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LAOS “싸바이디, 라오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3.09.1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라오스에서 돌아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말했다. “너무 좋았어요. 꼭 다시 갈 거예요”라고. 그리고 한술 더 떠, “작은 빵집이라도 내고 눌러 살면 최고일 것 같아요”라고. 반복해서 최고의 여행 감상을 들어 왔던 터라 라오스 출장이 정녕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 드디어 나도 ‘지상낙원’에 발을 들이는구나.


한낮의 더위를 피해 찾아든 꽝시폭포는 신비로운 물색과 시원한 폭포의 풍광과 더불어 여행자들의 자유로운 모습이 또 다른 볼거리가 되어 준다

그곳이 나를 불렀네
Luang Prabang 루앙프라방

쨍쨍 내리쬐는 태양을 머리꼭지로 고스란히 받으며 걷는 길은 신음소리가 절로 날 정도로 뜨거웠다. 뜨거운 공기 중에 어김없이 황토먼지가 풀풀 휘날렸지만 뚝뚝이 위에 올라탄 사람들은 통 크게 오감을 열고 뜨겁게 달궈진 흙먼지를 흡입했다. 한낮의 거리는 조용하고 루앙프라방을 끼고 황톳빛 메콩강은 투박하고 진하게 흘렀다. 종종 주황색 가사 장삼을 걸친 승려들이 눈에 띄었고 나지막한 담장 위에서는 그들의 주식인 찹쌀밥이 바짝 말라 가고 있었다. 

꽝시Kwangsi폭포를 향해 숲속 계곡으로 접어들자, 물기를 머금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눈이 번쩍 뜨이는 비키니 차림의 여행자들이 하나둘 눈에 띄기 시작한다. 앞장 선 앳된 라오스 가이드는 전통치마인 씬으로 칭칭 다리를 감싸고 무심히 앞서 걸어 올라가고 있다. 얼굴에 땀 한 방울 맺히지 않은 그저 무심한 표정이다. 순간 거칠 것 없는 여행자들의 환호가 비취빛 호수 위에 물결친다. 나무줄기를 잡고 호수로 뛰어들거나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고 나무 등걸에 앉아 책을 읽는다. 무릇 생기 넘치고 아름다운 무릉도원의 모습이다. 석회암 계곡 특유의 환상적인 물색과 아기자기한 자연의 풍경은 그 안에 스며든 사람들의 즐거운 ‘투신’에 힘입어 매혹적인 그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청정한 자연 속 아름다운 풍경 안으로 뛰어들지 못하고 주변을 빙빙 돌며 찬탄만을 날리는 입장이란. ‘노는 것’에서조차 주눅 든 스스로를 발견한 시간. 루앙프라방 시내에서 버스로 30분 정도 걸린다.

루앙프라방을 느끼는 방법

공기 중에 떠다니는 사람 사는 냄새들이 고스란히 후각에 전해진다. 끼니때면 동네 이 집 저 집에서 피어오르던 밥 짓는 연기, 정겹고 지긋지긋한 그냥 그런 생활의 냄새, 풍경, 낮과 밤. 꼬리를 물고 떠오르는 생각들은 좋고 나쁨 구분 없이 머릿속을 휘젓는다. 그렇게 걷다 보면 그건 라오스의 어느 길 위가 아니고 어슴푸레 과거로 가는 기억의 줄을 잡고 걸어 들어가는 느낌이다.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고 잡고도 싶고 떨쳐내고도 싶은, 설명할 수 없는 간질거림이 온몸을 채워 온다. 

해가 질 무렵, 푸시Phou Si산에 올랐다. 328개의 계단을 올라 푸시탑 앞에 다다르니 넓지 않은 탑 주변이 노을에 잠기는 루앙프라방을 보기 위해 모여든 여행자들로 복닥거린다. 새를 방생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한 켠에서는 넋을 놓고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해가 기웃기웃 넘어가며 은혜로운 노을을 남기면 황금빛 루앙프라방을 마주한 사람들의 얼굴도 잔잔하고 여유로운 미소로 물든다. 도시 중심에 자리한 푸시산은 오르기 쉽고 루앙프라방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여행자들에게 필수코스로 자리잡았다.

