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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 짬뽕-한중일 삼국의 역사와 문화가 섞여있는 짬뽕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2.08.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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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삼국의 역사와 문화가 섞여있는
짬뽕

지극히 대중적인 서민음식 중 하나인 짬뽕. 중식당에 가야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니 중국음식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이지만, 짬뽕은 일본에 기원을 두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만 만나 볼 수 있는 이색 요리다. 짬뽕에는 동북아 삼국의 역사가 녹아 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제공  월간식당  www.foodbank.co.kr

*1985년 창간한 <월간식당>은 한국 외식산업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외식산업 종합정보지입니다.

화교가 일본에서 처음 만든 초마면이 기원

짬뽕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먹는 대표적 국민음식이다. 요즘이야 워낙 먹을거리가 많아져 아이들이 선호하는 음식이 달라졌지만 1970~80년대에는 자장면과 함께 짬뽕이 최고의 외식 메뉴이기도 했다. 여전히 중식당에 가면 “자장면 먹을까 짬뽕 먹을까”를 고민하는 걸 보면 국민 메뉴의 양대산맥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이런 짬뽕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중 통설은 일본 규슈의 나가사키長崎에서 푸젠성 福建省, 복건성 출신의 화교 진평순陳平順씨가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가난한 화교와 중국 유학생들을 위해 만든 국수, 초마면炒碼麵이 짬뽕의 기원이라는 설이다.

1899년 푸젠성에서 나가사키로 건너간 진평순씨는 그곳에서 중식당 ‘시카이로四海樓’를 운영하고 있었다. 당시 가난한 중국 유학생들은 식사를 거르기 일쑤였는데 이를 가엾게 여긴 그는 남은 재료를 가지고 간단한 국수를 만들어 이들에게 제공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쓰고 남은 돼지나 닭의 잡뼈로 국물을 우려내고, 자투리 채소들을 모아 볶은 후 국수를 만들었고, 바로 이것이 나가사키의 향토요리로 정착한 나가사키짬뽕의 기원이라고 전해진다.

한국형 짬뽕, 변화의 급물살을 타다

우리나라의 짬뽕 역시 처음에는 닭육수를 베이스로 한 ‘하얀 짬뽕’이었다. 산둥성 출신의 화교가 많이 거주했던 인천에서 푸젠성의 향토요리인 탕육사면湯肉絲麵을 변형한 것이 짬뽕의 시작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매운맛을 더해 정착한 것이 현재의 짬뽕이 됐다.

당시 일반 짬뽕은 하얀 국물의 음식이었고, 고춧가루 등으로 빨갛게 만든 것은 매운 짬뽕으로 구분이 돼 있었다. 이후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매운 짬뽕을 선호하다 보니 매운 짬뽕이 일반 짬뽕을 대체하게 됐다. 전통 방식의 짬뽕은 선호도에서 뒤처져 메뉴판에서 밀려났지만 아직도 인천의 몇몇 중식당에서는 하얀 국물의 ‘옛날짬뽕’을 판매하고 있고 일부 중식당에서는 이름을 달리해 원조 짬뽕의 역사를 면면히 이어가고 있다.

대중적 서민음식 짬뽕이 최근에는 한층 급격한 변화의 물살을 맞고 있다. 한국 스타일로 옷을 갈아입고 한식과 접목되는가 하면, 양식과 혼합된 퓨전 스타일의 신메뉴들이 속속 등장해 젊은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파스타 문화에 익숙해진 젊은 여성들은 크림소스를 베이스로 한 ‘크림짬뽕’에 환호하고 있으며, 다양해진 짬뽕 메뉴로 취향에 따라 다채로운 맛을 즐기고 있다.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정통 방식의 짬뽕과 다양한 소스와의 궁합을 자랑하며 젊은 층들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는 퓨전짬뽕을 소개한다.


travie info  전국 5대 짬뽕 맛보기!

전국의 짬뽕명가는 얼마나 될까? 

