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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랑스 고성여행 Delicious Chateau

  • Editor. 고서령
  • 입력 2015.02.1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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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서부의 오래된 성들을 찾아갔다.
먼 옛날 그곳에 살았던
왕족과 귀족의 흔적을 더듬고
수백년 동안 맛을 지켜 온 음식을 탐했다.
 
1,000개의 성이 세워진 땅
루아르Loire

루아르강을 따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루아르 지역. 이곳의 아름다움에 반한 프랑스 왕족과 귀족들은 앞 다투어 성을 짓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정원’이자 ‘1,000개 성의 지역’이라 불리는 땅을 찾아갔다.
 

귀부인들의 손으로 꾸민 성
슈농소성Chateau de Chenonceau

슈농소성의 주인은 대대로 여성이었다. 앙리2세의 애인이었던 디안느Diane를 시작으로 여러 귀부인들이 이 성을 소유하며 자신들의 손길을 남겼다. 그래서일까, 루아르 지역의 다른 어떤 성보다 화려한 정원을 갖췄고 구석구석에 우아한 건축미가 묻어난다. 오늘날 루아르에서 방문객이 가장 많은 성으로 꼽힌다. 
www.chenonceau.com 
 
찬란했던 르네상스시대 왕궁의 흔적
앙부아즈성Chateau d’Amboise

루아르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한 앙부아즈성은 초기 르네상스시대의 프랑스 왕궁이었다. 이곳에서 프랑스를 통치했던 샤를8세와 프랑수아1세는 이탈리아로 원정을 다니면서 르네상스 양식에 깊이 빠져들었다. 특히 프랑수아1세는 전형적인 고딕양식이었던 성에 르네상스양식을 도입해 화려하게 꾸며 나갔다. 당시 앙부아즈성에는 유럽 각지의 학자들과 예술가들이 초청받아 머물렀는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도 그중 한 명이었다. 성 내부의 예배당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무덤이 자리하고 있다. 
www.chateau-amboise.com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위한 성
클로뤼세성Chateau du Clos Luce

프랑수아1세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세계 최고의 화가, 건축가, 발명가’라고 칭송했다. 그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루아르로 초청했고, 앙부아즈성과 지하통로로 연결된 클로뤼세성에 머물도록 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1516년부터 그가 생을 마감한 1519년까지 이곳에서 과학·예술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오늘날 클로뤼세성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방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샤를8세부터 프랑스 왕가의 소유가 된 이 성은 약 200년 동안 프랑스 왕족의 여름 별장으로도 사용됐다. 
www.vinci-closluce.com 

그 바다 가운데 성이 있다
몽생미셸Mont Saint Michel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천공의 섬 라퓨타>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성, 몽생미셸. 이곳은 바다 가운데 작은 섬 위에 세워진 수도원이다. 먼 옛날 수도사들이 바깥세상과 거리를 두고 하늘과 소통하던 곳. 오직 파도소리와 별빛 그리고 신에 의지하며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이 남은 곳. 오늘날 몽생미셸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됐다. 중세시대의 종교와 문화를 고스란히 반영한 아름다운 건축양식, 수도원 꼭대기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www.mont-saint-michel.monuments-nationaux.fr

천년 고성에서의 하룻밤
샤토뒤벡Chateau du Bec

르아브르 도심에서 자동차로 20분만 가면 1,000년 역사의 고성, 샤토뒤벡을 만난다. 949년 건설이 시작되었고 수많은 전쟁을 거치며 파괴되고 또 복원되었던 성, 여러 귀족 가문과 노르망디주지사가 살았던 성, 한때는 억울한 성직자들의 감옥으로도 쓰였던 성이다. 주위를 둘러싼 70에이커의 숲과 연못과 강이 그 옛날 이곳이 얼마나 멋진 장소였을까를 가늠하게 한다. 샤토뒤벡은 오늘날 그동안의 역사를 소중히 간직한 채 작은 관광지로 존재하고 있다. 현재 주인인 나탈리Nathalie Gallo는 성의 일부를 호텔처럼 꾸며 방문객들이 머물 수 있도록 만들었다. 객실은 단 4개. 성을 유지하는 데 많은 비용과 품이 들지만, 프랑스의 소중한 역사를 보존한다는 생각으로 샤토뒤벡을 맡고 있다고. 
www.chateaudubec.com
 