푸시산에서 내려오는 길목에 야시장이 들어섰다. 주로 몽족의 의상이나 액세서리, 가방 등속을 파는 몽족 전통 야시장으로 깔끔하고 정갈한 데다 상인들도 유난스럽지 않아 마냥 구경도 하고 흥정도 붙이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시장구경에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는 법. 안쪽 골목에는 노상 뷔페도 자리해 발길을 붙든다.
사위가 어두워지자 거리는 도리어 음악과 사람들로 활기가 샘솟는다. 낮 동안 더위를 피해 숨어 있던 여행자들이 속속 시원한 밤바람과 비어 라오를 찾아 루앙프라방의 펍과 거리에 모습을 드러낸다.


1 루앙프라방을 흐르는 황톳빛 메콩강 2 본당 앞 황금 문양의 기둥과 벽화가 독특한 왓마이 3 푸시산에 오르면 루앙프라방이 노을에 물드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4 붉은 색 바탕에 색색의 모자이크 벽화가 아름다운 왓씨엥통 5 몽족 마을의 어린이 6 어린 승려의 미소가 눈부시다






신심 깊은 그 도시의 품격

공산정권조차 막지 못한 불심이 라오스 사람들의 뼛속과 핏줄을 흐른다. 남자들의 출가 풍습이나 탁밧Takbat, 탁발의 전통 등이 정신없이 몰아치는 삶 안에서 조금쯤은 거리를 두고 열기를 가라앉히는 여유로움의 품격을 심어 주지 않았을까.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라오스의 고도古都답게 루앙프라방에는 수많은 불교사원과 유적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시사방봉Sisavang Vong왕이 머물렀던 왕궁으로 이제는 란쌍 왕조의 유물들과 국가 원수들이 받은 선물과 불상 등을 전시하고 있는 왕궁박물관을 둘러보고 가까이 자리한 왓마이Wat Mai로 향한다. 황금 문양을 새겨 넣은 검은 기둥이 돋보이는 회랑과 부처님의 생애를 부조로 새긴 황금 벽화, 그리고 붉은 칠을 한 천장과 목조 구조물들이 조화롭다.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왓씨엥통Wat Xieng Thong은 부처님의 생애를 알록달록한 색색의 모자이크로 꾸민 벽화와 붉은 바탕색에 생명나무를 모자이크한 벽화가 자리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 밖에도 루앙프라방 근교로 나가면 전통 천을 짜는 ‘파놈마을’, 4,000여 개의 불상을 동굴 속에 모셔 놓은 빡오Pakou 동굴, 전통한지 마을 등도 돌아볼 수 있다.

▶ 조마 베이커리 카페Joma Bakery Cafe
땀을 흘리며 루앙프라방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들어선 조마 베이커리 카페는 또 다른 신세계다. 향긋한 커피 향과 빵 굽는 냄새가, 시원하고 쾌적한 실내와 어우러져 잠시 쉬어가라 유혹한다. 거기에 식사에 와이파이 이용까지, 강렬하고 상큼한 휴식이 아닐 수 없다. 1996년 비엔티안에 처음 문을 연 조마 베이커리 카페는 1999년에 루앙프라방 지점을 열었다. 이미 여행자들 사이에 유명한 조마 베이커리 카페. 그곳의 빵과 커피는 루앙프라방의 시간과 공기와 햇빛이 함께 버무려진 특별한 맛. 냉정한 비평이 불가한 이유다.
위치 Chao Fa Ngum Rd. 우체국 근처  영업시간 오전 7시~저녁 9시  문의 856-71-252-292 www.joma.biz

▶ 무앙통호텔Muangthong Hotel
라오스 전통 건축양식과 프랑스 식민시대의 건축양식이 조화로운 4성급 리조트. 34개의 객실이 있는 2층 건물 4개 동이 수영장을 에워싸고 자리했다. 원목을 활용한 객실은 투숙객으로 하여금 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라오스항공계열 호텔로 호텔에서 항공 예약과 공항 체크인 서비스가 가능하다. 라오스항공 이용시, 공항까지 왕복 무료 픽업 서비스도 제공한다.
주소 Oupalathkhamboua Rd., Ban Thatluang, Luang Prabang District, Luang Prabang, Laos 문의 856-71-254-976 www.muangthonglpb.com