헤아려 보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동네마다, 지역마다 꼭 자리잡고 있는 것이 바로 짬뽕으로 유명한 중식당이다.
이처럼 엄청난 경쟁률을 자랑하는 중식당 중에서도 단연 손에 꼽히는 ‘에이스’는 있기 마련. 누구랄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맛객들이 ‘전국의 5대 짬뽕집’으로 꼽는 곳들을 소개한다.


전통짬뽕

자장면을 먹으러 간 중국집에서 결국은 자장면을 배신하게 만드는 메뉴. 바로 마력의 국민 면요리 짬뽕이다.
해물과 채소, 돼지고기가 어우러진 정통방식의 짬뽕은 지역에 따라 재료도 조리법도 각양각색이다.


● 매운맛의 진수를 보여준다
신길동 매운짬뽕(강남직영점)

매운맛의 절정을 보여주는 핵짬뽕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신길동 매운짬뽕은 상상을 초월하는 매운맛이 일반 고객과 방송을 통해 회자되기 시작하면서 화제성이 더욱 높아졌다. 특히 한류스타인 김현중, 장근석 등의 유명 연예인이 방송을 통해 자발적으로 신길동 매운짬뽕의 위력(?)을 소개하면서 일본 팬들의 관광명소로 거듭나기도 했다고. 

이곳의 짬뽕은 총 4단계로 구분돼 있다. 1~2단계가 무난한 코스로 대부분의 고객들이 이 단계로 먹는다. 3~4단계는 맛보다는 ‘도전’의 개념이다. ‘매운 것 좀 먹는다’ 하는 사람들도 한 그릇을 채 못 먹고 포기하기 일쑤다. 감당 안 되는 매운맛에 앰뷸런스를 부른 것도 수차례. 이 때문에 호기롭게 도전하는 고객들에게 두 번, 세 번 만류하는 것이 이곳 직원들의 일상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매운맛에도 불구하고 한 그릇을 다 비우는 ‘완뽕’을 이뤄낸 고객들은 매장 한 켠에 사진이 걸리는 영광을 얻을 수 있다. 

화제성을 불러일으키는 일종의 ‘펀 마케팅’으로 유명세를 탄 신길동 매운짬뽕이지만, 핵심이 되는 맛이 없다면 롱런할 수 없을 것. 칼칼한 매운맛에 중독된 고객들은 ‘도전자’로 시작해 ‘단골고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곳은 매운맛을 위해서 인위적인 캡사이신을 쓰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품질의 국내산 태양초를 사용한다. 4단계의 경우에만 더욱 자극적인 매운맛을 위해 베트남 고춧가루를 혼용해서 사용한다. 단계별 고춧가루 강도는 매장 한 편에 진열해 놔 매운맛의 비법을 공개하고 있다. 신길동 매운짬뽕은 채소와 해산물 등을 볶는 것이 아니라 즉석으로 육수에 데쳐서 조리하는 것이 특징으로 기름기가 적고 국물이 맑아 얼큰하면서도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메뉴 핵짬뽕(4단계) 7,000원, 황제짬뽕(1단계) 6,000원, 주먹밥 2,000원  문의 02-3444-5333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718-3


● 사골육수로 맛을 낸 깊고 담백한 맛
초마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전국 5대 짬뽕으로 불리는 송탄 영빈루가 ‘초마’라는 이름으로 홍대에 입성했다.
홍대의 초마는 영빈루 초대 운영자의 손자인 왕석천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이미 영빈루에 있을 때부터 직접 조리를 도맡은 짬뽕전문가다. 초마는 영빈루의 ‘분점’ 개념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초마의 왕석천 대표는 “다소 간이 센 편이었던 짬뽕을 싱겁게 조절하고, 젊은층의 입맛에 맞게 레시피를 일부 변경했다”며 “영빈루 2호점이라는 개념보다는 ‘초마’라는 새로운 짬뽕 전문점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대 초마짬뽕의 가장 큰 특징은 강한 불맛이다. 주문 즉시 즉석에서 조리해 내기 때문에 국물에서 느껴지는 불맛이 더욱 강하다. 특히 고객의 식탁과 가까운 오픈 주방에서 재료를 볶는 프라이팬의 소리가 더욱 입맛을 돋운다. 주문 즉시 즉석에서 볶기 때문에 채소의 아삭함과 해산물의 신선함이 더욱 살아있다. 국물은 사골육수를 써서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메뉴 짬뽕 7,000원, 하얀짬뽕 7,000원, 탕수육 大 2만2,000원, 小 1만3,000원  문의 070-7661-8963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7-18 2층

