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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짝꿍여행-재미남과 훈남의 리얼 타이베이 감동 타이완!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0.05.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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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짝꿍여행
재미남과 훈남의 리얼 타이베이 감동 타이완!

트래비가 마련한 타이베이 공짜여행의 행운을 거머쥔 이들은 자칭 ‘재미남’과 ‘훈남’, 8년지기 절친이다. 그런데 이 여행, 심상찮다.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생생한 재미와 유익한 여행 정보를 동시에 제공하면서 독자들의 여행 가이드라인이 되고자 했던 지금까지의 트래비 독자여행과 조금 다르다. 이 여행을 똑같이 따라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니까 말이다.  이 기사는 철저히 주관적인 그들의 여행 이야기다. 재미남, 훈남과 함께한 리얼 타이완, 리얼 타이베이 스토리.  

글·사진  김영미 기자   취재협조  부흥항공 www.tnakorea.co.kr 타이완관광청 www.tourtaiwan.or.kr


독자소개


훈남 이정수  재미남 신동하
대학생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처음 만난 8년지기 절친. 엄청난 추진력으로 이번 여행의 기획을 주도한 동하와 몸에 밴 꼼꼼함으로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재무본부장’을 훌륭히 수행한 정수. 캐릭터는 180도 다른 그들이지만, 신기하게도 여행스타일은 정확하게 일치해 러시아, 뉴질랜드, 베트남, 필리핀 등 5개국을 함께 여행했다. 4년 전 뉴질랜드 여행길에 타이베이를 잠깐 경유했던 그들은, 언젠가 다시 타이베이를 찾으리라 별렀고 그 꿈을 트래비와 함께 이루게 됐다.


출발  D-10        
미션! 타이베이 현지인을 섭외하라!

트래비 독자여행을 진행하면서 가장 긴장되는 순간은 당첨된 독자들과 처음 만나는 때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며칠을 꼬박 부딪쳐야 하는 독자여행에서, 독자와 기자와의 호흡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타이베이 출발 10일 전. 3박4일간 타이베이 여행을 함께할 독자들을 만났다. 본인을 ‘재미남’이라고 소개한 동하는 노홍철 뺨치는 소란스러움으로 단박에 기자를 제압했고, 정수는 ‘훈남’답게 친절한 첫인상을 선보였다. 그들은 기자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여행지 가서 이것저것 보기만 하는 거 재미없잖아요. 현지 친구들과 함께 여행하면서 타이완을 좀더 깊숙이 알아보는 건 어때요? 스토리가 있는 여행! 재밌겠죠?” 참신한 기획이기에 기자는 선뜻 ‘오케이’를 했고, 타이베이 여행 일동에게는 ‘우리와 함께 타이완을 돌아볼 현지인을 섭외하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동하와 정수, 기자는 인맥, 트위터, 미니홈피 등을 총 동원해 트래비의 타이베이 여행에 동참할 타이완 친구를 섭외했고, 여행 3일 전 두 명의 타이베이 친구와의 만남을 극적으로 성사시켰다. 

1st Day  니하오! 타이베이
여행일정┃타이베이 도착→시먼딩 심야식당에서 맥주

pm 11:00  타오위안 국제공항 입국

이번 타이베이 공짜여행은 부흥항공의 협찬으로 진행돼 김해국제공항에서 출발했다. 부산을 출발한 지 2시간30분 만에 비행기는 타이베이에서 북서쪽으로 약 40km 떨어진 타오위안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여기는 어디… 우리는 누구…?’ 낯선 공항에서 잠시 방황하던 재미남과 훈남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공항 내 여행자서비스센터에서 지도와 여행 자료를 챙긴 후 ‘익스프레스 버스(Express Bus)’ 정거장을 찾았다. 이미 자정에 가까운 시각이었지만 익스프레스 버스가 새벽 0시30분까지 운영되기 때문에 택시를 타지 않고도 충분히 시내로 갈 수 있었다.

am 01:00 하드코어 여행의 시작

호텔에 짐을 풀었다. 밤은 이미 깊었거늘 동하와 정수는 “자, 그럼 이제 어디로 가볼까요?”하며 운동화 끈을 질끈 맨다. 알고 보니 이들은 ‘해외여행에서는 잠자는 시간이 아깝다’는 신조를 지닌 ‘하드코어 여행자’들로, 평소에 함께 여행할 때는 나이트라이프를 즐기든 밤에 산책을 하든 하루 3~4시간만 잠을 청한다고.

