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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BASSADOR’S LETTER] 뜨루히요 니콜라스Trujillo Nicolas 주한 에콰도르대사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2.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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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루히요 니콜라스Trujillo Nicolas 주한 에콰도르대사
“라틴아메리카를 요약해서 ‘에콰도르’라 하지요”

에콰도르에서 편지가 왔습니다. 에콰도르, 지구 반대편에 있는 그곳까지 가려면 비행기에서만 꼬박 하루를 보내야 할 정도로 멀고 낯선 나라이지요. 여행의 본질이 낯선 것을 찾아가는 것이라면, 우리가 동경하는 궁극의 지점에 에콰도르가 있습니다. 우리가 꿈꿔 왔던 모든 비경을 간직한 땅, 그곳에서 온 한 신사의 편지를 소개합니다.  

에디터  최승표 기자   자료제공  주한 에콰도르대사관  www.ecuadorkorea.org  02-739-2401

"갈라파고스는 과학자들만을 위한 섬이 아닙니다"

갈라파고스 제도가 에콰도르에 속해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어도 당신은 꽤 많은 상식을 갖고 있는 편입니다. <동물의 왕국> 같은 방송에는 갈라파고스의 동물들이 단골로 출연했지만, 에콰도르가 언급된 적은 거의 없으니 충분히 이해합니다. 에콰도르는 같은 라틴아메리카에 있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에 비하면 매우 작은 나라입니다. 허나 에콰도르는 남미의 모든 매력을 응축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유일한 자연과 문화 유산들로 가득합니다. 바로 당신이 에콰도르를 언젠가 와 봐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갈라파고스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코끼리거북, 갈라파고스펭귄, 뭍도마뱀, 다윈핀치 등 지구상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동물들이 있는 섬이라는 사실, 찰스 다윈이 진화론의 영감을 받은 섬이라는 사실 정도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갈라파고스는 과학자들만을 위한 섬이 아닙니다. 브래드 피트, 조지 클루니 등도 갈라파고스를 휴양을 즐기기 위해 즐겨 찾고 있죠. 수도인 퀴토에서 비행기로 약 2시간 반이면 닿을 수 있는 갈라파고스는 연중 관광이 가능하며, 서핑, 다이빙 등 다양한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자연 보호를 중시하고 있기에 엄격히 방문 인원을 제한하고 있지요. 갈라파고스는 단지 에콰도르의 것이 아니라, 지구의 것이기 때문이죠.

 

"퀴토에서 400종의 장미를 보며 산책을 해보세요"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추억도 있습니다. 제 아내는 에콰도르에서 14년간 아침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아내 덕분에 에콰도르 구석구석으로 여행을 참 많이도 다녔습니다. 물론 갈라파고스에서의 추억을 가장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친척이 운영하는 레드 맹그로브 롯지Red Manglobe Lodge에서 잠을 자고, 이른 아침 아내와 함께 발코니로 나갔는데, 태양이 떠오르는 순간 바로 앞에 있는 해변에서 수십 마리의 바다사자들이 점프하는 광경을 봤습니다. 정말 눈이 휘둥그래졌죠. 

물론 갈라파고스가 에콰도르의 전부는 아닙니다. 에콰도르는 모든 계절을 갖고 있습니다. 적도가 지나고 있고, 수도인 퀴토Quito는 해발 2,850m에 위치해 있어 독특한 기후를 자랑합니다. 이처럼 독특한 환경 때문에 다양한 식물군이 분포하고 있죠. 커피만 유명한 게 아니랍니다. 에콰도르가 세계 최대의 바나나 생산국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또한 에콰도르는 세계 최대의 장미 수출국으로 장미 종류만 400종이 넘습니다. 에콰도르에 가신다면 퀴토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는 꽃길Flower trail을 반드시 걸어 보세요. 400종의 장미가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독특한 자연환경 때문일까요? 에콰도르에는 1,600여 종의 새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벌새만 해도 132종이 있죠. 이외에도 아마존의 열대우림과 안데스 산맥, 잉카 문명 등 라틴아메리카의 고유한 자연환경과 문화를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에콰도르가 ‘라틴아메리카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올 여름 갈라파고스에서 원 없이 다이빙을 즐길 겁니다"

2011년부터 저는 한국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에콰도르와는 전혀 다른 환경 속에서 하루하루 바쁘게 살고 있죠. 취미로 즐기던 스쿠버다이빙은 한국에서 잠시 접어두었고, 한국에서도 즐기려고 구매한 모터사이클에도 먼지가 쌓이고 있습니다. 대사로 부임한 후 지난 1년간 주말에도 일정이 많다 보니, 여유 있는 시간을 즐기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행복한 시간은 가족들과 대사관저가 있는 가회동 일대를 산책하는 것입니다. 성곽길을 따라 걷고, 삼청동의 부티크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는 시간이 가장 행복해요.

물론 고향 에콰도르가 몹시 그립기도 합니다. 한국에선 바다사자를 볼 수 없고, 부산 앞바다는 충분히 아름답지만 다이빙을 즐길 수는 없잖아요. 올 여름에는 모처럼 가족들과 고향에서 긴 휴식을 즐길 계획입니다. 갈라파고스에 가서 아이들에게 동물들을 마음껏 보도록 해주고, 개인적으로는 오랫동안 기다렸던 다이빙도 즐길 계획입니다. 물론 잉카식 감자수프 로끄로Locro와 해산물 요리 체비체Cevishe를 비롯한 에콰도르의 환상적인 음식도 원없이 먹어야겠죠.
에콰도르 사람들이 기니피그만 즐겨 먹는다고 오해는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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