Taste
 
 
 
르네상스 시대의 한 끼를 체험하다
로베르쥬 뒤 프리외레L’Auberge du Prieure

클로뤼세성 한켠에 자리한 레스토랑 ‘로베르쥬 뒤 프리외레’에서는 르네상스 시대의 음식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르네상스 스타일의 테이블, 의자, 식기류를 갖추고 그 시대 방식으로 요리한 음식을 제공한다. 향신료와 설탕을 첨가한 와인과 24시간 동안 요리한 돼지고기, 르네상스 스타일의 초콜릿케이크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메뉴다.
 
 
순례자들의 어머니가 만든 오믈렛
라 메르 풀라르La Mere Poulard

몽생미셸을 찾은 여행자들이 꼭 한 번쯤 맛보는 음식이 있다. 바로 1888년부터 이어져 온 라 메르 풀라르의 오믈렛이다. 이 식당의 원래 주인인 풀라르 여사는 몽생미셸을 찾아오는 순례자들을 위한 식당과 여관을 운영했다고 한다. 그녀는 먼 거리를 걸어오느라 지친 순례자들을 위해 항상 벽난로를 켜 두었고, 훌륭한 음식솜씨로 순례자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 주었다고. 식당 이름의 ‘메르’는 프랑스어로 어머니를 뜻한다. 그 옛날 순례자들은 풀라르 여사를 어머니라 불렀으리라. 많은 여행자들이 그 이야기에 끌려 이 레스토랑에 발을 들인다. 이곳의 오믈렛은 스펀지처럼 폭신폭신하고 보드랍다. 최근 서울에도 이 오믈렛 식당의 분점이 생겼다.
 
 

‘모네의 레시피’를 직접 요리하다
샤토뒤벡에서는 르아브르 출신의 화가 클로드 모네의 레시피를 요리하는 쿠킹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셰프와 함께 앞치마를 두르고 모네가 좋아했던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는 경험은 매우 특별하다. 물론 직접 만든 음식은 고성에서 풀코스로 먹을 수 있다. ‘샤토뒤벡’이란 이름을 가진 샴페인을 곁들이면 더 완벽하다.
 
▶travel info Western France
 
보르도 다운타운
 
AIRLINE
나는 이미 프랑스 여행 중 에어프랑스
에어프랑스는 인천-파리 직항을 매일 2회(대한항공 공동 운항편 포함) 운항하고 있다. 비행시간은 11~12시간. 인천-파리 노선에는 한국인 통역원이 탑승해 한국 승객들을 서비스하고, 김치를 포함한 한식 기내식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왕 에어프랑스를 탔다면 프랑스식 메뉴를 먹어 보길 추천한다. 기자가 직접 먹어 보니 기내식답지 않게(?) 상당한 맛을 자랑한다. 그중 최고는 마카로니치즈. 농축된 치즈와 크림소스가 프랑스를 제대로 느끼게 해 준다. 여기에 레드와인을 한잔 곁들이면 기분은 이미 프랑스에 도착한 듯하다.

이번 여행에선 이코노미와 비즈니스의 중간 클래스인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탑승했다. 에어프랑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일반 이코노미석 대비 40% 넓은 좌석, 머리를 고정시킬 수 있는 가죽 머리 받침대, 책 읽을 때 편리한 독서용 스탠드 등을 갖추고 있다. 칫솔, 안대, 귀마개, 양말, 로션 등이 들어 있는 파우치와 양모담요, 깃털 베개도 제공한다. 이코노미석과 분리된 독립 공간으로 되어 있어 더 조용한 분위기에서 안락한 비행을 할 수 있다. 
www.airfrance.co.kr