다행히 타이완은 그들의 하드코어적인 여행 취향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나라다. 여러 개의 야시장, 새벽 3~4시까지 운영하는 발마사지숍, 심야 음식점과 24시간 서점 등이 밤을 환하게 밝히는 타이베이는 쉽게 잠들지 않는 도시다. 동하와 정수는 맥주를 한 잔 하기로 하고 거리로 나섰다. 숙소는 ‘타이베이의 명동’인 시먼딩(西門町) 지역에 위치해 있었지만, 의외로 시먼딩에서 문을 연 호프집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재미남과 훈남은 “역시 밤 문화는 우리나라가 최고”라며 길에서 파는 소시지를 하나씩 물고 맥주를 찾아 시먼딩의 밤거리를 헤맸다. 일행은 결국 중국식 면요리 우육면(牛肉麵)을 전문으로 하는 심야식당에 자리를 틀고 앉았다. 재미남과 훈남 그리고 소심한 기자는 우육면과 만두로 배를 채우고 시원한 타이완 비어를 부딪치며, 타이베이에서의 첫 번째 밤을 기념했다. 도착일 새벽 3시까지 잠들지 못한 건 하드코어 여행의 시작에 불과했다.



1 음식을 파는 노점은 타이완 어디에나 있다 2 첫째날 밤은 우육면과 교자로 배부르게 마무리



2nd Day  타이베이 인근‘빡세게’ 정복하기
여행일정 ┃단수이→바리→신베이터우→지우펀→화시지에야시장

am 11:00  ‘말할 수 없는 비밀’ 찾으려다가…?!

예상치 못한 전개와 돌발적인 상황들이 만들어내는 각종 에피소드는 여행의 별미다. ‘자유여행’을 원칙으로 한다지만 너.무.나.도 자유로웠던 이번 여행에서는, 애초에 계획했던 여행 스케줄을 주머니 속에 쏙 넣어둬야만 했다. 그 첫 번째 변수는 이날 오후 지우펀을 함께 여행하기로 했던 ‘제니’가 돌연 불가능을 통보하며 계획이 뒤엉켜 버린 것. 기자는 서울에 있는 선배에게 SOS를 쳤고, 동하와 정수는 테이블에 앉아 가이드북을 재빠르게 스캔했다. 

그리하여 재미남과 훈남이 첫 번째 코스로 선택한 곳은 타이베이 북서쪽에 위치한 단수이(淡水)다. 두 남자는 “단수이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라는데요? 이 영화 아주 재미있게 봤는데 촬영지에 꼭 가보고 싶네요!”라고 이구동성이다. 타이베이중앙역에서 MRT를 타고 40분 거리에 위치한 단수이는 홍마오청(紅毛城) 등 역사적인 건축물들로 유명한 전통 도시로, 강변의 해질녘 풍경이 아름다워 타이베이의 연인들이 즐겨 찾는 데이트 코스이기도 하다.

단수이는 쾌청했다. 산들산들 미풍과 따사로운 햇살 덕분에 가만히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날씨였다. 재미남과 훈남은 단수이 시장에 들러 길거리 생과일주스로 목을 축인 후, 간식거리가 즐비한 시장을 찬찬히 둘러봤다. 단수이 방문이 두 번째였던 기자는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여기서 배를 타고 10분만 건너가면 바리(八里)라는 곳인데, 자전거를 빌려 자전거 도로를 달릴 수 있다”고. 각각 서울 청계천, 양재천에서 자전거 좀 타던 동하와 정수는 자전거 마니아 기자의 꼬드김에 금세 넘어왔다. 단수이에 온 목적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촬영지 투어’였으나, 순식간에 ‘바리 자전거 투어’로 변질되고야 만 것. 그나마 영화 속 상륜(주걸륜)과 샤오위(계륜미)가 함께 바라보던 강변을 본 것으로 위안을 삼아 본다. 



 3 하교길에 간식을 먹기 위해 줄을 선 단수이의 학생들 4 바리에는 강변을 따라 자전거길이 잘 조성돼 있다 5 단수이의 풍경 6 바리 자전거 도로를 달리다 보면 아기자기한 카페들도 눈에 띈다

pm 12:00  바리에서 유유자적 자전거 라이딩

페리를 타고 단수이강을 건넜다. 재미남과 훈남은 바리 부두 근방에 위치한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깔끔하게 닦인 자전거 도로를 신나게 질주한다. 싱그러운 강변, 강가에 자라난 맹그로브 나무, 중간중간 나타나는 작은 카페 등이 눈앞을 스쳐간다. 두 남자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강바람을 맞으며 달리다가 나무 그늘 아래서 쉬어 가기도 한다. 건강하게 누리는 한낮의 여유, 두 직장인에게는 더욱 반가운 시간이다.   

뙤약볕 아래서 한 시간을 달리니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 일행은 부두 앞에 위치한 식당에서 맛있는 홍합 요리와 볶음밥을 각각 1.5인분씩 해치우면서 다음 일정을 논의했다. 동하는 “온천욕이 필요해요. 온천 마을 신베이터우(新北投)의 노천온천에 가서 리프레시하죠!” 일심으로 합의한 순간 서울에서 연락이 왔다. ‘지우펀 친구를 다시 섭외했으니, 지우펀 가는 길목인 루이팡(瑞芳)역에 있는 여행정보센터에서 ‘티나’를 만나면 된다’고. 

