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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TORING] 벨기에에서 온 리나, 도시를 말하다

  • Editor. 손고은
  • 입력 2014.05.0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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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도민준이 400년을 살면서 조선의 문학·역사를 꿰뚫고 있었다지만, 유럽만큼은 리나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벨기에에서 온 그녀가 말하는 유럽의 도시 이야기를 들어 보자. 
 
리나와 함께 서유럽 도시탐방 

누구나 꿈꾸지만 여행 초보자들에게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는 곳이 유럽. 큰맘 먹고 나섰는데 도시 한 군데에서만 머무르기는 아쉽고, 옆 나라를 힐끔 쳐다보니 여기저기에서 유혹해 고민만 늘어난다. 어디부터 가야 하나 고민하는 유럽여행 초보자들에게 리나 왕은 ‘파리·암스테르담·브뤼셀·쾰른’이 적힌 쪽지를 슬며시 전한다. 벨기에 태생의 그녀가 유럽 철도회사 탈리스 해외영업 본부에서 일하며 다닌 수많은 곳들 중 손에 꼽은 도시들이다.

파리는 유럽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설명이 필요 없는 도시다. 제대로 보려면 하루가 모자라는 미술관들, 예술인들의 성지 몽마르트르, 그리고 에펠탑은 언제나 낭만적이다. 이런 클래식함과 대조적이면서도 묘하게 어울리는 파리지앵의 패션은 화려한 뉴요커보다 더 감각적. 리나는 유명한 관광지보다 도시를 가르는 센강을 중심으로 양쪽의 사뭇 다른 분위기를 꼭 느껴 보라고 권한다.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도시는 암스테르담이다. 그녀가 보여준 사진에는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카페, 크고 작은 독특한 갤러리들이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특히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값싼 소재로 창의력을 더해 만든 독특한 상품들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많은데, 이를 두고 보보 스타일BoBo Style*이라 부른다. 암스테르담이라는 도시 자체가 지역 사회에서 만든 상품에 좀더 관심을 가지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에 초점을 두기 때문이라니, 마음이 예쁜 곳이다. 리나는 보보 스타일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암스테르담 외곽의 ‘조르단 지역Jordaan Area’이라고 귀띔해 주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그녀의 암스테르담 이야기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홍등가 이야기다. 왠지 허름한 뒷골목을 붉은 빛으로 비추며 지나가는 남자들을 유혹하는 어둠의 세계일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암스테르담의 홍등가는 관광지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기념품 숍이라든지 성인용품점, 성인 책방, 성에 관련된 영화관과 퍼포먼스 극장 등이 당당히 자리 잡고 있다 하니 왠지 구미가 당기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문화적·역사적 관점에서 하나의 색다른 ‘볼거리’로 즐기면 거부감보다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그녀가 전하는 팁이다. 

리나는 유럽에 가면 하루 정도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데 시간을 보내라고 말한다. 그녀가 추천하는 완벽한 ‘먹방’의 도시는 브뤼셀. 따뜻한 와플과 고급 수제 초콜릿, 달콤한 마카롱 등 여자들이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디저트가 지천이다. 그중에서도 갓 튀긴 사각형의 두툼한 프렌치 프라이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찰떡궁합을 이루는 것이 바로 ‘맥주’다. 종류만 해도 천 가지가 넘는다나. 어떤 곳은 지하에 양조장을 두어 직접 개성 있는 맥주를 만들기도 하니 골라 마시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라고. 

이왕 유럽에 갔다면 향기에 취해 보는 것도 좋다. 우리가 흔히 샤워 후 가볍게 뿌리는 ‘코롱Cologne’은 독일의 ‘쾰른Cologne’에서 비롯됐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옛날에 이탈리아 남자가 쾰른에서 코롱을 만들어 팔았는데 그 향이 너무 좋아서 루이14세부터 마리 앙투아네트까지 사용할 정도였다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점차 주변 국가로도 퍼져나갔고, 많은 인기를 끌면서 ‘쾰른에서 온 향수’라는 의미로 ‘코롱’이라고 이름이 붙었다. 실제로 쾰른에 가면 도시 곳곳에 코롱 브랜드 매장들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이유에서다. 향기에 취해 느끼는 기분 좋은 설렘은 쾰른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 

평소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본다는 리나는 지난 3월, 서울과 처음 마주했다. 배우 이민호와 김범을 좋아한다는 그녀. 서울에 와 있는 것만으로도 그들과 더욱 가까워진 것처럼 보였다. 벨기에에서 온 리나가 한국 배우의 팬이라는 사실도 놀랍지만 드라마가 ‘한국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을 생기게 했다니. 조금 더 욕심을 부려 앞으로 그녀의 도시 리스트에 서울이 추가되길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글 손고은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   취재협조 레일유럽 www.raileurope-korea.com 

*부르주아Bourgeois와 보헤미안Bohemian의 합성어
 
암스테르담의 홍등가는 색다른 관광지로 많은 이들의 발길을 이끈다
 쾰른, 올드 타운 파노라믹 뷰
 
탈리스Thalys
유럽의 주요 4개 도시(파리·브뤼셀·암스테르담·쾰른)를 잇는 초고속 열차다. 외관은 물론 내부까지 탈리스만의 빨간색으로 꾸며져 있어 ‘철도 위의 루비’라는 애칭이 붙었다. 스타일리시하고 페미니즘적인 느낌을 주어 여성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모든 탈리스 열차에서는 Wi-Fi 연결이 가능하고 1등석 고객에게는 기내식과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2014년에는 프랑스 북부지역 ‘릴Lile’이 노선에 새롭게 추가됐다. 
 
브뤼셀에서는 천 가지가 넘는 다양한 맥주를 맛볼 수 있다
빨간색의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탈리스 기차 내부
사진제공 탈리스·레일유럽
 
리나 왕Lina Wang
잘나가는 화장품 브랜드 회사를 그만두고 3년 전 탈리스로 이직했다. 젊고 자유로운 분위기인 탈리스에 정착한 그녀는 현재 해외영업 본부에서 근무중이다. 지난 3월19일 한국을 방문한 리나는 한국 여행사 담당자 및 미디어들을 초대한 ‘초고속 열차 탈리스 간담회’에서 탈리스를 직접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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