Train
프랑스 패스 하나면 ‘만사 오케이’ 레일유럽

이번 프랑스 서부도시 여행에선 기차를 타고 이동했다. 도시 하나에 길어야 이틀, 대부분은 하루씩만 머물고 다른 도시로 옮겨가야 했기 때문에 매우 복잡한 일정이었지만 레일유럽의 프랑스 패스가 있어 전혀 어렵지 않았다. 구간마다 따로따로 발권할 필요 없이 패스 하나만 있으면 프랑스 내 거의 모든 도시를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패스는 프랑스국영철도(SNCF)의 철도망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다. 초고속열차 떼제베부터 지방 소도시를 연결하는 TER 열차까지 프랑스 전역의 4,000여 개 기차역을 연결하는 노선을 모두 탑승할 수 있다. 패스 이용 시작일로부터 1달 내에 3일부터 9일까지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이용날짜는 미리 정할 필요 없이, 실제 이용일에 해당 날짜를 직접 기입하면 된다. 날짜를 미리 적어 놓으면 일정을 수정할 수 없으니 주의할 것. 승무원이 표를 보여 달라고 요청하면 날짜를 적은 패스를 보여 줘야 한다. 가격(성인, 1등석 기준)은 3일권 217유로, 4일권 248유로, 5일권 279유로, 6일권 310유로, 7일권 339유로, 8일권 369유로, 9일권 399유로.
www.raileurope.co.kr

Hotel
 

르아브르 방두에스트호텔 I’hotel Vent d’Ouest

어느 시골마을의 별장처럼 아기자기하다. 귀여운 나무 책상과 나무 옷장, 빨간 체크무늬 커튼, 곰돌이 인형과 작은 나무 조각상이 동심을 찾아 준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눅스Nuxe 제품을 어메니티로 제공하고, 눅스 스파도 운영한다. 단점은 리셉션 데스크에 있는 직원이 영어를 전혀 못한다는 것. 그러나 손짓 발짓으로 체크인은 할 수 있다.
4 rue Caligny, 76600 Le Havre
www.ventdouest.fr
 
렌 메르퀴르렌센터호텔Mercure Rennes Centre Parlement 
과거 프랑스에서 가장 큰 지역신문인 브르타뉴지역신문의 인쇄소였다. 로비층에 옛 인쇄소의 물건들과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아코르호텔그룹 계열인 만큼 시설과 서비스에서 흠잡을 곳은 없다. 렌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자유여행객들이 이용하기에 좋다.
1 rue Paul Louis Courrier, 35106 Rennes
 
낭트 래디슨블루호텔Hotel Radisson Blu
과거 법원이었던 건물을 호텔로 개조했다. 고풍스런 외관은 멀리서도 눈에 띌 정도로 멋지고 로비는 그리스 신전을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다. 이와 달리 객실은 모던한 인테리어와 실용성을 강조했다. 직원들의 영어실력이 수준급이고 서비스도 매우 친절하다. 낭트 대성당, 브르타뉴대공성 등 주요 관광지와 가깝다.
6 place Aristide Briand, 44000 Nantes
 
보르도 세즈호텔De Seze Hotel 
보르도 다운타운에 위치한 4성급 부티크 호텔이다. 객실마다 하늘색, 노란색, 보라색, 분홍색 등 하나의 색깔을 테마로 벽지와 가구를 매치한 인테리어가 개성 있다. 1층 레스토랑에선 아시아인의 입맛에 맞는 프렌치 코스요리를 선보인다.
23 Allees de Tourny, 33000 Bordeaux
www.hotel-de-seze.com

RESTAURANT 
 

“진짜가 나타났다!” 오베르쥬Auberge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맛있었던 레스토랑을 딱 한 곳만 꼽으라면 르아브르의 오베르쥬Auberge다. 원래 일정표에 있었던 미슐랭 스타 하나짜리 레스토랑이 그날 영업을 쉬는 바람에 대안으로 찾아간 곳이었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을 빼면 르아브르에서 제일 맛있는 곳’이라는 관광청 직원의 말은 사실인 듯했다. 애피타이저로 나온 게살요리와 본식으로 먹은 생선요리, 다양한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이 한접시에 올라간 디저트까지 그냥 최고였다는 말밖엔 할 말이 없다. 미슐랭 스타 받기 전에 얼른 찾아가 보길.
32 rue de sainte adresse, 76600 Le Havre
www.lapetiteauberge-lehavre.fr
 