일행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단수이에서 베이터우를 찍고 지우펀에 가는 동선은 비효율적일 뿐더러, 7시에 티나를 만나려면 베이터우에서 온천욕을 달랑 1시간밖에 못하는 상황이었다. ‘시간이 너무 빠듯하니 지우펀으로 바로 가서 여유롭게 만나자’는 의견과 ‘그래도 온천욕은 꼭 하고 싶다. 온천에 들렀다 가자’는 의견이 충돌했고, 결국은 온천에 잠깐 ‘들렀다’ 가기로 결정 내렸다. 과연 ‘빡센’ 일정을 마다치 않는 여행자들답다.


타이완 친구를 만나세요!

타이완 친구를 만나 함께 여행하고 싶다면 타이완관광청에서 운영하는 ‘투어 버디(Tour Buddy)’ 서비스를 이용해 보자. 투어 버디는 타이완의 대학생 자원봉사팀이 외국의 젊은이들에게 타이완 친구를 쉽게 사귈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단수이강 옛 추억의 거리, 북 타이완 문화 순례, 동해안 투어 등 13개 테마 여행 코스 중 선택해 타이완의 대학생들과 함께 무료로 돌아볼 수 있다.
http://youthtravel.tw

<말할 수 없는 비밀> 투어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촬영된 단수이와 인근 지역에서 상륜과 샤오위의 풋풋한 러브 스토리를 고스란히 떠올릴 수 있다. 영화의 주요 배경이었던, 교정과 건물이 아름다운 학교는 단수이에 있는 ‘담강(淡江)중학교’와 ‘전리(眞理)대학교’이며, 상륜과 샤오위가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예쁜 나무 데크 길과 샤오위가 살던 동네는 단수이에서 버스 또는 택시를 타고 약 40분 소요되는 바이샤완(白沙灣) 인근의 ‘린산비 무잔다오(麟山鼻 木棧道)’에 있다.

 

pm 4:00  유황온천의 뜨거운 맛을 보다

부랴부랴 신베이터우의 베이터우친수노천온천(新北親水露天溫泉)을 찾아간 재미남과 훈남. 하지만 노천온천을 즐길 수는 없었다. 이 노천온천은 개방 시간과 휴식 시간이 매일 몇 차례 정해져 있는데, 가이드북에 게재된 개방 시간과 달랐기 때문이다. 다음 휴식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데다가, 수영복을 대여하지 않고 판매만 하고 있었기에 재미남과 훈남은 노천온천의 즐거움은 포기했다. 하지만 ‘플랜 A가 안 되면 플랜 B로 실천한다!’는 불굴의 정신으로 근처에 있는 다른 온천장을 찾았다. 

1907년 문을 연 농내탕온천욕실(瀧乃湯溫泉浴室)은 베이터우에서 가장 오래된 공공 온천탕으로 히로히토 일본 황태자가 방문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우리나라 동네 목욕탕 절반도 안 되는 규모의 온천장으로 남탕과 여탕이 구분돼 있다. 좁은 탕 안에 욕탕 하나와 의자 몇 개만 있는 협소한 시설이었지만 오래된 온천욕장은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어 오히려 정겨웠다. 난생 처음 접하는 환경에 기자가 어리바리하고 있자 담소를 나누던 동네 아주머니들은 중국어와 바디랭귀지로 친절하게 설명해 줬다. 온천수의 온도가 무려 40도에 육박해 발을 담그기도 고통스러울 정도였지만, 동네 아주머니들의 맨들맨들한 피부를 보면서 꾹 참고 몸을 담갔다.
한 시간 후 뽀샤시한 얼굴로 나타난 두 남자! “온천욕을 아주 잠깐 즐겼는데도 피로가 확 풀리는데요?” 베이터우 온천의 즉효를 확인한 일행은 의욕적으로 지우펀으로 향했다.
베이터우친수노천온천 개장시간 오전 5시30분~7시30분, 오전 8시~10시, 오전 10시30분~오후 1시, 오수 1시30분~4시, 오후 4시30분~7시, 저녁 7시30분~밤 10시  입장료 NT$40, 보관함 NT$20, 수영복 착용 필수
농내탕온천욕실 개장시간 오전 9시~오후 5시   입장료 NT$90




1 베이터우에서 가장 오래된 공공온천탕, 농내탕온천 욕실 2 지우펀 수치루에서 3 베이투어친수노천온천을 갈 때는 개장 시간 확인과 수영복 지참이 필수다

pm 6:30  유쾌한 티나·샐리와 지우펀 밤거리 쏘다니기

타이베이역에서 기차를 타고 루이팡(瑞芳)역에 내렸다. 지우펀 나들이를 함께할 티나와 샐리가 재미남·훈남을 반갑게 맞이했다. 얼굴도 몰랐던 아가씨들과의 첫 만남이었지만 분위기를 방방 띄울 줄 아는 재미남 동하 덕분에 어색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티나와 샐리는 타이완의 싱우대학 관광과에 재학 중인 명랑한 학생들로 루이팡 여행정보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티나는 우리를 본인의 자가용에 태웠고 샐리는 “배 고프지 않냐”며 닭꼬치를 내밀었다. 이때는 몰랐다. 이 닭꼬치가‘간식 사육’의 시작이었을 줄이야. 