 

● 군산의 바다를 한 그릇에 담았다
복성루

군산의 ‘복성루’는 전국의 맛객이 인정한 5대 짬뽕집 중의 한 곳으로 그 어떤 기대를 하건 그 이상의 만족감을 선사하는 곳이다.
이곳의 짬뽕은 바닷가 근처에 위치한 덕분에 신선한 해물이 가득한 것이 특징이다.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있는 오징어는 과장을 조금 보태 한 마리는 들어갔음직하고, 홍합과 조개 등의 어패류도 가득이다. 거기에 싱싱한 꼬막이 들어가 있는 것도 특징이다. 주문과 즉시 볶아내는 해물짬뽕 위에는 얇게 썰어 삶듯이 볶아 올린 돼지고기 고명이 잔뜩 얹어져 있는데, 퍽퍽하지 않은 살코기와 해산물의 조합이 나쁘지 않다. 

복성루는 1973년에 오픈해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외관이 허름하고 내부가 좁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전국의 5대 짬뽕집 중에서도 가장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오후 4시경이면 일찌감치 재료가 떨어져 문을 닫으며, 오픈  시간인 11시에도 운이 나쁘면 줄을 서야 하니 그야말로 짬뽕 맛보기가 녹록치 않은 명가 중 한 곳이다.
메뉴 짬뽕 6,000원, 짜장면 5,000원  문의 063-445-8412  주소 전북 군산시 미원동 332


퓨전짬뽕

짬뽕이 진화하고 있다. 얼큰한 국물로 숙취를 해소하고 속을 달래 주는 일반 짬뽕에서 벗어나 크림이나 토마토 옷을 입고, 한식과 융합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 한식의 옷을 입은 색다른 짬뽕
한양짬뽕

한양짬뽕은 ‘짬뽕=한식’이라는 새로운 발상의 전환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저칼로리, 담백함으로 대표되는 한식을 모티브로 짬뽕에 접근했다.
한식에서 출발한 한양짬뽕은 짬뽕이라는 단일 아이템으로 18가지 메뉴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 메뉴 카테고리는 한양짬뽕과 서울짬뽕. 한양짬뽕은 칼칼하면서도 맑은 황태육수를 사용하는데 황태해장짬뽕, 홍합미역국짬뽕, 매생이굴짬뽕, 불고기짬뽕, 해물누룽지짬뽕 등 8가지 메뉴로 구성된다.

