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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KKING-북한산 둘레길을 걸어 볼까요? 트레커들을 위한 5가지 제안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1.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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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을 걸어 볼까요?
트레커들을 위한 5가지 제안

전국의 트레킹 코스와 명산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근 북한산 둘레길이 21개 구간을 모두 개통하며 트레커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트레커들도 21개에 이르는 구간 중 어디부터 걸어 봐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하지만 걱정 마시라. 트래비가 생태, 역사, 문화 등을 테마로 엄선한 5개 코스를 소개하는 바이니. 이쯤 되면 선택의 즐거움마저 당신의 몫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동철


북한산 둘레길은 북한산국립공원에 자리한 북한산(836.5m)과 도봉산(739.5m) 자락을 에두른 총 70km의 산길이다. 예로부터 이 두 산은 서울 근교의 명산으로 이름이 높았다. 거대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봉우리들이 우뚝 솟아 있고, 우거진 숲 속에는 1,3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산자락 사이사이로 흘러내리는 수십 개의 맑은 계곡에선 청량한 물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북한산과 도봉산 가장자리의 숲길과 인근 마을길을 다듬고 연결한 것이 바로 북한산 둘레길이다. 2010년 9월 북한산 지역 12구간(44km)이, 2011년 6월 도봉산 지역 9구간(26km)이 개통됐다. 기존의 샛길과 등산로를 활용했기에 산림이 훼손되지 않았고, 저지대의 수평 구간이 많아 여유로운 트레킹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가벼운 마음과 옷차림만으로도 북한산국립공원의 매력에 빠져 볼 수 있는 산책 여행이 가능한 것. 길을 잃을 걱정도 없다. 둘레길 곳곳에 설치된 안내판과 탐방지원센터가 방문객들의 길잡이 역할을 해주기 때문.

북한산 둘레길의 21개 구간은 저마다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산책을 즐기다 보면 피톤치드 가득한 숲을 관통하고, 우리나라의 유구한 역사와 마주하게 되며, 산자락 곳곳에 자리한 고즈넉한 사찰을 만나게 된다. 소나무숲길, 도봉옛길, 명상길 등 둘레길의 이름도 구간별 특성에 따른 것이다. 21개 구간은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트레킹 코스이지만, 테마별로 2, 3개 구간을 엮어 5개 코스를 추천한다.

추천코스 1
청정한 자연 속을 걷다
소나무숲길~우이령길(1구간+21구간)


북한산 둘레길의 시작인 1구간과 마지막 21구간을 연결하는 코스는 넓고 완만하다. 그렇다고 산과 숲의 정취가 덜한 것은 아니다. 1구간인 소나무숲길은 그 이름처럼 소나무가 빼곡한 숲을 지난다. 길에 들어서자마자 향긋한 솔향기가 코를 자극하고, 시원한 나무그늘 덕택에 상쾌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우이계곡이 지척이어서 청량한 물소리에 귀도 즐거운 코스이다. 

소나무숲길에서 이어지는 21구간 우이령길은 북쪽의 도봉산과 남쪽의 북한산을 가로지른다. 이 길에는 아픈 역사가 깃들어 있다. 1968년 북한의 무장공비가 침투한 루트여서 이후 민간인들의 출입이 통제되었던 것. 지난 2009년 다시 개방되기까지 4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로 인해 우이령길을 걷다 보면 대전차장애물, 유격장 등 군부대 관련 시설을 종종 만나게 된다. 

하지만 사람의 발길이 뜸했던 까닭에 북한산국립공원에서 자연 생태계가 가장 잘 보전돼 있는 지역으로 꼽히기도 한다. 서울 속의 비무장지대DMZ라고나 할까. 생태계 보존을 위해 하루 1,000명만 입장할 수 있어 한적한 트레킹을 원하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걷는 내내 도봉산의 절경으로 꼽히는 오봉(5개의 암봉이 나란히 서 있어 오봉이라 한다)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도 매력적이다.    

거리 9.9km(소나무숲길 3.1km+우이령길 6.8km)  소요시간 약 4시간  난이도 하下
주요루트 솔밭근린공원 상단→만고강산 약수터→우이 우이령길 입구→우이탐방지원센터→대전차장애물→유격장→교현탐방지원센터→교현 우이령길 입구

*우이령길은 자연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하루 1,000명씩 예약제로 운영된다. 양쪽 우이령길 입구에서 각각 500명씩 인터넷(bukhan.knps.or.kr)으로 예약해야 한다. 65세 이상의 어른과 장애인 및 외국인에 한해 전화로 예약할 수 있다. 우이탐방지원센터 02-998-8365, 교현탐방지원센터 031-855-6559