루이팡에서 지우펀까지, 푸르스름한 초저녁에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면서 산 아래로 펼쳐진 태평양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했다. 지우펀 여행은 버스정류장 앞에 위치한 편의점 옆의 작은 골목 지산제(基山街)에서 시작된다. 저녁 7시가 넘은 시각, 가게들은 속속 문을 닫고 있었지만 골목은 여전히 운치 있었다. 우리의 친절한 티나와 샐리는 타이완식 찹쌀떡, 위완탕, 위위안 등 지우펀의 유명한 간식이 눈에 띌 때마다 우리에게 내밀었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친구에게 떡볶이도 순대도 호떡도 먹이고 싶은 마음과 똑같음을 알기에, 배가 부르다고 그들의 호의를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하여 늦은 저녁 이뤄진 지우펀 여행은 본의 아니게 먹고 또 먹는 ‘야식 투어’로 변하고야 말았다.

음식을 나눠 먹으며 금세 우정을 다진 네 남녀는 시끌벅적 지우펀 밤거리를 쏘다녔다. 모든 게 비일상인 여행에서는, 때로 과감하고 비범한 짓을 하는 용기가 샘솟는다. 이를테면 달밤의 길거리 듀엣 공연. 쾌활한 티나는 요즘 타이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원더걸스의 ‘노바디’와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를 불렀고 동하는 거기에 맞춰 춤을 선보였다. 죽이 척척 맞는다. 

지우펀의 상징 수치루(竪崎路)는 밤이라 더욱 낭만적이었다. 이 돌계단은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으로 유명한데, 신비하고 예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긴다. 오래된 건물들, 뜻 모를 간판들이 조르르 늘어서 있는 좁은 돌계단에 붉은 등불들이 매달려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재미남 동하, 훈남 정수, 유쾌한 티나, 귀염둥이 샐리 네 남녀에게서 이곳을 배경으로 촬영된 드라마 <온에어>의 네 주인공을 떠올릴 수는 차마 없었지만, 이들 네 남녀가 지우펀에서 보낸 이 짧은 시간이 오래도록 좋은 기억으로 간직될 것이라는 건 분명했다.

pm 11:00  야시장에서는 야식투어가 제맛

다음 행선지는 타이베이의 야시장이었다. 샐리는 “우리가 야시장에 같이 가도 될까요?”라며 동행을 제안했고 동하와 정수는 당연히 오케이를 했다. 베스트 드라이버 티나의 인솔 아래 네 남녀는 화시지에(華西街) 야시장에 도착했다. 화시지에 야시장은 뱀, 거북이, 토끼 등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데, 길이 5m에 달하는 거대한 뱀도 볼 수 있다. 화시지에 역시 여느 야시장처럼 각종 생활용품, 의류, DVD, 음식 등을 판매한다. 간식이 즐비한 야시장에서도 티나와 샐리는 계속 음식을 권했다. 우리에게 굴오믈렛, 두부, 마즙, 과일주스 등을 먹인 후에야 그들의 간식 사육은 중단됐다. 긴 하루였고, 배부른 밤이었다. 야시장은 새벽 1~2시까지도 문을 연다.



4 지우펀의 상징 이미지인 붉은 등불 5, 6 타이완은 간식 천국이다 7 화시지에 야시장은 뱀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8 지우펀의 야경

 

샐리가 추천하는 타이완 온천

타이완은 일본 다음으로 온천이 많은 나라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타이완은 풍부한 지열 자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냉온천, 열온천, 탁온천, 해저온천 등 100곳이 넘는 온천 지역이 있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추천하는 온천 지역은 녹도(綠島)입니다. 타이동현에 위치한 섬인 녹도의 온천수는 해저 화산 폭발로 인해 형성된 해저온천이예요. 바다와 맞닿아 있는 온천을 즐길 수 있는 독특한 곳이랍니다.

지우펀의 명물 간식

위위완(芋圓)┃타로토란, 고구마, 감자 등을 반죽해 작고 동글게 빚은 후 시럽 국물에 담가 단팥 등을 첨가해 먹는, 지우펀 대표 간식. 쫄깃하고 알록달록한 반죽은 보기에도 좋고 먹기에도 좋다. 얼음을 넣은 차가운 시럽과 따뜻한 시럽 중 선택할 수 있다. 차가운 위위완은 달달한 팥빙수라고 봐도 좋다. 한 컵에 NT$40 정도.
위완탕(魚丸湯)┃생선을 갈아 만든 어묵 ‘위완’으로 만든 음식으로 우리나라의 어묵탕과 흡사하다. 탱글탱글한 어묵과 담백한 국물의 조화가 중독성 있다. 타이완은 적은 양의 음식을 여러 종류 먹는 음식 문화를 갖고 있는데, 위완탕 역시 간식으로 맛보면 적절한 수준이다. 가격은 NT$25 수준.

