다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바다에 비견될 정도로 거대한 갈릴리호수, 그 물을 이용해 논, 밭을 일구고 각종 과실을 맺는 이 땅은 분명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 할 만하다. 또한 자신을 ‘생명의 떡’으로 비유한 예수의 중심 활동 지역으로서 갈릴리에는 그가 자신을 좇던 사람들과 함께했던 흔적들이 곳곳에 스며 있어 지금도 사람들의 영혼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이스라엘관광청 02-738-0882  www.israel.co.kr


galilee

풍요로운 땅에 새겨진 신성함

순례는 여행의 가장 오래된 형태다. 배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대륙을 넘나드는 ‘호강하는 여행’의 역사보다, 부귀여하를 막론하고 평생의 종교적 숙원으로 성지를 찾는 이들의 ‘비장한 발걸음’의 역사는 오래됐다. 

그러한 점에서 이스라엘은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여행지다. 이집트를 떠나 신이 약속한 땅으로 ‘이주 여행’을 떠난 고대 이스라엘 민족, 예루살렘 성전에 예배를 위해 몰려들던 유대인, 기독교 성지를 지키겠다며 수세기 동안 전쟁을 불사한 십자군, 또 현대의 기독교인들. 심지어 성경에서는 예수도 예루살렘으로 ‘여행을 갔다’고 기록했다. 시대를 불문하고 이스라엘은 여행자들로 북적인 땅이었다. 

그중에서도 갈릴리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지역이다. 한국의 성지순례자들도 예루살렘과 함께 필수 방문 코스로 찾는 곳으로 예수가 대부분의 삶을 보낸 곳으로서 신약성경의 주요 배경인 탓이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갈릴리에서는 이틀 정도 머물며 기독교 유적만을 관람하는 것으로 그친다. 하지만 갈릴리는 이틀 만에 ‘볼 것 다 봤다’고 하기엔 아까운 곳이다.

‘성지’라는 수식어 때문에 이스라엘은 비종교인에게 범접할 수 없는 나라라는 느낌을 준다. 거기에다가 전쟁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는 불안감에 언젠가 가고 싶은 ‘여행지 리스트’에서 고려 대상조차 안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또 갈릴리는 종교에 대한 부담감을 벗겨내고도 매력이 충분한 여행지다. 독특한 자연환경, 역사 유적지, 풍부한 먹거리, 모자이크처럼 다양한 문화의 어우러짐 등 낯설고 기묘한 매력은 비종교인들에게도 충분한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이스라엘은 경상남북도를 합친 크기이며, 북단에 전체 영토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갈릴리는 서쪽으로 지중해를 면하고 있고, 북으로는 레바논, 동쪽엔 시리아, 남쪽엔 요르단을 마주하고 있다. 요단강 물줄기로 형성된 갈릴리호(긴네렛호수라고도 불림)는 이스라엘 전체의 중요한 식수원으로 쓰이고 있으며 예수의 주요 활동지로서 그의 제자 중 다수는 이곳 어부 출신이었다. 

“땅을 돌보사 물을 대어 심히 윤택하게 하시며 하나님의 강에 물이 가득하게 하시고 이같이 땅을 예비하신 후에 그들에게 곡식을 주시나이다.” (시편 65편 9절)

구약을 공통분모로 가지고 있는 유대교, 기독교를 믿는 갈릴리 사람들은 구약성경의 이 구절이 갈릴리를 지칭한다고 믿고 있다. 신앙 유무를 떠나 갈릴리 고원에 서서 호수와 풍요로운 땅을 내려다보면 누구나 이를 수긍하게 된다. 




1.베드로의 집터에 세워진 교회의 뒷뜰 올리브나무 아래서 한 관광객이 수도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예수의 산상수훈을 기념하는 팔복교회 3 오병이어교회 4 그리스정교회는 붉은색 돔이 특징이다


“천국은 가난한 자의 것이다”

갈릴리는 지중해변부터 이어지는 서쪽 평야지대를 제외하고 대부분 해발 500~700m의 돌투성이 산악 지형이다. 고로 호수 북쪽의 골란고원, 남쪽의 길보아산 등 높은 지대로 올라서면 구약시대의 다양한 역사의 현장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저 척박한 땅을 일구며 살아온 유대인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적응력을 생각하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최소한의 수자원으로 최상품종의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업 선진국이다. 갈릴리의 상징인 올리브 외에도 대추야자, 망고, 살구 등의 과실은 상상을 초월하는 단 맛을 낸다. 