교통 | 솔밭근린공원 상단 | 지하철 4호선 수유역 3번 출구-버스 120, 153번-덕성여대 입구 하차-도보 5분  교현 우이령길 입구 |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1번 출구-버스 704, 34번-석굴암(우이령) 입구 하차-도보 5분



1 도봉산과 북한산을 가로지르는 우이령길 2 우이령길에서 바라본 도봉산의 오봉. 5개의 암봉이 나란히 서 있어 오봉이라고 부른다

추천코스 2
서울의 어제와 오늘을 만나다
평창마을길~옛성길(6구간+7구간)


북한산 남쪽 기슭에 자리한 평창마을은 서울의 부촌으로 유명하다. 평창이란 이름도 재물과 관련이 있다. 조선 광해군 때 조세를 관리하던 선혜청 중에서 가장 큰 창고인 평창이 있던 곳이어서 붙여진 것으로 재물이 모여들던 장소인 셈이다. 지금도 평창마을은 고급 주택들과 깨끗한 자연이 어우러져 보기 드문 풍경을 선사한다. 

주택 사이사이에는 독특한 디자인의 갤러리와 카페도 자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평창동은 <최고의 사랑>, <커피프린스 1호점> 등 여러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애용된 바 있다. 그만큼 마을이 예쁘고 아기자기하다. 평창마을길은 다른 구간들과는 달리 아스팔트로 된 곳이 많지만 볼거리가 풍성한 것이 장점이다. 길 주변에 연화정사, 전심사, 보각사, 청련사, 혜원사 등 사찰들도 많다.

이어지는 옛성길은 북한산 둘레길 중 유일하게 성문을 통과하는 코스이다. 이 길에서 만나게 되는 탕춘대성은 서울 북서쪽의 방어를 위한 산성으로 조선시대에 세워진 것이다. 군사적 요충지는 적의 움직임을 잘 파악할 수 있어야 했기에 전망도 좋기 마련. 옛성길 전망대에 오르면 보현봉, 문수봉, 비봉, 향로봉 등 북한산의 여러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거리 7.7km(평창마을길 5km+옛성길 2.7km) 
소요시간 약 4시간  난이도 중中
주요루트 형제봉 입구→평창공원지킴터→탕춘대성암문 입구→전망대→북한산생태공원 상단
교통 | 형제봉 입구 | 지하철 4호선 길음역 3번 출구-버스 143, 110B번-롯데삼성아파트 하차-도보 15분  북한산생태공원 상단 | 지하철 3호선 불광역 2번 출구-버스 7022, 7211번(길 건너)-독박골 하차-도보 7분

추천코스 3
조선시대로의 시간여행
내시묘역길~효자길(10구간+11구간)


10~11구간은 역사와 전설이 흐르는 길이다. 조선왕조 600년의 역사 속에서 크고 작은 역할을 했던 인물들의 무덤이 말을 걸어오는 듯한 코스. 10구간의 내시묘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규모를 자랑한다. 내시라고 하면 비웃음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조선시대의 내시는 종2품까지 오를 수 있는 궁중의 전문직이었다고 한다. 화의군묘역, 영산군이전묘역 등 조선시대 권력 투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뇌하던 왕자들의 묘도 만나 볼 수 있다. 

‘여기소터’에서는 애틋한 사랑이야기도 전해져 온다. 북한산성 축성에 동원된 관리를 만나러 온 시골 기생이 기다림과 그리움에 지쳐 연못에 몸을 던진 장소가 바로 여기소터이다. 효자길에 위치한 박태성과호랑이묘에서는 우리나라의 전통 효 사상을 찾아볼 수 있다. 호랑이 한 마리가 매일 아버지의 묘소에 인사를 드리러 가는 효자 박태성을 날마다 태워 줬는데, 박씨가 죽자 호랑이도 따라 죽었다는 전설이다. 이 코스는 한적한 시골 풍경을 보여 주기도 한다. 유연한 곡선을 자랑하는 기와집들과 마당에서 모이를 쪼아 먹는 닭들 그리고 된장, 간장, 고추장이 익어 가는 장독대까지 정겨운 분위기로 가득하다. 