 

3rd day  예정에 없던 길에서 만난 예상 밖의 즐거움
여행일정┃점심식사→우라이→타이베이

am 10:30  티나, 점심 먹으러 어디까지 가니?

지난 밤 티나와 샐리의 환대에 감동한 동하와 정수는 이 여인들에게 점심을 사기로 했다. 티나는 “조금 떨어진 곳으로 점심을 먹으러 가도 괜찮겠냐”며 30분도 넘게 타이베이 남쪽으로 차를 몰았다. “이거 양평에 고기 먹으러 가는 기분인데요?” 정수의 예감은 적중했다. 티나가 우리를 데려간 곳은 타이베이 근교의 유명한 치킨 바비큐 전문점 ‘옹자장장계(甕仔壯壯鷄)’. 몸통 속에 허브를 넣고 화덕에서 노릇노릇하게 구운 치킨을 소금, 기름장에 고구마, 레몬과 함께 찍어 먹는데, 우리나라의 ‘영양센터’ 치킨과 몹시 흡사하다. 쪽파무침, 대나무통밥 등 낯익은 음식과 함께 맛있게 한 끼를 먹을 수 있었다. 

원래는 점심을 먹고 타이베이로 일찌감치 귀환해 101타워를 비롯한 타이베이 중심가를 둘러볼 예정이었으나.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우라이(烏來)라는 곳이네요. 여기까지 온 김에 들렀다 갈까 봐요”라는 의견이 나왔다. 어쩌다 보니 오늘의 여정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우라이는 티나가 어제 ‘정말 좋은 곳이니 꼭 가봐야 한다’고 노래를 불렀던 곳. 우리는 ‘우라이로 일행을 데려 가고자 했던 티나의 치밀한 계략에 넘어간 게 아닐까’ 생각하며 우라이로 향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라이는 티나의 자랑 이상으로 가볼 만한 마을이었다.
옹자장장계(甕仔壯壯鷄)┃주소 台北縣新店市新烏路2段9號  문의 02-2666-5658
가격 항아리치킨 한 마리 NT$600


1 은근히 속도감이 있는 우라이의 관광 미니열차 2 우라이는 초록으로 가득한 고산 마을이다 3 머리까지 통째로 나온 닭구이을 분해 중인 동하 4 타이베이의 스타일리시한 테크노바 인하우스 5 제니, 애니와 함께 즐거운 대화 중 6 성품서점은 서점 그 이상의 문화를 제공한다





pm 12:30 싱그러운 숲 속 온천마을 우라이 나들이

우라이는 싱그러운 마을이다. 고산지대에 위치해 초록의 삼림에 폭 안겨 있는 데다가 마을을 관통하는 강도 옥빛이다. 우라이의 강에는 전깃줄 같은 선들이 강 위에 수없이 연결돼 있었다. “이 선들을 통해서 온천수가 각 온천들로 전달돼요. 우라이 온천은 색과 냄새가 없는 게 특징인데요, 미백과 각질 제거에 효과가 있답니다.” 샐리가 설명했다.

우라이는 온천과 수려한 자연, 이 마을의 원주민인 타이야족으로 유명하다. 네 남녀의 첫 번째 행선지는 타이야족의 전통과 문화를 전시하고 있는 타이야족박물관. 타이완에서 두 번째로 큰 원주민 부족인 타이야족은 적의 머리를 마을 입구에 걸어 두는 등 용맹함과 얼굴에 문신을 하는 ‘원미엔’이라는 독특한 관습을 지니고 있다. 

토요일 오후, 우라이 옛거리는 주말 나들이를 온 타이완 사람들로 북적였다. 음식점이 즐비한 골목에서는 타이야족 전통 복장을 한 상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리 위에서 울창한 삼림과 에메랄드빛 계곡, 정겨운 마을을 한눈에 감상하니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다. “난쓰 계곡은 수심이 깊어서 수영을 즐기기엔 적합하지 않지만, 강변에 있는 노천온천장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어요. 저기 보이죠?” 티나의 손끝을 따라가 보니 수영복을 입고 노천온천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네 남녀는 우라이 관광 미니열차를 타기로 했다. 이 열차는 일제 강점기 때 목재를 운반하기 위해 만든 철도를 관광용으로 개발한 것으로, 꼬마기차를 타고 우라이 폭포까지 올라갈 수 있다. 미니열차는 제법 스릴있었다. 특히 마지막에 캄캄한 동굴에서 급커브를 할 때는 짜릿하기까지 했다. 네 남녀는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재미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내려올 때는 계곡과 숲의 자연을 숨쉬면서 쉬엄쉬엄 걸어서 내려오는 것도 좋다. 무방비 상태로 우라이에 방문했기에 온천도 못 즐기고, 케이블카를 타고 산 위로 올라가면 볼 수 있다는 타이야족 원주민도 못 봤지만, 나름대로 알찬 나들이였다.