이스라엘을 여행하면서 종교로부터 자유롭긴 어렵다. 당장 여행 중에 토요일을 보내 보면 알게 된다. 호텔에서의 토요일 아침, 부실한 식단을 보고 적잖이 당황케 된다. 웨이트리스에게 커피를 한 잔 부탁하면 어제까지의 친절한 태도와는 달리 ‘직접 가져다 마시라’는 다소 퉁명스런 대답이 돌아온다. 어떤 건물에서는 엘리베이터를 누르지도 않았는데 모든 층마다 멈춘다. 상점은 대부분 영업을 쉰다. 거리가 한산해 운전을 하기에 좋다는 점도 있다. 안식일을 거룩히 구별해 지키라는 율법을 철통같이 지키는 유대교인들의 문화가 곳곳에 스며 있다. 

갈릴리에서는 예수라는 인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다. 약 2,000년 전, 이스라엘을 발칵 뒤집은 한 사내. 갈릴리 호숫가에서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라 했던 그의 말 한마디는 혁명, 그 자체였다. 돈이 없으면, 교회에 바칠 예물이 없으면 성전 근처에도 갈 수 없었고, 따라서 힘없는 자들은 스스로를 천국과는 멀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예수는 가난한 자, 병든 자, 소외된 자의 벗이 되어 주었다. 자연스럽게 당시의 유대교 지도자들과는 극한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도 갈등의 골이 깊었던 유대교와 예수가 현재는 잡음 없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 이스라엘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스라엘을 찾는 방문객 중 약 3분의 1이 성지순례자들로 이들은 이스라엘 경제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되고 있다. 아직까지도 대다수의 유대인들은 예수를 인정하지 않지만 예수의 흔적을 찾는 여행객들에게만큼은 관대하다.

갈릴리호 주변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는 ‘티베리아(Tiberias)’로 대부분의 호텔들이 이곳에 밀집해 있어 갈릴리 여행의 거점으로 꼽힌다. 해수면보다 209m 낮은 곳에 위치한 갈릴리호는 면적이 약 166㎡에 달해 ‘바다(Sea of Galilee)’로 불린다. 

예수가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친 지역은 ‘복음의 삼각지대’라 불리는 갈릴리호 북쪽 가버나움(Capernaum), 고라짐(Korazim), 벳세다(Bethsaida) 지역이다. 이곳에는 예수의 산상수훈 설교를 기념하는 ‘팔복교회’, 예수가 자신의 수제자 베드로를 축복한 것을 기념하는 ‘베드로수위권교회’, 물고기 두 마리와 떡 다섯 개로 5,000명을 먹인 것을 기념하는 ‘오병이어교회’ 등이 있다. 가버나움에는 베드로의 집터도 위치하고 있는데 이들 기념교회는 프란체스코, 베네딕토 등 가톨릭 교회에서 관리하고 있다. 

한편 갈릴리호 남쪽에서 요단강으로 이어지는 곳에는 세례(침례)를 체험해 볼 수 있는 마을 ‘야르데니트(Yardenit)’가 있다. 실제 예수가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은 곳은 사해 인근의 요단강이었지만 야르데니트는 일종의 세례 체험 상품을 파는 곳으로 기독교인들에게 인기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5 가버나움에 남아있는 4세기 비잔틴시대의 교회터 6 갈릴리호가 요단강으로 흐르는 길목에 위치한 세례터 7 성지순례자들은 교회에서 촛불을 놓고 미사를 하거나 개인적으로 기도를 하고 간다 8 갈릴리호 주변에는 풍성한 과실이 재배된다



nazareth

거들떠 볼 것 없었던 동네 ┃나사렛



1 마리아수태고지교회에서 미사가 진행 중이다. 성지순례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교회에서는 정기예배 외에도 단체 방문객을 위한 별도의 미사도 마련된다 2 나사렛의 아랍시장. 라마단 기간이었던 터라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았고 어린이들은 낯선 여행객을 경계했다 3 나사렛에서 발견된 고대 공중 목욕탕


해 아래 새 것이 없다고 했던가. 출신과 문벌을 중시하던 예수 시대의 사람들은 지금의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예수는 많은 기적을 일으키고 사람들의 영혼을 뒤흔드는 메시지를 전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예수가 나사렛의 가난한 목수 출신이라는 이유로 그를 무시했다. 그 정도로 나사렛은 초라한 마을이었다.

당시 나사렛 사람들은 이런 예수를 절벽산에서 떨어뜨리려 했을 정도로 마뜩지 않게 여겼고 예수는 “선지자가 고향에서 환영을 받는 자가 없다”며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처녀가 임신 한 것은 중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태중은 물론 예수를 기르면서 겪었을 그녀의 고난은 말로 다할 수 없었을 것. 