평화로운 풍경, 활기충전 액티비티
Vang Vieng방비엥

아무 의심 없이 어머니의 품으로 뛰어들듯 우리는 자연스럽게 방비엥의 자연 속으로 스며들어갔다. 머리는 여전히 그 이유를 묻고 있었지만 오감이 먼저 그 모든 의심을 눌러 버렸다. 강 건너로 태양이 붉은 물을 뿌리며 가라앉고 있다. 강 위로는 배 한 척이 미끄러져 지나가고 멀리로는 산등성이가 농담을 다투며 앞뒤로 어둠 속에 잠겼다.



1 방비엥은 유독 자연이 아름다워 작은 ‘계림’이라 불린다

타베속호텔Thavexok Hotel
방비엥의 자연 속에 조화롭게 들어앉은 타베속호텔은 2011년 지은 4성급 호텔로 방비엥 시내로 나가거나 방비엥에서 각종 액티비티를 즐기기에 좋은 입지조건을 갖췄다. 넓은 부지에 자리했을 뿐 아니라 모던한 디자인과 편리함, 정원과 실외 수영장, 테니스장과 레크리에이션 시설과 컨퍼런스룸, 73개의 객실까지 고루 구비하고 있다. 투숙객에게 자전거를 무료 대여해 준다.
주소 Phou Dindeng Village, Vangvieng District, Vientiane Province, Laos
문의 856-23-511 722 www.thavexokhotel.com

“그는 미친 듯이 노를 저었다. 모두가 함께 출발한 이상 맨 뒤에 처질 수는 없는 일이다. 맨 뒤라니, 할 수 있다면 1등을 해야지. 그의 시야에는 그 무엇도 보이지 않는다. 앗차 하는 순간 앞으로 미끄러지듯 전진하는 남의 카약만이 스쳐 지나갈 뿐. 그리고 제법 급하게 물이 흐르는 급류 지점에서 그의 카약은 어어 하는 사이 균형을 잃고 뒤집어지고 말았다. 난파. 그리고 마침내 ‘자유’다. 물에 처박혀 온몸을 적시고 바라본 풍경은 그저 부드럽고 적막하다. 하늘 위, 구름도 새도 평온했다.”

방비엥은 비엔티안에서 버스를 타고 산길을 구비구비 3시간여 가야 한다. 그럼에도 산이 깊은 방비엥의 물가와 계곡은 자연을 즐기러 찾아든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자연 속을 누비며 즐기는 쏭Song강 카야킹, 탐남Tham Nam 동굴 튜브 래프팅, 끝없는 환담, 들뜬 웃음소리와 허세 그리고 하릴없는 배회와 나른한 멈춤이 방비엥의 산야에 뒤섞였다. 

강변의 밤풍경을 즐기며 저녁을 먹고 천천히 여행자거리 골목 산책에 나섰다. 방비엥의 밤길은 유독 어두웠다. 가족들의 두런거림, 소박한 하루의 마무리가 그 어둠 속에 조용하게 잠겨 있었다. 컴컴한 마을의 골목길을 걸으며 어린 날의 여름밤 숨바꼭질을 떠올렸다. 깜깜한 동네를 비추던 가로등 뒤에만 서 있어도 술래를 완벽하게 속일 수 있었던 그런 깨끗한 어둠이다. 

라오스 여행의 시작과 끝
Vientiane비엔티안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나라라구요? 여전히 최빈국에 속하는 나라라구요? 거기다 때론 그들이 입에 달고 산다는 ‘보펜냥Bophenngan, 괜찮아요’의 이중적인 뉘앙스가 그들의 심성을 이리저리 판단하는 잣대가 되는군요. 라오스는 누군가에겐 여전히 최고의, 누군가에겐 불편하기만한 곳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어딘가 끌린다면 내 안의 결핍이 그것을 부르는 거잖아요. 몸과 마음 가는 대로 하면 그것이 정답이네요.”