서울짬뽕은 해산물과 채소, 고춧가루로 만든 매콤한 빨간 육수를 베이스로 한다. 서울짬뽕에는 부대찌개짬뽕, 해물순두부짬뽕, 모듬해물짬뽕 등 7가지가 있다. 변성훈 본부장은 “두 가지 기본 육수를 중심으로 메뉴에 따라 각종 채소, 해산물 등 재료와 별도의 양념으로 맛을 낸다”며 “이것이 같은 육수 베이스일지라도 서로 다른 국물 맛을 내는 비결”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여름철을 맞아 빙수짬뽕이 더해졌고, 수육짬뽕, 육개장짬뽕 등이 추가돼 다양한 맛을 선사한다. 이 밖에 볶음자장면, 해물쟁반자장, 탕수육, 군만두 등의 메뉴도 갖추고 있다.
한식을 접목한 데다 화학조미료 없이 채소, 해산물로 육수를 만들었기 때문에 특히 젊은 여성층으로부터 저칼로리의 담백한 음식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메뉴 구성과 함께 인테리어도 전통과 현대의 조화에 초점을 맞췄다. 은은한 조명을 설치하고 세련된 전통미를 풍기는 파벽돌로 마감해 편안한 공간을 연출했고, 주방을 오픈해 위생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매장 입구의 경우 내부가 들여다보이는 통유리로 설치해 밝고 깨끗한 느낌을 준다.
메뉴 수육짬뽕 6,500원, 육계짬뽕 6,500원, 한양짬뽕 4,500원, 서울짬뽕 4,000원, 빙수짬뽕 6,000원  문의 070-4139-9900  주소 경기도 파주시 월릉면 덕은리 1281-6

 

● ‘불맛’ 강조한 글로벌 스타일 짬뽕
니뽕내뽕

서울 건대입구역 5번 출구 뒤편 먹자골목에 둥지를 튼 ‘니뽕내뽕’은 퓨전짬뽕 시대를 견인한 주인공 중 하나다.
이곳의 특징 중 하나는 소스를 나라와 연계해 세계 각국의 짬뽕을 선보인다는 재미난 스토리에 있다. 크림소스는 이탈리아, 토마토소스는 스페인, 맑은 육수는 일본, 빨간 육수는 차이나 등을 연결, 앞글자만 따서 이뽕, 스뽕, 일뽕, 차뽕 등으로 이름을 붙였다. 

니뽕내뽕에서는 모든 짬뽕 메뉴에 중식 특유의 ‘불맛’을 강조했다. 특히 크뽕에도 태국산 고추 등을 이용해 불맛을 가미, 칼칼한 맛을 냈다. 김현준 대표는 “일반적으로 짬뽕 전문점의 경우 면과 국물을 따로 만든 다음 면에 국물을 부어 주는데 이런 경우 면에 맛이 잘 들지 않고 음식이 금방 식어 상대적으로 맛이 떨어진다”면서 “니뽕내뽕에서는 면과 육수를 함께 볶기 때문에 한층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감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고춧가루와 자체 개발한 소스로만 맛을 낸다는 점도 니뽕내뽕만의 차별화된 요소다. 대표메뉴이자 간판메뉴는 차뽕과 크뽕.
메뉴 차뽕 6,500원, 일뽕 6,500원, 태뽕6,500원, 크뽕 7,500원  문의 02-499-1828  주소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5-13, 101호


● 여심을 공략한 퓨전짬뽕 카페
뽕신

‘뽕신’은 TV프로그램 <식신로드>에 나오면서 퓨전짬뽕 전문점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특히 합정역과 상수역 사이 카페 거리에 자리한 서교직영점은 색다른 퓨전짬뽕 맛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뽕신의 메뉴들은 한마디로 짬뽕의 현대화를 보여준다. 메뉴는 우유와 크림을 베이스로 한 백뽕, 마늘과 고춧가루를 베이스로 한 마뽕, 토마토와 고추로 맛을 낸 코케뽕, 맑은 육수에 청양고추로 칼칼하게 끓여낸 지리뽕 등 네 가지다. 그중에서도 빨갛고 매운 짬뽕을 떠올리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 주는 메뉴가 바로 백뽕이다. 짭조름하면서도 걸쭉한 맛이 독특해 젊은 여성층으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곳의 또 다른 독특한 점은 기름을 뺀 얇은 도우의 씬 피자를 함께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2~3인이 방문할 경우 백뽕과 마뽕, 씬 피자를 함께 주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짬뽕 메뉴를 밥으로 변경할 수도 있는데, 500원이 추가된다.
메뉴 백뽕 7,500원, 코케뽕 7,000원, 지리뽕 6,500원, 마뽕 6,000원  문의 02-337-9100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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