티나, 샐리와의 여행은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네 남녀는 우라이의 관문인 MRT 신띠엔(新店)역에서 작별인사를 나눴다. “만약 한국에 오게 된다면 꼭 연락하라. 서로 연락하자”고 당부하고 헤어지려는 찰나, 샐리가 동하와 정수 그리고 기자에게 뭔가를 수줍게 건넸다. 일행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은 쪽지였다. 마지막까지도 감동을 주는 그녀들을 향해 동하와 정수는 힘껏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며 아쉬움을 전했다.

pm 7:00  타이베이의 밤을 즐기는 법

동하와 정수는 타이베이로 서둘러 귀환했다. 동하가 섭외한 타이완 친구 애니를 만나기 위해서다. 미팅 포인트는 타이베이 젊은이들의 약속 장소 1번지인 SOGO백화점. 애니는 동하의 지인의 친구로, 회사 동료인 제니와 함께 한국의 친구들을 맞이했다. 애니와 동하 사이에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과 직장인이라는 공통분모 덕분에 분위기는 금방 달아올랐다. 

동하가 “타이완의 젊은이들이 많이 가는 클럽에 가고 싶다”고 하자 애니와 제니는 타이베이 동부의 신의(信義) 특구로 일행을 안내했다. 이곳은 타이베이101타워, 백화점, 멀티플렉스 등이 몰려 있는 타이베이의 쇼핑, 외식, 엔터테인먼트 중심가다. neo19 빌딩 1층에 위치한 인하우스(In-House DJ Lounge Restaurant)는 스타일리시한 분위기를 즐기면서 타이베이의 밤을 쿨하게 만끽할 수 있는 스폿. “DJ의 테크노 음악을 감상하면서 칵테일, 맥주, 식사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인데, 모델처럼 늘씬한 스태프들이 서빙하는 곳으로 유명해요.” 

기자가 애니와 제니에게 ‘트래비 독자들에게 타이베이현에서 꼭 가봐야 할 곳 Best 5를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동하는 “2분의 시간을 주겠다”며 추천을 ‘게임화’시켜 버렸다. 정수가 스톱워치까지 꺼내들고 대결을 종용하니, 애니와 제니는 경쟁하듯이 1위부터 5위를 채워나갔다. 졸지에 펼쳐진 ‘타이베이현 Best spots 추천 게임’은 그렇게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pm 11:30  잠들지 않는 지식의 보고, 청핑수뎬

“타이베이 직장인들이 야심한 시각에 즐겨 찾는 곳이 있는데 가볼래요?” 제니는 일행을 새벽까지 문을 여는 성품서점(誠品書店)으로 안내했다. 성품서점은 책과 음반, 디자인 문구류, 레스토랑, 카페 등을 갖춘 전천후 문화공간으로 2004년 타임지가 아시아 최고 서점으로 선정하기도 한 타이베이의 명물이다. 타이완 전체에 약 48개의 지점을 갖고 있는데, 타이베이 시청 근처에 위치한 신의점은 타이완 최대 규모의 서점으로 금·토요일엔 새벽 2시까지 문을 열며, 본점인 둔화점은 24시간 영업한다. 

“세계 각국의 책들이 있고 일본문학은 별도의 구역이 따로 마련돼 있을 정돈데 우리나라 문학책은 거의 없어요.” 서점을 돌아본 정수는 씁쓸해했다. 하지만 한류 열풍의 영향인지 한국어 교습책을 모은 섹션이 목 좋은 곳에 마련돼 있었다. 제니와 애니는 한국어 교본을 들고 발음을 따라하는 데 재미가 들렸고 동하는 제대로 된 발음을 알려줬다. 문화의 향기가 물씬한 서점으로의 심야 나들이를 마치고 애니, 제니와의 짧은 만남은 끝이 났다. 한국에 돌아온 후 며칠 뒤 제니가 “애니와 함께 한국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아마 이번 겨울이 될 것 같다”고 알려왔다. 모든 여행자들은 자국의 홍보대사이자 문화 전도사라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In-House www.inhouse19.com   성품서점 www.eslite.com

 

애니’s     연인에게 추천하는 데이트 코스

대관람차가 있는 미라마 엔터테인먼트 파크(美麗華百樂園)를 추천해요. 70m 크기의 커다란 대관람차가 밤이면 반짝반짝 네온 불빛으로 장식돼 로맨틱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답니다. 백화점, 영화관 등도 함께 있어 재미난 시간을 즐길 수 있어요.
www.lovelovetaiwan.idv.tw
미라마 대관람차 옆에 있는 럭셔리 모텔 ‘Wego Funtel’은 타이베이의 커플들에게 인기예요. 각 방마다 어른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켜 주는 개성 있는 인테리어로 꾸며졌죠.
www.we-go.com.tw  