그래서일까? 가톨릭교회는 마리아가 예수를 잉태한 것을 기념하는 ‘수태고지교회(Basilica of the Annunciation)’를 장엄하게 건축했다. AD 3세기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가 세웠던 이 교회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파괴와 복원을 수차례 반복했고, 현재의 화려한 건물은 1969년에 세워졌다. 수태고지교회 바로 옆에는 예수의 아버지 요셉을 기념하는 ‘성요셉교회’도 있다. 

수태고지교회에서 조금 떨어진 거리에는 마리아가 가브리엘 천사를 만났던 곳으로 추정되는  ‘마리아의 우물’이 있다. 이 우물의 수원지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는 그리스정교회에서 세운 빨간 첨탑의 ‘마리아 우물교회’가 있다. 이 우물을 수원으로 하는 고대 목욕탕이 1993년 기념품숍 ‘칵투스(Cactus)’의 리노베이션 과정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나사렛은 현재 아랍인들의 주요 거주 지역이다. 9월 중순, 라마단 기간이었던 당시, 마을 전체를 휘감는 듯 기도시간을 알리는 라잔 소리가 이슬람 회당으로부터 흘러나왔다. 한때 교회 및 회당 건립 문제로 피를 부르는 종교간 다툼이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모든 종교가 묘한 긴장감 속에 공존하고 있다. 

아랍 재래시장도 유명한데 라마단 기간에 시장을 들렀던 터라 썰렁하게 문 닫은 시장골목 앞에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2000년 전 나사렛 마을을 재현해 놓은 ‘나사렛 민속체험관’도 유명한데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부부도 이곳을 들렀다고 한다.  


 4 십자군시대의 지하도시.십자 형태의 천장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5 아코에는 아랍 문화가 짙게 배어 있다. 이곳에선 터키식 음료를 맛볼 수도 있다 6 역사의 흔적을 빼곡이 간직한 지중해 도시‘아코’의 전경 7 올드아코 내에 위치한 알자자르 사원. 오스만 투르크 시절 지어진 모스크다

akko

역사의 흔적 겹겹이 쌓인 지중해 관문┃아코

이스라엘이 종교적 연관성이 없는 여행자들에게도 특별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 주는 곳이 지중해변의 도시들이다. 수도 텔아비브(Tel-aviv)는 유럽형 현대 도시다운 분위기를 뿜어내고, 이스라엘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하이파(Haifa)는 가장 아름다운 만에 자리하고 있다. 물론 이스라엘 최남단 홍해변에 자리잡은 에일랏(Eilat)도 있다. 

그러나 단지 휴양만이 아니라 역사의 빼곡한 층위와 문화적 다양성을 맛보고 싶다면 ‘아코(Akko 혹은 Acre)’로 향할 일이다. 갈릴리호에서 약 56km 떨어진 아코는 고대 그리스, 로마, 이슬람, 십자군, 오스만 투르크, 영국 등 숱하게 주인이 바뀐 지중해의 거점 항구도시였다. 특히 십자군의 총사령부가 설치되면서 십자군 특유의 문명이 자리잡게 되었고 지금까지 남아있는 십자군 유적 중 가장 화려하기로 유명한 요새도 잘 보존되어 있다. 

주요 유적지인 올드 아코에는 아랍인들이 주로 거주하며 신도시에는 유대인이 다수 살고 있다. 터키식 목욕탕과 회교사원, 아랍시장 등이 자리하고 있는 오늘날의 올드 아코는 얼핏 터키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십자군들이 지어놓은 지하도시(입장료 성인 25셰켈)는 웅장하면서도 정교하다. 마치 미로를 연상시킬 정도로 복잡하기도 한데 십자형 천장문양 등 지금까지도 그 원형이 유지되어 있는 것을 보노라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터키식 목욕탕(입장료 25셰켈)도 흥미롭다. 1780년에서 1940년까지 무려 16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목욕탕에서는 30분가량의 목욕탕 역사에 관한 영상물을 보여주고 가이드가 동반해 설명을 해준다. 

십자군들이 만든 350m 길이의 ‘템플 기사단의 터널(Templers Tunnel)’은 올드 아코 내 숙소와 해안가의 요새를 연결하는 비밀통로로 쓰였다. 1994년 우연히 발견된 이 터널에는 지금도 바닥에 샘물이 흐르고 있다. 아코에서 작품활동을 펼친 유대인 화가 오카쉬(Okashi)를 기념하기 위한 박물관도 필수 방문지다. 