란쌍 왕국의 마지막 왕, 아뉴봉Anouvong왕의 동상이 메콩강 건너 닿을 듯 자리한 태국 땅을 바라보며 서 있다. 영토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태국을 바라보며 서 있는 왕의 동상은 라오스 사람들의 기원과 염려를 한가득 담고 있다. 왕이 굽어보는 강변 공원 위에서 비엔티안의 시민들은 평화로운 시간을 만끽하고 있다.
16세기, 루앙프라방에서 천도 후 줄곧 라오스의 수도였던 비엔티안은 라오스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종교·문화 유적지는 물론 마사지, 골프 등 즐길 거리도 많다. 대표적인 볼거리로는 왓씨앙쿠앙Wat Xienkhuan에 자리한 부다파크를 비롯해, 부처님 사리가 안장되어 있는 ‘탓루앙 사원Pha That Luang’, 파리의 개선문을 본따 만든 ‘빠뚜사이Patuxai’, 비엔티안에서 제일 오래 된 사원인 ‘시사켓 사원Wat Sisaket’, 비엔티안 천도 당시 에메랄드 불상을 모시기 위해 지었다는 ‘호 쁘라 께오Ho Pra Keo 박물관’ 등이 있다.


2 비엔티안 천도 당시 에메랄드 불상을 모시기 위해 조성된 호 쁘라께오 박물관 3 아뉴봉왕의 동상이 메콩강을 굽어보고 있는 강변의 공원에서 비엔티안의 시민들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글·사진  한윤경 기자   취재협조  라오스항공 www.laoairlines.co.kr 02-3708-8510


돈찬팰리스호텔Don Chan Palace Hotel
호텔 앞으로 메콩강이 흐르고 그 너머로 보이는 태국 땅이 닿을 듯이 가깝다. 호텔 주변으로는 강변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밤이면 야시장도 서고 강바람을 맞으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로 활기를 띈다. 비엔티안 유일의 5성급 호텔이다. 라오스에서 제일 높은 14층 호텔로 비엔티안의 랜드마크. 총 14층 236개의 객실과 1,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컨벤션홀 등을 갖춰 정부 행사 및 각종 컨퍼런스 등이 가능하다. 비엔티안 왓타이국제공항에서 15분 거리.
주소 06, Rue Fa Ngum, Ban Piawat, Sisattanak District, Vientiane, 01000 Laos
문의 856-21-244-288 www.donchanpalacelaopdr.com 

▶travie info     
라오스 크메르 제국의 라오족 왕자 파눔Fangum이 라오스의 기반이 된 란쌍Lane Xang 왕국을 세운 것이 14세기 중반이다. 그후 16세기, 태평성대를 열었던 셋타티랏Setthathirath왕이 실종되면서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18세기 후반 태국의 공격, 다시 프랑스의 식민점령, 일본 점령기를 지나 인도차이나 전쟁을 통해 큰 혼돈의 시기를 거치다가 1975년 라오인민민주주의공화국을 수립했다. 이후 1997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 가입하면서 비로소 세계와 소통을 시작했다. 현재는 대내외적으로 유연한 정책으로 개방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다.
시차 한국보다 2시간 늦다.
기후 연중 덥고 습한 열대몬순기후로 우기는 5~9월, 건기는 10~4월.
화폐 라오스 화폐는 낍kip. 국내에서는 환전이 어려우므로 달러 환전 후 현지에서 낍으로 다시 환전하는 것이 좋다. 2013년 7월 기준, 1달러는 7,780낍 정도.
전압 한국과 동일한 220V.
라오스항공으로 가는 라오스
라오스항공Lao Airlines은 11개의 국제선과 8개의 국내선을 운항 중인 라오스 국영 항공사. 현재 인천-비엔티안 구간에 1.5년 미만의 A320기종을 투입, 주 3회(화, 목, 토요일) 운항 중이다. 서울에서 비엔티안까지는 5시간 30분 정도, 비엔티안에서 루앙프라방까지는 40분 정도 걸린다.
www.laoairlines.co.kr 02-3708-8510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