거리 6.4km(내시묘역길 3.5km+효자길 2.9km) 
소요시간 약 3시간  난이도 하下
주요루트 방패교육대 앞→여기소→둘레길교→효자동 공설묘지→효자비→밤골공원지킴터→사기막골 입구
교통 | 방패교육대 앞 |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1번 출구-버스 704, 34번-입곡사거리 하차-도보 5분 
사기막골 입구 |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1번 출구-버스 704, 34번-사기막골 하차-도보 5분



3 북한산 둘레길을 걷노라면 아기자기하고 운치있는 카페도 만난다 4 왕실묘역길에 여름꽃이 소담하게 피었다 5 우이령길 전망데크에 서면 도봉산의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추천코스 4
깊은 숲속에서의 명상 산책
솔샘길~명상길(4구간+5구간)


다른 추천코스에 비해 주변의 볼거리가 적은 편이지만, 자연을 벗 삼아 걸으며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길이다. 또 여유로운 산책과 역동적인 등산의 묘미가 조합된 코스이기도 하다.
솔샘길은 예로부터 소나무가 무성하고 맑은 샘이 있어 ‘솔샘’이라 불린 지역을 지난다. 우이령길과 함께 자연 그대로의 북한산국립공원을 만나 볼 수 있는 구간으로 꼽힌다. 가장 먼저 탐방객을 반기는 것은 북한산생태숲이다. 야생화 단지가 잘 조성되어 있어 계절에 따라 피는 꽃과 함께 걷는 맛이 일품이다. 솔샘길을 걷다 보면 수풀 사이로 언뜻언뜻 서울 도심의 풍경이 펼쳐져 시야를 시원하게 틔운다. 

명상길로 접어들면 가파른 산길과 평평한 숲길이 번갈아 나타난다. 시작부터 만만치 않은 경사에 땀이 흐르지만, 곧 참나무 활엽수림이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 평지와도 같은 길로 이어진다. 형제봉 입구에서 트레킹을 마쳐도 되지만, 북악산갈림길에서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는 것도 좋다. 

거리 4.5km(솔샘길 2.1km+명상길 2.4km) 
소요시간 약 2시간  난이도 중中
주요루트 북한산생태숲 앞→정릉주차장→북악산 갈림길→하늘교→형제봉 입구
교통 | 북한산생태숲 앞 | 지하철 4호선 길음역 3번 출구-버스 1014, 1114번-북한산생태숲(종점) 하차 
형제봉 입구 | 지하철 4호선 길음역 3번 출구-버스 143, 110B번-롯데삼성아파트 하차-도보 15분

추천코스 5  
다채로운 테마를 한 번에
도봉옛길~방학동길~왕실묘역길
(18구간+19구간+20구간)


도봉산 오른편을 끼고 도는 이 코스는 다채롭다. 역사문화재와 소담스런 마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도심 풍경 그리고 예스러운 사찰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도봉옛길은 서울에서 경기도로 넘어가는 평평한 숲길이다. 산책을 즐기다 도봉산을 바라보면 산의 주능선과 봉우리가 늘어선 모습이 장관이다. 길 곳곳에는 광륜사, 능원사, 도봉사 등 도봉산에서 이름난 사찰들이 고즈넉한 풍경을 자랑한다. 다소 가파른 구간이 있는 방학동길은 등산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쌍둥이전망대에 올라 도봉산을 등지고 바라보면 도심 너머로 수락산, 불암산 등의 산세가 아득하게 펼쳐진다. 

왕실묘역길은 산길이라기보다는 아기자기한 마을길에 가깝다. 길 이름처럼 왕실의 묘역이 있어 우리네 역사를 공부해 볼 수 있는 길이다. 세종대왕의 둘째 딸이며 한글 창제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정의공주의 묘가 드넓게 자리하고 있고, 조선 제10대 왕이었으나 악정惡政으로 폐왕된 연산군의 묘는 아픈 과거를 돌아보게 한다. 연산군묘 앞의 거대한 은행나무는 수령이 830년이 넘어 서울시에서 보호수 1호로 지정한 것이다. 높이가 25m에 이르고, 둘레는 10m가 넘는 거구(?)를 자랑한다. 

거리 7.8km(도봉옛길 3.1km+방학동길 3.1km+왕실묘역길 1.6km) 소요시간 약 3시간30분  난이도 하下
주요루트 다락원→광륜사→능원사→도봉사→능혜사→무수골→쌍둥이전망대→정의공주묘→연산군묘→우이 우이령길 입구
교통 | 다락원 | 지하철 1호선 도봉산역 1번 출구-의정부 방향으로 도보 5분
우이령길 입구 | 지하철 4호선 수유역 3번 출구-버스 120, 153번-종점 하차-방학동길 방향 도보 5분

T clip.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북한산 둘레길’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약도를 통해 현재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으며, 각 구간의 주요 코스마다 음성으로 설명을 들을 수도 있어 유익하다. 현재 21개 구간 가운데 소나무숲길, 순례길, 흰구름길, 솔샘길, 우이령길 5개만 서비스되고 있지만 점차 전 구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안드로이드 마켓과 앱 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문의 북한산국립공원 02-909-0497, bukhan.knps.or.kr


1 방학동길과 도봉옛길 사이의 계곡 2 쌍둥이 전망대에서 본 탁 트인 전경 3 쌍둥이 전망대 4 정의공주묘와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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