유대인과 유대교, 아랍인과 이슬람

여행자들이 이스라엘을 난해하게 생각하는 것은 복잡하게 얽힌 종교와 민족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종종 미국과 비견되는데 그만큼 다양한 이주민들이 살고 있다. 간단히 정리해 보면 이스라엘에 살면서 이스라엘 국적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이스라엘인(Israeli)이다. 690만 이스라엘인 중 526만이 유대인(Jewish)인데 이들 중 98%가 유대교를 믿는다. 

이스라엘에는 135만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거주한다. 이 중 77%가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다. 팔레스타인은 지금의 이스라엘 영토를 뜻하는 지역명이다.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되기 전에 거주하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현재 국가가 없는 상태로 가자, 여리고, 베들레헴 등 자치지구에 집단 거주한다. 통상적으로 팔레스타인을 포함해 인근의 무슬림 중동국가에서 넘어온 이들을 ‘아랍인’으로 통칭한다. 정치적으로 분리된 자치지구는 아니지만 이스라엘의 곳곳에는 아랍마을이 존재하며 그들만의 게토를 형성하고 있다.


kibbutz

집단생활, 그 유토피아의 실현┃키부츠

유대인들은 명민하다. 그들의 애국심, 민족적 자긍심은 유별나다. 영토와 주권 없이 수천년을 전세계에 흩어졌던 유대인들이 1948년 영토를 되찾기까지(팔레스타인 입장에서는 빼앗은 것이지만) 그 정체성을 유지한 것도 이런 민족성에 기인한다. 

집단농장 키부츠는 유대인들의 민족성이 여실히 반영된 공간이다. 나라 없이 살던 디아스포라들은 독립 이전부터 새로운 유토피아를 만들고자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모여들었다. 함께 모여 일하고 소득을 분배하는 사회주의 원칙을 토대로 만들어진 키부츠는 19세기 말부터 중동과 유럽에서 이주해 온 유대인들에게 생존의 방편이었던 것이다.
 
이들은 척박한 땅을 개간해 농업 경제의 기반을 다졌다. 공산주의처럼 경직된 형태는 아니지만 기본 이념은 있었다. 생산과 소비의 공동소유 원칙, 상호 책임과 협조, 자체 노동의 원칙, 민주적 자치가 그것이다. 평등사회 실현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유토피아를 추구한 키부츠는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도 이루지 못한 이상을 실현해냈다. 

키부츠는 평균 300~600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되며 1,000명이 넘는 곳도 있다. 최초 집단농장의 형태가 대부분이었는데 점차 제조업, 관광업 등 산업 분야가 다양화되고 있다. 키부츠도 시대의 변모를 당해내지는 못하는 것일까? 물질문명이 시대의 조류가 되면서 사유재산이 서서히 스며들었고, 현재 키부츠를 찾는 이들이 서서히 줄어들며, 젊은이들은 척박한 땅에 일궈진 농장이나 공장보다는 현대 도시인 텔아비브로 몰린다고 한다.   

갈릴리 주변에도 많은 키부츠가 있다. 기노사르(Ginosar) 키부츠는 1세기 고깃배를 발견해 박물관을 만들어 전시해 놓았고, 갈릴리호 동쪽에 위치한 엔게브(Ein-Gev) 키부츠는 ‘베드로 고기(Peter fish)’를 파는 식당과 전망 좋은 리조트, 유람선 등을 운영하고 있다. 라비(Lavi) 키부츠는 고급 리조트와 유대인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키부츠에는 지원자를 받아 노동을 하며 공동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는데 한국에서도 참가하는 젊은이들도 많다.
 www.kibbutz.co.il  





1 기노사르키부츠에는 1세기 고깃배가 전시되어 있다 2 대부분의 키부츠에는 유대교 회당(Synagogue)이 존재한다. 성직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방문객의 모습 3 갈릴리호에서 잡힌 베드로고기는 맛이 볼품없음에도 필수 먹거리로 꼽힌다 4 키부츠는 공동생활의 유토피아를 실현한 공간이다. 농업, 제조업, 관광업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며 사유재산 없이 운영된다.