1세기 역사의 레스토랑 라 시걀La Cigale
낭트를 대표하는 레스토랑 라 시걀La Cigale은 1900년에 문을 열었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낭트 최고의 유명 레스토랑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내부는 다양한 색깔의 타일과 고풍스런 벽화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해산물 요리가 유명하고 디저트 중엔 밀푀유가 매우 훌륭하다. 
4 Place Graslin, 44000 Nates
www.lacigale.com
 
미식가들이 인정한 레스토랑 라 투피나La Tupina
30년 역사의 라 투피나La Tupina는 미식가로 유명한 보르도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레스토랑이다. 불이 활활 타오르는 화덕에 요리하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 한 접시씩 앞에 놓고 먹는 정갈한 요리보다는 여러 가지를 시켜 놓고 함께 나눠 먹기 좋은 메뉴가 많다. 개구리 뒷다리 구이 같은 독특한 요리도 있는데, 닭고기 같은 식감에 비린내 없이 맛있다.
6 rue Porte de la Monnaie, 33000 Bordeaux
www.latupina.com
 

Butter
소금과 버터의 환상적인 만남

프랑스 서부지역 사람들은 가염버터Salted Butter를 사랑한다. 이 지역 레스토랑에서 식전빵과 함께 나오는 버터는 100% 가염버터라고 생각하면 된다. 심지어 쿠키, 아이스크림, 크레페 등에도 어김없이 ‘가염버터맛’이 있다. 이번 여행에서 가염버터의 매력에 흠뻑 빠져 버렸다. 소금 안 들어간 버터는 버터로 안 보일 정도로.

Drink
 

와인 말고 사과주 한잔! 시드르Cidre 
프랑스 북서부 지역에선 포도 농사가 잘되지 않는다. 비가 많이 내리고 습한 기후 때문이다. 대신 사과 농사가 잘되기 때문에 사과주가 매우 발달했다. 우리가 마시는 ‘사이다’라는 이름이 유래됐다는 ‘시드르Cidre’는 노르망디와 브르타뉴 지역의 전통 사과주다. 알코올 도수는 3~8도로 낮고 맛은 상큼하다.
 
소화를 돕는 마법의 술 
칼바도스Calvados
 
도빌과 르아브르가 속한 노르망디 지역에선 칼바도스Calvados를 마신다. 시드르를 증류해 만든 브랜디로, 원산지인 ‘칼바도스 데파르트망’에서 따온 이름이다. 짧게는 2년, 길게는 25년 동안 오크통에 숙성시키는데 오래 숙성될수록 고급이다. 알코올 도수는 40~45도로 강하다. 노르망디 사람들은 거나한 식사 중간이나 마지막에 칼바도스를 소화제처럼 마신다. 애플셔벗에 칼바도스를 한 잔 첨가한 ‘트루 노르망Trou Norman·노르망디 구멍이라는 뜻’을 식사 중간에 먹는 경우가 많다.
 
낭트에선 꼭 화이트와인을 
무스카데Muscadet

레드와인을 좋아하는 당신도 낭트에선 화이트와인을 마셔 보길 권한다. 낭트 도심에서 20여 분 거리에 있는 와인 산지에선 무스카데Muscadet 품종 포도로 화이트와인을 빚는다. 드라이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무스카데는 생선, 굴 등 다양한 해산물 요리와 궁합이 좋다.
 
글·사진 고서령 기자 취재협조 프랑스관광청 kr.rendezvousenfrance.com
프랑스대도시연합회Top French Cities, 레일유럽 www.raileurope.co.kr
에어프랑스 www.airfranc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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