제니’s    타이베이현 추천 스폿 Best 5

1 시먼딩┃도쿄로 치면 시부야와 비슷한 곳이예요. 저렴한 숍들과 영화관이 있어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답니다.
2 국립박물관┃중국 및 전세계에서 들여온 보물들을 다수 전시하고 있는 이곳은 세계 5대 박물관 중 하나랍니다.
3 타이베이101타워┃타이베이의 심볼이자 타이베이에 왔다는 것을 느끼기에 가장 좋은 곳이죠.
4 지롱 야시장┃야시장들은 전부 비슷비슷하지만 이곳은 항구랑 가까워 분위기가 색달라요. 해산물로 만든 음식은 꼭 맛보세요.
5 양밍산┃타이베이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야경 포인트로 유명합니다.


4th day  느릿느릿 타이완과 작별하기
여행일정┃타이베이101타워→타이베이 출발

am 11:00  타이이베이의 상징, 101타워 ‘인증’

여행 마지막 날, 재미남과 훈남에게 할애된 투어 시간은 오후 1시까지였다. 일반적으로 관광지 두어 곳 정도는 가볍게 보고 올 수 있는 시간이다. 고궁박물관을 관람하고 타이베이101타워에 들른 후 점심식사를 맛있게 하고 공항으로 가자는 게 본래 목표였으나, 이 일정은 지켜지지 못했다. 두 열혈남자들이 마지막 밤을 늦게까지 자축한 탓에, 조금 늦잠을 잤기 때문이다. 고궁박물관을 들르기엔 시간이 촉박해 동하와 정수는 곧장 타이베이101타워로 향했다.
높이 508m.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인 타이베이101타워는 멀리서도 눈에 띄는 타이베이의 상징이다. 하늘을 
찌를 듯이 높게 솟아 있는 빌딩에서 타이완 사람들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101타워와 가까운 곳은 ‘인증샷’을 찍기에 부적절한 장소다. 101타워 아래에서 기자가 아무리 카메라를 놀려 봐도 101타워 전체와 재미남, 훈남을 한 프레임에 넣기란 ‘미션 임파서블’이었기에 포기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101타워 안에는 쇼핑몰,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있다. 두 남자는 분속 1km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순식간에 89층 전망대에 다다른다. 전망대에서는 타이베이 시내의 풍경을 동서남북으로 시원하게 내려다볼 수 있다. “풍경도 풍경이지만 일러스트를 이용해 내부 장식을 참 잘해 놓았네요. 역시 타이완은 디자인에 감각이 있는 것 같아요.”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있는 101타워 전망대를 구석구석 둘러본 후 기념 스탬프를 찍는 일도 잊지 말 것.

pm 1:30  짜이찌엔, 타이베이

이번 여행의 전반적인 리듬을 총평하자면 ‘용두사미’쯤 되겠다. 초반에 마구 스퍼트를 내다가 마지막에 힘이 쏙 빠져 버린 달리기 선수 같다고나 할까. 둘째 날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며 이틀치 일정을 하루에 소화한 재미남과 훈남은 어찌 보면 별반 한 일 없이 시간을 보내 버렸다. 그래도 심심찮았다. 어제와 그제의 즐거웠던 추억을 되새기며 수다를 떠는 것만으로도 그 시간은 충분히 풍요로웠으니까. 공항행 완행버스를 탄 바람에 비행 출발 시각 30분 전에야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를 놓칠 뻔한 아슬아슬한 에피소드를 마지막으로, 재미남과 훈남의 좌충우돌, 시끌벅적, 리얼 버라이어티 타이베이 여행은 마무리됐다. 타이완이 선물한 따뜻한 인연들과 기분 좋은 추억들을 남긴 채로. 

동하 & 정수의 타이완 여행팁

스탬프를 모으세요!
타이완에는 기념 스탬프를 보유하고 있는 관광지들이 많습니다. 고궁박물관, 타이베이101타워 등 주요 관광지뿐 아니라 갤러리나 공원 등에서도 기념 스탬프가 구비돼 있답니다. 스탬프북을 별도로 마련해 가서 미션을 수행하듯이 스탬프를 모으는 재미도 쏠쏠할 거예요.  

마사지를 받으세요!
타이완은 2008년 관광객 1,008명과 발마사지 전문가 1,008명, 총 2,016명이 40분 동안 동시에 발마사지를 해‘최다인원 동시 발마사지 및 최다인원 동시 머리·어깨·무릎 마사지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대요. 시내 곳곳에 있는 마사지숍에서 여행의 피로를 푸는 일은 타이완에서 빼놓으면 섭섭한 일정이랍니다.