Activity

갈릴리에서 성지를 돌아보며 영혼의 충전을 했다면 더불어 이곳에서만 가능한 육체의 재충전까지 하고 가길 권한다. 갈릴리가 아니고선 불가능한 체험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액티비티를?
자전거 타고 갈릴리호 한 바퀴 돌아볼까

티베리아에서 리도(Lido) 선착장으로 나가면 몇 척의 낡은 나무보트들이 기다리고 있다. 1세기 예수와 제자들이 탔던 나룻배를 재현해놓은 것이다. 이 나룻배는 기노사르 키부츠(Kibbutz Ginosar)에서 발굴한 배를 본따 관람객용으로 제작한 것으로 주로 단체 관람객이 있을 때만 운영하며, 기독교 단체에서 배 전체를 빌려 선상예배를 하는 경우도 많다. 리도 선착장을 출발한 배는 가버나움까지 약 1시간의 항해를 하게 되는데 이동 중에는 베드로의 복장을 한 사람이 그물을 던져 고기를 잡는 시범을 보인다. 

한편 갈릴리에서는 다양한 액티비티가 가능하다. 갈릴리 호수로 들어가는 요단강 상류는 급류로서 래프팅, 카야킹을 즐기기에 좋고, 갈릴리호에서는 제트스키를 타볼 수도 있으며, 승마, 암벽등반 등도 가능하다. 

갈릴리호 주변을 도는 자전거 투어도 인기다. 갈릴리에서는 주요 호텔에서 자전거를 대여해 주기도 하는데 호수 주변을 도는 것도 좋지만 기회가 되면 산악자전거(MTB)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티베리아의 언덕에서 출발해 호숫가까지 내리막길 위주의 코스는 기초적인 자전거 실력을 가진 이도 도전해 볼 만하다. 장엄한 호수를 옆에 끼고 달리는 맛이 일품이다.

최근 이스라엘에서는 웰빙 열풍에 힘입어 자전거길 개발이 한창이다. 자전거‘도로’가 아닌 ‘길’인 이유는 유대인내셔널펀드(KKL-JNF)가 철저하게 환경을 보호하며 코스개발에 나서고 있는 까닭이다. 이스라엘 전역의 17개 코스 중 갈릴리호 주변 길은 최근 일반에 공개됐다. 자전거길은 제주 올레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길목마다 바위에 파란색 페인트로 방향 안내 표시를 해둔 것까지 비슷하다. www.kkl.org.il 

한편 진한 유황물에 몸을 담그고 싶다면 ‘하맛 가데르(Hamat Gader)’ 지역으로 향하면 된다. 과거 2세기부터 10세기까지 로마시대의 천연야외온천을 재현해 놓은 이곳에서는 사막지형에서 솟아오르는 뜨거운 유황온천이 피부병과 류마티스에 좋다고 한다. 수중 테라피, 마사지 등도 추가요금을 내면 가능하다. 유황이 얼마나 진한지 당시 입었던 수영복을 수차례 세탁했음에도 특유의 향이 쉬이 가시지 않을 정도다. 요금은 성인 기준 73~84셰켈.
www.hamat-gader.com  

갈릴리호 남쪽, 이스라엘의 초대왕 사울이 팔레스타인군에 목이 잘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벳샨(Bet She’an) 지역 국립공원 내에는 라이트쇼(Light Show)가 최근 새롭게 선보였다. 10분가량 벳샨의 역사를 설명하는 라이트쇼가 펼쳐진 뒤 4세기 완성된 화려한 로마 유적을 볼 수 있다. 7,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원형극장, 공중목욕탕 등에 화려한 불빛이 더해지면 2,000년 전으로 회귀한 듯한 기분이다. www.park.org.il 




clip

시차 한국보다 7시간 느리다.

기후 열대, 온대, 지중해성 기후가 교차하며 여름에는 32~37℃까지 올라갈 정도로 덥다.

화폐
공식화폐는 셰켈(NIS)로 1셰켈은 312원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환전이 안되므로 US달러나 유로화를 가지고 현지에서 환전해야 한다. 주요 관광지에서 달러나 유로도 사용할 수 있지만 다소 비싸게 책정된다.

전압 유럽식220볼트로우리나라의플러그간격보다좁으므로어댑터가필요하다.

항공편
대한항공이 지난해부터 인천-텔아비브 주 3회(화, 목, 토 출발) 직항 노선을 개설했다. 왕복 11시간 소요. 이외에도 이스라엘항공, 에어프랑스, 루프트한자, 우즈벡항공 등이 경유편을 연결한다.

여행자보험 이스라엘은 인접 이슬람국가와의 갈등관계로 인해‘여행자제국가’로 분류되어 있다. 때문에 보험사들은 여행자보험 가입을 꺼리지만 성지순례 전문 여행사를 통하면 어렵지 않게 가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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