타이완관광청을 적극 활용하세요!
타이완관광청에서는 타이완 여행객들에게 매분기마다 무료 선물을 증정합니다. 2010년 2분기에는 레오푸테마파크(Leofoo Village Theme Park), 구족문화촌(Formosan Aboriginal Culture Village), 잔푸선팬시월드(Janfusun Fancyworld) 등 타이완 19개 테마파크에서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이용권을 8월31일까지 선착순으로 제공한답니다. 관광청이 제공하는 혜택 절대 놓치지 마세요~!

 

epilogue

사람에 감동하고 정겨움에 취하다 동하’s letter

바쁜 일상을 쪼개서 떠났던 4월29일부터 5월2일까지의 타이완 여행을 떠올려보면 미소만 남는다. 매주 2번씩은 꼭 보는 ‘짝꿍’ 정수와 떠났던 시간은 휴식 이상이었다. 둘이 사진을 많이 찍어서 흡사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이 연상됐던 예상치 못한 즐거움도 있었고, 동행했던 김영미 기자님이 잘 이끌어 주셔서 더더욱 즐거운 휴식이 되었던 것 같다. 

여행이 주는 즐거움은 낯선 풍경,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 만남에 있어서 결코 잊지 못할 이들이 있으니 바로 티나와 샐리, 애니와 제니다. 그중에서도 2일 동안 자가용을 직접 몰며 타이베이의 보석 같은 관광지를 선보여 준 후덕한 인심의 티나와 아기 같은 샐리의 모습은 여행이 감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 그들과 함께했던 단수이, 지우펀, 화시지에 야시장, 우라이 등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혼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여행도 좋지만, 이번 타이완 여행을 통해 그 나라, 그 문화를 잘 설명해 줄 ‘친구’가 있다면 더더욱 좋을 거라고 확신하게 됐다. 한국에 오는 관광객들에게 나 역시 ‘감동’을 전해 주리라 다짐해 본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정수’s letter

트래비를 통해 경험할 수 있었던 짧고 굵었던 이번 타이완 여행,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본다.

1 절친 동하와의 6번째 해외여행 : 2003년부터 함께한 동하와 떠났던 여행, 러시아, 뉴질랜드, 타이완, 필리핀, 베트남 그리고 이번 타이완. ‘절대 잠을 자지 않는다’는 우리의 motto는 이번에도 열심히 밀어 붙여 보긴 했지만, 예전에 비해서는 확실히 체력이 떨어짐을 느끼다. ^^;
2 타이완은 왜 강한가 : 중국 본토, 홍콩을 포함해 화교 경제권이 강한 동남아 여러 나라에 출장을 가서, 타이완의 저력에 대해 종종 느끼곤 했었다. 짧고 굵었던 이번 타이완 여행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타이완의 저력은 다음 네 가지 정도. 솔직히 놀랄 정도로 기대 이상이었다. 

   (1) 우수한 인력 : 생각보다 어느 곳에서도 영어가 잘 통한다. 문화·예술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와 수준 또한 꽤 높은 느낌
   (2) 친절한 사람들 : 길을 물어 보면 백이면 백 직접 목적지까지 데려다 줬다. 지우펀, 타이베이, 우라이를 넘나들며 Tina와 Sally의 따뜻한 마음은 잊을 수가 없다
   (3) 규율 강한 사회 : 택시 조수석에 탈 때마다 조여 오는 안전벨트에 대한 압박, 새벽 3시에도 여기저기 보이는 음주·교통 단속
   (4) 디자인과 캐릭터 : 대부분 타이완의 명물로 꼽는 야시장보다 내 가슴과 머리를 더 사로잡았던 것은, 정말 곳곳에 박혀 있는 귀여운 캐릭터와 뛰어난 디자인
3 트래비 : 감사한 트래비와 김영미 기자님. 여러모로 귀찮으셨을 텐데 믿고 맡겨 주신 덕분에 자유도를 한껏 높인 여행이 가능했던 듯. 승승장구 기원합니다.
뜻이 좋아 종종 되새기는 논어 한 마디.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가끔 내성이 생기기도 하지만, 이런 여행 덕분에 삶이 더 풍요로워짐을 느낀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재미남과 훈남의 타이베이 여행경비(2인 기준)

1일  공항 익스프레스 버스 90×2=NT$180
 택시 NT$100
 야식 NT$400
2일 단수이-바리 페리(왕복) 39×2=NT$78
 자전거 대여(1시간) 60×2=NT$120
 점심식사 NT$700
 온천 이용료 90×2=NT$180
 타월 구입 40×2=NT$80
 MRT 패스 충전 100×2=NT$200
 타이베이중앙역-루이팡 기차표 50×2=NT$100
 간식 NT$790
 택시 NT$290
 마사지(1시간) 900×2=NT$1,800
3일 택시 NT$90
 햄버거 100×2=NT$200
 점심식사(닭구이) NT$1,200
 우라이 미니열차(왕복) 50×2=NT$100
4일 점심식사 NT$300
 타이베이101타워 입장료 400×2=NT$800
 공항가는 버스 90×2=NT$180
 합계 NT$7,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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